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ideShare uma empresa Scribd logo
1 de 111
Baixar para ler offline
<연구진>
책임연구원 : 임상혁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연구원 : 공유정옥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김정수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류현철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이지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한인임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목차

<1부>
■ “저는 14년째 주야 맞교대 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 4
교대제 정의 : "교대제 VS. 건강" --------------------------------------------------------------------------------------------- 11
교대노동 실태 : "교대노동, 야간노동 누가 얼마나 하나?" ------------------------------------------------------- 12
“정부, 교대노동 실태파악에 나서다” --------------------------------------------------------------------------------------- 15

■ “잠 못 이루는 사람들” ------------------------------------------------------------------------------------------------------------ 17
교대근무의 건강영향 : "뒤바뀐 시간, 무너지는 건강" -------------------------------------------------------------- 24
보도자료 : "'수면장애', 업무상 재해 최초 인정" ---------------------------------------------------------------------- 32
교대근무와 수면장애 : "수면장애는 직업병이다!" --------------------------------------------------------------------- 34
교대근무와 안전 : "음주운전보다 무서운 졸음운전! 야간노동은?" ------------------------------------------- 39

■ “이런 얘기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 40
교대근무와 사회적 건강 : "교대제로 무너지는 일상" ----------------------------------------------------------- 42

■ 교대노동으로 인한 수면장애 대처법 : "꿈꾸는 밤"을 위하여! ------------------------------------------ 44
■ 수면장애 자가 진단 : "당신의 잠은 안녕하십니까?" --------------------------------------------------------- 46
■ 금속노조 문길주 노동안전보건실장 인터뷰 -------------------------------------------------------------------------- 48
■ 부록 : 업종별 야간근로 및 교대제 유무 등 ------------------------------------------------------------------------ 50
<2부>
■ 금속노조 수면장애 실태조사 결과 --------------------------------------------------------------------------------- 58

서론

59
1. 조사 목적

59

2. 조사 대상

59

3. 조사 방법

59

4. 통계 분석

60

본론

61
1. 기초적인 인적사항

61

2. 근무형태 및 근무시간

66

3. 수면장애증상 및 관련 질환

71

1) 평소 수면 습관

71

2) 주간졸림증

77

3) 불면증

78

4) 수면 장애 관련 지표 점수

79

5) 교대근무와 수면장애

81

6) 여타 요인과 수면장애

85

7) 기타 건강과 안전문제

90

4. 교대제 개선
요약 및 결론
설문지

95
99
101
<사진제공 = 금속노조 선전홍보실>

“저는 14년째 주야 맞교대를
하고 있습니다.”
“장례식장에서 밤 새보셨을 거예요. 저도

도 아니고...

친구들 장례식에서 밤 샐 때가 있는데, 그

밤에는 사람이 자야하는데 몸을 움직여

렇고 나면 다음날 시체처럼 자게 되거든

서 일을 한다는 거 자체가 부담이 되는 거

요. 야간근무에 적응이 된 사람도 하루만

죠. 잠을 안자서 리듬이 깨지기도 하겠지

밤새도 그 다음날 시체처럼 자는 거죠. 야

만, 작업하면서 밤을 새면 몸이 얼마나 더

간에 일하는 사람들은, 상가 집에서 앉아

힘들겠어요. 생각해 보세요, 그게 쉬운 일

서 얘기하고 술 먹을 시간에 작업을 해야

인가요.”

하는 상황이거든요. 낮에 잠을 잘 자는 것

4
김씨가 교대노동을 시작한 건 14년 전이

“우리 집 커튼은 두꺼워요”

다. 주간조일 때는 아침 8시 반 출근-잔업

사람의 생체리듬이 스위치를 올리고 내

두 시간-오후 7시 반 퇴근. 야간조일 때는

리듯 근무에 맞춰 바뀌지 않는 것은 당연

밤 10시에 출근해서 두 시간 잔업을 하고

한 일. 당장 한 주는 주간에, 한 주는 야

아침 8시에 퇴근한다.

간에 근무해야 하는 그의 ‘잠’이 걱정스러

잔업 두 시간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

웠다.

다. 하루 네 시간까지 잔업을 하던 때가

“야간근무 끝나고 주간근무 들어가잖아

있었다. 그러다 사고가 발생했다. 밤 근무

요. 그러면 한 수요일까지는 밤에 잠이 잘

를 하고 퇴근하던 동료가 차 안에서 숨진

안와요. 원래 밤에 깨어있던 사람이니까...

것이다. 과로사였다. 젊었던 또 다른 동료

어떨 때는 새벽 1시~2시에 지쳐서 자게 되

는 집에서 잠이 든 후 다시는 깨어나지 못

죠. 술을 즐겨먹는 편이 아닌데, 자기 위해

했다.

술을 먹고 술기운에 자게 되는게 반복이

“제가 회사가 들어와서 최고로 잔업을

돼요. 주간근무에서 야간근무로 들어갈 때

많이 했을 때 140시간을 넘게 해 본적이

도 2~3일 정도 리듬이 그렇고요. 몸이 바

있어요. 정규 일하는 시간 외에요. 저보다

로바로 돌아오지 않아요. 수요일 넘어서

도 일 많이 하시는 분들도 꽤 있었고요.”

목요일, 금요일 되면 리듬이 좀 돌아오지

초장시간 노동으로 과로사와 같은 사고
가 자주 발생하자 노동조합 차원에서 잔업
을 80시간 이하로 규제하게 되었다.

요.”
그나마 주간근무 때는 7시간에서 8시간
정도 잘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하는 김씨.

“3~4년 정도 됐어요. 말이 많았죠, 이거

물론 주간근무 후 7-8시간을 자게 되기까

하면서. 나이 드신 분들은 ‘좀 더 벌어야

지 2-3일의 시간이 필요하다. 2-3일의 시

하지 않느냐’고 하시고... 저희는 주40시간

간이 걸려 주간근무 후에 잠을 잘 수 있게

이어서 토요일, 일요일을 쉬잖아요. 그런데

되어도 2-3일이 지나면 다시 야간근무를

사람들이 쉬라고 만들어 놓은 주말에 또

위해 리듬을 바꾸어야 한다. 그나마 낫다

일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토요일에 특근

는 주간근무를 할 때도 제대로 잘 수 있는

을 없앴고 지금은 토요일 특근을 안 해요.

날은 몇 일 안 되는 것이다.

이것도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에요. 토요

야간근무가 끝나고 집에 돌아와 다음 근

일 특근이 없으니 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

무를 위해 훤한 대낮에 잠을 청하는 일은

황이 됐어요.”

고역이다. 수면시간은 보통 4시간을 넘기

이전보다는 단축되었지만 80시간의 잔업
과 일요인 특근이라는 장시간 노동이 계속

지 못하고 이 4시간조차 제대로 자지 못한
다.

되고 있는 현장. 장시간 노동에 주야 맞교

“밖에서 하는 소리가 다 들려요. 계속

대로 일해야 하는 그의 삶은 어떤 모습일

뒤척거리는 거죠. 그런데도 어떻게든 다시

까?

잠들어 보려고 누워 있는 거예요. 허리도

5
아프고, 이미 잠은 깨어 있는데 누워 있는

것이 당연한 아이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혼

느낌 아시죠? 깊이 잔 적은 없는 거 같아

내고, 혼난 아이들이 풀 죽어 있는 모습을

요. 술 먹으면 좀 깊이 잘까...”

보는 것이 그는 마음 아프다고 했다.

그의 집 커튼이 두꺼운 것은 낮에 좀 자

나의 아버지도 교대 노동자였다. 나의

보려는 노력이었다. 좀 어둡게 해야 잠을

기억 속 아버지는 야간노동을 마치고 집에

잘 자게 하는 호르몬이 나온다는 얘기를

돌아와 자다가, 거실의 목소리가 조금 커

들은 김씨는 커튼을 두꺼운 것으로 바꾸었

지면 안방에서 나와 벌게진 눈으로 소리를

다. 그러나 도움은 안 되는 것 같다고 김

지르곤 했다. 친구들을 집에 데려온 기억

씨는 말한다. 커튼 따위로 낮과 밤을 바꿀

이 거의 없다. 나의 어릴 적 기억을 김씨

수 없다는 것은 김씨도 알고 있다. 이 두

와 주고받으며 그는 아이들의 어린 시절에

꺼운 커튼은 잠을 자지 못하는 그의 고통,

자신이 어떻게 기억될지 걱정된다고 했다.

그 커다란 그림자의 한 귀퉁이일 뿐이다.

그래서 그는 애쓰고 있었다. 평일에 가
족들과 시간을 보내지 못하니 그를 보충하

“애들이 컴퓨터 하는 것은 싫지만...”

기 위해서 휴일은 가족과 함께 하려고 하

남들은 움직이는 낮에 그는 자려고 눕는

는 것이다.

다.

“금요일 날 야간 들어가서 토요일 날 아

“밖에 일어나는 상황이 다 들려요. ‘애들

침에 끝나는데 그 때 가족들하고 야외활동

뛰는 구나’ 생각하면서 조금씩 화가 나요.

도 좀 하고 그랬었죠. 그런데 그걸 안 하

소리가 조금씩 커지면 ‘좀 참자’ 하다가 더

게 된 계기 있어요. 토요일 아침에 일 끝

화가 나면 문 열고 나가서 뭐라고 하고요.

나고 애들하고 밖에 나갔는데 제가 짜증을

보통은 애들 엄마가 애들을 데리고 밖으로

너무 부리는 거예요. 피곤하니까 눈은 슬

나가요. 놀이터에 가던지, 다른 집에 놀러

슬 감기고요. 저녁으로 가면 갈수록, 애가

가던지 하는 식이 되요. 비가 와서 못나가

말썽부리거나 했을 때 짜증을 더 부리게

는 상황이 되면 애들 단속을 꽤 많이 해

되더라고요. ‘웬만하면 잠 안자고 밤에 자

요. 설거지도 조심스럽게 하고, 저희 집 안

자’, ‘토요일이니까 가족하고 지내고 밤에

방 바로 옆에 세탁기가 있는데, 세탁기도

푹 자면 되지’ 하는 생각으로 계속 버티면

못 돌리죠, 제가 자야하는 상황이면. 그 어

되겠지 했는데 저녁으로 갈수록 짜증이 더

린 애한테 컴퓨터를 시켜요. 애들 보는 동

느니까 아내가 그냥 자라고 하더라고요.”

영상들을 틀어주는 거죠. 왜 그랬겠어요,
그거라도 틀어놓으면 애들이 조용하거든요.

‘푹 한 번 자보고 싶다’는 바램

저는 애들이 컴퓨터 만지는 거 별로 안 좋

김씨는 가끔 ‘푹 한 번 자보고 싶다’고

아하는데 컴퓨터 보고 있으면 애들이 조용

느껴지면 스스로를 극한의 상황으로 몰고

하니까, 그래야 아빠가 자니까.”

간다고 했다.

여섯 살, 네 살, 두 살. 재잘재잘 떠드는

6

“아예 안 자 버리는 거죠. 아예 안자고
<사진제공 = 금속노조 선전홍보실>

야간 들어가면 몸이 아주 녹초가 될 거 아

잖아요. 그럼 토요일, 일요일 이틀을 쉬는

니에요. 누워봐야 제대로 자는 거 같지도

데 야간 근무가 일요일 저녁부터 들어가

않으니 몸을 아주 극한의 상태로 가게 해

요. 원래는 월요일부터인데 일요일 밤에

서 KO되게 하는 거예요. 그렇게 하면 잠

특근을 하니까, 특근 들어가려면 낮에 좀

을 푹 자기는 해요. 근데 별로 좋은 방법

쉬어야죠. 그 때는 가족들과 같이 뭘 못해

같지는 않아요.”

요. ‘나 좀 누워 있을게’ 하고요. 이틀 쉬

‘푹 자보고 싶다’는 14년차 교대 노동자

는 거지만 일요일 밤에 특근을 들어가니

김씨의 말은 누군가에게는 상상조차 못할,

정작 일요일에는 외부활동 자제 하게 되고,

바램이라고 말하기조차 민망한 것이기도

최대한 집에서 쉬고 그러다가 출근하게 되

하다.

죠. 낮잠 정도 자고.”

다음 날 푹 자기 위해 오늘 잠을 안자고

이틀의 휴일, 몸은 사업장을 떠나있지만

버틸 때가 있다는 김씨. 그도 알고 있듯

그 시간에 대한 계획은 자본에 빼앗겨 있

그건 잠이 아니다.

는 것이다.

한 주씩 근무가 바뀌니 다음 주 근무를
위해 이번 주를 조율해야하는 것도 매주

쇳물 작업 그리고 야간노동

벌어지는 일상이다.

그는 1.5톤 쇳물 녹이는 작업을 한다. 모

“주간에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근무하

자란 잠 때문에 아차사고는 없을까 걱정했

7
더니 ‘위험작업을 하기 때문에, 아무리 졸
려도 그 뜨거운 쇳물 앞에서 졸 일은 없지
않겠냐’고 한다.
“작업 중에 쇳물이 튀어서 화상을 입게
되죠. 쇠를 끓이면 이물질이 위에 뜨는데
긴 봉으로 그걸 제거해야 하거든요. 긴팔
입고 작업하는데, 작업하다 ‘좀 뜨겁구나’
하고 나중에 ‘왜 간지럽지’해서 봤더니 피
부가 이만큼 부풀어 오른 거예요. 열 때문
에 그래요. 저희가 천 오백도 정도에서 끓
이니까 그냥 열 때문에요. 보호 장구를 하
긴 하지만 수시로 약간의 화상 정도는 입
어요.”
잠깐의 졸음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
는 작업. 팽팽한 긴장을 유지해야하는 높
은 노동 강도와 교대노동은 그의 몸 어딘
가를 갉아먹고 있을 것이다.
<사진제공 = 금속노조 선전홍보실>

그의 건강을 물었다.
“제가 고혈압에 당뇨가 있고, 간이 안

셨다고 하더라고요. 그 사람 인터뷰 보니

좋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요. 약을 먹

까 ‘나도 저렇게 좋아질 수 있는 거야’하는

고 있는데 보통 약을 먹으면 조절이 되어

기대도 생기더라고요.”

야 해요. 보통 혈압으로만 보면 일반 사람

그러면서 김씨는 ‘밤에 일을 안 하게 되

은 120에서 80정도인데, 제가 약을 먹고

면 수입은 줄겠지만 그것을 감수하고서라

있으니 130에서 90선을 유지해야 하는데

도 야간노동 폐지는 충분히 쟁취할 만하

주간 근무 때 가서 체크해 보면 그 정도

다’고 말을 이었다.

되요. 그런데 야간근무 끝나고 아침에 가
면 그걸 좀 넘어요. 140에서 100이 나온다

“돈 좀 못 벌어도 괜찮아, 여보”

던지 하거든요.”

김씨는 주야 맞교대 노동에 대해 사람들

얼마 전 시사프로 2580에 주간연속 2교

마다 생각이 다르다고 했다. 고등학교나

대제를 실시하고 있는 두원정공 노동자의

대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사람들은 ‘내

인터뷰가 나왔다. 그 인터뷰를 보고 김씨

가 좀 힘들어도 야간에 일해서 돈을 더 벌

는 새로운 기대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었으면’하는 생각이 많다는 것이다.

“인터뷰 하신 분 보니까 몸이 안 좋으셔

“주간연속2교대제 해도 돈 똑같이 준다

서 약도 드시고 하셨다는데, 많이 좋아지

고 하면 야간에 일 하고 싶을까요? 그냥

8
주간에 일하고 싶지. 그분들은 가족들하고

자고 싶다고’ 계속 그러는 거예요. ‘쌍놈의

같이 하고 싶지 않을까요? 오래 못산다고

회사, 이거 때려치워야 하나’하는 생각이

하는데, 평균수명이 13년 줄어든다고 했잖

들죠. 저도 엘리베이터 타면서 울고 그래

아요. 그 분들은 그런 거 모르시겠어요. 돈

요. 가슴이 제일 아플 때에요. 애들이 크면

때문에 그러는 거지...”

덜 찾을 텐데 애들이 아직 고만고만하니까

주간연속 2교대제 이야기가 나올 때 김

저를 많이 찾죠. 제가 주간근무 때 집에서

씨는 아내에게 물었다. 야간근무가 없어지

자려고 누우면 한 놈은 왼쪽 팔에 와서 눕

면 임금이 좀 차이 나게 될 텐데 괜찮겠냐

고 한 놈은 오른쪽 팔에 와서 눕고, 그렇

고. 그랬더니 그의 아내는 ‘당신 몸도 아프

게 재우다 보니까 저녁이 되면 ‘아빠 옆에

고, 애들이나 육아 이런 걸 생각해 보면

서 자야 되는데’ 하고 저를 붙잡아요. 그런

돈 좀 못 벌어도 야간 안 들어가면 좋겠

상황이 꽤 오래 됐어요.”

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울고 김씨도 속상해하니 그의

김씨는 처음에 주간연속 2교대 이야기가

아내는 아이들은 잠깐 그럴 뿐, 아빠가 눈

나올 때 반대하는 마음이 컸다고 한다. 그

앞에서 사라지면 잘 논다고 했다. 하지만

런데 반대하는 이유가 예상 밖이었다.

이 말은 남편을 배려한 아내의 거짓말이었

“주간 근무 하면 집에서 애들 얼굴 잠깐
보고 재우게 되잖아요. 그런데 야간근무

다. 출근해서 집으로 전화해보니 아이들은
아직도 울고 있더란다.

들어가면 아직 애들이 유치원에 다니니까

그는 돈을 조금 덜 받더라도 가족과 함

일찍 오잖아요, 그러면 놀아줄 수 있는 시

께 하는,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을 원한다

간이 많거든요. 제가 잠을 좀 못 자게 되

고 했다. “막내 시집갈 때까지, 손자들하고

기는 하지만. 그래서 야간근무가 좋은데

오래 살고 싶어요. 제 생각에 지금 제 몸

왜 야간을 없애려고 할까, 생각했어요. ‘주

상태에 오래 살 거 같지 않거든요. 오래

간 2교대제 들어가면 애들하고 놀아 줄 시

살아서 우리 예쁜 애들 오래 보고 싶어요.

간이 더 없는 거 아니야’ 하고.”

아이들하고의 생활이 가장 절실해요. 야간

김씨는 여섯 살, 네 살, 두 살인 세 아이

근무 끝나고 와서 자다 보면 짜증이 조금

들의 아버지이다.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씩 쌓이다가 빵 터져서 밖에 나가서 애들

남다른 그는 야간노동을 하면서 아이들과

한 대 두드려 패고 조용하라고 혼내고 들

떨어져야 하는 고통을 중요하게 꼽았다.

어와서 누워가지고, ‘왜 그랬을까’ 후회도

“야간 출근하려고 딱 옷을 갈아입죠? 그

되고 토요일에 퇴근하고 애들하고 놀아주

때부터 난리가 나요. 가지 말라고. 큰 애는

려고 놀이동산 가서는 애들 혼내고 돌아오

‘아빠랑 자고 싶은데’ 하면서 바지를 붙잡

는 상황이 되니까요”

고 그래요. 엄마가 문 열고 ‘인사해야지’

그는 바라고 있다. 야간노동이 없어져

하면 눈물을 확 터트려요. ‘아빠랑 자고 싶

아이들의 예쁜 모습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은데, 자고 싶은데. 자고 싶다고, 아빠랑

늘어나기를.

9
비슷한 사정의 동네 사람들

겠죠. 저도 어디서 주워들은 얘기인데 하

김씨의 아파트에는 같은 회사 사람들이

루 야간하면 그 리듬을 찾는 데 이틀이 걸

많이 산다. 김씨가 사는 층에 있는 여섯

린다고 하더라고요. 이게 맞는 얘기다 싶

집 중 네 집이 같은 회사 사람들이다. 게

은 게 주간근무 끝나고 야근근무 들어가면

다가 조도 같다. 다시 말해 야간근무 들어

적응하는데 2~3일의 시간이 필요하고 반대

가면 네 가구에 남자가 없다.

의 경우에도 그렇고, 이건 뭐 적응이라는

“하루는 아내가 그러는 거예요. ‘이러다

게 절대 없어요.”

가 밤에 도둑 들어오면 어떻게 해? 남자가
하나도 없는데.’ 그래서 농담으로 같은 라

14년을 한 주씩 번갈아가며 주간과 야간

인 사람들에게 ‘우리 조 좀 바꿀까요? 섞

노동을 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나는 모

어서?’ 했다니까요. ‘이 아파트 저쪽 라인

른다. 하지만 생생한 그의 말에서 그의 고

은 남자들이 야간에 다 없어진다’, 우리 상

통이 느껴진다.

황을 아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면 와이프
는 겁이 나는 가 보더라고요.”

수영을 배우겠다고 강습을 끊는 일이 주
야맞교대 노동을 하는 그에게는 불가능한

낮에 집에서 잠을 청하다 도저히 안 되

것임을, 잠을 자기 위해 야간근무 후 해장

겠다 싶어서 막내를 유모차에 태워 나가면,

국집에서 얼른 소주를 입에 털어 넣고 집

김씨처럼 잠을 이루지 못하는 회사 사람들

으로 향하는 동료들의 지친 걸음을, 새벽

을 만난다. “큰 애들 있는 사람들은 자전

4시가 되면 뭘 쳐다보는 건지도 모를 때가

거에 태우고 나오기도 하고 다들 저처럼

있다는 그와 그들의 노동을 기억하며 다시

잠 못 자는 사람들이 집 밖에 나와있는 거

소리 내어 말해 본다.

예요.”

“절대 적응이라는 게 없어요”
교대노동 14년차인 그의 몸은 주야맞교
대에 완전히 적응되었을까. “제가 야간근무
한지 13년 정도 되었는데 야간 근무는 절
대 적응이라는 게 없어요. 야간근무한지
20년 됐다고 해서, 야간근무 할 때 팔팔하
고 쌩쌩하고 잠도 안자도 된다거나, 아침
에 퇴근하고 집에 가서 푹 잘 수 있고, 하
는 건 없어요. 야간 1년차든, 10년차든, 30
년차든 적응이라는 것을 절대 할 수 없어
요. 안 해봐서 모르겠지만 항상 야근근무
만 하면 적응될까요? 그것도 당연히 안 되

10

“밤에는 자야한다.” ■
“교대제 근로는 근로자에게 생리적. 인간적, 문화적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의 생산 공정상의 특수성이나 사업의 공공성에 의한 경우가 아니라
기업채산성을 이유로 한 경우까지 교대제 근로에 의한 심야작업을 허용할 수 없
다”는 노동부의 해석이 무색하게도 자본의 이윤을 위한 심야노동과 교대제는 우
리사회에 만연해있다.
최근 교대노동자의 수면장애와 업무의 관련성을 법원이 인정한 바 있으며, 심
야노동을 포함한 교대근무의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에
금속노조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노동환경건강연구소와 함께 자동차업종을 중
심으로 교대근무 노동자들의 수면장애를 포함한 건강영향에 대해서 조사 ․ 연구하
였으며 이 보고서는 그 결과물이다. ■

교대제 VS. 건강
통상적으로 하나의 업무를 여러 명이 차례로 이어서 근무하는 방식을 교대근무제(shift
work)라고 불러왔다. 인체의 고유한 주기리듬을 파괴하는 교대근무제 특히 야간노동을 포
함한 교대근무는 노동자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유방암을 포함하
여 암을 유발할 가능성도 알려지고 있다.
노동시간에 대한 자본의 기획이 다양하고 복잡한 양상을 띠면서 다양한 비정형적인 노
동형태가 늘어났다. 그런데 이러한 비정형적인 근무 형태로 일하는 노동자들이 겪는 여러
가지 문제들은 그동안 교대근무로 인한 문제들로 지적되어 왔던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문제들과 다르지 않음이 알려졌고 서구에서는 교대제를 ‘정상적인 낮 시간 이외에 이루어
지는 노동’으로 확장해 정의하고 있다. ‘정상적인 낮 시간의 근무’란 일주일 중 월요일부터
금요일 사이, 하루 중에는 오전 7시에서 오후 7시 사기의 노동을 말하며, 하루 8시간 및
주 40시간 이하, 그리고 정상적인 식사 시간 및 휴식시간을 제외하고는 연속적으로 이루어
지는 근무를 말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교대제를 지극히 좁은 의미로 해석하
고 있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한국 사회의 노동자 상당수가 교대제로 인해 건강을 훼손당
하고 있음에도 문제의 규모를 과소평가하거나 혹은 개인적 문제로 치부하게 만들게 되는
것이다. ■

11
국내에서 교대제 근무 실태에 대한 포괄적이고도 신뢰할 만한 연구결과는 최근까지
부재한 상황이었다. 최근에 들어서야 유성기업 파업과정에서 교대노동의 문제점이 드러
나고 주간연속2교대제 등 제도적 개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자 노동부에서
2011년 전업종의 교대노동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여 발표한 바 있다. ■

교대노동, 야간노동 누가 얼마나 하나?
최근까지 교대제 현황에 대해 부분적으

사하고 있는 한국노동패널조사, 2006년과

로나마 파악이 가능한 자료들로는 노동부

2010년에 각각 진행된 근로환경조사 등이

와 한국노동연구원 등에서 2002년, 2003년

있다.(부록 참조)

및 2007년에 산업별 및 기업규모에 따른

각각의 조사들은 조사방식에 따라 비교

교대제 여부 및 형태에 대해 조사한 바 있

적 큰 편차를 보이고 있었으며, 국내 교대

는 근로시간 실태조사, 1998년부터 5,000가

노동의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는 데는 여러

구를 표본으로 매년 진행되고 있으며 교대

가지 제한점이 있었다. 포괄적이면서도 면

제 실시유무와 형태에 대해서 간략하게 조

밀한 조사를 통해서 실태를 파악하는 것이

12
필요함에도 최근까지 정부의 관심은 거의
없었던 상태이다.

