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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N개의 공론장 <보이지 않는 차별을 보이게 한다면> 발제문
양혜지
우리 공론장 제목에 영감이 된 책이죠. 강릉원주대학교 다문화학과 김지혜 교수님의 저서<선량
한 차별주의자>. 화제의 책입니다. 작년 7월에 출간된 이후 10만부 이상이 판매 됐어요. 표지부
터 목차까지 다 너무 깨끗하게 정제된 책이라는 인상을 받았었어요. 정말 읽고 토론하기 딱 알맞
은 책. 프롤로그부터 흥미로웠습니다. “당신은 차별이 보이나요?”라는 제목을 달고 ‘결정장애’라
는 말에 얽힌 저자의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프롤로그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결정장애,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저자는 혐오 표현에 관련된 토론회에 참석해
서 이제 우리 모두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을 하며 결정장애라는 표현을 썼다고 합니다. 토론회
가 끝나고 식사 장소로 이동하는 중에 한 사람이 저자에게 와서 물었답니다. “그런데 아까 왜 결
정장애라는 말을 쓰셨어요?” 저자는 그게 질문이 아니라 ‘지적’이었다는 것을 알아챕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즉각 자기 잘못을 시인합니다. 이후 지적의 타당성을 파악하는 과정을 겪는데요. 개
인적으로는 되게 크게 공감이 갔습니다.
여러분은 ‘결정장애’라는 단어를 썼다는 것만으로 누군가 여러분이 잘못됐다고 말한다면 뭐라고
반응하실 수 있으신가요? 김지혜 교수님은 이런 쪽으로 훈련이 잘 되어 계신 분이라 지적을 받자
마자 사과하셨던 거 같은데 저는 못했을 거 같아요. 결정장애, 선택장애 이런 말 우리 많이들 쓰
잖아요. 뭐가 문제이지 싶었을 거 같고 내가 맞춤법 틀린 거는 누가 말했을 때 아하, 알려 줘서 고
마워요 쉽게 반응할 수 있지만은 이거는 그런 지적이랑 아예 차원이 다른 영역이잖아요. 제가 지
금 도덕적으로 틀렸다고 하는 거잖아요. 사상과 가치관에 대한 문제이니깐 쉽게 받아 들이기 어
려웠을 것 같거든요. 그런데 이런 제 모습이 일반의 모습인거 같더라고요. 제가 발제 준비하면서
한번 인스타그램에 검색을 해보니깐 해시태그 선택장애 게시물은 오만개가 넘고요. 결정장애 태
그는 8만개가 넘더라고요. 그런데 내용을 살펴보면 다 사소한 것들입니다. 라면이 종류별로 정리
되어 있는 찬장 사진을 찍어 놓고 ‘오늘 뭐 먹지?’ 해시태그 선택장애. 씨리얼 종류 가득한 코스트
코 매장 쇼핑사진 게시해 놓고 오늘 뭐 사지? 결정장애. 그리고 이런 것도 있어요. 자랑하는 거,
전시하는 거죠. 아가 백일상 사진 여러개 늘어 놓고 뭐를 A컷으로 쓰지? 다 맘에 드는데 해시태
그 결정장애 이런 거죠. 김지혜 교수님뿐 아니라 많이들 일상적으로 쓰는 단어를 쓴 것 뿐인데 교
수님은 지적을 받았고 사과를 했습니다. 그리고 자책을 시작합니다. ‘내가 왜 그랬을까?’ 집에 가
서도 계속 그 상황이 머릿속에 맴돌아 되씹고, 곱씹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저자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동시에 나의 마음 한쪽에서는 희한한 생각이 자라고 있었다.”
두 번째 단계, 방어기제가 작동한 것입니다. “그 말이 왜? 뭐가 문제야?” 이건 노골적이고 직접적
인 다른 혐오 표현들에 비해 심각한 수준의 것이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농담처럼 사용하고 있는
아주 사소한 문제라고 합리화를 하는 것입니다. 그래도 저자는 자기 합리화에 빠지지 않기 위해
이 말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문제가 되는 것인지를 장애인 인권운동 활동가에게 자문을 구하게 됩
니다. 그리고, 우리가 일상에서 습관적으로 ‘장애’라는 말을 비하의 의미로, 무언가 부족하고 열등
한 것을 표현할 때 사용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대표적인 게 ‘병신’이라는 욕이지요. 이것은 정치인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
거나, 야구선수가 어이없는 실책을 했거나, 친한 친구가 귀여운 실수를 했을 때 거리낌 없이 내뱉
는 말입니다. “절름발이 지식인, 절름발이 행정” “눈먼 사랑”과 같은 표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것들은 눈앞에 있는 어떤 장애인을 직접적으로 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장애인을 비정상적이
고 모자란 존재라고 여겨온 역사적 맥락과 관념 속에서 만들어진 표현입니다.
