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회사, 이상한 제안, 충격적인 마지막.
상당히 어두운 도입과 중반부를 벗어나면서 스토리 전개는 상당히 흥미진진해 진다. 죽음을 써야 하는 카피라이터. 이정도만 말해야 하려나? 그다지 큰 이야기가 아니지만 주인공의 심리묘사가 무척 뛰어나 감정이입이 여타의 글보다 쉽고 빠르다. 감정이입이 빠르다는 것은 어쩌면 우울해질 수 있다는 말이 될 텐데, 다행히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로 기묘한 밸런스를 유지하며 짤막하지만 굵게 이야기는 진행된다. 탁월한 묘사력은 작가 특유의 문체를 먹이삼아 화려하게 수놓아진 단어들로 내용을 장식하며, 비가 내리는 밤 창밖으로 내리는 빗방울 사이로 번쩍이는 네온사인처럼 어둡고 거친 내용에 작은 불을 밝힌다. 꿈결처럼 몽롱해 지다가도 쾅하고 찍어 내리는 도끼 같은 맛이 있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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