시사한다.
자동차제조업의 경우는 2002년 조사에서
교대제를 실시하는 기업이 47.0%였으며 교
대제 실시기업의 100%가 2조 2교대를 시

근로시간 실태조사

행하고 있었으며 야간노동은 61.3%의 기업
노동부의 근로시간 실태조사에 따르면

에서 시행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2003년

2002년에 전체 기업 중 39.9%에서 교대제

조사에서는

교대제를

를 실시하고 있으며, 44%의 기업에서 야

34.8%, 이중 2조 2교대가 87.5%로 나타났

간근로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교대제

으며, 심야노동을 하는 경우는 43.5%였으

실시 기업 중 2조 2교대가 46.5%로 가장

며, 2007년의 경우에는 교대제를 시행하는

높게 나타났다1). 2003년의 조사에서는 전

경우가

체기업 중 24.3%에서 교대제를 실시하고

97.6%, 심야노동은 41.67%가 시행하는 것

있으며, 21.6%에서 심야근로를 실시하고

으로 조사되었다.

41.7%,

시행하는

이중에서

기업이

2조2교대는

있으며, 교대제 실시기업 중에는 2조 2교
대가 50.6%로 가장 높았고, 2007년의 경우

노동패널조사

에는 교대제를 실시하는 기업이 11.2%, 심
야근로는 16.5%에서, 교대제 실시기업 중

노동패널조사는 한국노동연구원이 노동

에서는 2조2교대의 근무가 64.3%로 가장

부의 지원을 받는 한편 자체 예산도 일부

높게 나타났다2). 전반적으로 100인 이상의

투입하여 실시하는데, 1998년에 5,000가구

사업장에서 교대제 실시비율이 높고 사업

를 표본추출 하여 제1차 조사가 이루어진

장의 규모가 작은 경우에 2교대 근무가 규

이후 매년 조사가 실시되고 있다. 교대제

모가 커질수록 3교대 근무가 많은 것으로

와 관련하여서는 교대제 실시 여부와 교대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교대제의 실시

제의 형태 및 주기에 대한 설문항을 포함

기업체의

하고 있다.

비율이

각각의

연구에서

11.2%-39.9%까지 큰 편차를 보이는 것은

2007년 노동패널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

표본의 선정 및 가중치의 부여 등에 있어

대제가 이루어지는 곳에 근무하고 있는 사

서 적용 기준이 상이함으로 인해 단순 비

람은 전체의 10.5%였으며, 남성(12.5%)이

교가 어려운 측면이 있음을 감안해야 할

여성(7.8%)보다 많았다. 교대제를 할 경우

것이며 비교 가능성의 문제에 대한 고려를

대부분이

통한 엄밀한 연구가 추가적으로 필요함을

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맞교대제(2조2교대제)하에서 근

1) 노동부 근로기간실태조사(2002.11), 한국노
동연구원
2) 노동부. 실 근로시간 단축 저해요인 분석 및
향후 개선과제 마련을 위한 연구(2007.11).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13
교대근무의 형태로서 가장 흔한 것은 규

근로환경조사

칙적 2교대로 38.4%가 해당하였으며 다음
2010년 근로환경조사 결과 교대근무를

이 규칙적 3교대로 23.1%, 24시간 격일근

하는 비율은 2006년의 7.2%에 비해 2010

무는 13.4%였다. 교대근무 형태에 있어서

년 8.2%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여

성별 차이가 가장 크게 나는 경우는 24시

성의 5.9%에 비해 남성이 9.8%로 교대근

간 격일 근무로 남성 교대 근무자의

무를 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

17.6%가 이러한 교대근무를 하고 있는 반

다. 연령에 따라서는 15∼19세가 교대근무

면에 여성에서는 3.8%만이 해당하였고 불

를 하는 경우가 26.7%로 가장 많았으며

규칙 교대근무는 반대로 남성에서 1.7%였

30대가 5.7%로 가장 낮았다. 피고용자의

으나 여성에서는 6.3%로 상대적으로 높게

10.9%가 교대근무를 하는 경우가 가장 많

나타났다. 연령에 따라서는 60세 이상에서

았고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교대근무

는 절반 이상이 24시간 격일 근무를 하고

를 하는 비율이 0.6%로 가장 적었다. 장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어업 숙련종사

치, 기계조작 및 조립종사자가 교대근무를

자와 관리자는 상대적으로 평일 분할 교대

하는 비율이 가장 높아서 24.3%가 해당하

근무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 각각 52.4%와

였으며 업종에 따라서는 광업(64.8%), 운

16.0%가 해당하였다. 군인은 불규칙 2교대

수업(22.4%),

가 가장 많아서 34.0%가 해당되었다. ■

사업시설관리,

사업지원

(18.7%), 예술, 스포츠, 여가(17.3%)업이
교대근무를 하는 경우가 많은 업종으로 나
타났다.

14
정부, 교대노동 실태파악에 나서다
2011년 유성기업의 야간노동과 교대제의 문제가 사회적 관심사로 대두되고, 그동
안 제대로 된 교대제 실태조사가 없었다는 비판이 일자, 고용노동부는 2011년 6월
한 달 간 상용근로자 10인 이상의 회사법인 기업체(3,414개 표본)를 대상으로 조사한
‹근로시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사업체노동력조사’(매월) 및‘고용형태별 근
로실태조사’(연1회)는 단순히 근로일수 및 근로시간만 조사하고 있어 근무형태·휴가
사용 등의 현황을 파악하기 곤란하여, 매년 1회 시행되는 기업체 노동비용조사의 추
가조사의 형태로 실태를 파악하기로 한 것이다. ■

<근로시간실태조사 조사항목>

실태조사 결과 우리나
라 전체 기업 중 15.2%가
교대제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중
2조2교대제가 63.5%, 3조
3교대제 12.8%, 2조격일
제가 12.4% 전기·가스·
증기 및 수도사업(52.5%),

<전체 산업과 자동차 제조업의 교대제 비교>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36.1%), 운수업
(35.7%), 숙박·음식점업
(34.0%) 순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은 22%가 교대제를
활용하고 있으며 교대제를
활용하고 있는 기업에서
교대근무조(상용근로자 기
준)의 주당 실근로시간은
45.6시간으로 이는 ‘11.6월
현재 임금근로자 전체의

15
<교대제 도입 비율 및 형태(2011, 노동부)>

주당 근로시간인 41.3시간에 비해 4시간
가량 긴 것으로 조사되었다.

간 이상 장시간 근로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고 자동차업계의 2조2교대는 대부

자동차 제조업의 경우에는 43.7%의 기업

분의 완성차 및 부품업체가 심야 근로(24

이 교대제를 활용하고 있으며 이 중 2조2

시∼06시)를 포함하는 주야2교대로 운영되

교대제가 90.7%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

고 있어 이같이 근로시간이 긴 것으로 보

다. 교대근무조의 주당 실근로시간은 51시

인다고 분석하였다. ■

간으로 전체 임금근로자에 비해 주당 10시

16
<사진제공 = 금속노조 선전홍보실>

“잠 못 이루는 사람들”
조선후기, 학자 이규경은 '오주연문장전

고문방법 중 하나가 ‘잠 안 재우기’ 였으니

산고'라는 책애서 어떻게 매를 길들이는

잠을 못 잔다는 것은 사람에게 큰 고통인

지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조선에서는

것은 분명하다.

중국과는 달리 '잠 고문'을 통해 매를 길들
인다고 한다.
산에서 잡아온 매를 새장 안에 가둔 후,

여기,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이 있다. 잠
한 번 제대로 잤으면 좋겠다고 하소연 하
는, 주야맞교대 노동자들이다.

20여 일 가량 잠을 자지 못하도록 고문하
다 보면 매가 사람 말을 고분고분하게 듣

교대노동 22년차 J씨

게 된다는 것이다.

“야간근무를 하고 와서 아침 10시 반이

‘매 길들이기’까지 가지 않아도 역사 속

나 11시에 자서 12시 반에 일어나요. 점심

17
먹고 누워서 뒤척 뒤척 거리다가 오후 3시

라고요. 자꾸 깨는 것은 소음도 있겠고요,

쯤에 또 일어나요. 야간근무 때는 별로 못

아무리 커튼을 치고 뭐해도 약간의 환한

자요. 3~4시간 정도. 부족한 잠은 야간 들

빛도 있고, 그게 제일 크지 않나 싶고요.

어와서 물량 올려놓고 쪽잠자고요. 이렇게

어떤 때는 많이 잔거 같은데도 기껏해야 1

쪽잠 자고 하다 보니 항상 졸리는 경우가

시간, 다시 또 잠들고 다시 또 깨고.”

많죠.”

잠을 제대로 못자니 일을 하다가도 눈이

그는 야간조일 때만이 아니라 주간조일

감긴다고 했다. 그래서 일을 하기 위해 K

때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밤 11시

씨는 커피를 많이 마신다고 했다. 몇 잔이

에 잠들어 새벽 3시 반이나 4시에 깰 때도

나 먹는지 물었다.

있다는 J씨는 “수면의 질은 떨어져요. 주

“하루에 열 잔 정도 먹어요.”

간근무 할 때에도 새벽에 꼭 한번 깨게 되
더라고요. 야간근무 뛰면 주간에 자다보니

교대노동 22년차 K씨

까 쪽잠자고... 그 여운이 남는 거죠. 야간

“주간이고 야간이고 보통 1시쯤 자요.

에 자꾸 깨게 돼요. 한번 깨고 나면 잠들

4~5시간 밖에 못자는 거죠. 그런데 잠을

기가 힘들죠.” 라고 말한다.

제대로 못자요. 선풍기 30분 맞추고 자는

J씨는 주변 사람이 교대노동을 하겠다고
하면 말리겠단다.

데 그동안 잠이 못 드는 거죠. 지난번에는
선풍기를 2시간 맞춰 놨는데, 아무래도 이

“말리겠습니다. 저는 말리겠습니다. 제가

상해서 일어나 보니 선풍기가 꺼져있는 거

해 보니까 ‘이건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이

예요. 정신이 이상한거야... 사람이 자야

들어요. 연구 자료도 있지만 수명이 10년

하는데 못자니까. 다시 선풍기 2시간 돌려

에서 15년 단축된다고 하더라고요. 잠을

놓고 자니 새벽 3~4시 정도 되는 거 같더

잘 시간은 자야 하는데 잠을 못자는 거 자

라고요.”

체는 문제가 있는 거죠. 남들 잘 때 나도

잠을 제대로 못 잔지 오래되었다는 K씨.

자고, 일할 때 일하고 그런 삶을 살라고

나이가 들면서 잠들기는 더 어려워졌다.

말하고 싶습니다. 야간 노동 하면 수명이

어떤 이는 술 먹으면 곯아떨어진다는데 K

줄어든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황당했어요.

씨는 맥주 한 캔만 먹어도 잠 들기가 더

‘야, 이거 퇴사 전에 뒈지는 거 아니야?’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 “하

억울했죠.”

긴... 술 안 먹어도 못자긴 하죠.”
K씨는 작업 특성상 기계가 가동되는 동

교대노동 8년차 K씨

안에는 쉴 수가 없다. 12시간을, 세우지 못

“야간 근무 하면서 낮에 잠을 자게 될

하는 기계에 맞춰 K씨는 일하고 있다.

경우 숙면이라고 해야 할까요, 처음부터

“야간 때는 12시간 근무를 밤새서 하거

안 깨고 바로 자는 건 별로 없더라고요.

든요, 눈 한 번 깜박하지 않고 일해요. 다

2~3시간에 한 번씩 깨고 이런 경우가 많더

른 부서는 물량 올려놓고 쉬면되는 데 저

18
<사진제공 = 금속노조 선전홍보실>

희 부서는 그게 없어요. 저희는 뽑으면 바

라도, 어쨌든 잘 수 있으니 다행이라 했다.

로 완제품이기 때문에 그럴 시간이 없어

하지만 이렇게라도 잠을 자기 위해 지켜

요. 간혹 일이 없을 때나 좀 쉬는 거지,
그 전에는 하나도 못 쉬어요. 계속 풀로
돌아가기 때문에.”
꼼짝하지 않고 12시간 동안 엉덩이 붙일
시간도 없이 일한다는 K씨. 그 고된 노동
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야하는 그만의 원칙이 있다.
“야간근무 끝나고 통근버스 타고 집에
가면 20분 걸리거든요. 그 때 그 순간에
자면 집에 가서 잠을 더 못자요.”
지쳐 쓰러져자는 잠이라도 자기 위해 K
씨는 20분을 안 자려 버텼다.

“야간근무 끝나면 5시간 자체를 계속 자

결국 그는 병원을 가봐야겠다고 생각했

요. 주간근무 때보다 자기가 수월해요. 피

다. 종합검진 받아서 내가 도대체 무슨 문

곤해서 자는 거지 결론은. 일이 힘들면 그

제가 있는지 알아보려고 했다. 하지만 K씨

만큼 푹 잘 수가 있죠. 그런데 일이 편하

는 결국 병원에 가지 못했다. 아내와 딸

면 잠을 잘 못자요.”

하나, 혹시 내 몸에 정말 큰 병이라도 있

오랜 주야맞교대 노동으로 K씨는 제대
로 잠들지 못했다. 그런데 고된 야간노동
이 잠을 불러왔다. 그를 지쳐 쓰러지게 만
든 것이다. 그리고 그는 지쳐 쓰러진 것이

는 거면 어떡하나 싶어서.
잠을 자기 위해 하는 일에 어떤 것이 있
느냐 물었다.
“잘 자보려고 하는 건, 낚시 밖에 없죠.

19
더 자고나서... 그리고는 잠들지 못해요.
그게 끝이에요. 하루 3시간~4시간 정도 자
는 거죠.
처음부터 잠을 못 잤어요. 그런데 그 때
는 젊어서 그랬는지 잘 못 느꼈어요. 3년
전부터 심하게 어지럽더라고요. 사내 병원
에 몇 번 갔죠, 라인에서 쓰러졌거든요. 바
깥에 있는 병원에 가도 별게 안 나와요.
라인을 타고 있는데 하늘이 삥 돌더라고
요. 눈을 감고 있어도 하늘이 도는 경우가
많아요.”
하도 어지럽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서
대학병원에서 MRI도 찍어봤다는 S씨. 병
원에서는 아무이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S씨는 여전히 잠을 잘 자지 못한다. 지금
은 항우울제를 먹고 있다. 효과가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안 먹으면 불안하다고 한
<사진제공 = 금속노조 선전홍보실>

다. 회사에서 또 쓰러질까 걱정된다고 말
했다.

월요일 야간근무 나올 때 일요일에 쉬잖아

아내는 일을 관두었다. 힘들어하는 S씨

요. 일요일에 밤낚시를 가요. 밤낚시 가서

를 살피기 위해서다. 아이들과도 놀아주지

밤새 낚시하고 나면 집에 가서 뚝 떨어져

못한 지도 오래되었다. 예전에는 운동도

요. 그렇게 출근할 때까지 자요. 이렇게 자

열심히 했는데 지금은 뛰면 어지러워서 숨

도 안 개운해요.”

쉬는 것 외에는 운동할 엄두조차 못 내고

푹 자본 게 언제인지 모르겠다는 K씨.

있다.

“잠을 푹 자본 게 언제더라... 최근엔 없

“처음에 수면장애 느끼고 있을 때는 아

는데... 진짜 푹 자려면 술이 떡이 돼야 해

내가 막 뭐라 하더라고요. 무슨 남자가 그

요. 테이프가 끊겨야 해요. 덜 먹으면 못자

러냐... 그러다가 상태를 알고 나더니 이제

는 거예요. 정신이 못 이길 정도로 먹어야

는 이해해주는 편이예요. 애들은 아직 어

푹 자요.”

려서 내 이런 상태를 잘 모르죠. 애들은
대부분 아내가 관리하는 편이예요. 내가

교대노동 11년차 S씨

야근일 때는 낮에 쉬어야 하니까 어쩔 수

“밤 11시30분 쯤 잠들면 2시간 마다 깨

없이 애들을 학원으로 돌려요. 피아노, 보

요. 2시간 자고나서 깨면 1시간 반 정도

습, 뭐 이런 거 해서 저녁 6시에나 오게

20
만들어요. 나 때문 이예요.

규칙적이고 야간근무도 없으니까. 물론 철

내 몸이 힘들다보니 아내한테 ‘저리가

야농성도 있었지만 별 문제 없었어요. 중

저리가’하니까 아내는 ‘나만 보면 그런다’

간에 깨더라도 다시 잘 자요. 다시 현장

고 해요. 다행히 아내가 성격이 활발한 편

내려오면서, 주야맞교대를 하면서 힘들어졌

이라 서운해 하기보다는 억지로라도 나를

어요. 주말까지 일하기도 하니까... 이런

데리고 나가려고 해요. 근데 나는 ‘네가 아

게 다 문제라고 보는데 야간근무가 제일

파봐야 내 맘 안다’ 그러고...”

큰 문제라고 생각해요. 갈수록 더 힘들어

그는 말했다.
“교대근무 초기에는 지금보다는 잘 잤어
요. 가면 갈수록 더 나빠지고 있다고 생각

지는 거 같아요.”
현장에서 수면장애에 시달리는 것은 L씨
만이 아니다.

해요. 교대근무를 10년이 넘게 했는데 그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랑 비슷해요. 저보

럼 적응이 되어야 하잖아요. 근데 나는 안

다 더 심한 분이 있어요. 그 분은 회사에

그래요.”

있으면 제대로 적응을 못해요. 자주 휴가
내고 그래요. 잠 와서 일을 할 수 없다고

교대노동 11년차 L씨

조퇴하고 가요. 근데 집에 가면 또 푹 못

L씨는 한 두 시간은 뒤척여야 잠이 들

쉬는 거죠.”

수 있다고 했다.

잠들지 못하는 그는 낮에 무엇을 할까.

“보통 주간근무 때는 저녁 9시에 자는데

“낮에 못자니까 낮 시간을 많이 활용해

새벽 1~2시 돼서 깨요. 그 이후로는 못자

요. 다음 달에 결혼식이 있는데 야간 근무

요. 밤 12시에서 새벽 1시 사이에 잠드는

하고 낮에 준비 다 했어요. 눈은 따갑고

경우도 있는데 이때도 중간에 깨요. 주간

피곤한데 잠이 안 오니 그냥 돌아다니면서

의 경우 많이 자면 5시간 정도 자고 보통

일 보는 거예요. 몸은 피곤한데 뭐 잘 수

4시간 정도 자는 거 같아요. 야간 근무 때

가 없으니까요.”

는 10시에 잠들면 오후 1시쯤 깨고 못자
요. 3시간 정도 자는 거죠. 자려고 애를 쓰

교대노동 9년차 P씨

는 시간이 더 길거예요.”

야간 근무 후 집에 돌아와 TV를 보면

잠을 자기 위해 암막커튼도 쳐보았다.

곧 잠이 들곤 했다. 그런데 TV가 더 이상

잡생각이 들어 잠이 안 오는 것도 아니다.

P씨에게 수면제가 되지 주지 못하고 있었

멍한 상태로 그는 토끼 수 백 마리를 세고

다.

있었다.

“야간근무 하고 와서 뒤척이다가 한 시

그는 조합에 있다 현장으로 들어간 지

간 정도 자고나면 다시 출근해야 할 시간

얼마 되지 않아 수면장애 증상이 나타나기

이에요. 그러니까 야간 때는 한 시간 자는

시작했다. 조합에서 근무할 때는 어땠을까?

거죠.”

“조합에서 근무할 때는 밤에 잘 잤어요.

몸도 찌뿌둥하고 기운도 없고 피곤한 상

21
<사진제공 = 금속노조 선전홍보실>

태가 계속되니 P씨는 월차를 내기도 한다.

교대노동 5년차 C씨

그런데 문제는 월차를 내고 집에 가도 잠

5년 전에 회사에서 교대근무 희망자를

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다.

모집했지만 다들 안 하려고 했다. 그러자

“집사람이 병원 가보라고 자꾸 그래요.

회사에서 파견직을 투입하겠다고 협박했다.

주간을 하고 와도 새벽 2~3시가 되어야 잠

누군가는 해야 할 상황이었다. 그래서 C

이 들어요. 그럼 세 시간 이상 자 본 적이

씨는 돈도 더 벌 수 있다고 위안하며 교대

없는 거 같아요. 일어나면 개운하지 않

근무에 자원했다. 돈은 주간근무 할 때에

고... 출근하고... 월차도 많이 쓰고 조퇴도

비해 3-40% 더 번다. 그리고 그는 ‘잠’을

많이 하고 그랬어요.

잃었다.

체력이 나쁘지 않았어요. 그런데 몸이

“잠을 잘 못자서 사소한 것에도 짜증이

이렇게 되어 버리니까 휴일특근 이런 거

많이 나요. 얼마 전에는 야간 근무 끝나고

안 해요. 못하는 거죠. 항상 컨디션이 안

집에서 자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렸어요.

좋으니까. 근무 중 4~6시 휴식 시간에도

그 순간 ‘죽여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못자요. 자본 적 없어요.”

서 무서웠어요.”

P씨의 바램은 맑은 정신으로 출근해서
일 해보는 것이다.

야간 근무할 때 서서 조는 사람도 있다
고 한다. 라인 중간에 금형이 빠져 있는
데가 있는데 졸다가 거기에 떨어지면 매우

22
위험하다며 C씨는 걱정했다.
주간근무만 할 때는 보통 밤 11시에서
12시 사이에 잠들어서 새벽 6시쯤 일어나
곤 했던 C씨는 주야 맞교대 근무를 하면
서 정해진 시간대가 없어졌다고 말한다.
“어떨 때는 집에 있어도 일하는 기분이
들어요. 자야 한다는 생각이 들수록 잠이
안 오는 거죠.”

씀하시지만 ‘안 괜찮다’는 걸 스스로 알고
계시잖아요. 무엇이 ‘괜찮다’고 말하게 만
드나요, 무엇이 걱정되세요, 고용인가요?”
그는 말했다. “여기 잘리면 갈 데도 없
는데... 저도 스스로 달래겠죠. 버텨야죠...
이렇게 해야 가정이 편하고...”
‘노팅힐’이라는 영화를 보면 줄리아 로버
츠가 “배우가 되면서 부터 다이어트를 해
왔어요. 그렇니까 19년 동안 굶주린 상태

마음이 아프다

인 거예요” 라고 자신의 불행을 이야기하

이상했다. 분명 제대로 자지 못하고 있

는 장면이 나온다.

었고 스스로도 내 몸이 어딘가 이상한 것

수면 장애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 아니냐고 걱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괜

를 들으며 이 영화가 생각났더랬다. 이 노

찮아요’라거나 ‘수면장애 시달리는 사람은

동자들은 짧게는 9년째, 길게는 22년째 제

없어요’라는 말이 따라 나왔다.

대로 자지 못한 이들이다.

“주변에 수면장애 때문에 힘들다는 사람

자기 위해 누군가는 아침에 혼자 집에

은 별로 없습니다. 잠은 한 시간 넘게 뒤

앉아 소주를 마시고 있었고, 또 다른 누군

치닥거리고 자는 사람은 있는데 그렇게 수

가는 ‘노동 강도가 세면 그만큼 숙면할 수

면장애를 호소하지는 않습니다. 이제 습관

있어요’라고 말하고 있었다. 상상이나 되는

이 되다 보니까 그게 당연한 거라고 뇌에

일인가? 잠을 자기 위해 나를 혹사시키고

서 인식하는 거 같아요. 뇌에서 ‘너는 그건

있다는 고백이 아프다.