얼마전에도 같은 맥락에서 한 국회 의원이 논란을 일으킨 뒤 사과한 경우가 있었죠? 관심 없으셨
던 분을 위해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지난 7월 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
광재 의원은 “기재부 결제부총리가 금융 부분을 확실하게 알지 못하면 정책 수단이 ‘절름발이’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라고 발언했다가 결국 8월 6일 공식 사과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발언 당일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정책의 한계를 설명하면서 절름발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명백한 장
애 비하 발언이니 앞으로 국회의원들이 이런 류의 무지를 인지한 채 좀 더 모범을 보였으면 좋겠
다고 이야기했다가 뜨거운 온라인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누구를 지칭한 것이 아니라 일반
적인 비유를 정책에 사용한건데 장혜영 의원이 괜한 트집을 잡아 이광재 의원을 무안하게 했다
는 지적이었죠.
그럼에도 공식 사과로 이 논쟁이 일단락된 것은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규정하는 절름발이 단어에
대한 정의가 크게 한몫 했습니다. “사물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조화되지 아
니한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이 단어 자체가 장애를 열등한 것, 비장애인과 동등할 수 없
는 것으로 전제한 것이기에 사람이 아니라 정책이나 상황에 비유하는 단어로 사용되는 것조차 자
제되어야 한다고 장애인단체나 국가인권위원회, 한국 기자협회가 벌써 수년 전부터 주장하고 있
다는 거예요.
그런데 이 여정을 바라 보면서 저는 양심껏, 나는 저런 종류의 논쟁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운 사
람일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 가사를 절었다. 돈에 눈이 멀었다, 꿀 먹은 벙어리, 병신 이런 표현이
우리에게 너무 익숙하다는 거 자체가 우리가 얼마나 쉽게 혐오 발언을 가할 수 있는 입장에 노출
되어 있느냐를 방증하는 것 같아요. 2016년은 육십간지의 서른 세 번째 해인 병신년이었습니
다. 그해에는 참 이상한, 어쩌면 예상 가능한 농담이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박
근혜님이 여성인 점과 병신년을 결합해서 ‘박근혜 병신년’이라는 표현이 여기저기 번진 것이지요.
집권여당이 잘못된 일을 할때마다 박근혜님은 병신이 되었으며 일부 만화가들이나 만평가들은
이를 활용하여 박근혜와 병신년을 여관짓는 캐리커처를 그리기도 했습니다. 아마 병신과 장애인
에 대한 고찰이 가장 많이 되었던 해가 2016년일 것 같아요. 당시 서울대학교에서 일어났던 <병
신육갑>이라는 낭독-토론회에서 되게 인상 깊은 발언을 접했는데요. 이것도 누가 좀 읽어봐 주시
겠어요? 에이미님.