(잠을 잘 못 자는 건) 당연한 거야’ 라고.

“처음 입사할 때 꿈하고는 많이 달라졌

그래서 수면장애라고 전혀 못 느끼는 거

지요. 지금은 꿈 꿀 여유조차도 없어요. 하

죠. ‘당연한 거지, 뭐’ 그렇게 생각하다보

루 빨리 병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밖에

니. 그 패턴에 익숙해 진거에요. 월요일 당

없어요. 앞으로 20년 남았는데 이 생각하

연히 피곤한 거고 화요일 되면 괜찮겠지,

면 정말 끔찍해요. 끔찍해...” ■

피곤하면 술 한 잔 먹지, 그렇게 되는 거
같아요. 주변 사람들도 거의 그렇다 봐야
죠. 주야간 뛰는 사람들은 거의 대동소이
하다고 봐야죠.”
‘괜찮다’고 말하는 노동자에게 물었다.
“말씀하신 게 모두 수면장애의 증상들이
에요. 스스로 잠을 못자서 힘들고, 병원에
가볼까 한다고 하셨잖아요. ‘괜찮다’고 말

23
뒤바뀐 시간, 무너지는 건강
-교대근무의 건강영향
인간의 신체뿐만 아니라 사회적 삶의 대부분이 낮과 밤 하루를 주기로 하기 때문
에 그 주기를 거스르는 교대근무는 노동자들의 건강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육체적
건강에만 한정시키지 않고 정신적, 사회적 건강까지 확대시켰을 때 문제는 더욱 분명
하고 심각해진다.
교대근무가 노동자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상식적으로나 이론적으로나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연구를 통해 이를 밝히기란 쉽지 않은데 이는 실제 교대근무에
적합하지 않는 노동자들은 교대근무를 애초에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쉽게 그만 두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교대근무 뿐만 아니라 장시간 노동, 노동 강도, 직무스트
레스, 작업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노동자들의 건강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24
생물학적 리듬과 교대근무
인체에서 관찰되는 생물학적 리듬에는

코티코스테로이드 호르몬 농도, 심박동수나

크게 세 가지 종류가 있다. 첫째, 하루이내

혈압 등 심혈관계 기능, 위장관 소화효소

의 리듬(ultradian)으로 한 주기가 20시간

분비, 혈액 속 백혈구 수, 근력, 각성도,

이내인 리듬을 말한다. 대표적인 예로

감정, 기억력 등이 있다. 하루주기리듬은

REM(Rapid eye movement, 빠른 안구

의학적으로 매우 중요하며 천식, 협심증,

운동)수면 주기로 평균 90분이다. 둘째, 하

심근경색, 뇌경색, 간질 등 여러 질환들의

루이상의 리듬(infradian)으로 한 주기가

증상 역시 하루 주기로 달라지고 약물이나

28시간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대표적인

독성물질에 대한 생리학적 반응 역시 하루

예로 여성의 생리주기로 평균 28일이다.

주기 리듬을 따르고 있다.

셋째, 하루주기의 리듬(circadian)으로 한

교대근무는 이러한 인간의 자연스러운

주기가 대략 24시간인 리듬이다. 매우 많

생물학적 리듬을 교란시켜 각종 신체 기능

은 생리적 기능들이 이 리듬에 따라 이루

의 질서에 혼란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어지는데, 그 예로 체온, 전해질의 균형,

있다.

교대근무와 질병
교대근무는 각종 질병의 위험요인이다.
교대근무 노동자에게 가장 명백히 문제가

되는 질환은 위장관계 질환, 심혈관계 질
환, 그리고 출산과 관련된 질환이다.

<교대근무자들에서의 질병 발생 기전 (Knutsson A(2003), Health disorders of
shift workers, Occup Med (Lond), 2003;53(2):103-8.) >

25
(1) 위장관계 질환
① 교대근무자들의 위장관계 질환

시경 검사까지 실시한 일본의 한 연구에서

위장관계 증상은 일반인에서도 매우 흔

교대근무 노동자들의 위궤양과 십이지장

하다. 하지만 위장관계 질환은 교대근무자

궤양의 유병률이 각각 2.38%와 1.37%로

들에서 더욱 흔한 질환 중 하나로 교대근

낮 근무를 한 노동자들의 1.03%와 0.69%

무와 관련한 가장 명백한 건상상의 문제

에 비해 두 배 가량 높았다.(Segawa K

중 하나이다. 가장 흔한 증상은 통증과 변

등, 1987)

비와 설사 같은 위장 습관의 변화이다. 미
국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연구에 의하면

② 위장관계 질환의 발생과 악화 요인

여성에서는 변비가 가장 두드러진 증상이

이렇게 교대근무자들에서 위장관계 증상

며, 남성에서는 소화불량이나 위장관계 약

과 질환이 많은 이유 중 하나는 식사시간

물 복용이 가장 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불규칙하고 먹는 음식 종류 등 음식 섭

한 교대근무 때 발생한 소화불량 증상은

취 습관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특히 야근

정상 근무로 전환 시 없어지는 것으로 나

때에는 식사량이 줄어드는 대신 간식량이

타났다.

늘며, 식욕이 저하되고, 자신의 식생활에

하지만 이런 증상이 늘 회복되는 것은

대한 만족도도 낮아진다.

아니며, 만성화되면 명확한 질병이 될 수

또한 교대근무자들이 비교대근무자들보

있다. 공장, 은행, 학교에 근무하는 노동자

다 술이나 커피를 많이 마시기 때문에 이

들 11,657명을 대상으로 X-ray 촬영과 내

로 인한 이차적인 영향으로 소화기능이 저

교대근무, 누군가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 교대부적응 증후군
임상적으로 교대 부적응 증상은 다음 여러 증상들의 존재와
강도에 의해 정의된다. 수면의 변화(주관적으로 평가한 수면의
질이 나쁨, 잠들기 어려움, 수면을 유지하기 어려워 자주 깸,
불면증 등), 지속적인 피로(휴식을 취해도 사라지지 않음), 행
동의 변화(화를 잘 냄, 업무수행도 저하, 무기력), 소화기 증상
(소화불량, 상복부 통증, 소화성 궤양 등), 수면제의 주기적 사
용이 그것이다.
하루주기 리듬의 파괴로 인한 일부 증상들은 교대근무를 시
작한 초기에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시
간이 지나면서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비록 부분적으로나마 적응
을 하게 되어 증상의 심각성을 그리 심하게 느끼지 않고 지내

26

는데, 일부 노동자들은 전혀 적응이 안 되거나 오히려 시간이
하될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야간에는 식

한편 하루주기 생체 리듬의 파괴도 위장

사나 간식 종류의 선택 폭이 제한되어 대

관 질환의 원인으로 논의되고 있다. 위산

부분의 사업장에서는 사내에서 제공되는

분비량에 따른 위 내 산성도가 일주기 리

식사에 의존하게 되는데, 그 질이 적절치

듬을 따르기 때문에, 이 조절이 교란되어

못하여 위장관계 증상을 발생, 악화시키기

소화가 잘 안되거나, 정반대로 궤양이 생

도 한다.

길 수 있다는 것이다.

(2) 뇌심혈관계 질환
① 교대근무자들의 뇌심혈관계 질환

Kuutsson(1986)은 504명의 제지공장 노

심혈관계 질환 역시 교대근무와 관련한

동자들을 15년간 추적 조사하여 교대근무

가장 명백한 건강상의 문제 중 하나이다.

자들과 주간근무자들의 허혈성 심장질환의

심혈관계 질환은 많은 다른 원인에 의해

발생률을 비교한 결과 11-15년 교대근무한

발생한다. 지난 수년간 작업 환경이 심혈

경우 위험도가 2.2배, 16년에서 20년간 근

관계 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증거들이 쌓여

무한 경우 2.8배로 높아진다는 결과를 보

왔다. 작업과 관련된 위험요인에는 화학물

고하였고, Bøggild (1999)는 4편의 단면

질, 소음, 진동 등이 있다. 뿐만 아니라 작

연구와 4편의 비교대조군 연구 및 9편의

업조직, 작업일정, 행동 등 사회 심리적 요

코호트 연구를 분석한 종설에서 교대근무

인 역시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위험을 증가

자는 비교대 근무자에 비해서 심혈관 질환

시키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의 위험이 40% 증가할 것으로 보고 한바

갈수록 적응도가 떨어지게 된다. 이를 교대 부적응 증후군(shiftwork maladaptation
syndrome)이라 한다. 많은 교대근무자들이 교대 부적응 증후군의 증상을 일시적으로나 경미하
게 가지고 있으나, 실제 이 증후군이 있는 노동자들은 증상이 매우 심각하고 시간이 갈수록 점
점 심해진다는 특징을 가진다.
이 증후군의 위험요인으로는 고령화, 보통의 주간생활을 하는 가족들과의 생활 불일치, 하루
주기 리듬의 파괴에 대한 개인적 내성이 낮은 경우 등이 있다. 교대 부적응 증후군을 가진 노동
자들이 문제의 원인이 가족생활이나 사회적 생활을 뒤죽박죽으로 만드는 자신의 근무방식(교대
노동)에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커지게 된다. 교대
부적응과 관련된 증상들은 노동자들을 불쾌하게 하고 작업 능률을 저하시킨다. 작업 능률의 저
하는 야간작업을 그만두기 위해 필요할지도 모르는 승진을 못하게 할 수도 있다. 더 오래 동안
교대근무를 할수록 증상은 더욱 나빠진다. 결국 노동자는 해고되거나 그만두거나, 또는 사고를
당하게 될 수도 있으며, 이 노동자의 삶은 돌이킬 수 없는 고통에 휩싸이게 되는 것이다. ■
27
있다. 40-55세 남성을 대상, 정부기관 및

는 연구결과들도 있다. 서구의 연구에서는

5개 기업의 40-55세 남성노동자들을 대상

불규칙한 근무시간이 총콜레스테롤 농도의

으로 한 13년간 추적조사를 시행한 헬싱키

증가,

의 코호트연구 결과 교대근무 5년 후 허혈

HDL 콜레스테롤 농도의 감소와 연관된다

성심질환에 대한 위험도가 1.59배, 13년 후

고 보고되었다. 또한 교대근무는 식생활,

에는 1.34배로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되었

흡연, 운동부족 등 생활습관에 미치는 악

다(Virkkunen, 2006).

영향을 통하여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높

스웨덴의 연구(Karlsson

2005)에서는

LDL 콜레스테롤 농도의 증가,

이기도 한다.

교대근무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관상동맥질
환 사망위험도 증가하였으며, 대조군에 비

③ 교대근무와 심박동수 변이

해 교대근무군에서는 모든 사망 표준화위

교대근무 노동자에게 있어서 하루주기

험비는 1.02(95%신뢰구간 0.93–1.11), 관상

생물학적 리듬의 파괴 현상을 자율신경계

동맥질환 사망 표준화위험비는 1.11(95%신

의 기능의

뢰구간 0.95–1.30), 뇌경색 사망 표준화위

박동수 변이를 측정하기도 한다. 심박동수

험비는 1.56(95%신뢰구간 0.98–2.51)로 조

변이분석은 일과 관련된 스트레스 요인들

사된 바 있다. 교대근무와 색전으로 인한

이 어떻게 심혈관계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뇌경색간의 관련성을 조사한 Brown의 연

미치는가를 파악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구(2009)에서는 관련 위험인자를 보정하고

교대근무로 인한 하루주기 생물학적 리듬

뇌경색이 발생할 위험이 교대근무기간 5년

의 파괴현상과 교대근무로 인한 심혈관계

마다 4% 증가한다고 보고하였다.

질환의 위험도를 예측하는 지표로 사용되

변화를 통하여 증명하고자 심

어오고 있다.
②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과 악화 요인

자동차 업종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국

혈압이나 심장의 박동수는 하루주기의

내 연구결과에서는 주간 근무를 하는 경우

생물학적 리듬을 따른다. 따라서 교대근무

와 비교해볼 경우, 야간 근무를 할 때는

로 인한 생체 리듬의 교란이 심혈관계 질

작업 중에 부교감 신경이 더 항진되고 교

환의 발생과 악화에 영향을 미친다. 심혈

감 신경은 덜 항진되어 있는 반면, 낮에

관계 질환은 불안, 직무 불만족, 가족 간의

잠을 잘때는 부교감 신경이 덜 항진되고

갈등, 수면부족, 피로 등과 연관되어 있기

교감 신경이 더 항진되는 것으로 조사된

때문에, 이러한 위험요인에 노출되기 쉬운

바있다.

교대근무와 심혈관계 질환의 연관성은 결
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자율신경계 기능의 교란은 작업
중 작업능률 감소, 사고의 증가, 수면 중

교대근무자들에게는 심혈관계 질환의 사

수면 박탈, 수면 장애 등과 직결되는 문제

회 심리적 위험요인 뿐 아니라 고혈압이나

일 뿐만 아니라 지속되었을 경우 심혈관계

고지혈증 등 생물학적 위험요인들도 높다

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28
④ 교대근무와 직무스트레스

(3) 발암성

교대근무는 다른 한편으로 직무스트레스
를 증가시킴으로써 심혈관계 질환 발생의

최근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장시간 야간

위험을 증가시킨다. 2003년에 실시된 한국

노동을 포함한 교대제 근무에 종사하는 여

인 직무스트레스 측정도구의 개발 및 표준

성들의 경우에 유방암이 증가한다는 다수

화연구(2차년도)에서 교대근무를 하지 않

의 연구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아직까지

는 노동자에 비해서 교대근무를 하는 노동

정설로 인정되고 있지는 못하지만 야간교

자들의 직무스트레스가 높은 것으로 나타

대노동이 대장암, 전립선암을 높일 가능성

났다.(비교대 = 49.51±8.37,

2교대 =

이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보고되고 있으며,

53.19±8.88, 3교대 = 54.46±8.16) 특히 물

국제암연구소에서는 야간교대노동의 발암

리환경, 직무자율, 직무불안, 조직체계, 보

위험을 2급으로 판정한 바 있다

상부적절 항목에서 교대근무 노동자들의
직무스트레스가 높았다.

2007년, IARC(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의 결정

“야간 교대제는 발암요인”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에는 지속적으로 인체에 발암위험이 있는 물질이나 직업, 환경 문
제, 식습관 등에 대해서 발암의 위험도를 평가하고 발표를 하고 있다. 2007년에는 도장작업, 소방업무,
그리고 야간노동의 발암성을 평가하여 그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했으며 이 보고서에서 야간 교대제를
인체에 대한 발암성을 납이나 디젤연소 물질에 버금가는 유력한 발암물질(2A)로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지난 동안의 여러 연구결과를 근거로 한 것이다. 여기에는 미국의 야간교대근무에 종사하는
간호사를 대상으로 10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에서 20년 이상 야간교대노동을 종사한 경우 유방암 발생
위험이 1.8배 높다는 연구(Eva, 2006)를 비롯하여,

다수의 유방암과 야간교대노동의 관련성을 입증

하는 연구들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일본 남성들의 전립선암과 교대근무경험의 관계에 대한 연구(Tatsuhiko, 2006)에서 순환교대
근무자들이 주간고정 근무자들에 비해 발암위험이 높게 나오는 등 유방암이외에도 전립선암, 대장 및
직장암과 야간교대노동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발암의 기전은 멜라토닌이라는 하루주기 리듬에 주요하게 관여하는 호르몬이 발암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 하루주기 리듬에 관련된 유전자들이 발암억제력을 지니고 있는데 야간교대노동으로 인해
이들의 역할에 교란이 초래되어 발생할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다.

29
(4) 생식 및 모성 건강

(5) 기존 질환의 악화

교대근무가 출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

생물학적 리듬에 관한 부분에서 지적했

치며 특히 저체중아 출산, 조산, 자연유산

듯이 많은 생물학적 변수들이 하루주기 리

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교대근무자에서 자

듬을 따른다. 그러므로 이런 변수들을 포

연유산의 위험이 1.25배 증가하였다는 연

함하고 있는 의학적 질환의 증상들은 교대

구 결과가 있고, 조산 위험이 2.0배, 저체

근무 시간에 따라 악화될 수 있다. 약물의

중아 출산 위험이 2.1배 증가했다는 연구

대사과정이나 효과 또한 하루주기 리듬을

결과도 있다. 특히 교대근무가 장시간 노

따르기 때문에, 교대근무 시간에 따른 생

동(40시간 이상)과 동반되는 경우 임신 결

물학적 리듬의 파괴는 질병을 치료하는 약

과에 매우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

물의 효과를 방해할 수 있다. 수면 장애나

로 조사되었다. 뿐만 아니라 교대근무는

수면 박탈로 악화될 수 있는 질환들의 경

출산 후에도 육아의 어려움을 가중시켜 모

우에도 교대근무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성건강에 대한 생물학적 위험요인 뿐 아니

있다.

라 사회적 위험요인으로도 작용한다.
① 천식
기관지의 저항성은 정상인이나 천식환자
모두에서 하루주기 리듬에 따라 변화한다.
천식 환자에서 호흡곤란이 밤과 이른 아침
에 자주 나타나는데 이것 역시 하루주기
리듬과 연관이 있다.
또한 기관지 확장제의 효과 역시 약을
복용하는 시간에 따라 하루주기 리듬에 따
라 다르게 나타난다. 24시간 동안 가장 효
과적으로 증상을 조절하기 위하여 약물 투

30
여 시간을 잘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환자에서 증상의 발현은 수면박탈과 깊은

러나 이는 고정 주간 근무자들에게서나 가

관련성을 갖는다. 또한 REM 수면이 박탈

능한 일이며, 교대근무로 하루주기 리듬이

되면 간질 뇌파가 활성화되거나 때로는 간

교란되는 경우 약물 투여시기를 설정하기

질 발작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교대근

가 매우 어렵고, 또한 기존의 약물 투여

무는 수면 박탈 및 수면단계의 파괴를 통

방법으로 증상을 조절하기도 매우 어렵다.

해 간질발작을 유발시킬 수 있다.

② 당뇨병

④ 우울증
우울증 환자가 아침에 일찍 잠에서 깨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정상적인 사람들보다
하루주기 리듬이 앞당겨지기 때문이다. 이
런 우울증 환자의 경우 감정 변화도 하루
를 주기로 이루어져 아침에 우울증상이 가
장 심각해진다. 우울증 환자의 경우 정상
적인 수면주기와 다른 형태의 수면주기를
가지게 되며 수면의 양상도 차이를 보이게
된다. 약물을 복용하게 되면 이러한 수면

당뇨 역시 조절에 있어서 시간-생물학적
고려가 매우 중요한 질병 중 하나이다. 인
슐린의 분비와 당 내인성이 하루주기 리듬
을 따르며, 혈당 농도는 하루 이내 리듬
(6-8시간 주기)을 따르기 때문이다. 교대
근무는 하루주기 리듬을 파괴함으로써 혈
당 농도와 약물을 통한 혈당조절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식사 시간과 음식 종류

주기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우울증 약을 복용하는 노동자가
교대근무를 할 경우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우울증 치료제들은 하루주기 리듬
을 좀 더 천천히 진행시키는 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교대근무로 인한 수면 부
족과 사회생활 지장으로 증상이 악화될 위
험이 더욱 커진다. ■

를 방해함으로써 혈당 조절을 더욱 어렵게
한다.
③ 간질
불규칙적인 근무시간은 간질 환자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4시간에
서 26시간의 수면 박탈은 간질 환자에서
뇌파의 활성화를 유발할 수 있다. 이는 많
은 간질 환자에서 관찰되는 현상이고 간질

31
1. 최근 서울행정법원은 2010. 12. 22. 선고를 통해 자동차
조립공정에 종사하는 노동자에게 발생한 수면장애(수면각성장애)를 업무상 재해
로 인정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사건번호 : 서울행정법원 2010. 12. 22. 선고 2010구단
4400판결)
2. 당해 판결은 1997. 1월경 대기업인 OO자동차(주)에 입사하여 조립공정에 종사한 노동
자에게 발생한 수면각성장애의 상병이 주·야간교대재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판단한 최초
의 판결로써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3. 당해 노동자는 조립공정라인에 근무하면서 주간조일때는 08:30~17:30분까지, 야간조일
때는 20:30~05:30분까지 근무하였으며 통상 2시간정도의 잔업을 수행하였으며, 주간 및 야
간 2교대제 근무제의 경우 1주일 단위로 근무조가 변경되면서 수면을 취하기가 어려웠다.
4. 일반적으로 교대제 근무에 종사하는 많은 노동자들이 낮과 밤이 수시로 바꿔 잠을 이루
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생체리듬이 파괴되는 등 심각한 생활상의 어려움을 겪
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IARC(국제암연구소)에서는 야간근무를 2급 발암물질로 규
정하여 야간노동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5. 현재까지의 연구결과를 보더라도 “교대근무는 단기적으로 근로자의 각성 기능의 저하
로 사고나 작동 실수의 가능성이 생기며, 장기적으로는 교대근무에 적응하지 못하게 되어 생
리적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생리적 기능의 이상으로 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건강
장애는 수면문제”라고 알려져 있다. 또한 “교대근무를 경험한 사람들이 경험하지 않는 사
람들 보다 잠이 들기가 어렵고 수면을 유지하는 것 등 수면-각성장애가 문제가 있다”는 보
고도 있으며, “간호사에 대해서는 교대근무를 하는 간호사의 경우 그렇지 않는 간호사들보
다 입면시간(자리에 누워 잠들 때까지 걸리는 시간)등에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 연구결과”도
있다.

32
또한 노동계의 연구(현대자동차노동조합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주야맞교대 근무로 인
한 건강장해 실태와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방안” 연구보고서)를 보더라도 주야간교대제로
인해서 “야간노동시의 각성도 감소, 집중력 감소, 수면박탈, 생리적 리듬의 부조화로 인한
교대시차 증후군, 교대부적응 증후군, 위나 십이지장궤양 같은 위장관 질환, 심혈관계 질환,
수명 단축 등”이 초래될 위험성을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6. 이번 사건을 담당한 노동법률원 · 법률사무소 새날의 이학준 변호사는 “많은 노동자
들이 교대제로 인하여 수면에 장애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생리적 불균형, 식습관의 불규칙성
으로 인한 소화성 질환, 각종 사고 및 심지어 정신질환 등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
실을 볼 때, 이번 판결은 수면장애의 상병이 주야간 교대제로 인한 생리적 반응의 결과라는
의학적 기전을 인정하여 최초로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또
한 주야간교대제가 노동자의 건강에 미치는 위험성이 구체적으로 인정된 최초 사안일 것입니
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

33
수면장애는 직업병이다!!
최근까지도 ‘수면장애는 직업병’이라
는 인식은 사회적으로 통용되지 않았고,
산재로 승인되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얼
마 전, 행정법원에서는 교대근무자의 수
면장애의 업무관련성을 인정한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또한 의학계의 수면장애의
분류기준에도‘교대근무로 인한 수면장
애’라는 진단명이 명시되어 있을 정도로
분명한 직업병이다. 수면장애에 대해서
조금 더 알아보고 살펴보도록 하자.
정상적인 수면을 취하지 못하여 일상적
생활의 불편이나 제약, 장애를 초래하는

듬 수면장애라고 할 수 있다. 최적의 수면

경우를 총칭하여 수면장애라고 말할 수 있

을 위해서 수면시간은 수면과 각성의 하루

다. 수면장애에 대해서는 미국 수면의학회

주기 리듬 시간에 맞추어져야 한다. 따라

와 각국의 수면 연구위원회가 공동 작업을

서 재발하거나 만성적인 수면장애는 하루

통해서 수면장애의 국제분류(ICSD II)를

주기 리듬이 흐트러지거나, 개인의 하루주

제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진단기준 및

기 리듬과 사회적 신체적 환경 리듬이 불

분류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 분류기준은

일치할 때 발생한다. 이들 질환은 신체 환

현재 제2판까지 개정되었으며, 수면장애를

경이 내적 하루주기 리듬에 비해 달려졌거

크게 8가지 범주로 분류하고 있다(박스표

나 하루주기 시스템이 외부 환경에 비해

참조).

상대적으로 바뀌었을 때 생길 수 있다. 하

이 중에서 교대노동과 가장 밀접한 관련
이 있는 수면장애의 질환군은 하루주기 리

루주기 리듬 수면장애에 대한 일반적 기준
과 분류는 다음과 같다. ■

A. 아래 중 한 가지 이유로 일차적으로 지속적이거나 반복적인 수면의 장애가 있다:
ⅰ. 하루주기 시간 유지체계(circadian timing keeping system)의 변화
ⅱ. 수면의 발생시간 또는 지속시간에 영향을 미치는 내적 하루주기 리듬과 외적 요인 간의
불일치
B. 하루주기 관련 수면방해가 불면, 과도한 낮졸음(excessive daytime sleepiness) 또는 양자
모두를 발생시킨다.

34

C. 수면의 장애는 사회적, 직업적 또는 다른 영역의 기능 손상과 연관된다.
수면장애의 국제분류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Sleep Disorders)

Ⅰ. 불면증
잘 수 있는 적절한 시간과 기회가 주어

발생하는지 여부가 기준이 된다.

Ⅴ. 사건 수면

지는데도 불구하고 수면의 시작이나 지속,

수면과 동반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사건

수면의 질에 반복되는 문제가 있고 그 결

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잠드는 과정이나 잠

과로 낮 동안의 활동에 장애를 유발하는

을 자다가 혹은 잠에서 깨어나는 동안에

경우를 말한다.

원치 않는 신체적인 사건이나 경험을 말한

Ⅱ. 수면관련 호흡장애
수면 중에 중추신경계나 심장 질환 혹은
기타 환경적인 원인으로 인해 주기적으로
호흡노력이 감소되거나 소실되는 경우를
말한다.

Ⅲ. 중추기원의 과다수면장애
낮 동안의 과도한 졸음을 주 증상으로
하며, 낮 동안에 깨어있기가 어려워 원치
않게 졸거나 잠드는 경우 하루 전체의 수
면이 매우 질어지면서도 수면 후 개운한
느낌이 없는 증상이 최소 3개월 이상 지속
되어야 하며 하루주기 리듬 수면장애, 수
면관련 호흡장애, 또는 다른 야간 수면장
애의 원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야 한다.

다. 비정상적인 수면 관련 운동, 행동, 정
서, 감각, 꿈, 자율신경계기능을 포함하며
신체부상, 수면 중단, 건강의 적신호, 바람
직하지 않은 정신사회적 영향을 초래하게
된다.

Ⅵ. 수면관련 운동장애
수면을 방해하는 비교적 단순한 움직임
들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으로 수면
관련 다리경련과 같이 일회성으로 나타나
는 움직임을 포함한다.

Ⅶ. 단일증상, 정상 증상의 변형
혹은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
정상과 비정상 수면의 경계에 놓인다고
판단되는 수면관련 증상들로 장시간 수면,

Ⅳ. 하루주기 리듬 수면장애

단시간 수면, 코골이, 잠꼬대, 잠들 때 놀

신체 환경이 내적 하루주기 리듬에 비해

람, 발떨림 등을 포함한다.

달라졌거나 하루주기 시스템이 바깥 환경
에 비해 상대적으로 달라지던가 하여, 개
인의 하루주기 리듬과 사회적 및 신체적
환경 리듬이 불일치 할 때 발생한다. 불면
증, 과도한 낮 동안의 졸리움을 증상으로
하며 수면의 장애로 인해 사회적, 직업적
혹은 다른 부분의 활동에 있어서 문제가

Ⅷ.

기타수면장애(Other

Sleep

Diorders)
앞선 분류에 포함시키기 어려운 다양한
질환범주들과 중복되는 경우, 다른 진단을
내리기에 정보가 부족하거나 한 경우를 말
한다. ■

35
하루주기 리듬 수면장애의 종류
1. 하루주기 리듬 수면장애, 수면위상 지연형(수면위상 지연장애)
2. 하루주기 리듬 수면장애, 수면위상 전진형(수면위상 전진장애)
3. 하루주기 리듬 수면장애, 불규칙 수면-각성형(불규칙 수면-각성 리듬)
4. 하루주기 리듬 수면장애, 자유진행형(비정렬형)
5. 하루주기 리듬 수면장애, 비행시차형(비행시차장애)

6. 하루주기 리듬 수면장애, 교대근무형(교대근무장애)
7. 내과적 질환에 의한 하루주기 리듬 수면장애
8. 다른 하루주기 리듬 수면장애(달리 분류되지 않은 하루주기 리듬 장애)
9. 약물 혹은 물질 남용에 의한 하루주기 리듬 수면장애

교대근무형 하루주기 리듬 수면 장애
- 교대근무장애
① 진단기준

② 필수적인 소견

하루주기 리듬 수면장애에서는 교대근무

교대근무형 하루주기 리듬 수면장애 환

로 인한 수면장애를 하나의 진단적 분류기

자는 일반적으로 수면을 취해야할 시간에

준으로 다루고 있으며 이에 따른 진단기준

일을 하도록 짜여진 일정으로 인해 불면증

(아래)을 제시하고 있다.

이나 과도한 졸음을 호소한다. 밤교대, 이

<<교대근무형 수면장애의 진단기준>>
A. 정상 취침시간과 겹치는 반복된 근무일정과 관련하여 불면증과 과도한 수면을 호소한다
B. 수면장애 증상은 적어도 한 달 이상의 교대근무 일정과 관련이 있다
C. 최소한 일주일간의 수면일지(sleep log) 또는 활동기록지(actigraphy)에서 하루 주기 리듬의 저해와
수면시간의 불일치가 일어난다
D. 수면의 장애는 다른 수면장애, 내과적 또는 신경학적 질환, 정신장애, 약물의 사용이나 물질사용장애

36

로 더 잘 설명되지 않는다
른 아침교대, 순환교대 등 몇몇 종류의 교
대 일정이 있다. 밤교대와 이른 아침교대

⑤ 선행 및 유발요인

근무자는 보통 1~4시간 정도 수면시간이

교대근무의 형태에 따라서, 주간이나 하

단축되며, 수면의 질 또한 만족스럽지 못

루주기에 대한 선호도에 따라 교대근무에

하다. 일을 하는데 있어 능률이 저하되며,

적응하는 능력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동

각성 상태가 충분치 않은 것은 안전성 측

반된 내과적, 혹은 정신과적 질환이 있거

면과도 깊이 관련된다. 이러한 수면장애는

나,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다른 형태의 수

수면 조건을 최적화시키려는 노력에도 불

면장애를 가지고 있거나, 매우 편안하고

구하고 발생하게 된다. 교대근무를 하는

안정적으로 수면을 취하고자 하는 사람들

기간 동안에는 수면장애가 지속된다. 그러

또한 교대근무형 수면장애의 위험이 있다.

나 몇몇 사람들은 교대근무기간이 지나더
라도 수면장애를 호소하기도 한다.

⑥ 경과 및 합병증
교대근무형 수면장애는 근무 시간표와

③ 관련된 특징

밀접히 관련되어 나타나며, 원래 취침해야

이른 아침 교대근무는 오전 4-7시 사이

할 시간에 수면시간이 배정되면 대개 자연

에 시작하며, 이때의 근무자들은 입면과

스럽게 사라진다.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잔

각성이 힘들다고 호소한다. 지속적인 저녁

업이나 초과근무로 인한 야간근무부터 규

근무자는 깊은 잠을 자기가 어렵다고 호소

칙적인 밤근무에 이르기까지 근무시간이

한다.

다양하므로 경과 역시 매우 다양하다.
교대근무가 초과근무와 더불어 있는 경

④ 유병률

우 피로감이 더욱 심해지며, 교대근무를

교대근무형 수면장애의 유병률은 교대노

하는 기간 동안에는 수면장애가 지속되며

동에 종사하는 인구수가 얼마냐에 달려있

교대근무 기간이 지나더라도 만성적인 수

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야간교대근무 후에

면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수면에 곤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난다.

합병증으로 위장관계 증상이나 심혈관계

실제 근무 일정으로 인하여 임상적으로 중

질환이 악화될 수 있고 가정이나 사회생활

요할 정도의 수면장애나 과도한 주간 졸음

에 방해가 되며, 교대근무로 인한 수면 각

을 호소하는 빈도가 얼마인지는 밝혀져 있

성장애를 해소하기 위해 약물이나 알코올

지 않지만, 야간노동에 종사하는 노동자들

남용을 유발할 수 있다.

의 비율을 고려한다면 2-5%정도가 적정한

수면장애에 있어서 개별 작업자에 맞는

추정치가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 이른 아

필요한 각성의 정도나 수면장애 증상의 강

침에 일하는 사람들을 고려하면 좀 더 늘

도를 주의 깊게 고려해야 하며, 개인이나

어날 수 있을 것이며, 남녀 간에 차이는

공공의 안전을 책임지는 작업자들에게는

없으며, 가족력은 알려진 바 없다.

가벼운 증상에 대하여서도 적극적인 조치

37
가 필요할 수 있다.

교대근무 노동자들에게는 수면의 질과
양이 모두 문제가 된다. 일하는 동안에는

⑦ 병리 및 병태 생리

졸려서 깜박 졸다가 사고를 내기 일쑤인 반

교대근무형 수면장애는 노동자에게 필요

면, 막상 일을 마치고 자려고 할 때는 잠이

한 수면시간에 부합하는 하루주기 각성 과

오지 않아서 술을 마셔야 하거나 심한 경우

정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밤 시간의 과

수면제를 복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잠이

도한 수면은 수면박탈이 누적되면서 생기

들더라도 쉽게 깨기 일쑤다. 수면부족 혹은

게 되고, 근무시간과 부합하는 하루주기

수면장애는 그 자체로도 심각한 문제지만

각성과정의 감소 또한 일부분 관련이 있

다른 한편으로 여러 가지 건강상의 문제에

다. 밤근무에 대한 내성은 매우 다양하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밤에 근무하는 것과 낮 시간에 수면을 취

교대근무자들의 수면에서 가장 눈에 띄

하는 것에 대한 하루주기 적응(인체 내 시

게 드러나는 문제는 야간근무를 하는 동안

계의 재설정)의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다.

수면의 양(수면시간)이 일반 성인의 평균

내성은 수면과 각성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수면시간에 비해 줄어드는 것이다. 한편 부

하루주기 리듬과 항상성 간의 상대적 균형

족한 수면을 보충하기 위해 일을 하지 않는

에 따라서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날이나 주말에는 수면시간이 오히려 증가한
다. 교대근무자들은 일반인에 비하여 수면의

⑧ 수면다원검사

양이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일부 교

교대근무형 수면장애의 진단에 반드시

대근무자들은 부족한 수면을 보충하기 위해

수면다원검사와 같은 값비싼 검사가 필요

낮잠을 자기 때문에 총 수면시간이 늘어나

한 것은 아니다. 과거력, 즉 수면과 관련된

기도 한다.

증상과 근무형태에 대한 자세한 문진을 통

교대근무로 인한 수면장애는 생물학적

해서 대부분 진단이 가능하다. 수면다원검

수면 리듬의 교란과 소음 등 주변 환경 요

사는 수면장애의 증상이 심하거나 수면장

인 등에 의하여 발생한다. 교대근무 그 자

애의 원인이 불분명할 때 유용하다. 수면

체로 인하여 수면 주기가 생활 주기와 일치

다원검사를 통하여 기존의 하루주기 시간

하지 않는데다가, 환경 조건이 수면 리듬의

체계에 기초한 수면시간 동안의 수면의 질

순응과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적 저하를 알 수 있으며, 입면 시간이 지

잠을 자야할 때 제대로 못자고(불면증), 그

연되는 것과 총 수면이 짧아지는 것 또한

로 인해 만성적으로 수면이 부족하며(수면

알 수 있다. ■

박탈), 또한 깨어있어야만 할 때 제대로 깨
어있기 어려운(주간졸림) 것이 교대근무로
인한 수면장애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

38
음주운전보다
무서운
졸음운전!
야간노동은?

-교대근무와 안전
교대근무로 인한 수면박탈은 업무수행능

라고 알려져 있다. 또한 이른 아침에 교대

력과 각성도의 저하로 이어져 안전에 심각

하는 업무의 경우에도 수면 부족과 판단력

한 위협을 줄 수 있다. 깨어있고자 하는

저하가 사고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

본인의 의지가 아무리 높더라도 수면 리듬

져 있다.

이 최고조에 달하는 때에는 잠에 굴복할

사고가 발생할 위험을 분석한 한 연구에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일부 국가에서는 야

따르면 사고가 발생할 위험은 오전근무

간근무 중 필수 수면시간을 규정하고 있기

(morning

도 하다.

(evening shift)시 18.3%, 야간근무(night

shift)에

비해

오후근무

사고와 관련된 요인들이 매우 다양하고

shift)시 30.4%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간에는 덜 활동적인 업무들이 주로 이루

또한 연속적인 야간근무 첫날에 비해 이틀

어지기 때문에 야간작업 중 사고율이 낮

째 되는 날에 6%, 사흘째 되는 날에 17%,

시간에 비해 반드시 높지는 않다. 하루 중

나흘째 되는 날에는 36% 증가하는 것으로

사고율이 가장 높은 때는 공장 가동률이

나타났다. 휴식이 사고에 미치는 영향 또

최고인 낮 시간이다. 그러나 업무 중 실수

한 매우 커서 마지막 휴식시간으로부터 30

(실수로 인한 사고)는 낮은 공장가동률에

분 이내 사고가 발생할 위험을 기준으로

도 불구하고 야간작업 중에 현저히 증가하

했을 때, 시간이 흐를수록 사고가 발생할

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위험이 증가해서 90분에서 120분 사이에는

공공안전을 위협하는 운송사고 등의 대

2배 이상으로 사고 발생위험이 증가하는

형 참사도 운전자의 교대근무와 장시간 노

것으로 나타났다.(Simon Folkard and

동에 의한 피로 및 졸음이 중요한 원인이

Philip Tucker, 2003)■

39
“이런 얘기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잠을 제대로 못 잔다는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이런 얘기해도 되는지 모르겠다’는
말과 함께 아이들 얘기가 따라 나온다.

안 되고 하는 건 아닌데 그런 부분이 안타
깝죠...”
어린 아이들이 ‘아빠 주간이야? 야간이

주야맞교대 노동은 해당 노동자들의 삶

야?’, ‘야간 언제 들어가?’라고 물어올 때

전체에 영향을 주고 노동자들 스스로도 그

는 아빠의 야간 노동을 당연한 것으로 여

결과를 잘 알고 있지만 ‘사회적 건강’이라

기는 것 같아 섭섭했다고 했다.

설명되는 가정생활을 비롯한 사회생활의
어려움에 대해 말하는 것을 낯설어 했다.

그래도 부부가 주야맞교대를 하는 동료
에 비하면 그래도 나은 편이다. 한 사업장
에서 주야맞교대를 하는 부부는 같은 집에

‘아빠 주간이야? 야간이야?’

사는 주말 부부가 되기 때문이다.

수면장애 증상 인터뷰를 위해 만난 노동

“맞벌이 부부의 경우 아빠가 주간이면

자들 중 많은 이들 결혼을 했고 아이가 있

엄마는 야간, 서로 조정해서 하더라고요.

었다. ‘잠은 제대로 못 자지만 수면장애는

한 사람은 챙겨줘야 하니까. 부부는 토요

아니’라고 말하던 이들도 아이들과 지내는

일, 일요일에 만나는 거예요. 아침에 얼굴

것은 어떠냐는 질문에는 금세 미안한 표정

보기는 보죠. 퇴근하면서 시간 차이가 1시

을 짓는다.

간 정도 있으니까요. 애 인수인계하면서

“주말에 거의 못 놀아줘요. 축구하러가
자, 야구하러가자 그러는데 내가 컨디션이

그렇게 보는 거죠. 맞벌이 부부는 그런 애
로가 있어요. 좀 안됐죠.”

안 좋으니까, 황당한 요구라고 생각하죠.

둘 다 집에 없는 것 보다는 그나마 서로

하지만 애를 너무 좋아해요. 그래서 주로

다른 조여서 아이들을 챙길 수 있어 다행

해주는 게 쇼핑하는 정도예요. 모든 게 귀

이라고 해야 할까?

찮으니까 누워만 있는 거예요. 뒤척이다
보면 시간이 다 가버리는 거죠.”
미안함과 또 다른 서운함도 있다.

그나마 주야맞교대를 하기에 아이들을
챙길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야간근무하면 낮에 집에 아빠가 있고,

“제가 야간근무 들어올 때는 자녀들이

같이 밥 먹고 하다 보니까... 주간근무 할

엄마와 자요. 집에 여자만 셋이 되다 보니

때는 거의 회사에서 아침 먹어요, 22년 동

까, 딸 둘에 와이프까지 침대에서 셋이 자

안 계속 아침은 회사 밥을 먹었네요. 야간

고, 저는 따로 자는 사람으로 인식이 되어

근무할 때는 집에서 같이 점심, 저녁 먹는

있더라고요. 그렇다고 가족 간의 대화가

게 좋은 가봐요. 그런데 다른 집 아빠는

40
주간에 일하는데 아빠는 왜 밤에 일하냐고

되는 비혼 남성 노동자에게 야간노동이 그

물었을 때 대답을 못했어요.”

의 연애에 미치는 영향이 있는지 물었다.
“아무래도 나이도 있고 해서 결혼에 대

‘너 왜 이렇게 간만에 왔냐’

해서 크게 얽매이는 편은 아닌데, 나보다

“집안 대소사를 거의 못 챙기죠. 대소사

나이 적은 총각들 보면 상대를 만날 시간

있을 때 특근 하고 그러면 시간이 안 맞

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죠. 나중에 돈만 보낸다던지, 아니면 불가

누구를 만날 시간을 낼 수가 없고, 야간

피하게 일주일전에 그 날짜에 일 못한다

근무 끝나고 나면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

해서 맞춰놓고 가죠, 계획을 세워가지고.

잖아요. 누굴 만난다 해도, 아무래도 어딘

갑자기 일이 터져버리면 거의 못 맞춘다고

가 많이 부족하겠죠. 정상 컨디션이 아니

봐야죠.”

니까. 자기 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니까.

주야맞교대를 하고 있으니 친구들과 시

약간에 무신경해지고 퉁명스러워진다고...

간을 맞춰 얼굴 한 번 보는 것도 쉽지 않

저도 막 그렇게 되더라고요. 누굴 만나게

다.

되면 귀찮으니까 평소에는 한마디라도 더

“제가 여기서 일한 뒤로 친구도 많이 못

듣고 같이 대화하고 그럴 수 있는데, 한

봤어요. 명절 때 가끔 보지. 예를 들어 친

귀로 흘린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 식으로

구들 일이 있을 때도 별로 못가요. 이렇게

귀찮고...”

주야간 하다 보니 시간도 없고, 그래서 못
가요. 연락하는 사람도 많이 줄었어요. 명
절 때 가면 ‘너 왜 이렇게 간만에 왔냐’,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이란 단순

‘연락도 안 하냐' 그러고 다 명함을 줘요.

히 질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육체적, 정

근데 명함을 받아도 연락을 못해요. 간혹

신적, 사회적, (영적)으로 온전히 행복(안

연락도 해야 하는데 못하게 되더라고요.”

녕)한 상태’라고 말했다. 야간 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은 몸과 마음만이 아니라 사회적

‘평소에는 한마디라도 더 들으려고
할텐데...’
인터뷰를 위한 만난 노동자들 중 몇 안

으로도 건강하지 못한 상태에 있다. 야간
노동이 이들에게 빼앗아 가고 있는 것은
그들의 삶 자체인 것이다. ■

41
교대제로 무너지는 일상
교대근무는 가정생활을 비롯한 사회생활

하기 어렵게 함으로써 부부생활에 지장을

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어린 자

준다. 핵발전소 노동자들의 부인들을 대상

녀를 둔 노동자들의 경우 자녀 양육 문제

으로 남편의 교대근무가 자신과 가족에게

때문에 교대근무를 포기하기도 한다. 보건

미치는 영향이 어떠한지를 조사한 외국의

의료산업에 종사하는 여성노동자들의 높은

한 연구(Smith and Folkard, 1991)에서

이직율이 주로 교대근무 때문이라는 것은

는 절반 이상이 남편의 근무스케줄에 불만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을 가지고 있었고 대부분(70% 이상)이 교

설령 교대근무가 수면과 건강에 미치는

대근무 때문에 가끔 혹은 자주 부부싸움을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했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

고안해 낼 수 있다고 하더라도 교대근무는

한

여전히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에 장애가 될

하다가 그만둔 노동자들이 교대근무를 하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 교대근무로 인한

지 않는 노동자들에 비해 이혼율이 높다고

사회생활의 파괴가 수면 장애보다 더 흔한

보고한 연구들도 있다(Koller

불만사항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1978).

교대근무는 배우자로서 주어진 역할을

42

현재 교대근무를 하거나 교대근무를

M 등,

부모로서의 역할 역시 교대근무로 인하
여 심각하게 지장을 받는다. 교대근무를

자녀가 없는 여성은 평균 6.5시간을 자는

하는 부모들은 자녀의 입학이나 졸업, 학

데 비하여, 자녀가 있는 여성은 평균 5.5시

부모 면담, 학교 행사 등 중요한 일정에

간밖에 잠을 자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

참석하기 어렵다. 어떤 경우에는 육아의

다. 이는 엄마들이 낮에 가사노동을 하느

책임을 다하기 위하여 일부러 교대근무를

라고 잠을 제대로 잘 수 없기 때문이었다.