에이미: "커피 위에 욕을 써주는 유명한 카페가 있는데 그 카페가 베리어프리한 환경에 있었음에
도 불구하고 가지 못한 이유가 제 커피 속에 '병신'이라는 단어가 있을까 봐 무서워서 못 갔거든
요. 그게 왜 무서울까를 생각해보면 나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내가 휠체어에 앉아있다는 이유
만으로 '병신'이 어떤 의미로, 용례로 사용되었건 모자라다거나, 어딘가 부족하다는, 비하적인 발
언이 어쩔 수 없이 들어가잖아요. 내가 휠체어를 탔다는 이유만으로 나를 비하하는 말을 낯선 타
인에게 듣는 건 무섭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예전 어떤 기사에서 '병신'과 장애인 혐오를 다뤘을 때 그 글의 베스트 댓글은 셋 있었어요. 흥미
로웠던 건 하나는 비장애인이 쓴 댓글이고, 둘은 장애인이 쓴 댓글이었다는 것입니다. 비장애인
은 '병신'을 써도 된다고 했습니다. 장애인 중 한 명은 '별로 불쾌하지 않으니 써도 상관없다'고
한 반면 다른 한 명은 '나를 공격하는 것 같다며 불쾌하다'고 했습니다. 이렇듯 아직까지도 쉽사
리 답을 내릴 수 없는 첨예한 문제인데,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 이것에 대해 제대로 논쟁을 해 본
적이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린 너무나도 쉽게 결론을 내 버려요. 써도 된다, 안 된다, 는 식으
로.“
양혜지: 네, 김지혜 교수님의 표현으로 이런 현상을 말한다면 서는 곳이 바뀌면 풍경도 달라진다
는 거죠. 내가 선한 마음으로 혹은 아무 의도 없이 더 적절한 표현을 찾지 못해 쓰는 찐따, 병신 이
런 표현은 그 표현 자체로 누군가를 향한 뿌리 깊은 혐오와 차별이 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러나 결정장애라는 표현에 대해 예상하지 못한 지적을 받은 부정의 단계에 들어가게 됩니다. “내
가 장애인을 차별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믿을 수가 없었다. 아니, 믿고 싶지 않았다.” 저
자는 사회복지학과 법률을 공부한 배경이 있는데 그 출발은 장애인들에 대한 관심이었다고 해
요. 실제 김지혜 교수님 가까운 가족분 가운데 장애인이 계셔서 이분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장애
인의 삶에 대해 밀도 높게 관찰을 해오신 분이라고 해요. 책에서도 본인이 장애인들에게 얼마나
많은 관심이 있었고 그들의 인권을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를 죽 늘어놓으며 혼란스러워합니다.
결국 저자는 네 번째, 깨달음과 인정의 단계에 들어서게 됩니다. 본인이 비정규직으로 일할 때 여
러 가지 사소한 것들로 분명히 차별을 받았는데, 당시 주변 사람들은 그게 차별인지 눈치채지 못
했었던 개인의 과거 기억을 소환하며, 차별은 원래 차별 당하는 사람 눈에 더 잘 보이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교수님이 비정규직으로 일할 당시 사무실 문에는 보라색 종이를 코팅한 명패가 붙
어 있었다고 해요. 정규직 직원 사무실 문에 붙어 있던 명패는 나무색 판에 흰색 글씨였습니다.
그게 당시의 교수님께는 출근부터 퇴근까지 문을 열고 들락거리는 매 순간마다 스스로의 신분이
무엇인지 각인시켜주는 주홍글씨 같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근무한지 2년반쯤 지나 정규직이었
던 한 동료에게 그간 명패의 차이로 인해 느껴온 감정을 얘기했는데 이 동료는 놀랍게도 명패가
다르다는 사실조차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고 해요. 거기서 얻었던 통찰로 교수님이 이런 얘기
를 하세요. 다현님께서 출력물 보시고 좀 읽어봐 주시겠어요?
류다현: 생각해보면 차별은 거의 언제나 그렇다. 차별을 당하는 사람은 있는 데 차별을 한다는 사
람은 잘 보이지 않는다. 차별은 차별로 인해 불이익을 입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차별 덕분에 이익
을 보는 사람들이 나서서 차별을 이야기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차별은 분명 양쪽의 불균형에서
일어나는 일이며 모두에게 부정의함에도 희한하게 차별을 당하는 사람들만의 일처럼 이야기된
다. 이게 어떻게 된 걸까? 산술적으로 생각해도 내가 차별을 당할 때가 있다면 할 때도 있는 게 아
닐까?
양혜지: 네, 김지혜 교수님은 결국 마지막 다섯 번째 단계에 이릅니다, 자기 자신을 의심하고 경
계하게 됩니다. “이제 나는 겁이 나기 시작했다.” 언제, 어디서, 자신도 모르게 차별적인 말이나
행동이 튀어나올지 모르니까 엄청 조심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만 머물면 불행한 일입니
다. 이웃을 배려하는 것이 피곤한 일로만 여겨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그래서 본격적인 연
구를 하기로 결심합니다. 소수자 집단을 향한 모욕적인 말들을 수집하고, 그런 혐오 표현 안에 어
떤 차별적인 관념이 담겨 있는지 분석합니다.
이런 연구 끝에 저자는 결국 이렇게 고백하게 됩니다. “나는 다른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생각
은 착각이고 신화일 뿐이었다.” 차별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나는 선
량한 시민이야, 나는 친절한 이웃이야. 나는 그런 뜻이 아니었어.” 이렇게 스스로를 믿고 있고 변
명하는 사람들을 ‘선량한 차별주의자’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후 이 책의 여정은 선량한 차별주의자들을 위한 연구가 주를 이룹니다. 유사한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교수님은 소수자 집단을 향한 온갖 모욕적인 말들을 수집합니다. 각종 혐오표현들을
통해 사람들이 소수자 집단에 대해 어떤 식의 차별적인 관념을 가지고 있는지 분석하기 위한 기
초 작업이었습니다. 과정을 통해 모욕적인 말의 범위는 생각보다 상당히 넓고 표현의 방식도 매
우 은밀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합니다. 때로 말하는 사람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 말입니다. 예
시로 두 가지 표현이 나오는데요. 이주민들 가운데는 언어가 능숙하지 않아도 한국인들 특유의
음성어나 표현 있잖아요. 아이구~ 뭘 이런 걸 다~ 이런거. 그런거를 너무 센스있게 활용하시는
분들도 자주 게셨었는데요. 그런 분들을 만났을 때 우리가 칭찬으로 얘기합니다. “한국인 다 되었
네요.‘ 그런데 이말이 차별의 표현이 될 수 있다고 교수님은 지적합니다. 왜일까요? 누가 봐도 이
거 칭찬이나 격려의 표현이잖아요. 말하는 사람의 의도가 좋은 것이었다는 걸 누구도 부정하기
는 어려울 거예요. 그럼에도 듣는 사람은 이걸 모욕으로 느끼기도 한다는 겁니다. 모욕을 한 사람
은 없는데 모욕을 당한 사람은 있습니다. 그럼 모욕을 당한 쪽에서 본인의 예민함을 완화시키거
나 생각으 바꿈으로 감정을 감내해야 맞는 걸까요?
이주민들은 한국인이 다 되었다는 말에 자신이 아무리 한국에서 오래 살아도 우리는 당신을 온전
히 한국인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전제가 깔려 있기 때문에 모욕적이라고 했습니다. 또다른 이
유도 있는 데 굳이 한국인이 되고 싶은 것도 아닌데 왜 한국인이 된다는 말을 칭찬으로 받아들여
야 하는가 하는 문제제기였습니다. 한국인이 아니라고 하거나 한국인 중심으로 생각하거나 어느
쪽이든 기분 좋은 말은 아니라는 거지요.
같은 맥락에서 자주 범해지는 실수로 장애인에게 하는 ”희망을 가지라“는 말도 지적합니다. 희망
을 가져라, 이거는 저의 바람과 달리 제 결혼이 늦어질 때 저도 가만히 있다가 제 주변분들한테
많이 들어본 말인데 이거는 또 왜 문제가 될까요?
장애인에게 하는 희망을 가지라는 말 역시 전제 때문에 모욕적으로 받아 들여진다고 합니다. 희
망을 가지라는 건 현재의 삶에 희망이 없음을 전제로 한다는 거죠. 장애인의 삶에는 당연이 희망
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더 근본적으로는 자신의 기준으로 타인의 삶에 가치를 매기는 것이 모욕
적이라고 합니다. 설령 장애인이 사회적 조건으로 인해 생활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장애인에게 희
망을 가지라고 말하는 건 이상하다는 게 추가 설명입니다. 대부분의 장애는 질병의 연장선이 아
니지요. 시간이 지난다고 낫는 게 아니라 가지고 같이 살아야 할 개인의 특징인 경우가 대부분입
니다. 그 본질적 개념을 다시 상기해 볼 때 장애로 인해 갖게 되는 사회적 불편함들은 장애인이
희망을 가짐으로써 풀어나가야 할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변해야 할 종류의 문제라는 것이지요.