선택하기도 한다. 야간노동을 하는 병원

이들 여성노동자들이 직장과 집에서 일하

여성노동자들에 대한 연구에서 85%의 노

는 총 노동시간은 일주일에 무려 84시간에

동자들이 가사노동을 위해 밤근무 하고 있

이르고 있었다.(Godbois C, 1981) ■

었는데 낮 시간에 엄마 역할을 하기 위해
고정

밤근무를

원하는

경우가

많았

다.(Gadbois C, 1981)
가사와 육아를 개별 여성이 전담하는 사
회적 여건으로 인하여 여성들이 질 낮은
교대근무를 불가피하게 선택할 수밖에 없
는 현실은 여성노동자들의 건강에도 심각
한 악조건이 된다. 여성노동자들의 야간근
무 기간 중 수면시간을 조사한 연구에서
미혼여성의 수면시간은 평균 7.5시간인데
비하여, 기혼여성은 6.17시간으로 현저히
적게 나타났다. 또한 기혼여성들 중에서도

43
<사진제공 = 금속노조 선전홍보실>

“꿈꾸는 밤”을 위하여!
- 교대노동으로 인한 수면장애 대처법
야간노동이나 교대노동으로 인한 건강의 영향은 야간노동을 더 이상 하지 않거나
노동시간을 줄이지 않는 이상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공익을 위한 병원이나
발전, 운수, 기타 필수 사업장에서 어쩔 수 없이 교대노동을 하고 있거나 혹은 기업
의 이윤을 위해서 불필요한 야간교대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이런 분들을 위해 수면위생에 대해 소개한다.‘수면에 영향을 주는 개인적이고 환
경적인 요인들에 대한 일련의 규칙 및 기본적인 정보를 수면위생’이라고 한다. ■

■ 숙면을 위하여 신체의 향상성(Homeostasis)을 유지한다
- 낮잠을 피한다. 정말로 졸리는 경우는 아침기상 8시간 후에 10-15분 정도로 낮잠을 제
한한다.
- 잠자리에 누워있는 시간을 일정하게 한다.(예를 들어 8시간으로 정하면, 그 이상 잠자리
에 누워있지 않는다)
-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한다. 약 40분 정도가 좋으며, 잠자리에 들기 6시간 전에 운동을
마치는 것이 가장 좋다. 발가락, 발목, 허벅지 등의 근육을 손으로 풀어주는 것도 도움이

44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Mais conteúdo relacionado

Mais de runkilsh

2014 8 일터(완)
2014 8 일터(완)2014 8 일터(완)
2014 8 일터(완)runkilsh
 
E 6비자 이주노동자 인권실태와 개선방향 토론회
E 6비자 이주노동자 인권실태와 개선방향 토론회E 6비자 이주노동자 인권실태와 개선방향 토론회
E 6비자 이주노동자 인권실태와 개선방향 토론회runkilsh
 
[일터] 산재보험 50년 특집
[일터] 산재보험 50년 특집[일터] 산재보험 50년 특집
[일터] 산재보험 50년 특집runkilsh
 
산재보험50년토론회
산재보험50년토론회산재보험50년토론회
산재보험50년토론회runkilsh
 
2014 07 일터 (최종)
2014 07 일터 (최종)2014 07 일터 (최종)
2014 07 일터 (최종)runkilsh
 
2014 공공 산안법 활용 매뉴얼 총합
2014   공공 산안법 활용 매뉴얼   총합2014   공공 산안법 활용 매뉴얼   총합
2014 공공 산안법 활용 매뉴얼 총합runkilsh
 
일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산재보험 10대 개혁 요구안
일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산재보험 10대 개혁 요구안일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산재보험 10대 개혁 요구안
일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산재보험 10대 개혁 요구안runkilsh
 
20140611 자료집 참사를막기위한출발선에서다
20140611 자료집 참사를막기위한출발선에서다20140611 자료집 참사를막기위한출발선에서다
20140611 자료집 참사를막기위한출발선에서다runkilsh
 
2014 6 일터
2014 6 일터2014 6 일터
2014 6 일터runkilsh
 
2014 5 일터(최종본)
2014 5 일터(최종본)2014 5 일터(최종본)
2014 5 일터(최종본)runkilsh
 
2014 4일터
2014 4일터2014 4일터
2014 4일터runkilsh
 
우정사업본부 노동자의 최근 3년간 (2011 2013) 재해발생경위내역 분석 보고서 '집배원 노동자를 중심으로'
우정사업본부 노동자의 최근 3년간 (2011 2013) 재해발생경위내역 분석 보고서 '집배원 노동자를 중심으로'우정사업본부 노동자의 최근 3년간 (2011 2013) 재해발생경위내역 분석 보고서 '집배원 노동자를 중심으로'
우정사업본부 노동자의 최근 3년간 (2011 2013) 재해발생경위내역 분석 보고서 '집배원 노동자를 중심으로'runkilsh
 
2014 4 일터
2014 4 일터2014 4 일터
2014 4 일터runkilsh
 
2014 4 일터
2014 4 일터2014 4 일터
2014 4 일터runkilsh
 
[토론회] 2014년 서울디지털산업단지 저임금실태와 노동환경개선을 위한 국회 토론회
[토론회] 2014년 서울디지털산업단지 저임금실태와 노동환경개선을 위한 국회 토론회[토론회] 2014년 서울디지털산업단지 저임금실태와 노동환경개선을 위한 국회 토론회
[토론회] 2014년 서울디지털산업단지 저임금실태와 노동환경개선을 위한 국회 토론회runkilsh
 
2014년 4월 건강권 사업 민주노총 조합원 교육자료
2014년 4월 건강권 사업   민주노총 조합원 교육자료2014년 4월 건강권 사업   민주노총 조합원 교육자료
2014년 4월 건강권 사업 민주노총 조합원 교육자료runkilsh
 
2014 공공 산안법 활용 매뉴얼
2014 공공 산안법 활용 매뉴얼2014 공공 산안법 활용 매뉴얼
2014 공공 산안법 활용 매뉴얼runkilsh
 
[2013] 경진여객 보고서
[2013] 경진여객 보고서[2013] 경진여객 보고서
[2013] 경진여객 보고서runkilsh
 

Mais de runkilsh (20)

2014 9
2014 92014 9
2014 9
 
2014 8 일터(완)
2014 8 일터(완)2014 8 일터(완)
2014 8 일터(완)
 
E 6비자 이주노동자 인권실태와 개선방향 토론회
E 6비자 이주노동자 인권실태와 개선방향 토론회E 6비자 이주노동자 인권실태와 개선방향 토론회
E 6비자 이주노동자 인권실태와 개선방향 토론회
 
[일터] 산재보험 50년 특집
[일터] 산재보험 50년 특집[일터] 산재보험 50년 특집
[일터] 산재보험 50년 특집
 
산재보험50년토론회
산재보험50년토론회산재보험50년토론회
산재보험50년토론회
 
2014 07 일터 (최종)
2014 07 일터 (최종)2014 07 일터 (최종)
2014 07 일터 (최종)
 
2014 공공 산안법 활용 매뉴얼 총합
2014   공공 산안법 활용 매뉴얼   총합2014   공공 산안법 활용 매뉴얼   총합
2014 공공 산안법 활용 매뉴얼 총합
 
일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산재보험 10대 개혁 요구안
일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산재보험 10대 개혁 요구안일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산재보험 10대 개혁 요구안
일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산재보험 10대 개혁 요구안
 
20140611 자료집 참사를막기위한출발선에서다
20140611 자료집 참사를막기위한출발선에서다20140611 자료집 참사를막기위한출발선에서다
20140611 자료집 참사를막기위한출발선에서다
 
2014 6 일터
2014 6 일터2014 6 일터
2014 6 일터
 
2014 5 일터(최종본)
2014 5 일터(최종본)2014 5 일터(최종본)
2014 5 일터(최종본)
 
2014 4일터
2014 4일터2014 4일터
2014 4일터
 
우정사업본부 노동자의 최근 3년간 (2011 2013) 재해발생경위내역 분석 보고서 '집배원 노동자를 중심으로'
우정사업본부 노동자의 최근 3년간 (2011 2013) 재해발생경위내역 분석 보고서 '집배원 노동자를 중심으로'우정사업본부 노동자의 최근 3년간 (2011 2013) 재해발생경위내역 분석 보고서 '집배원 노동자를 중심으로'
우정사업본부 노동자의 최근 3년간 (2011 2013) 재해발생경위내역 분석 보고서 '집배원 노동자를 중심으로'
 
2014 4 일터
2014 4 일터2014 4 일터
2014 4 일터
 
2014 4 일터
2014 4 일터2014 4 일터
2014 4 일터
 
[토론회] 2014년 서울디지털산업단지 저임금실태와 노동환경개선을 위한 국회 토론회
[토론회] 2014년 서울디지털산업단지 저임금실태와 노동환경개선을 위한 국회 토론회[토론회] 2014년 서울디지털산업단지 저임금실태와 노동환경개선을 위한 국회 토론회
[토론회] 2014년 서울디지털산업단지 저임금실태와 노동환경개선을 위한 국회 토론회
 
2014년 4월 건강권 사업 민주노총 조합원 교육자료
2014년 4월 건강권 사업   민주노총 조합원 교육자료2014년 4월 건강권 사업   민주노총 조합원 교육자료
2014년 4월 건강권 사업 민주노총 조합원 교육자료
 