이렇게 우리는 악의가 없는 심지어 선한 마음을 가지고도 누군가에게 모욕주는 말을 하게 되기
도 합니다.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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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개의 공론장 차별 발제: 양혜지

  • 1. 2020 N개의 공론장 <보이지 않는 차별을 보이게 한다면> 발제문 양혜지 우리 공론장 제목에 영감이 된 책이죠. 강릉원주대학교 다문화학과 김지혜 교수님의 저서<선량 한 차별주의자>. 화제의 책입니다. 작년 7월에 출간된 이후 10만부 이상이 판매 됐어요. 표지부 터 목차까지 다 너무 깨끗하게 정제된 책이라는 인상을 받았었어요. 정말 읽고 토론하기 딱 알맞 은 책. 프롤로그부터 흥미로웠습니다. “당신은 차별이 보이나요?”라는 제목을 달고 ‘결정장애’라 는 말에 얽힌 저자의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프롤로그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결정장애,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저자는 혐오 표현에 관련된 토론회에 참석해 서 이제 우리 모두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을 하며 결정장애라는 표현을 썼다고 합니다. 토론회 가 끝나고 식사 장소로 이동하는 중에 한 사람이 저자에게 와서 물었답니다. “그런데 아까 왜 결 정장애라는 말을 쓰셨어요?” 저자는 그게 질문이 아니라 ‘지적’이었다는 것을 알아챕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즉각 자기 잘못을 시인합니다. 이후 지적의 타당성을 파악하는 과정을 겪는데요. 개 인적으로는 되게 크게 공감이 갔습니다. 여러분은 ‘결정장애’라는 단어를 썼다는 것만으로 누군가 여러분이 잘못됐다고 말한다면 뭐라고 반응하실 수 있으신가요? 김지혜 교수님은 이런 쪽으로 훈련이 잘 되어 계신 분이라 지적을 받자 마자 사과하셨던 거 같은데 저는 못했을 거 같아요. 결정장애, 선택장애 이런 말 우리 많이들 쓰 잖아요. 뭐가 문제이지 싶었을 거 같고 내가 맞춤법 틀린 거는 누가 말했을 때 아하, 알려 줘서 고 마워요 쉽게 반응할 수 있지만은 이거는 그런 지적이랑 아예 차원이 다른 영역이잖아요. 제가 지 금 도덕적으로 틀렸다고 하는 거잖아요. 사상과 가치관에 대한 문제이니깐 쉽게 받아 들이기 어 려웠을 것 같거든요. 그런데 이런 제 모습이 일반의 모습인거 같더라고요. 제가 발제 준비하면서 한번 인스타그램에 검색을 해보니깐 해시태그 선택장애 게시물은 오만개가 넘고요. 결정장애 태 그는 8만개가 넘더라고요. 그런데 내용을 살펴보면 다 사소한 것들입니다. 라면이 종류별로 정리 되어 있는 찬장 사진을 찍어 놓고 ‘오늘 뭐 먹지?’ 해시태그 선택장애. 씨리얼 종류 가득한 코스트 코 매장 쇼핑사진 게시해 놓고 오늘 뭐 사지? 결정장애. 그리고 이런 것도 있어요. 자랑하는 거, 전시하는 거죠. 아가 백일상 사진 여러개 늘어 놓고 뭐를 A컷으로 쓰지? 다 맘에 드는데 해시태 그 결정장애 이런 거죠. 김지혜 교수님뿐 아니라 많이들 일상적으로 쓰는 단어를 쓴 것 뿐인데 교 수님은 지적을 받았고 사과를 했습니다. 그리고 자책을 시작합니다. ‘내가 왜 그랬을까?’ 집에 가 서도 계속 그 상황이 머릿속에 맴돌아 되씹고, 곱씹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저자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동시에 나의 마음 한쪽에서는 희한한 생각이 자라고 있었다.”
  • 2. 두 번째 단계, 방어기제가 작동한 것입니다. “그 말이 왜? 뭐가 문제야?” 이건 노골적이고 직접적 인 다른 혐오 표현들에 비해 심각한 수준의 것이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농담처럼 사용하고 있는 아주 사소한 문제라고 합리화를 하는 것입니다. 그래도 저자는 자기 합리화에 빠지지 않기 위해 이 말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문제가 되는 것인지를 장애인 인권운동 활동가에게 자문을 구하게 됩 니다. 그리고, 우리가 일상에서 습관적으로 ‘장애’라는 말을 비하의 의미로, 무언가 부족하고 열등 한 것을 표현할 때 사용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대표적인 게 ‘병신’이라는 욕이지요. 이것은 정치인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 거나, 야구선수가 어이없는 실책을 했거나, 친한 친구가 귀여운 실수를 했을 때 거리낌 없이 내뱉 는 말입니다. “절름발이 지식인, 절름발이 행정” “눈먼 사랑”과 같은 표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것들은 눈앞에 있는 어떤 장애인을 직접적으로 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장애인을 비정상적이 고 모자란 존재라고 여겨온 역사적 맥락과 관념 속에서 만들어진 표현입니다. 얼마전에도 같은 맥락에서 한 국회 의원이 논란을 일으킨 뒤 사과한 경우가 있었죠? 관심 없으셨 던 분을 위해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지난 7월 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 광재 의원은 “기재부 결제부총리가 금융 부분을 확실하게 알지 못하면 정책 수단이 ‘절름발이’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라고 발언했다가 결국 8월 6일 공식 사과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발언 당일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정책의 한계를 설명하면서 절름발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명백한 장 애 비하 발언이니 앞으로 국회의원들이 이런 류의 무지를 인지한 채 좀 더 모범을 보였으면 좋겠 다고 이야기했다가 뜨거운 온라인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누구를 지칭한 것이 아니라 일반 적인 비유를 정책에 사용한건데 장혜영 의원이 괜한 트집을 잡아 이광재 의원을 무안하게 했다 는 지적이었죠. 그럼에도 공식 사과로 이 논쟁이 일단락된 것은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규정하는 절름발이 단어에 대한 정의가 크게 한몫 했습니다. “사물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조화되지 아 니한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이 단어 자체가 장애를 열등한 것, 비장애인과 동등할 수 없 는 것으로 전제한 것이기에 사람이 아니라 정책이나 상황에 비유하는 단어로 사용되는 것조차 자 제되어야 한다고 장애인단체나 국가인권위원회, 한국 기자협회가 벌써 수년 전부터 주장하고 있 다는 거예요. 그런데 이 여정을 바라 보면서 저는 양심껏, 나는 저런 종류의 논쟁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운 사 람일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 가사를 절었다. 돈에 눈이 멀었다, 꿀 먹은 벙어리, 병신 이런 표현이 우리에게 너무 익숙하다는 거 자체가 우리가 얼마나 쉽게 혐오 발언을 가할 수 있는 입장에 노출
  • 3. 되어 있느냐를 방증하는 것 같아요. 2016년은 육십간지의 서른 세 번째 해인 병신년이었습니 다. 그해에는 참 이상한, 어쩌면 예상 가능한 농담이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박 근혜님이 여성인 점과 병신년을 결합해서 ‘박근혜 병신년’이라는 표현이 여기저기 번진 것이지요. 집권여당이 잘못된 일을 할때마다 박근혜님은 병신이 되었으며 일부 만화가들이나 만평가들은 이를 활용하여 박근혜와 병신년을 여관짓는 캐리커처를 그리기도 했습니다. 아마 병신과 장애인 에 대한 고찰이 가장 많이 되었던 해가 2016년일 것 같아요. 당시 서울대학교에서 일어났던 <병 신육갑>이라는 낭독-토론회에서 되게 인상 깊은 발언을 접했는데요. 