2014 공공 산안법 활용 매뉴얼
2014 공공 산안법 활용 매뉴얼2014 공공 산안법 활용 매뉴얼
2014 공공 산안법 활용 매뉴얼
 
[2013] 경진여객 보고서
[2013] 경진여객 보고서[2013] 경진여객 보고서
[2013] 경진여객 보고서
 
2014 3 -_
2014 3 -_2014 3 -_
2014 3 -_
 

[2011]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 1.
  • 2. <연구진> 책임연구원 : 임상혁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연구원 : 공유정옥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김정수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류현철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이지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한인임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 3. 수면장애 실태조사 보고서 목차 <1부> ■ “저는 14년째 주야 맞교대 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 4 교대제 정의 : "교대제 VS. 건강" --------------------------------------------------------------------------------------------- 11 교대노동 실태 : "교대노동, 야간노동 누가 얼마나 하나?" ------------------------------------------------------- 12 “정부, 교대노동 실태파악에 나서다” --------------------------------------------------------------------------------------- 15 ■ “잠 못 이루는 사람들” ------------------------------------------------------------------------------------------------------------ 17 교대근무의 건강영향 : "뒤바뀐 시간, 무너지는 건강" -------------------------------------------------------------- 24 보도자료 : "'수면장애', 업무상 재해 최초 인정" ---------------------------------------------------------------------- 32 교대근무와 수면장애 : "수면장애는 직업병이다!" --------------------------------------------------------------------- 34 교대근무와 안전 : "음주운전보다 무서운 졸음운전! 야간노동은?" ------------------------------------------- 39 ■ “이런 얘기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 40 교대근무와 사회적 건강 : "교대제로 무너지는 일상" ----------------------------------------------------------- 42 ■ 교대노동으로 인한 수면장애 대처법 : "꿈꾸는 밤"을 위하여! ------------------------------------------ 44 ■ 수면장애 자가 진단 : "당신의 잠은 안녕하십니까?" --------------------------------------------------------- 46 ■ 금속노조 문길주 노동안전보건실장 인터뷰 -------------------------------------------------------------------------- 48 ■ 부록 : 업종별 야간근로 및 교대제 유무 등 ------------------------------------------------------------------------ 50
  • 4.
  • 5. <2부> ■ 금속노조 수면장애 실태조사 결과 --------------------------------------------------------------------------------- 58 서론 59 1. 조사 목적 59 2. 조사 대상 59 3. 조사 방법 59 4. 통계 분석 60 본론 61 1. 기초적인 인적사항 61 2. 근무형태 및 근무시간 66 3. 수면장애증상 및 관련 질환 71 1) 평소 수면 습관 71 2) 주간졸림증 77 3) 불면증 78 4) 수면 장애 관련 지표 점수 79 5) 교대근무와 수면장애 81 6) 여타 요인과 수면장애 85 7) 기타 건강과 안전문제 90 4. 교대제 개선 요약 및 결론 설문지 95 99 101
  • 6. <사진제공 = 금속노조 선전홍보실> “저는 14년째 주야 맞교대를 하고 있습니다.” “장례식장에서 밤 새보셨을 거예요. 저도 도 아니고... 친구들 장례식에서 밤 샐 때가 있는데, 그 밤에는 사람이 자야하는데 몸을 움직여 렇고 나면 다음날 시체처럼 자게 되거든 서 일을 한다는 거 자체가 부담이 되는 거 요. 야간근무에 적응이 된 사람도 하루만 죠. 잠을 안자서 리듬이 깨지기도 하겠지 밤새도 그 다음날 시체처럼 자는 거죠. 야 만, 작업하면서 밤을 새면 몸이 얼마나 더 간에 일하는 사람들은, 상가 집에서 앉아 힘들겠어요. 생각해 보세요, 그게 쉬운 일 서 얘기하고 술 먹을 시간에 작업을 해야 인가요.” 하는 상황이거든요. 낮에 잠을 잘 자는 것 4
  • 7. 김씨가 교대노동을 시작한 건 14년 전이 “우리 집 커튼은 두꺼워요” 다. 주간조일 때는 아침 8시 반 출근-잔업 사람의 생체리듬이 스위치를 올리고 내 두 시간-오후 7시 반 퇴근. 야간조일 때는 리듯 근무에 맞춰 바뀌지 않는 것은 당연 밤 10시에 출근해서 두 시간 잔업을 하고 한 일. 당장 한 주는 주간에, 한 주는 야 아침 8시에 퇴근한다. 간에 근무해야 하는 그의 ‘잠’이 걱정스러 잔업 두 시간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 웠다. 다. 하루 네 시간까지 잔업을 하던 때가 “야간근무 끝나고 주간근무 들어가잖아 있었다. 그러다 사고가 발생했다. 밤 근무 요. 그러면 한 수요일까지는 밤에 잠이 잘 를 하고 퇴근하던 동료가 차 안에서 숨진 안와요. 원래 밤에 깨어있던 사람이니까... 것이다. 과로사였다. 젊었던 또 다른 동료 어떨 때는 새벽 1시~2시에 지쳐서 자게 되 는 집에서 잠이 든 후 다시는 깨어나지 못 죠. 술을 즐겨먹는 편이 아닌데, 자기 위해 했다. 술을 먹고 술기운에 자게 되는게 반복이 “제가 회사가 들어와서 최고로 잔업을 돼요. 주간근무에서 야간근무로 들어갈 때 많이 했을 때 140시간을 넘게 해 본적이 도 2~3일 정도 리듬이 그렇고요. 몸이 바 있어요. 정규 일하는 시간 외에요. 저보다 로바로 돌아오지 않아요. 수요일 넘어서 도 일 많이 하시는 분들도 꽤 있었고요.” 목요일, 금요일 되면 리듬이 좀 돌아오지 초장시간 노동으로 과로사와 같은 사고 가 자주 발생하자 노동조합 차원에서 잔업 을 80시간 이하로 규제하게 되었다. 요.” 그나마 주간근무 때는 7시간에서 8시간 정도 잘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하는 김씨. “3~4년 정도 됐어요. 말이 많았죠, 이거 물론 주간근무 후 7-8시간을 자게 되기까 하면서. 나이 드신 분들은 ‘좀 더 벌어야 지 2-3일의 시간이 필요하다. 2-3일의 시 하지 않느냐’고 하시고... 저희는 주40시간 간이 걸려 주간근무 후에 잠을 잘 수 있게 이어서 토요일, 일요일을 쉬잖아요. 그런데 되어도 2-3일이 지나면 다시 야간근무를 사람들이 쉬라고 만들어 놓은 주말에 또 위해 리듬을 바꾸어야 한다. 그나마 낫다 일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토요일에 특근 는 주간근무를 할 때도 제대로 잘 수 있는 을 없앴고 지금은 토요일 특근을 안 해요. 날은 몇 일 안 되는 것이다. 이것도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에요. 토요 야간근무가 끝나고 집에 돌아와 다음 근 일 특근이 없으니 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 무를 위해 훤한 대낮에 잠을 청하는 일은 황이 됐어요.” 고역이다. 수면시간은 보통 4시간을 넘기 이전보다는 단축되었지만 80시간의 잔업 과 일요인 특근이라는 장시간 노동이 계속 지 못하고 이 4시간조차 제대로 자지 못한 다. 되고 있는 현장. 장시간 노동에 주야 맞교 “밖에서 하는 소리가 다 들려요. 계속 대로 일해야 하는 그의 삶은 어떤 모습일 뒤척거리는 거죠. 그런데도 어떻게든 다시 까? 잠들어 보려고 누워 있는 거예요. 허리도 5
  • 8. 아프고, 이미 잠은 깨어 있는데 누워 있는 것이 당연한 아이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혼 느낌 아시죠? 깊이 잔 적은 없는 거 같아 내고, 혼난 아이들이 풀 죽어 있는 모습을 요. 술 먹으면 좀 깊이 잘까...” 보는 것이 그는 마음 아프다고 했다. 그의 집 커튼이 두꺼운 것은 낮에 좀 자 나의 아버지도 교대 노동자였다. 나의 보려는 노력이었다. 좀 어둡게 해야 잠을 기억 속 아버지는 야간노동을 마치고 집에 잘 자게 하는 호르몬이 나온다는 얘기를 돌아와 자다가, 거실의 목소리가 조금 커 들은 김씨는 커튼을 두꺼운 것으로 바꾸었 지면 안방에서 나와 벌게진 눈으로 소리를 다. 그러나 도움은 안 되는 것 같다고 김 지르곤 했다. 친구들을 집에 데려온 기억 씨는 말한다. 커튼 따위로 낮과 밤을 바꿀 이 거의 없다. 나의 어릴 적 기억을 김씨 수 없다는 것은 김씨도 알고 있다. 이 두 와 주고받으며 그는 아이들의 어린 시절에 꺼운 커튼은 잠을 자지 못하는 그의 고통, 자신이 어떻게 기억될지 걱정된다고 했다. 그 커다란 그림자의 한 귀퉁이일 뿐이다. 그래서 그는 애쓰고 있었다. 평일에 가 족들과 시간을 보내지 못하니 그를 보충하 “애들이 컴퓨터 하는 것은 싫지만...” 기 위해서 휴일은 가족과 함께 하려고 하 남들은 움직이는 낮에 그는 자려고 눕는 는 것이다. 다. “금요일 날 야간 들어가서 토요일 날 아 “밖에 일어나는 상황이 다 들려요. ‘애들 침에 끝나는데 그 때 가족들하고 야외활동 뛰는 구나’ 생각하면서 조금씩 화가 나요. 도 좀 하고 그랬었죠. 그런데 그걸 안 하 소리가 조금씩 커지면 ‘좀 참자’ 하다가 더 게 된 계기 있어요. 토요일 아침에 일 끝 화가 나면 문 열고 나가서 뭐라고 하고요. 나고 애들하고 밖에 나갔는데 제가 짜증을 보통은 애들 엄마가 애들을 데리고 밖으로 너무 부리는 거예요. 피곤하니까 눈은 슬 나가요. 놀이터에 가던지, 다른 집에 놀러 슬 감기고요. 저녁으로 가면 갈수록, 애가 가던지 하는 식이 되요. 비가 와서 못나가 말썽부리거나 했을 때 짜증을 더 부리게 는 상황이 되면 애들 단속을 꽤 많이 해 되더라고요. ‘웬만하면 잠 안자고 밤에 자 요. 설거지도 조심스럽게 하고, 저희 집 안 자’, ‘토요일이니까 가족하고 지내고 밤에 방 바로 옆에 세탁기가 있는데, 세탁기도 푹 자면 되지’ 하는 생각으로 계속 버티면 못 돌리죠, 제가 자야하는 상황이면. 그 어 되겠지 했는데 저녁으로 갈수록 짜증이 더 린 애한테 컴퓨터를 시켜요. 애들 보는 동 느니까 아내가 그냥 자라고 하더라고요.” 영상들을 틀어주는 거죠. 왜 그랬겠어요, 그거라도 틀어놓으면 애들이 조용하거든요. ‘푹 한 번 자보고 싶다’는 바램 저는 애들이 컴퓨터 만지는 거 별로 안 좋 김씨는 가끔 ‘푹 한 번 자보고 싶다’고 아하는데 컴퓨터 보고 있으면 애들이 조용 느껴지면 스스로를 극한의 상황으로 몰고 하니까, 그래야 아빠가 자니까.” 간다고 했다. 여섯 살, 네 살, 두 살. 재잘재잘 떠드는 6 “아예 안 자 버리는 거죠. 아예 안자고
  • 9. <사진제공 = 금속노조 선전홍보실> 야간 들어가면 몸이 아주 녹초가 될 거 아 잖아요. 그럼 토요일, 일요일 이틀을 쉬는 니에요. 누워봐야 제대로 자는 거 같지도 데 야간 근무가 일요일 저녁부터 들어가 않으니 몸을 아주 극한의 상태로 가게 해 요. 원래는 월요일부터인데 일요일 밤에 서 KO되게 하는 거예요. 그렇게 하면 잠 특근을 하니까, 특근 들어가려면 낮에 좀 을 푹 자기는 해요. 근데 별로 좋은 방법 쉬어야죠. 그 때는 가족들과 같이 뭘 못해 같지는 않아요.” 요. ‘나 좀 누워 있을게’ 하고요. 이틀 쉬 ‘푹 자보고 싶다’는 14년차 교대 노동자 는 거지만 일요일 밤에 특근을 들어가니 김씨의 말은 누군가에게는 상상조차 못할, 정작 일요일에는 외부활동 자제 하게 되고, 바램이라고 말하기조차 민망한 것이기도 최대한 집에서 쉬고 그러다가 출근하게 되 하다. 죠. 낮잠 정도 자고.” 다음 날 푹 자기 위해 오늘 잠을 안자고 이틀의 휴일, 몸은 사업장을 떠나있지만 버틸 때가 있다는 김씨. 그도 알고 있듯 그 시간에 대한 계획은 자본에 빼앗겨 있 그건 잠이 아니다. 는 것이다. 한 주씩 근무가 바뀌니 다음 주 근무를 위해 이번 주를 조율해야하는 것도 매주 쇳물 작업 그리고 야간노동 벌어지는 일상이다. 그는 1.5톤 쇳물 녹이는 작업을 한다. 모 “주간에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근무하 자란 잠 때문에 아차사고는 없을까 걱정했 7
  • 10. 더니 ‘위험작업을 하기 때문에, 아무리 졸 려도 그 뜨거운 쇳물 앞에서 졸 일은 없지 않겠냐’고 한다. “작업 중에 쇳물이 튀어서 화상을 입게 되죠. 쇠를 끓이면 이물질이 위에 뜨는데 긴 봉으로 그걸 제거해야 하거든요. 긴팔 입고 작업하는데, 작업하다 ‘좀 뜨겁구나’ 하고 나중에 ‘왜 간지럽지’해서 봤더니 피 부가 이만큼 부풀어 오른 거예요. 열 때문 에 그래요. 저희가 천 오백도 정도에서 끓 이니까 그냥 열 때문에요. 보호 장구를 하 긴 하지만 수시로 약간의 화상 정도는 입 어요.” 잠깐의 졸음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 는 작업. 팽팽한 긴장을 유지해야하는 높 은 노동 강도와 교대노동은 그의 몸 어딘 가를 갉아먹고 있을 것이다. <사진제공 = 금속노조 선전홍보실> 그의 건강을 물었다. “제가 고혈압에 당뇨가 있고, 간이 안 셨다고 하더라고요. 그 사람 인터뷰 보니 좋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요. 약을 먹 까 ‘나도 저렇게 좋아질 수 있는 거야’하는 고 있는데 보통 약을 먹으면 조절이 되어 기대도 생기더라고요.” 야 해요. 보통 혈압으로만 보면 일반 사람 그러면서 김씨는 ‘밤에 일을 안 하게 되 은 120에서 80정도인데, 제가 약을 먹고 면 수입은 줄겠지만 그것을 감수하고서라 있으니 130에서 90선을 유지해야 하는데 도 야간노동 폐지는 충분히 쟁취할 만하 주간 근무 때 가서 체크해 보면 그 정도 다’고 말을 이었다. 되요. 그런데 야간근무 끝나고 아침에 가 면 그걸 좀 넘어요. 140에서 100이 나온다 “돈 좀 못 벌어도 괜찮아, 여보” 던지 하거든요.” 김씨는 주야 맞교대 노동에 대해 사람들 얼마 전 시사프로 2580에 주간연속 2교 마다 생각이 다르다고 했다. 고등학교나 대제를 실시하고 있는 두원정공 노동자의 대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사람들은 ‘내 인터뷰가 나왔다. 그 인터뷰를 보고 김씨 가 좀 힘들어도 야간에 일해서 돈을 더 벌 는 새로운 기대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었으면’하는 생각이 많다는 것이다. “인터뷰 하신 분 보니까 몸이 안 좋으셔 “주간연속2교대제 해도 돈 똑같이 준다 서 약도 드시고 하셨다는데, 많이 좋아지 고 하면 야간에 일 하고 싶을까요? 그냥 8
  • 11. 주간에 일하고 싶지. 그분들은 가족들하고 자고 싶다고’ 계속 그러는 거예요. ‘쌍놈의 같이 하고 싶지 않을까요? 오래 못산다고 회사, 이거 때려치워야 하나’하는 생각이 하는데, 평균수명이 13년 줄어든다고 했잖 들죠. 저도 엘리베이터 타면서 울고 그래 아요. 그 분들은 그런 거 모르시겠어요. 돈 요. 가슴이 제일 아플 때에요. 애들이 크면 때문에 그러는 거지...” 덜 찾을 텐데 애들이 아직 고만고만하니까 주간연속 2교대제 이야기가 나올 때 김 저를 많이 찾죠. 제가 주간근무 때 집에서 씨는 아내에게 물었다. 야간근무가 없어지 자려고 누우면 한 놈은 왼쪽 팔에 와서 눕 면 임금이 좀 차이 나게 될 텐데 괜찮겠냐 고 한 놈은 오른쪽 팔에 와서 눕고, 그렇 고. 그랬더니 그의 아내는 ‘당신 몸도 아프 게 재우다 보니까 저녁이 되면 ‘아빠 옆에 고, 애들이나 육아 이런 걸 생각해 보면 서 자야 되는데’ 하고 저를 붙잡아요. 그런 돈 좀 못 벌어도 야간 안 들어가면 좋겠 상황이 꽤 오래 됐어요.” 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울고 김씨도 속상해하니 그의 김씨는 처음에 주간연속 2교대 이야기가 아내는 아이들은 잠깐 그럴 뿐, 아빠가 눈 나올 때 반대하는 마음이 컸다고 한다. 그 앞에서 사라지면 잘 논다고 했다. 하지만 런데 반대하는 이유가 예상 밖이었다. 이 말은 남편을 배려한 아내의 거짓말이었 “주간 근무 하면 집에서 애들 얼굴 잠깐 보고 재우게 되잖아요. 그런데 야간근무 다. 출근해서 집으로 전화해보니 아이들은 아직도 울고 있더란다. 들어가면 아직 애들이 유치원에 다니니까 그는 돈을 조금 덜 받더라도 가족과 함 일찍 오잖아요, 그러면 놀아줄 수 있는 시 께 하는,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을 원한다 간이 많거든요. 제가 잠을 좀 못 자게 되 고 했다. “막내 시집갈 때까지, 손자들하고 기는 하지만. 그래서 야간근무가 좋은데 오래 살고 싶어요. 제 생각에 지금 제 몸 왜 야간을 없애려고 할까, 생각했어요. ‘주 상태에 오래 살 거 같지 않거든요. 오래 간 2교대제 들어가면 애들하고 놀아 줄 시 살아서 우리 예쁜 애들 오래 보고 싶어요. 간이 더 없는 거 아니야’ 하고.” 아이들하고의 생활이 가장 절실해요. 야간 김씨는 여섯 살, 네 살, 두 살인 세 아이 근무 끝나고 와서 자다 보면 짜증이 조금 들의 아버지이다.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씩 쌓이다가 빵 터져서 밖에 나가서 애들 남다른 그는 야간노동을 하면서 아이들과 한 대 두드려 패고 조용하라고 혼내고 들 떨어져야 하는 고통을 중요하게 꼽았다. 어와서 누워가지고, ‘왜 그랬을까’ 후회도 “야간 출근하려고 딱 옷을 갈아입죠? 그 되고 토요일에 퇴근하고 애들하고 놀아주 때부터 난리가 나요. 가지 말라고. 큰 애는 려고 놀이동산 가서는 애들 혼내고 돌아오 ‘아빠랑 자고 싶은데’ 하면서 바지를 붙잡 는 상황이 되니까요” 고 그래요. 엄마가 문 열고 ‘인사해야지’ 그는 바라고 있다. 야간노동이 없어져 하면 눈물을 확 터트려요. ‘아빠랑 자고 싶 아이들의 예쁜 모습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은데, 자고 싶은데. 자고 싶다고, 아빠랑 늘어나기를. 9
  • 12. 비슷한 사정의 동네 사람들 겠죠. 저도 어디서 주워들은 얘기인데 하 김씨의 아파트에는 같은 회사 사람들이 루 야간하면 그 리듬을 찾는 데 이틀이 걸 많이 산다. 김씨가 사는 층에 있는 여섯 린다고 하더라고요. 이게 맞는 얘기다 싶 집 중 네 집이 같은 회사 사람들이다. 게 은 게 주간근무 끝나고 야근근무 들어가면 다가 조도 같다. 다시 말해 야간근무 들어 적응하는데 2~3일의 시간이 필요하고 반대 가면 네 가구에 남자가 없다. 의 경우에도 그렇고, 이건 뭐 적응이라는 “하루는 아내가 그러는 거예요. ‘이러다 게 절대 없어요.” 가 밤에 도둑 들어오면 어떻게 해? 남자가 하나도 없는데.’ 그래서 농담으로 같은 라 14년을 한 주씩 번갈아가며 주간과 야간 인 사람들에게 ‘우리 조 좀 바꿀까요? 섞 노동을 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나는 모 어서?’ 했다니까요. ‘이 아파트 저쪽 라인 른다. 하지만 생생한 그의 말에서 그의 고 은 남자들이 야간에 다 없어진다’, 우리 상 통이 느껴진다. 황을 아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면 와이프 는 겁이 나는 가 보더라고요.” 수영을 배우겠다고 강습을 끊는 일이 주 야맞교대 노동을 하는 그에게는 불가능한 낮에 집에서 잠을 청하다 도저히 안 되 것임을, 잠을 자기 위해 야간근무 후 해장 겠다 싶어서 막내를 유모차에 태워 나가면, 국집에서 얼른 소주를 입에 털어 넣고 집 김씨처럼 잠을 이루지 못하는 회사 사람들 으로 향하는 동료들의 지친 걸음을, 새벽 을 만난다. “큰 애들 있는 사람들은 자전 4시가 되면 뭘 쳐다보는 건지도 모를 때가 거에 태우고 나오기도 하고 다들 저처럼 있다는 그와 그들의 노동을 기억하며 다시 잠 못 자는 사람들이 집 밖에 나와있는 거 소리 내어 말해 본다. 예요.” “절대 적응이라는 게 없어요” 교대노동 14년차인 그의 몸은 주야맞교 대에 완전히 적응되었을까. “제가 야간근무 한지 13년 정도 되었는데 야간 근무는 절 대 적응이라는 게 없어요. 야간근무한지 20년 됐다고 해서, 야간근무 할 때 팔팔하 고 쌩쌩하고 잠도 안자도 된다거나, 아침 에 퇴근하고 집에 가서 푹 잘 수 있고, 하 는 건 없어요. 야간 1년차든, 10년차든, 30 년차든 적응이라는 것을 절대 할 수 없어 요. 안 해봐서 모르겠지만 항상 야근근무 만 하면 적응될까요? 그것도 당연히 안 되 10 “밤에는 자야한다.” ■
  • 13. “교대제 근로는 근로자에게 생리적. 인간적, 문화적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의 생산 공정상의 특수성이나 사업의 공공성에 의한 경우가 아니라 기업채산성을 이유로 한 경우까지 교대제 근로에 의한 심야작업을 허용할 수 없 다”는 노동부의 해석이 무색하게도 자본의 이윤을 위한 심야노동과 교대제는 우 리사회에 만연해있다. 최근 교대노동자의 수면장애와 업무의 관련성을 법원이 인정한 바 있으며, 심 야노동을 포함한 교대근무의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에 금속노조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노동환경건강연구소와 함께 자동차업종을 중 심으로 교대근무 노동자들의 수면장애를 포함한 건강영향에 대해서 조사 ․ 연구하 였으며 이 보고서는 그 결과물이다. ■ 교대제 VS. 건강 통상적으로 하나의 업무를 여러 명이 차례로 이어서 근무하는 방식을 교대근무제(shift work)라고 불러왔다. 인체의 고유한 주기리듬을 파괴하는 교대근무제 특히 야간노동을 포 함한 교대근무는 노동자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유방암을 포함하 여 암을 유발할 가능성도 알려지고 있다. 노동시간에 대한 자본의 기획이 다양하고 복잡한 양상을 띠면서 다양한 비정형적인 노 동형태가 늘어났다. 그런데 이러한 비정형적인 근무 형태로 일하는 노동자들이 겪는 여러 가지 문제들은 그동안 교대근무로 인한 문제들로 지적되어 왔던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문제들과 다르지 않음이 알려졌고 서구에서는 교대제를 ‘정상적인 낮 시간 이외에 이루어 지는 노동’으로 확장해 정의하고 있다. ‘정상적인 낮 시간의 근무’란 일주일 중 월요일부터 금요일 사이, 하루 중에는 오전 7시에서 오후 7시 사기의 노동을 말하며, 하루 8시간 및 주 40시간 이하, 그리고 정상적인 식사 시간 및 휴식시간을 제외하고는 연속적으로 이루어 지는 근무를 말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교대제를 지극히 좁은 의미로 해석하 고 있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한국 사회의 노동자 상당수가 교대제로 인해 건강을 훼손당 하고 있음에도 문제의 규모를 과소평가하거나 혹은 개인적 문제로 치부하게 만들게 되는 것이다. ■ 11
  • 14. 국내에서 교대제 근무 실태에 대한 포괄적이고도 신뢰할 만한 연구결과는 최근까지 부재한 상황이었다. 최근에 들어서야 유성기업 파업과정에서 교대노동의 문제점이 드러 나고 주간연속2교대제 등 제도적 개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자 노동부에서 2011년 전업종의 교대노동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여 발표한 바 있다. ■ 교대노동, 야간노동 누가 얼마나 하나? 최근까지 교대제 현황에 대해 부분적으 사하고 있는 한국노동패널조사, 2006년과 로나마 파악이 가능한 자료들로는 노동부 2010년에 각각 진행된 근로환경조사 등이 와 한국노동연구원 등에서 2002년, 2003년 있다.(부록 참조) 및 2007년에 산업별 및 기업규모에 따른 각각의 조사들은 조사방식에 따라 비교 교대제 여부 및 형태에 대해 조사한 바 있 적 큰 편차를 보이고 있었으며, 국내 교대 는 근로시간 실태조사, 1998년부터 5,000가 노동의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는 데는 여러 구를 표본으로 매년 진행되고 있으며 교대 가지 제한점이 있었다. 포괄적이면서도 면 제 실시유무와 형태에 대해서 간략하게 조 밀한 조사를 통해서 실태를 파악하는 것이 12
  • 15. 필요함에도 최근까지 정부의 관심은 거의 없었던 상태이다. 시사한다. 자동차제조업의 경우는 2002년 조사에서 교대제를 실시하는 기업이 47.0%였으며 교 대제 실시기업의 100%가 2조 2교대를 시 근로시간 실태조사 행하고 있었으며 야간노동은 61.3%의 기업 노동부의 근로시간 실태조사에 따르면 에서 시행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2003년 2002년에 전체 기업 중 39.9%에서 교대제 조사에서는 교대제를 를 실시하고 있으며, 44%의 기업에서 야 34.8%, 이중 2조 2교대가 87.5%로 나타났 간근로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교대제 으며, 심야노동을 하는 경우는 43.5%였으 실시 기업 중 2조 2교대가 46.5%로 가장 며, 2007년의 경우에는 교대제를 시행하는 높게 나타났다1). 2003년의 조사에서는 전 경우가 체기업 중 24.3%에서 교대제를 실시하고 97.6%, 심야노동은 41.67%가 시행하는 것 있으며, 21.6%에서 심야근로를 실시하고 으로 조사되었다. 41.7%, 시행하는 이중에서 기업이 2조2교대는 있으며, 교대제 실시기업 중에는 2조 2교 대가 50.6%로 가장 높았고, 2007년의 경우 노동패널조사 에는 교대제를 실시하는 기업이 11.2%, 심 야근로는 16.5%에서, 교대제 실시기업 중 노동패널조사는 한국노동연구원이 노동 에서는 2조2교대의 근무가 64.3%로 가장 부의 지원을 받는 한편 자체 예산도 일부 높게 나타났다2). 전반적으로 100인 이상의 투입하여 실시하는데, 1998년에 5,000가구 사업장에서 교대제 실시비율이 높고 사업 를 표본추출 하여 제1차 조사가 이루어진 장의 규모가 작은 경우에 2교대 근무가 규 이후 매년 조사가 실시되고 있다. 교대제 모가 커질수록 3교대 근무가 많은 것으로 와 관련하여서는 교대제 실시 여부와 교대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교대제의 실시 제의 형태 및 주기에 대한 설문항을 포함 기업체의 하고 있다. 비율이 각각의 연구에서 11.2%-39.9%까지 큰 편차를 보이는 것은 2007년 노동패널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 표본의 선정 및 가중치의 부여 등에 있어 대제가 이루어지는 곳에 근무하고 있는 사 서 적용 기준이 상이함으로 인해 단순 비 람은 전체의 10.5%였으며, 남성(12.5%)이 교가 어려운 측면이 있음을 감안해야 할 여성(7.8%)보다 많았다. 교대제를 할 경우 것이며 비교 가능성의 문제에 대한 고려를 대부분이 통한 엄밀한 연구가 추가적으로 필요함을 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맞교대제(2조2교대제)하에서 근 1) 노동부 근로기간실태조사(2002.11), 한국노 동연구원 2) 노동부. 실 근로시간 단축 저해요인 분석 및 향후 개선과제 마련을 위한 연구(2007.11).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13
  • 16. 교대근무의 형태로서 가장 흔한 것은 규 근로환경조사 칙적 2교대로 38.4%가 해당하였으며 다음 2010년 근로환경조사 결과 교대근무를 이 규칙적 3교대로 23.1%, 24시간 격일근 하는 비율은 2006년의 7.2%에 비해 2010 무는 13.4%였다. 교대근무 형태에 있어서 년 8.2%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여 성별 차이가 가장 크게 나는 경우는 24시 성의 5.9%에 비해 남성이 9.8%로 교대근 간 격일 근무로 남성 교대 근무자의 무를 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 17.6%가 이러한 교대근무를 하고 있는 반 다. 연령에 따라서는 15∼19세가 교대근무 면에 여성에서는 3.8%만이 해당하였고 불 를 하는 경우가 26.7%로 가장 많았으며 규칙 교대근무는 반대로 남성에서 1.7%였 30대가 5.7%로 가장 낮았다. 피고용자의 으나 여성에서는 6.3%로 상대적으로 높게 10.9%가 교대근무를 하는 경우가 가장 많 나타났다. 연령에 따라서는 60세 이상에서 았고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교대근무 는 절반 이상이 24시간 격일 근무를 하고 를 하는 비율이 0.6%로 가장 적었다. 장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어업 숙련종사 치, 기계조작 및 조립종사자가 교대근무를 자와 관리자는 상대적으로 평일 분할 교대 하는 비율이 가장 높아서 24.3%가 해당하 근무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 각각 52.4%와 였으며 업종에 따라서는 광업(64.8%), 운 16.0%가 해당하였다. 군인은 불규칙 2교대 수업(22.4%), 가 가장 많아서 34.0%가 해당되었다. ■ 사업시설관리, 사업지원 (18.7%), 예술, 스포츠, 여가(17.3%)업이 교대근무를 하는 경우가 많은 업종으로 나 타났다. 14