이것도 누가 좀 읽어봐 주시 겠어요? 에이미님. 에이미: "커피 위에 욕을 써주는 유명한 카페가 있는데 그 카페가 베리어프리한 환경에 있었음에 도 불구하고 가지 못한 이유가 제 커피 속에 '병신'이라는 단어가 있을까 봐 무서워서 못 갔거든 요. 그게 왜 무서울까를 생각해보면 나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내가 휠체어에 앉아있다는 이유 만으로 '병신'이 어떤 의미로, 용례로 사용되었건 모자라다거나, 어딘가 부족하다는, 비하적인 발 언이 어쩔 수 없이 들어가잖아요. 내가 휠체어를 탔다는 이유만으로 나를 비하하는 말을 낯선 타 인에게 듣는 건 무섭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예전 어떤 기사에서 '병신'과 장애인 혐오를 다뤘을 때 그 글의 베스트 댓글은 셋 있었어요. 흥미 로웠던 건 하나는 비장애인이 쓴 댓글이고, 둘은 장애인이 쓴 댓글이었다는 것입니다. 비장애인 은 '병신'을 써도 된다고 했습니다. 장애인 중 한 명은 '별로 불쾌하지 않으니 써도 상관없다'고 한 반면 다른 한 명은 '나를 공격하는 것 같다며 불쾌하다'고 했습니다. 이렇듯 아직까지도 쉽사 리 답을 내릴 수 없는 첨예한 문제인데,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 이것에 대해 제대로 논쟁을 해 본 적이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린 너무나도 쉽게 결론을 내 버려요. 써도 된다, 안 된다, 는 식으 로.“ 양혜지: 네, 김지혜 교수님의 표현으로 이런 현상을 말한다면 서는 곳이 바뀌면 풍경도 달라진다 는 거죠. 내가 선한 마음으로 혹은 아무 의도 없이 더 적절한 표현을 찾지 못해 쓰는 찐따, 병신 이 런 표현은 그 표현 자체로 누군가를 향한 뿌리 깊은 혐오와 차별이 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러나 결정장애라는 표현에 대해 예상하지 못한 지적을 받은 부정의 단계에 들어가게 됩니다. “내 가 장애인을 차별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믿을 수가 없었다. 아니, 믿고 싶지 않았다.” 저 자는 사회복지학과 법률을 공부한 배경이 있는데 그 출발은 장애인들에 대한 관심이었다고 해 요. 실제 김지혜 교수님 가까운 가족분 가운데 장애인이 계셔서 이분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장애
  • 4. 인의 삶에 대해 밀도 높게 관찰을 해오신 분이라고 해요. 책에서도 본인이 장애인들에게 얼마나 많은 관심이 있었고 그들의 인권을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를 죽 늘어놓으며 혼란스러워합니다. 결국 저자는 네 번째, 깨달음과 인정의 단계에 들어서게 됩니다. 본인이 비정규직으로 일할 때 여 러 가지 사소한 것들로 분명히 차별을 받았는데, 당시 주변 사람들은 그게 차별인지 눈치채지 못 했었던 개인의 과거 기억을 소환하며, 차별은 원래 차별 당하는 사람 눈에 더 잘 보이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교수님이 비정규직으로 일할 당시 사무실 문에는 보라색 종이를 코팅한 명패가 붙 어 있었다고 해요. 정규직 직원 사무실 문에 붙어 있던 명패는 나무색 판에 흰색 글씨였습니다. 그게 당시의 교수님께는 출근부터 퇴근까지 문을 열고 들락거리는 매 순간마다 스스로의 신분이 무엇인지 각인시켜주는 주홍글씨 같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근무한지 2년반쯤 지나 정규직이었 던 한 동료에게 그간 명패의 차이로 인해 느껴온 감정을 얘기했는데 이 동료는 놀랍게도 명패가 다르다는 사실조차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고 해요. 거기서 얻었던 통찰로 교수님이 이런 얘기 를 하세요. 다현님께서 출력물 보시고 좀 읽어봐 주시겠어요? 류다현: 생각해보면 차별은 거의 언제나 그렇다. 차별을 당하는 사람은 있는 데 차별을 한다는 사 람은 잘 보이지 않는다. 차별은 차별로 인해 불이익을 입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차별 덕분에 이익 을 보는 사람들이 나서서 차별을 이야기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차별은 분명 양쪽의 불균형에서 일어나는 일이며 모두에게 부정의함에도 희한하게 차별을 당하는 사람들만의 일처럼 이야기된 다. 이게 어떻게 된 걸까? 산술적으로 생각해도 내가 차별을 당할 때가 있다면 할 때도 있는 게 아 닐까? 