  • 17. 정부, 교대노동 실태파악에 나서다 2011년 유성기업의 야간노동과 교대제의 문제가 사회적 관심사로 대두되고, 그동 안 제대로 된 교대제 실태조사가 없었다는 비판이 일자, 고용노동부는 2011년 6월 한 달 간 상용근로자 10인 이상의 회사법인 기업체(3,414개 표본)를 대상으로 조사한 ‹근로시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사업체노동력조사’(매월) 및‘고용형태별 근 로실태조사’(연1회)는 단순히 근로일수 및 근로시간만 조사하고 있어 근무형태·휴가 사용 등의 현황을 파악하기 곤란하여, 매년 1회 시행되는 기업체 노동비용조사의 추 가조사의 형태로 실태를 파악하기로 한 것이다. ■ <근로시간실태조사 조사항목> 실태조사 결과 우리나 라 전체 기업 중 15.2%가 교대제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중 2조2교대제가 63.5%, 3조 3교대제 12.8%, 2조격일 제가 12.4% 전기·가스· 증기 및 수도사업(52.5%), <전체 산업과 자동차 제조업의 교대제 비교>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36.1%), 운수업 (35.7%), 숙박·음식점업 (34.0%) 순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은 22%가 교대제를 활용하고 있으며 교대제를 활용하고 있는 기업에서 교대근무조(상용근로자 기 준)의 주당 실근로시간은 45.6시간으로 이는 ‘11.6월 현재 임금근로자 전체의 15
  • 18. <교대제 도입 비율 및 형태(2011, 노동부)> 주당 근로시간인 41.3시간에 비해 4시간 가량 긴 것으로 조사되었다. 간 이상 장시간 근로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고 자동차업계의 2조2교대는 대부 자동차 제조업의 경우에는 43.7%의 기업 분의 완성차 및 부품업체가 심야 근로(24 이 교대제를 활용하고 있으며 이 중 2조2 시∼06시)를 포함하는 주야2교대로 운영되 교대제가 90.7%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 고 있어 이같이 근로시간이 긴 것으로 보 다. 교대근무조의 주당 실근로시간은 51시 인다고 분석하였다. ■ 간으로 전체 임금근로자에 비해 주당 10시 16
  • 19. <사진제공 = 금속노조 선전홍보실> “잠 못 이루는 사람들” 조선후기, 학자 이규경은 '오주연문장전 고문방법 중 하나가 ‘잠 안 재우기’ 였으니 산고'라는 책애서 어떻게 매를 길들이는 잠을 못 잔다는 것은 사람에게 큰 고통인 지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조선에서는 것은 분명하다. 중국과는 달리 '잠 고문'을 통해 매를 길들 인다고 한다. 산에서 잡아온 매를 새장 안에 가둔 후, 여기,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이 있다. 잠 한 번 제대로 잤으면 좋겠다고 하소연 하 는, 주야맞교대 노동자들이다. 20여 일 가량 잠을 자지 못하도록 고문하 다 보면 매가 사람 말을 고분고분하게 듣 교대노동 22년차 J씨 게 된다는 것이다. “야간근무를 하고 와서 아침 10시 반이 ‘매 길들이기’까지 가지 않아도 역사 속 나 11시에 자서 12시 반에 일어나요. 점심 17
  • 20. 먹고 누워서 뒤척 뒤척 거리다가 오후 3시 라고요. 자꾸 깨는 것은 소음도 있겠고요, 쯤에 또 일어나요. 야간근무 때는 별로 못 아무리 커튼을 치고 뭐해도 약간의 환한 자요. 3~4시간 정도. 부족한 잠은 야간 들 빛도 있고, 그게 제일 크지 않나 싶고요. 어와서 물량 올려놓고 쪽잠자고요. 이렇게 어떤 때는 많이 잔거 같은데도 기껏해야 1 쪽잠 자고 하다 보니 항상 졸리는 경우가 시간, 다시 또 잠들고 다시 또 깨고.” 많죠.” 잠을 제대로 못자니 일을 하다가도 눈이 그는 야간조일 때만이 아니라 주간조일 감긴다고 했다. 그래서 일을 하기 위해 K 때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밤 11시 씨는 커피를 많이 마신다고 했다. 몇 잔이 에 잠들어 새벽 3시 반이나 4시에 깰 때도 나 먹는지 물었다. 있다는 J씨는 “수면의 질은 떨어져요. 주 “하루에 열 잔 정도 먹어요.” 간근무 할 때에도 새벽에 꼭 한번 깨게 되 더라고요. 야간근무 뛰면 주간에 자다보니 교대노동 22년차 K씨 까 쪽잠자고... 그 여운이 남는 거죠. 야간 “주간이고 야간이고 보통 1시쯤 자요. 에 자꾸 깨게 돼요. 한번 깨고 나면 잠들 4~5시간 밖에 못자는 거죠. 그런데 잠을 기가 힘들죠.” 라고 말한다. 제대로 못자요. 선풍기 30분 맞추고 자는 J씨는 주변 사람이 교대노동을 하겠다고 하면 말리겠단다. 데 그동안 잠이 못 드는 거죠. 지난번에는 선풍기를 2시간 맞춰 놨는데, 아무래도 이 “말리겠습니다. 저는 말리겠습니다. 제가 상해서 일어나 보니 선풍기가 꺼져있는 거 해 보니까 ‘이건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이 예요. 정신이 이상한거야... 사람이 자야 들어요. 연구 자료도 있지만 수명이 10년 하는데 못자니까. 다시 선풍기 2시간 돌려 에서 15년 단축된다고 하더라고요. 잠을 놓고 자니 새벽 3~4시 정도 되는 거 같더 잘 시간은 자야 하는데 잠을 못자는 거 자 라고요.” 체는 문제가 있는 거죠. 남들 잘 때 나도 잠을 제대로 못 잔지 오래되었다는 K씨. 자고, 일할 때 일하고 그런 삶을 살라고 나이가 들면서 잠들기는 더 어려워졌다. 말하고 싶습니다. 야간 노동 하면 수명이 어떤 이는 술 먹으면 곯아떨어진다는데 K 줄어든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황당했어요. 씨는 맥주 한 캔만 먹어도 잠 들기가 더 ‘야, 이거 퇴사 전에 뒈지는 거 아니야?’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 “하 억울했죠.” 긴... 술 안 먹어도 못자긴 하죠.” K씨는 작업 특성상 기계가 가동되는 동 교대노동 8년차 K씨 안에는 쉴 수가 없다. 12시간을, 세우지 못 “야간 근무 하면서 낮에 잠을 자게 될 하는 기계에 맞춰 K씨는 일하고 있다. 경우 숙면이라고 해야 할까요, 처음부터 “야간 때는 12시간 근무를 밤새서 하거 안 깨고 바로 자는 건 별로 없더라고요. 든요, 눈 한 번 깜박하지 않고 일해요. 다 2~3시간에 한 번씩 깨고 이런 경우가 많더 른 부서는 물량 올려놓고 쉬면되는 데 저 18
  • 21. <사진제공 = 금속노조 선전홍보실> 희 부서는 그게 없어요. 저희는 뽑으면 바 라도, 어쨌든 잘 수 있으니 다행이라 했다. 로 완제품이기 때문에 그럴 시간이 없어 하지만 이렇게라도 잠을 자기 위해 지켜 요. 간혹 일이 없을 때나 좀 쉬는 거지, 그 전에는 하나도 못 쉬어요. 계속 풀로 돌아가기 때문에.” 꼼짝하지 않고 12시간 동안 엉덩이 붙일 시간도 없이 일한다는 K씨. 그 고된 노동 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야하는 그만의 원칙이 있다. “야간근무 끝나고 통근버스 타고 집에 가면 20분 걸리거든요. 그 때 그 순간에 자면 집에 가서 잠을 더 못자요.” 지쳐 쓰러져자는 잠이라도 자기 위해 K 씨는 20분을 안 자려 버텼다. “야간근무 끝나면 5시간 자체를 계속 자 결국 그는 병원을 가봐야겠다고 생각했 요. 주간근무 때보다 자기가 수월해요. 피 다. 종합검진 받아서 내가 도대체 무슨 문 곤해서 자는 거지 결론은. 일이 힘들면 그 제가 있는지 알아보려고 했다. 하지만 K씨 만큼 푹 잘 수가 있죠. 그런데 일이 편하 는 결국 병원에 가지 못했다. 아내와 딸 면 잠을 잘 못자요.” 하나, 혹시 내 몸에 정말 큰 병이라도 있 오랜 주야맞교대 노동으로 K씨는 제대 로 잠들지 못했다. 그런데 고된 야간노동 이 잠을 불러왔다. 그를 지쳐 쓰러지게 만 든 것이다. 그리고 그는 지쳐 쓰러진 것이 는 거면 어떡하나 싶어서. 잠을 자기 위해 하는 일에 어떤 것이 있 느냐 물었다. “잘 자보려고 하는 건, 낚시 밖에 없죠. 19
  • 22. 더 자고나서... 그리고는 잠들지 못해요. 그게 끝이에요. 하루 3시간~4시간 정도 자 는 거죠. 처음부터 잠을 못 잤어요. 그런데 그 때 는 젊어서 그랬는지 잘 못 느꼈어요. 3년 전부터 심하게 어지럽더라고요. 사내 병원 에 몇 번 갔죠, 라인에서 쓰러졌거든요. 바 깥에 있는 병원에 가도 별게 안 나와요. 라인을 타고 있는데 하늘이 삥 돌더라고 요. 눈을 감고 있어도 하늘이 도는 경우가 많아요.” 하도 어지럽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서 대학병원에서 MRI도 찍어봤다는 S씨. 병 원에서는 아무이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S씨는 여전히 잠을 잘 자지 못한다. 지금 은 항우울제를 먹고 있다. 효과가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안 먹으면 불안하다고 한 <사진제공 = 금속노조 선전홍보실> 다. 회사에서 또 쓰러질까 걱정된다고 말 했다. 월요일 야간근무 나올 때 일요일에 쉬잖아 아내는 일을 관두었다. 힘들어하는 S씨 요. 일요일에 밤낚시를 가요. 밤낚시 가서 를 살피기 위해서다. 아이들과도 놀아주지 밤새 낚시하고 나면 집에 가서 뚝 떨어져 못한 지도 오래되었다. 예전에는 운동도 요. 그렇게 출근할 때까지 자요. 이렇게 자 열심히 했는데 지금은 뛰면 어지러워서 숨 도 안 개운해요.” 쉬는 것 외에는 운동할 엄두조차 못 내고 푹 자본 게 언제인지 모르겠다는 K씨. 있다. “잠을 푹 자본 게 언제더라... 최근엔 없 “처음에 수면장애 느끼고 있을 때는 아 는데... 진짜 푹 자려면 술이 떡이 돼야 해 내가 막 뭐라 하더라고요. 무슨 남자가 그 요. 테이프가 끊겨야 해요. 덜 먹으면 못자 러냐... 그러다가 상태를 알고 나더니 이제 는 거예요. 정신이 못 이길 정도로 먹어야 는 이해해주는 편이예요. 애들은 아직 어 푹 자요.” 려서 내 이런 상태를 잘 모르죠. 애들은 대부분 아내가 관리하는 편이예요. 내가 교대노동 11년차 S씨 야근일 때는 낮에 쉬어야 하니까 어쩔 수 “밤 11시30분 쯤 잠들면 2시간 마다 깨 없이 애들을 학원으로 돌려요. 피아노, 보 요. 2시간 자고나서 깨면 1시간 반 정도 습, 뭐 이런 거 해서 저녁 6시에나 오게 20
  • 23. 만들어요. 나 때문 이예요. 규칙적이고 야간근무도 없으니까. 물론 철 내 몸이 힘들다보니 아내한테 ‘저리가 야농성도 있었지만 별 문제 없었어요. 중 저리가’하니까 아내는 ‘나만 보면 그런다’ 간에 깨더라도 다시 잘 자요. 다시 현장 고 해요. 다행히 아내가 성격이 활발한 편 내려오면서, 주야맞교대를 하면서 힘들어졌 이라 서운해 하기보다는 억지로라도 나를 어요. 주말까지 일하기도 하니까... 이런 데리고 나가려고 해요. 근데 나는 ‘네가 아 게 다 문제라고 보는데 야간근무가 제일 파봐야 내 맘 안다’ 그러고...” 큰 문제라고 생각해요. 갈수록 더 힘들어 그는 말했다. “교대근무 초기에는 지금보다는 잘 잤어 요. 가면 갈수록 더 나빠지고 있다고 생각 지는 거 같아요.” 현장에서 수면장애에 시달리는 것은 L씨 만이 아니다. 해요. 교대근무를 10년이 넘게 했는데 그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랑 비슷해요. 저보 럼 적응이 되어야 하잖아요. 근데 나는 안 다 더 심한 분이 있어요. 그 분은 회사에 그래요.” 있으면 제대로 적응을 못해요. 자주 휴가 내고 그래요. 잠 와서 일을 할 수 없다고 교대노동 11년차 L씨 조퇴하고 가요. 근데 집에 가면 또 푹 못 L씨는 한 두 시간은 뒤척여야 잠이 들 쉬는 거죠.” 수 있다고 했다. 잠들지 못하는 그는 낮에 무엇을 할까. “보통 주간근무 때는 저녁 9시에 자는데 “낮에 못자니까 낮 시간을 많이 활용해 새벽 1~2시 돼서 깨요. 그 이후로는 못자 요. 다음 달에 결혼식이 있는데 야간 근무 요. 밤 12시에서 새벽 1시 사이에 잠드는 하고 낮에 준비 다 했어요. 눈은 따갑고 경우도 있는데 이때도 중간에 깨요. 주간 피곤한데 잠이 안 오니 그냥 돌아다니면서 의 경우 많이 자면 5시간 정도 자고 보통 일 보는 거예요. 몸은 피곤한데 뭐 잘 수 4시간 정도 자는 거 같아요. 야간 근무 때 가 없으니까요.” 는 10시에 잠들면 오후 1시쯤 깨고 못자 요. 3시간 정도 자는 거죠. 자려고 애를 쓰 교대노동 9년차 P씨 는 시간이 더 길거예요.” 야간 근무 후 집에 돌아와 TV를 보면 잠을 자기 위해 암막커튼도 쳐보았다. 곧 잠이 들곤 했다. 그런데 TV가 더 이상 잡생각이 들어 잠이 안 오는 것도 아니다. P씨에게 수면제가 되지 주지 못하고 있었 멍한 상태로 그는 토끼 수 백 마리를 세고 다. 있었다. “야간근무 하고 와서 뒤척이다가 한 시 그는 조합에 있다 현장으로 들어간 지 간 정도 자고나면 다시 출근해야 할 시간 얼마 되지 않아 수면장애 증상이 나타나기 이에요. 그러니까 야간 때는 한 시간 자는 시작했다. 조합에서 근무할 때는 어땠을까? 거죠.” “조합에서 근무할 때는 밤에 잘 잤어요. 몸도 찌뿌둥하고 기운도 없고 피곤한 상 21
  • 24. <사진제공 = 금속노조 선전홍보실> 태가 계속되니 P씨는 월차를 내기도 한다. 교대노동 5년차 C씨 그런데 문제는 월차를 내고 집에 가도 잠 5년 전에 회사에서 교대근무 희망자를 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다. 모집했지만 다들 안 하려고 했다. 그러자 “집사람이 병원 가보라고 자꾸 그래요. 회사에서 파견직을 투입하겠다고 협박했다. 주간을 하고 와도 새벽 2~3시가 되어야 잠 누군가는 해야 할 상황이었다. 그래서 C 이 들어요. 그럼 세 시간 이상 자 본 적이 씨는 돈도 더 벌 수 있다고 위안하며 교대 없는 거 같아요. 일어나면 개운하지 않 근무에 자원했다. 돈은 주간근무 할 때에 고... 출근하고... 월차도 많이 쓰고 조퇴도 비해 3-40% 더 번다. 그리고 그는 ‘잠’을 많이 하고 그랬어요. 잃었다. 체력이 나쁘지 않았어요. 그런데 몸이 “잠을 잘 못자서 사소한 것에도 짜증이 이렇게 되어 버리니까 휴일특근 이런 거 많이 나요. 얼마 전에는 야간 근무 끝나고 안 해요. 못하는 거죠. 항상 컨디션이 안 집에서 자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렸어요. 좋으니까. 근무 중 4~6시 휴식 시간에도 그 순간 ‘죽여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못자요. 자본 적 없어요.” 서 무서웠어요.” P씨의 바램은 맑은 정신으로 출근해서 일 해보는 것이다. 야간 근무할 때 서서 조는 사람도 있다 고 한다. 라인 중간에 금형이 빠져 있는 데가 있는데 졸다가 거기에 떨어지면 매우 22
  • 25. 위험하다며 C씨는 걱정했다. 주간근무만 할 때는 보통 밤 11시에서 12시 사이에 잠들어서 새벽 6시쯤 일어나 곤 했던 C씨는 주야 맞교대 근무를 하면 서 정해진 시간대가 없어졌다고 말한다. “어떨 때는 집에 있어도 일하는 기분이 들어요. 자야 한다는 생각이 들수록 잠이 안 오는 거죠.” 씀하시지만 ‘안 괜찮다’는 걸 스스로 알고 계시잖아요. 무엇이 ‘괜찮다’고 말하게 만 드나요, 무엇이 걱정되세요, 고용인가요?” 그는 말했다. “여기 잘리면 갈 데도 없 는데... 저도 스스로 달래겠죠. 버텨야죠... 이렇게 해야 가정이 편하고...” ‘노팅힐’이라는 영화를 보면 줄리아 로버 츠가 “배우가 되면서 부터 다이어트를 해 왔어요. 그렇니까 19년 동안 굶주린 상태 마음이 아프다 인 거예요” 라고 자신의 불행을 이야기하 이상했다. 분명 제대로 자지 못하고 있 는 장면이 나온다. 었고 스스로도 내 몸이 어딘가 이상한 것 수면 장애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 아니냐고 걱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괜 를 들으며 이 영화가 생각났더랬다. 이 노 찮아요’라거나 ‘수면장애 시달리는 사람은 동자들은 짧게는 9년째, 길게는 22년째 제 없어요’라는 말이 따라 나왔다. 대로 자지 못한 이들이다. “주변에 수면장애 때문에 힘들다는 사람 자기 위해 누군가는 아침에 혼자 집에 은 별로 없습니다. 잠은 한 시간 넘게 뒤 앉아 소주를 마시고 있었고, 또 다른 누군 치닥거리고 자는 사람은 있는데 그렇게 수 가는 ‘노동 강도가 세면 그만큼 숙면할 수 면장애를 호소하지는 않습니다. 이제 습관 있어요’라고 말하고 있었다. 상상이나 되는 이 되다 보니까 그게 당연한 거라고 뇌에 일인가? 잠을 자기 위해 나를 혹사시키고 서 인식하는 거 같아요. 뇌에서 ‘너는 그건 있다는 고백이 아프다. (잠을 잘 못 자는 건) 당연한 거야’ 라고. “처음 입사할 때 꿈하고는 많이 달라졌 그래서 수면장애라고 전혀 못 느끼는 거 지요. 지금은 꿈 꿀 여유조차도 없어요. 하 죠. ‘당연한 거지, 뭐’ 그렇게 생각하다보 루 빨리 병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밖에 니. 그 패턴에 익숙해 진거에요. 월요일 당 없어요. 앞으로 20년 남았는데 이 생각하 연히 피곤한 거고 화요일 되면 괜찮겠지, 면 정말 끔찍해요. 끔찍해...” ■ 피곤하면 술 한 잔 먹지, 그렇게 되는 거 같아요. 주변 사람들도 거의 그렇다 봐야 죠. 주야간 뛰는 사람들은 거의 대동소이 하다고 봐야죠.” ‘괜찮다’고 말하는 노동자에게 물었다. “말씀하신 게 모두 수면장애의 증상들이 에요. 스스로 잠을 못자서 힘들고, 병원에 가볼까 한다고 하셨잖아요. ‘괜찮다’고 말 23
  • 26. 뒤바뀐 시간, 무너지는 건강 -교대근무의 건강영향 인간의 신체뿐만 아니라 사회적 삶의 대부분이 낮과 밤 하루를 주기로 하기 때문 에 그 주기를 거스르는 교대근무는 노동자들의 건강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육체적 건강에만 한정시키지 않고 정신적, 사회적 건강까지 확대시켰을 때 문제는 더욱 분명 하고 심각해진다. 교대근무가 노동자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상식적으로나 이론적으로나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연구를 통해 이를 밝히기란 쉽지 않은데 이는 실제 교대근무에 적합하지 않는 노동자들은 교대근무를 애초에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쉽게 그만 두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교대근무 뿐만 아니라 장시간 노동, 노동 강도, 직무스트 레스, 작업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노동자들의 건강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24
  • 27. 생물학적 리듬과 교대근무 인체에서 관찰되는 생물학적 리듬에는 코티코스테로이드 호르몬 농도, 심박동수나 크게 세 가지 종류가 있다. 첫째, 하루이내 혈압 등 심혈관계 기능, 위장관 소화효소 의 리듬(ultradian)으로 한 주기가 20시간 분비, 혈액 속 백혈구 수, 근력, 각성도, 이내인 리듬을 말한다. 대표적인 예로 감정, 기억력 등이 있다. 하루주기리듬은 REM(Rapid eye movement, 빠른 안구 의학적으로 매우 중요하며 천식, 협심증, 운동)수면 주기로 평균 90분이다. 둘째, 하 심근경색, 뇌경색, 간질 등 여러 질환들의 루이상의 리듬(infradian)으로 한 주기가 증상 역시 하루 주기로 달라지고 약물이나 28시간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대표적인 독성물질에 대한 생리학적 반응 역시 하루 예로 여성의 생리주기로 평균 28일이다. 주기 리듬을 따르고 있다. 셋째, 하루주기의 리듬(circadian)으로 한 교대근무는 이러한 인간의 자연스러운 주기가 대략 24시간인 리듬이다. 매우 많 생물학적 리듬을 교란시켜 각종 신체 기능 은 생리적 기능들이 이 리듬에 따라 이루 의 질서에 혼란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어지는데, 그 예로 체온, 전해질의 균형, 있다. 교대근무와 질병 교대근무는 각종 질병의 위험요인이다. 교대근무 노동자에게 가장 명백히 문제가 되는 질환은 위장관계 질환, 심혈관계 질 환, 그리고 출산과 관련된 질환이다. <교대근무자들에서의 질병 발생 기전 (Knutsson A(2003), Health disorders of shift workers, Occup Med (Lond), 2003;53(2):103-8.) > 25
  • 28. (1) 위장관계 질환 ① 교대근무자들의 위장관계 질환 시경 검사까지 실시한 일본의 한 연구에서 위장관계 증상은 일반인에서도 매우 흔 교대근무 노동자들의 위궤양과 십이지장 하다. 하지만 위장관계 질환은 교대근무자 궤양의 유병률이 각각 2.38%와 1.37%로 들에서 더욱 흔한 질환 중 하나로 교대근 낮 근무를 한 노동자들의 1.03%와 0.69% 무와 관련한 가장 명백한 건상상의 문제 에 비해 두 배 가량 높았다.(Segawa K 중 하나이다. 가장 흔한 증상은 통증과 변 등, 1987) 비와 설사 같은 위장 습관의 변화이다. 미 국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연구에 의하면 ② 위장관계 질환의 발생과 악화 요인 여성에서는 변비가 가장 두드러진 증상이 이렇게 교대근무자들에서 위장관계 증상 며, 남성에서는 소화불량이나 위장관계 약 과 질환이 많은 이유 중 하나는 식사시간 물 복용이 가장 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불규칙하고 먹는 음식 종류 등 음식 섭 한 교대근무 때 발생한 소화불량 증상은 취 습관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특히 야근 정상 근무로 전환 시 없어지는 것으로 나 때에는 식사량이 줄어드는 대신 간식량이 타났다. 늘며, 식욕이 저하되고, 자신의 식생활에 하지만 이런 증상이 늘 회복되는 것은 대한 만족도도 낮아진다. 아니며, 만성화되면 명확한 질병이 될 수 또한 교대근무자들이 비교대근무자들보 있다. 공장, 은행, 학교에 근무하는 노동자 다 술이나 커피를 많이 마시기 때문에 이 들 11,657명을 대상으로 X-ray 촬영과 내 로 인한 이차적인 영향으로 소화기능이 저 교대근무, 누군가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 교대부적응 증후군 임상적으로 교대 부적응 증상은 다음 여러 증상들의 존재와 강도에 의해 정의된다. 수면의 변화(주관적으로 평가한 수면의 질이 나쁨, 잠들기 어려움, 수면을 유지하기 어려워 자주 깸, 불면증 등), 지속적인 피로(휴식을 취해도 사라지지 않음), 행 동의 변화(화를 잘 냄, 업무수행도 저하, 무기력), 소화기 증상 (소화불량, 상복부 통증, 소화성 궤양 등), 수면제의 주기적 사 용이 그것이다. 하루주기 리듬의 파괴로 인한 일부 증상들은 교대근무를 시 작한 초기에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시 간이 지나면서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비록 부분적으로나마 적응 을 하게 되어 증상의 심각성을 그리 심하게 느끼지 않고 지내 26 는데, 일부 노동자들은 전혀 적응이 안 되거나 오히려 시간이
  • 29. 하될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야간에는 식 한편 하루주기 생체 리듬의 파괴도 위장 사나 간식 종류의 선택 폭이 제한되어 대 관 질환의 원인으로 논의되고 있다. 위산 부분의 사업장에서는 사내에서 제공되는 분비량에 따른 위 내 산성도가 일주기 리 식사에 의존하게 되는데, 그 질이 적절치 듬을 따르기 때문에, 이 조절이 교란되어 못하여 위장관계 증상을 발생, 악화시키기 소화가 잘 안되거나, 정반대로 궤양이 생 도 한다. 길 수 있다는 것이다. (2) 뇌심혈관계 질환 ① 교대근무자들의 뇌심혈관계 질환 Kuutsson(1986)은 504명의 제지공장 노 심혈관계 질환 역시 교대근무와 관련한 동자들을 15년간 추적 조사하여 교대근무 가장 명백한 건강상의 문제 중 하나이다. 자들과 주간근무자들의 허혈성 심장질환의 심혈관계 질환은 많은 다른 원인에 의해 발생률을 비교한 결과 11-15년 교대근무한 발생한다. 지난 수년간 작업 환경이 심혈 경우 위험도가 2.2배, 16년에서 20년간 근 관계 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증거들이 쌓여 무한 경우 2.8배로 높아진다는 결과를 보 왔다. 작업과 관련된 위험요인에는 화학물 고하였고, Bøggild (1999)는 4편의 단면 질, 소음, 진동 등이 있다. 뿐만 아니라 작 연구와 4편의 비교대조군 연구 및 9편의 업조직, 작업일정, 행동 등 사회 심리적 요 코호트 연구를 분석한 종설에서 교대근무 인 역시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위험을 증가 자는 비교대 근무자에 비해서 심혈관 질환 시키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의 위험이 40% 증가할 것으로 보고 한바 갈수록 적응도가 떨어지게 된다. 이를 교대 부적응 증후군(shiftwork maladaptation syndrome)이라 한다. 많은 교대근무자들이 교대 부적응 증후군의 증상을 일시적으로나 경미하 게 가지고 있으나, 실제 이 증후군이 있는 노동자들은 증상이 매우 심각하고 시간이 갈수록 점 점 심해진다는 특징을 가진다. 이 증후군의 위험요인으로는 고령화, 보통의 주간생활을 하는 가족들과의 생활 불일치, 하루 주기 리듬의 파괴에 대한 개인적 내성이 낮은 경우 등이 있다. 교대 부적응 증후군을 가진 노동 자들이 문제의 원인이 가족생활이나 사회적 생활을 뒤죽박죽으로 만드는 자신의 근무방식(교대 노동)에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커지게 된다. 교대 부적응과 관련된 증상들은 노동자들을 불쾌하게 하고 작업 능률을 저하시킨다. 작업 능률의 저 하는 야간작업을 그만두기 위해 필요할지도 모르는 승진을 못하게 할 수도 있다. 더 오래 동안 교대근무를 할수록 증상은 더욱 나빠진다. 결국 노동자는 해고되거나 그만두거나, 또는 사고를 당하게 될 수도 있으며, 이 노동자의 삶은 돌이킬 수 없는 고통에 휩싸이게 되는 것이다. ■ 27
  • 30. 있다. 40-55세 남성을 대상, 정부기관 및 는 연구결과들도 있다. 서구의 연구에서는 5개 기업의 40-55세 남성노동자들을 대상 불규칙한 근무시간이 총콜레스테롤 농도의 으로 한 13년간 추적조사를 시행한 헬싱키 증가, 의 코호트연구 결과 교대근무 5년 후 허혈 HDL 콜레스테롤 농도의 감소와 연관된다 성심질환에 대한 위험도가 1.59배, 13년 후 고 보고되었다. 또한 교대근무는 식생활, 에는 1.34배로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되었 흡연, 운동부족 등 생활습관에 미치는 악 다(Virkkunen, 2006). 영향을 통하여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높 스웨덴의 연구(Karlsson 2005)에서는 LDL 콜레스테롤 농도의 증가, 이기도 한다. 교대근무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관상동맥질 환 사망위험도 증가하였으며, 대조군에 비 ③ 교대근무와 심박동수 변이 해 교대근무군에서는 모든 사망 표준화위 교대근무 노동자에게 있어서 하루주기 험비는 1.02(95%신뢰구간 0.93–1.11), 관상 생물학적 리듬의 파괴 현상을 자율신경계 동맥질환 사망 표준화위험비는 1.11(95%신 의 기능의 뢰구간 0.95–1.30), 뇌경색 사망 표준화위 박동수 변이를 측정하기도 한다. 심박동수 험비는 1.56(95%신뢰구간 0.98–2.51)로 조 변이분석은 일과 관련된 스트레스 요인들 사된 바 있다. 교대근무와 색전으로 인한 이 어떻게 심혈관계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뇌경색간의 관련성을 조사한 Brown의 연 미치는가를 파악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구(2009)에서는 관련 위험인자를 보정하고 교대근무로 인한 하루주기 생물학적 리듬 뇌경색이 발생할 위험이 교대근무기간 5년 의 파괴현상과 교대근무로 인한 심혈관계 마다 4% 증가한다고 보고하였다. 질환의 위험도를 예측하는 지표로 사용되 변화를 통하여 증명하고자 심 어오고 있다. ②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과 악화 요인 자동차 업종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국 혈압이나 심장의 박동수는 하루주기의 내 연구결과에서는 주간 근무를 하는 경우 생물학적 리듬을 따른다. 따라서 교대근무 와 비교해볼 경우, 야간 근무를 할 때는 로 인한 생체 리듬의 교란이 심혈관계 질 작업 중에 부교감 신경이 더 항진되고 교 환의 발생과 악화에 영향을 미친다. 심혈 감 신경은 덜 항진되어 있는 반면, 낮에 관계 질환은 불안, 직무 불만족, 가족 간의 잠을 잘때는 부교감 신경이 덜 항진되고 갈등, 수면부족, 피로 등과 연관되어 있기 교감 신경이 더 항진되는 것으로 조사된 때문에, 이러한 위험요인에 노출되기 쉬운 바있다. 교대근무와 심혈관계 질환의 연관성은 결 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자율신경계 기능의 교란은 작업 중 작업능률 감소, 사고의 증가, 수면 중 교대근무자들에게는 심혈관계 질환의 사 수면 박탈, 수면 장애 등과 직결되는 문제 회 심리적 위험요인 뿐 아니라 고혈압이나 일 뿐만 아니라 지속되었을 경우 심혈관계 고지혈증 등 생물학적 위험요인들도 높다 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28