양혜지: 네, 김지혜 교수님은 결국 마지막 다섯 번째 단계에 이릅니다, 자기 자신을 의심하고 경 계하게 됩니다. “이제 나는 겁이 나기 시작했다.” 언제, 어디서, 자신도 모르게 차별적인 말이나 행동이 튀어나올지 모르니까 엄청 조심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만 머물면 불행한 일입니 다. 이웃을 배려하는 것이 피곤한 일로만 여겨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그래서 본격적인 연 구를 하기로 결심합니다. 소수자 집단을 향한 모욕적인 말들을 수집하고, 그런 혐오 표현 안에 어 떤 차별적인 관념이 담겨 있는지 분석합니다. 이런 연구 끝에 저자는 결국 이렇게 고백하게 됩니다. “나는 다른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생각 은 착각이고 신화일 뿐이었다.” 차별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나는 선 량한 시민이야, 나는 친절한 이웃이야. 나는 그런 뜻이 아니었어.” 이렇게 스스로를 믿고 있고 변 명하는 사람들을 ‘선량한 차별주의자’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 5. 이후 이 책의 여정은 선량한 차별주의자들을 위한 연구가 주를 이룹니다. 유사한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교수님은 소수자 집단을 향한 온갖 모욕적인 말들을 수집합니다. 각종 혐오표현들을 통해 사람들이 소수자 집단에 대해 어떤 식의 차별적인 관념을 가지고 있는지 분석하기 위한 기 초 작업이었습니다. 과정을 통해 모욕적인 말의 범위는 생각보다 상당히 넓고 표현의 방식도 매 우 은밀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합니다. 때로 말하는 사람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 말입니다. 예 시로 두 가지 표현이 나오는데요. 이주민들 가운데는 언어가 능숙하지 않아도 한국인들 특유의 음성어나 표현 있잖아요. 아이구~ 뭘 이런 걸 다~ 이런거. 그런거를 너무 센스있게 활용하시는 분들도 자주 게셨었는데요. 그런 분들을 만났을 때 우리가 칭찬으로 얘기합니다. “한국인 다 되었 네요.‘ 그런데 이말이 차별의 표현이 될 수 있다고 교수님은 지적합니다. 왜일까요? 누가 봐도 이 거 칭찬이나 격려의 표현이잖아요. 말하는 사람의 의도가 좋은 것이었다는 걸 누구도 부정하기 는 어려울 거예요. 그럼에도 듣는 사람은 이걸 모욕으로 느끼기도 한다는 겁니다. 모욕을 한 사람 은 없는데 모욕을 당한 사람은 있습니다. 그럼 모욕을 당한 쪽에서 본인의 예민함을 완화시키거 나 생각으 바꿈으로 감정을 감내해야 맞는 걸까요? 이주민들은 한국인이 다 되었다는 말에 자신이 아무리 한국에서 오래 살아도 우리는 당신을 온전 히 한국인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전제가 깔려 있기 때문에 모욕적이라고 했습니다. 또다른 이 유도 있는 데 굳이 한국인이 되고 싶은 것도 아닌데 왜 한국인이 된다는 말을 칭찬으로 받아들여 야 하는가 하는 문제제기였습니다. 한국인이 아니라고 하거나 한국인 중심으로 생각하거나 어느 쪽이든 기분 좋은 말은 아니라는 거지요. 같은 맥락에서 자주 범해지는 실수로 장애인에게 하는 ”희망을 가지라“는 말도 지적합니다. 희망 을 가져라, 이거는 저의 바람과 달리 제 결혼이 늦어질 때 저도 가만히 있다가 제 주변분들한테 많이 들어본 말인데 이거는 또 왜 문제가 될까요? 장애인에게 하는 희망을 가지라는 말 역시 전제 때문에 모욕적으로 받아 들여진다고 합니다. 희 망을 가지라는 건 현재의 삶에 희망이 없음을 전제로 한다는 거죠. 장애인의 삶에는 당연이 희망 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더 근본적으로는 자신의 기준으로 타인의 삶에 가치를 매기는 것이 모욕 적이라고 합니다. 설령 장애인이 사회적 조건으로 인해 생활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장애인에게 희 망을 가지라고 말하는 건 이상하다는 게 추가 설명입니다. 대부분의 장애는 질병의 연장선이 아 니지요. 시간이 지난다고 낫는 게 아니라 가지고 같이 살아야 할 개인의 특징인 경우가 대부분입 니다. 그 본질적 개념을 다시 상기해 볼 때 장애로 인해 갖게 되는 사회적 불편함들은 장애인이 희망을 가짐으로써 풀어나가야 할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변해야 할 종류의 문제라는 것이지요.
  • 6. 이렇게 우리는 악의가 없는 심지어 선한 마음을 가지고도 누군가에게 모욕주는 말을 하게 되기 도 합니다.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