  • 31. ④ 교대근무와 직무스트레스 (3) 발암성 교대근무는 다른 한편으로 직무스트레스 를 증가시킴으로써 심혈관계 질환 발생의 최근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장시간 야간 위험을 증가시킨다. 2003년에 실시된 한국 노동을 포함한 교대제 근무에 종사하는 여 인 직무스트레스 측정도구의 개발 및 표준 성들의 경우에 유방암이 증가한다는 다수 화연구(2차년도)에서 교대근무를 하지 않 의 연구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아직까지 는 노동자에 비해서 교대근무를 하는 노동 정설로 인정되고 있지는 못하지만 야간교 자들의 직무스트레스가 높은 것으로 나타 대노동이 대장암, 전립선암을 높일 가능성 났다.(비교대 = 49.51±8.37, 2교대 = 이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보고되고 있으며, 53.19±8.88, 3교대 = 54.46±8.16) 특히 물 국제암연구소에서는 야간교대노동의 발암 리환경, 직무자율, 직무불안, 조직체계, 보 위험을 2급으로 판정한 바 있다 상부적절 항목에서 교대근무 노동자들의 직무스트레스가 높았다. 2007년, IARC(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의 결정 “야간 교대제는 발암요인”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에는 지속적으로 인체에 발암위험이 있는 물질이나 직업, 환경 문 제, 식습관 등에 대해서 발암의 위험도를 평가하고 발표를 하고 있다. 2007년에는 도장작업, 소방업무, 그리고 야간노동의 발암성을 평가하여 그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했으며 이 보고서에서 야간 교대제를 인체에 대한 발암성을 납이나 디젤연소 물질에 버금가는 유력한 발암물질(2A)로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지난 동안의 여러 연구결과를 근거로 한 것이다. 여기에는 미국의 야간교대근무에 종사하는 간호사를 대상으로 10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에서 20년 이상 야간교대노동을 종사한 경우 유방암 발생 위험이 1.8배 높다는 연구(Eva, 2006)를 비롯하여, 다수의 유방암과 야간교대노동의 관련성을 입증 하는 연구들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일본 남성들의 전립선암과 교대근무경험의 관계에 대한 연구(Tatsuhiko, 2006)에서 순환교대 근무자들이 주간고정 근무자들에 비해 발암위험이 높게 나오는 등 유방암이외에도 전립선암, 대장 및 직장암과 야간교대노동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발암의 기전은 멜라토닌이라는 하루주기 리듬에 주요하게 관여하는 호르몬이 발암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 하루주기 리듬에 관련된 유전자들이 발암억제력을 지니고 있는데 야간교대노동으로 인해 이들의 역할에 교란이 초래되어 발생할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다. 29
  • 32. (4) 생식 및 모성 건강 (5) 기존 질환의 악화 교대근무가 출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 생물학적 리듬에 관한 부분에서 지적했 치며 특히 저체중아 출산, 조산, 자연유산 듯이 많은 생물학적 변수들이 하루주기 리 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교대근무자에서 자 듬을 따른다. 그러므로 이런 변수들을 포 연유산의 위험이 1.25배 증가하였다는 연 함하고 있는 의학적 질환의 증상들은 교대 구 결과가 있고, 조산 위험이 2.0배, 저체 근무 시간에 따라 악화될 수 있다. 약물의 중아 출산 위험이 2.1배 증가했다는 연구 대사과정이나 효과 또한 하루주기 리듬을 결과도 있다. 특히 교대근무가 장시간 노 따르기 때문에, 교대근무 시간에 따른 생 동(40시간 이상)과 동반되는 경우 임신 결 물학적 리듬의 파괴는 질병을 치료하는 약 과에 매우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 물의 효과를 방해할 수 있다. 수면 장애나 로 조사되었다. 뿐만 아니라 교대근무는 수면 박탈로 악화될 수 있는 질환들의 경 출산 후에도 육아의 어려움을 가중시켜 모 우에도 교대근무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성건강에 대한 생물학적 위험요인 뿐 아니 있다. 라 사회적 위험요인으로도 작용한다. ① 천식 기관지의 저항성은 정상인이나 천식환자 모두에서 하루주기 리듬에 따라 변화한다. 천식 환자에서 호흡곤란이 밤과 이른 아침 에 자주 나타나는데 이것 역시 하루주기 리듬과 연관이 있다. 또한 기관지 확장제의 효과 역시 약을 복용하는 시간에 따라 하루주기 리듬에 따 라 다르게 나타난다. 24시간 동안 가장 효 과적으로 증상을 조절하기 위하여 약물 투 30
  • 33. 여 시간을 잘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환자에서 증상의 발현은 수면박탈과 깊은 러나 이는 고정 주간 근무자들에게서나 가 관련성을 갖는다. 또한 REM 수면이 박탈 능한 일이며, 교대근무로 하루주기 리듬이 되면 간질 뇌파가 활성화되거나 때로는 간 교란되는 경우 약물 투여시기를 설정하기 질 발작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교대근 가 매우 어렵고, 또한 기존의 약물 투여 무는 수면 박탈 및 수면단계의 파괴를 통 방법으로 증상을 조절하기도 매우 어렵다. 해 간질발작을 유발시킬 수 있다. ② 당뇨병 ④ 우울증 우울증 환자가 아침에 일찍 잠에서 깨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정상적인 사람들보다 하루주기 리듬이 앞당겨지기 때문이다. 이 런 우울증 환자의 경우 감정 변화도 하루 를 주기로 이루어져 아침에 우울증상이 가 장 심각해진다. 우울증 환자의 경우 정상 적인 수면주기와 다른 형태의 수면주기를 가지게 되며 수면의 양상도 차이를 보이게 된다. 약물을 복용하게 되면 이러한 수면 당뇨 역시 조절에 있어서 시간-생물학적 고려가 매우 중요한 질병 중 하나이다. 인 슐린의 분비와 당 내인성이 하루주기 리듬 을 따르며, 혈당 농도는 하루 이내 리듬 (6-8시간 주기)을 따르기 때문이다. 교대 근무는 하루주기 리듬을 파괴함으로써 혈 당 농도와 약물을 통한 혈당조절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식사 시간과 음식 종류 주기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우울증 약을 복용하는 노동자가 교대근무를 할 경우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우울증 치료제들은 하루주기 리듬 을 좀 더 천천히 진행시키는 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교대근무로 인한 수면 부 족과 사회생활 지장으로 증상이 악화될 위 험이 더욱 커진다. ■ 를 방해함으로써 혈당 조절을 더욱 어렵게 한다. ③ 간질 불규칙적인 근무시간은 간질 환자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4시간에 서 26시간의 수면 박탈은 간질 환자에서 뇌파의 활성화를 유발할 수 있다. 이는 많 은 간질 환자에서 관찰되는 현상이고 간질 31
  • 34. 1. 최근 서울행정법원은 2010. 12. 22. 선고를 통해 자동차 조립공정에 종사하는 노동자에게 발생한 수면장애(수면각성장애)를 업무상 재해 로 인정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사건번호 : 서울행정법원 2010. 12. 22. 선고 2010구단 4400판결) 2. 당해 판결은 1997. 1월경 대기업인 OO자동차(주)에 입사하여 조립공정에 종사한 노동 자에게 발생한 수면각성장애의 상병이 주·야간교대재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판단한 최초 의 판결로써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3. 당해 노동자는 조립공정라인에 근무하면서 주간조일때는 08:30~17:30분까지, 야간조일 때는 20:30~05:30분까지 근무하였으며 통상 2시간정도의 잔업을 수행하였으며, 주간 및 야 간 2교대제 근무제의 경우 1주일 단위로 근무조가 변경되면서 수면을 취하기가 어려웠다. 4. 일반적으로 교대제 근무에 종사하는 많은 노동자들이 낮과 밤이 수시로 바꿔 잠을 이루 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생체리듬이 파괴되는 등 심각한 생활상의 어려움을 겪 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IARC(국제암연구소)에서는 야간근무를 2급 발암물질로 규 정하여 야간노동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5. 현재까지의 연구결과를 보더라도 “교대근무는 단기적으로 근로자의 각성 기능의 저하 로 사고나 작동 실수의 가능성이 생기며, 장기적으로는 교대근무에 적응하지 못하게 되어 생 리적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생리적 기능의 이상으로 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건강 장애는 수면문제”라고 알려져 있다. 또한 “교대근무를 경험한 사람들이 경험하지 않는 사 람들 보다 잠이 들기가 어렵고 수면을 유지하는 것 등 수면-각성장애가 문제가 있다”는 보 고도 있으며, “간호사에 대해서는 교대근무를 하는 간호사의 경우 그렇지 않는 간호사들보 다 입면시간(자리에 누워 잠들 때까지 걸리는 시간)등에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 연구결과”도 있다. 32
  • 35. 또한 노동계의 연구(현대자동차노동조합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주야맞교대 근무로 인 한 건강장해 실태와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방안” 연구보고서)를 보더라도 주야간교대제로 인해서 “야간노동시의 각성도 감소, 집중력 감소, 수면박탈, 생리적 리듬의 부조화로 인한 교대시차 증후군, 교대부적응 증후군, 위나 십이지장궤양 같은 위장관 질환, 심혈관계 질환, 수명 단축 등”이 초래될 위험성을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6. 이번 사건을 담당한 노동법률원 · 법률사무소 새날의 이학준 변호사는 “많은 노동자 들이 교대제로 인하여 수면에 장애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생리적 불균형, 식습관의 불규칙성 으로 인한 소화성 질환, 각종 사고 및 심지어 정신질환 등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 실을 볼 때, 이번 판결은 수면장애의 상병이 주야간 교대제로 인한 생리적 반응의 결과라는 의학적 기전을 인정하여 최초로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또 한 주야간교대제가 노동자의 건강에 미치는 위험성이 구체적으로 인정된 최초 사안일 것입니 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 33
  • 36. 수면장애는 직업병이다!! 최근까지도 ‘수면장애는 직업병’이라 는 인식은 사회적으로 통용되지 않았고, 산재로 승인되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얼 마 전, 행정법원에서는 교대근무자의 수 면장애의 업무관련성을 인정한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또한 의학계의 수면장애의 분류기준에도‘교대근무로 인한 수면장 애’라는 진단명이 명시되어 있을 정도로 분명한 직업병이다. 수면장애에 대해서 조금 더 알아보고 살펴보도록 하자. 정상적인 수면을 취하지 못하여 일상적 생활의 불편이나 제약, 장애를 초래하는 듬 수면장애라고 할 수 있다. 최적의 수면 경우를 총칭하여 수면장애라고 말할 수 있 을 위해서 수면시간은 수면과 각성의 하루 다. 수면장애에 대해서는 미국 수면의학회 주기 리듬 시간에 맞추어져야 한다. 따라 와 각국의 수면 연구위원회가 공동 작업을 서 재발하거나 만성적인 수면장애는 하루 통해서 수면장애의 국제분류(ICSD II)를 주기 리듬이 흐트러지거나, 개인의 하루주 제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진단기준 및 기 리듬과 사회적 신체적 환경 리듬이 불 분류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 분류기준은 일치할 때 발생한다. 이들 질환은 신체 환 현재 제2판까지 개정되었으며, 수면장애를 경이 내적 하루주기 리듬에 비해 달려졌거 크게 8가지 범주로 분류하고 있다(박스표 나 하루주기 시스템이 외부 환경에 비해 참조). 상대적으로 바뀌었을 때 생길 수 있다. 하 이 중에서 교대노동과 가장 밀접한 관련 이 있는 수면장애의 질환군은 하루주기 리 루주기 리듬 수면장애에 대한 일반적 기준 과 분류는 다음과 같다. ■ A. 아래 중 한 가지 이유로 일차적으로 지속적이거나 반복적인 수면의 장애가 있다: ⅰ. 하루주기 시간 유지체계(circadian timing keeping system)의 변화 ⅱ. 수면의 발생시간 또는 지속시간에 영향을 미치는 내적 하루주기 리듬과 외적 요인 간의 불일치 B. 하루주기 관련 수면방해가 불면, 과도한 낮졸음(excessive daytime sleepiness) 또는 양자 모두를 발생시킨다. 34 C. 수면의 장애는 사회적, 직업적 또는 다른 영역의 기능 손상과 연관된다.
  • 37. 수면장애의 국제분류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Sleep Disorders) Ⅰ. 불면증 잘 수 있는 적절한 시간과 기회가 주어 발생하는지 여부가 기준이 된다. Ⅴ. 사건 수면 지는데도 불구하고 수면의 시작이나 지속, 수면과 동반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사건 수면의 질에 반복되는 문제가 있고 그 결 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잠드는 과정이나 잠 과로 낮 동안의 활동에 장애를 유발하는 을 자다가 혹은 잠에서 깨어나는 동안에 경우를 말한다. 원치 않는 신체적인 사건이나 경험을 말한 Ⅱ. 수면관련 호흡장애 수면 중에 중추신경계나 심장 질환 혹은 기타 환경적인 원인으로 인해 주기적으로 호흡노력이 감소되거나 소실되는 경우를 말한다. Ⅲ. 중추기원의 과다수면장애 낮 동안의 과도한 졸음을 주 증상으로 하며, 낮 동안에 깨어있기가 어려워 원치 않게 졸거나 잠드는 경우 하루 전체의 수 면이 매우 질어지면서도 수면 후 개운한 느낌이 없는 증상이 최소 3개월 이상 지속 되어야 하며 하루주기 리듬 수면장애, 수 면관련 호흡장애, 또는 다른 야간 수면장 애의 원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야 한다. 다. 비정상적인 수면 관련 운동, 행동, 정 서, 감각, 꿈, 자율신경계기능을 포함하며 신체부상, 수면 중단, 건강의 적신호, 바람 직하지 않은 정신사회적 영향을 초래하게 된다. Ⅵ. 수면관련 운동장애 수면을 방해하는 비교적 단순한 움직임 들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으로 수면 관련 다리경련과 같이 일회성으로 나타나 는 움직임을 포함한다. Ⅶ. 단일증상, 정상 증상의 변형 혹은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 정상과 비정상 수면의 경계에 놓인다고 판단되는 수면관련 증상들로 장시간 수면, Ⅳ. 하루주기 리듬 수면장애 단시간 수면, 코골이, 잠꼬대, 잠들 때 놀 신체 환경이 내적 하루주기 리듬에 비해 람, 발떨림 등을 포함한다. 달라졌거나 하루주기 시스템이 바깥 환경 에 비해 상대적으로 달라지던가 하여, 개 인의 하루주기 리듬과 사회적 및 신체적 환경 리듬이 불일치 할 때 발생한다. 불면 증, 과도한 낮 동안의 졸리움을 증상으로 하며 수면의 장애로 인해 사회적, 직업적 혹은 다른 부분의 활동에 있어서 문제가 Ⅷ. 기타수면장애(Other Sleep Diorders) 앞선 분류에 포함시키기 어려운 다양한 질환범주들과 중복되는 경우, 다른 진단을 내리기에 정보가 부족하거나 한 경우를 말 한다. ■ 35
  • 38. 하루주기 리듬 수면장애의 종류 1. 하루주기 리듬 수면장애, 수면위상 지연형(수면위상 지연장애) 2. 하루주기 리듬 수면장애, 수면위상 전진형(수면위상 전진장애) 3. 하루주기 리듬 수면장애, 불규칙 수면-각성형(불규칙 수면-각성 리듬) 4. 하루주기 리듬 수면장애, 자유진행형(비정렬형) 5. 하루주기 리듬 수면장애, 비행시차형(비행시차장애) 6. 하루주기 리듬 수면장애, 교대근무형(교대근무장애) 7. 내과적 질환에 의한 하루주기 리듬 수면장애 8. 다른 하루주기 리듬 수면장애(달리 분류되지 않은 하루주기 리듬 장애) 9. 약물 혹은 물질 남용에 의한 하루주기 리듬 수면장애 교대근무형 하루주기 리듬 수면 장애 - 교대근무장애 ① 진단기준 ② 필수적인 소견 하루주기 리듬 수면장애에서는 교대근무 교대근무형 하루주기 리듬 수면장애 환 로 인한 수면장애를 하나의 진단적 분류기 자는 일반적으로 수면을 취해야할 시간에 준으로 다루고 있으며 이에 따른 진단기준 일을 하도록 짜여진 일정으로 인해 불면증 (아래)을 제시하고 있다. 이나 과도한 졸음을 호소한다. 밤교대, 이 <<교대근무형 수면장애의 진단기준>> A. 정상 취침시간과 겹치는 반복된 근무일정과 관련하여 불면증과 과도한 수면을 호소한다 B. 수면장애 증상은 적어도 한 달 이상의 교대근무 일정과 관련이 있다 C. 최소한 일주일간의 수면일지(sleep log) 또는 활동기록지(actigraphy)에서 하루 주기 리듬의 저해와 수면시간의 불일치가 일어난다 D. 수면의 장애는 다른 수면장애, 내과적 또는 신경학적 질환, 정신장애, 약물의 사용이나 물질사용장애 36 로 더 잘 설명되지 않는다
  • 39. 른 아침교대, 순환교대 등 몇몇 종류의 교 대 일정이 있다. 밤교대와 이른 아침교대 ⑤ 선행 및 유발요인 근무자는 보통 1~4시간 정도 수면시간이 교대근무의 형태에 따라서, 주간이나 하 단축되며, 수면의 질 또한 만족스럽지 못 루주기에 대한 선호도에 따라 교대근무에 하다. 일을 하는데 있어 능률이 저하되며, 적응하는 능력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동 각성 상태가 충분치 않은 것은 안전성 측 반된 내과적, 혹은 정신과적 질환이 있거 면과도 깊이 관련된다. 이러한 수면장애는 나,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다른 형태의 수 수면 조건을 최적화시키려는 노력에도 불 면장애를 가지고 있거나, 매우 편안하고 구하고 발생하게 된다. 교대근무를 하는 안정적으로 수면을 취하고자 하는 사람들 기간 동안에는 수면장애가 지속된다. 그러 또한 교대근무형 수면장애의 위험이 있다. 나 몇몇 사람들은 교대근무기간이 지나더 라도 수면장애를 호소하기도 한다. ⑥ 경과 및 합병증 교대근무형 수면장애는 근무 시간표와 ③ 관련된 특징 밀접히 관련되어 나타나며, 원래 취침해야 이른 아침 교대근무는 오전 4-7시 사이 할 시간에 수면시간이 배정되면 대개 자연 에 시작하며, 이때의 근무자들은 입면과 스럽게 사라진다.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잔 각성이 힘들다고 호소한다. 지속적인 저녁 업이나 초과근무로 인한 야간근무부터 규 근무자는 깊은 잠을 자기가 어렵다고 호소 칙적인 밤근무에 이르기까지 근무시간이 한다. 다양하므로 경과 역시 매우 다양하다. 교대근무가 초과근무와 더불어 있는 경 ④ 유병률 우 피로감이 더욱 심해지며, 교대근무를 교대근무형 수면장애의 유병률은 교대노 하는 기간 동안에는 수면장애가 지속되며 동에 종사하는 인구수가 얼마냐에 달려있 교대근무 기간이 지나더라도 만성적인 수 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야간교대근무 후에 면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수면에 곤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난다. 합병증으로 위장관계 증상이나 심혈관계 실제 근무 일정으로 인하여 임상적으로 중 질환이 악화될 수 있고 가정이나 사회생활 요할 정도의 수면장애나 과도한 주간 졸음 에 방해가 되며, 교대근무로 인한 수면 각 을 호소하는 빈도가 얼마인지는 밝혀져 있 성장애를 해소하기 위해 약물이나 알코올 지 않지만, 야간노동에 종사하는 노동자들 남용을 유발할 수 있다. 의 비율을 고려한다면 2-5%정도가 적정한 수면장애에 있어서 개별 작업자에 맞는 추정치가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 이른 아 필요한 각성의 정도나 수면장애 증상의 강 침에 일하는 사람들을 고려하면 좀 더 늘 도를 주의 깊게 고려해야 하며, 개인이나 어날 수 있을 것이며, 남녀 간에 차이는 공공의 안전을 책임지는 작업자들에게는 없으며, 가족력은 알려진 바 없다. 가벼운 증상에 대하여서도 적극적인 조치 37
  • 40. 가 필요할 수 있다. 교대근무 노동자들에게는 수면의 질과 양이 모두 문제가 된다. 일하는 동안에는 ⑦ 병리 및 병태 생리 졸려서 깜박 졸다가 사고를 내기 일쑤인 반 교대근무형 수면장애는 노동자에게 필요 면, 막상 일을 마치고 자려고 할 때는 잠이 한 수면시간에 부합하는 하루주기 각성 과 오지 않아서 술을 마셔야 하거나 심한 경우 정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밤 시간의 과 수면제를 복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잠이 도한 수면은 수면박탈이 누적되면서 생기 들더라도 쉽게 깨기 일쑤다. 수면부족 혹은 게 되고, 근무시간과 부합하는 하루주기 수면장애는 그 자체로도 심각한 문제지만 각성과정의 감소 또한 일부분 관련이 있 다른 한편으로 여러 가지 건강상의 문제에 다. 밤근무에 대한 내성은 매우 다양하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밤에 근무하는 것과 낮 시간에 수면을 취 교대근무자들의 수면에서 가장 눈에 띄 하는 것에 대한 하루주기 적응(인체 내 시 게 드러나는 문제는 야간근무를 하는 동안 계의 재설정)의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다. 수면의 양(수면시간)이 일반 성인의 평균 내성은 수면과 각성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수면시간에 비해 줄어드는 것이다. 한편 부 하루주기 리듬과 항상성 간의 상대적 균형 족한 수면을 보충하기 위해 일을 하지 않는 에 따라서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날이나 주말에는 수면시간이 오히려 증가한 다. 교대근무자들은 일반인에 비하여 수면의 ⑧ 수면다원검사 양이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일부 교 교대근무형 수면장애의 진단에 반드시 대근무자들은 부족한 수면을 보충하기 위해 수면다원검사와 같은 값비싼 검사가 필요 낮잠을 자기 때문에 총 수면시간이 늘어나 한 것은 아니다. 과거력, 즉 수면과 관련된 기도 한다. 증상과 근무형태에 대한 자세한 문진을 통 교대근무로 인한 수면장애는 생물학적 해서 대부분 진단이 가능하다. 수면다원검 수면 리듬의 교란과 소음 등 주변 환경 요 사는 수면장애의 증상이 심하거나 수면장 인 등에 의하여 발생한다. 교대근무 그 자 애의 원인이 불분명할 때 유용하다. 수면 체로 인하여 수면 주기가 생활 주기와 일치 다원검사를 통하여 기존의 하루주기 시간 하지 않는데다가, 환경 조건이 수면 리듬의 체계에 기초한 수면시간 동안의 수면의 질 순응과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적 저하를 알 수 있으며, 입면 시간이 지 잠을 자야할 때 제대로 못자고(불면증), 그 연되는 것과 총 수면이 짧아지는 것 또한 로 인해 만성적으로 수면이 부족하며(수면 알 수 있다. ■ 박탈), 또한 깨어있어야만 할 때 제대로 깨 어있기 어려운(주간졸림) 것이 교대근무로 인한 수면장애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 38
  • 41. 음주운전보다 무서운 졸음운전! 야간노동은? -교대근무와 안전 교대근무로 인한 수면박탈은 업무수행능 라고 알려져 있다. 또한 이른 아침에 교대 력과 각성도의 저하로 이어져 안전에 심각 하는 업무의 경우에도 수면 부족과 판단력 한 위협을 줄 수 있다. 깨어있고자 하는 저하가 사고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 본인의 의지가 아무리 높더라도 수면 리듬 져 있다. 이 최고조에 달하는 때에는 잠에 굴복할 사고가 발생할 위험을 분석한 한 연구에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일부 국가에서는 야 따르면 사고가 발생할 위험은 오전근무 간근무 중 필수 수면시간을 규정하고 있기 (morning 도 하다. (evening shift)시 18.3%, 야간근무(night shift)에 비해 오후근무 사고와 관련된 요인들이 매우 다양하고 shift)시 30.4%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간에는 덜 활동적인 업무들이 주로 이루 또한 연속적인 야간근무 첫날에 비해 이틀 어지기 때문에 야간작업 중 사고율이 낮 째 되는 날에 6%, 사흘째 되는 날에 17%, 시간에 비해 반드시 높지는 않다. 하루 중 나흘째 되는 날에는 36% 증가하는 것으로 사고율이 가장 높은 때는 공장 가동률이 나타났다. 휴식이 사고에 미치는 영향 또 최고인 낮 시간이다. 그러나 업무 중 실수 한 매우 커서 마지막 휴식시간으로부터 30 (실수로 인한 사고)는 낮은 공장가동률에 분 이내 사고가 발생할 위험을 기준으로 도 불구하고 야간작업 중에 현저히 증가하 했을 때, 시간이 흐를수록 사고가 발생할 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위험이 증가해서 90분에서 120분 사이에는 공공안전을 위협하는 운송사고 등의 대 2배 이상으로 사고 발생위험이 증가하는 형 참사도 운전자의 교대근무와 장시간 노 것으로 나타났다.(Simon Folkard and 동에 의한 피로 및 졸음이 중요한 원인이 Philip Tucker, 2003)■ 39
  • 42. “이런 얘기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잠을 제대로 못 잔다는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이런 얘기해도 되는지 모르겠다’는 말과 함께 아이들 얘기가 따라 나온다. 안 되고 하는 건 아닌데 그런 부분이 안타 깝죠...” 어린 아이들이 ‘아빠 주간이야? 야간이 주야맞교대 노동은 해당 노동자들의 삶 야?’, ‘야간 언제 들어가?’라고 물어올 때 전체에 영향을 주고 노동자들 스스로도 그 는 아빠의 야간 노동을 당연한 것으로 여 결과를 잘 알고 있지만 ‘사회적 건강’이라 기는 것 같아 섭섭했다고 했다. 설명되는 가정생활을 비롯한 사회생활의 어려움에 대해 말하는 것을 낯설어 했다. 그래도 부부가 주야맞교대를 하는 동료 에 비하면 그래도 나은 편이다. 한 사업장 에서 주야맞교대를 하는 부부는 같은 집에 ‘아빠 주간이야? 야간이야?’ 사는 주말 부부가 되기 때문이다. 수면장애 증상 인터뷰를 위해 만난 노동 “맞벌이 부부의 경우 아빠가 주간이면 자들 중 많은 이들 결혼을 했고 아이가 있 엄마는 야간, 서로 조정해서 하더라고요. 었다. ‘잠은 제대로 못 자지만 수면장애는 한 사람은 챙겨줘야 하니까. 부부는 토요 아니’라고 말하던 이들도 아이들과 지내는 일, 일요일에 만나는 거예요. 아침에 얼굴 것은 어떠냐는 질문에는 금세 미안한 표정 보기는 보죠. 퇴근하면서 시간 차이가 1시 을 짓는다. 간 정도 있으니까요. 애 인수인계하면서 “주말에 거의 못 놀아줘요. 축구하러가 자, 야구하러가자 그러는데 내가 컨디션이 그렇게 보는 거죠. 맞벌이 부부는 그런 애 로가 있어요. 좀 안됐죠.” 안 좋으니까, 황당한 요구라고 생각하죠. 둘 다 집에 없는 것 보다는 그나마 서로 하지만 애를 너무 좋아해요. 그래서 주로 다른 조여서 아이들을 챙길 수 있어 다행 해주는 게 쇼핑하는 정도예요. 모든 게 귀 이라고 해야 할까? 찮으니까 누워만 있는 거예요. 뒤척이다 보면 시간이 다 가버리는 거죠.” 미안함과 또 다른 서운함도 있다. 그나마 주야맞교대를 하기에 아이들을 챙길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야간근무하면 낮에 집에 아빠가 있고, “제가 야간근무 들어올 때는 자녀들이 같이 밥 먹고 하다 보니까... 주간근무 할 엄마와 자요. 집에 여자만 셋이 되다 보니 때는 거의 회사에서 아침 먹어요, 22년 동 까, 딸 둘에 와이프까지 침대에서 셋이 자 안 계속 아침은 회사 밥을 먹었네요. 야간 고, 저는 따로 자는 사람으로 인식이 되어 근무할 때는 집에서 같이 점심, 저녁 먹는 있더라고요. 그렇다고 가족 간의 대화가 게 좋은 가봐요. 그런데 다른 집 아빠는 40
  • 43. 주간에 일하는데 아빠는 왜 밤에 일하냐고 되는 비혼 남성 노동자에게 야간노동이 그 물었을 때 대답을 못했어요.” 의 연애에 미치는 영향이 있는지 물었다. “아무래도 나이도 있고 해서 결혼에 대 ‘너 왜 이렇게 간만에 왔냐’ 해서 크게 얽매이는 편은 아닌데, 나보다 “집안 대소사를 거의 못 챙기죠. 대소사 나이 적은 총각들 보면 상대를 만날 시간 있을 때 특근 하고 그러면 시간이 안 맞 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죠. 나중에 돈만 보낸다던지, 아니면 불가 누구를 만날 시간을 낼 수가 없고, 야간 피하게 일주일전에 그 날짜에 일 못한다 근무 끝나고 나면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 해서 맞춰놓고 가죠, 계획을 세워가지고. 잖아요. 누굴 만난다 해도, 아무래도 어딘 갑자기 일이 터져버리면 거의 못 맞춘다고 가 많이 부족하겠죠. 정상 컨디션이 아니 봐야죠.” 니까. 자기 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니까. 주야맞교대를 하고 있으니 친구들과 시 약간에 무신경해지고 퉁명스러워진다고... 간을 맞춰 얼굴 한 번 보는 것도 쉽지 않 저도 막 그렇게 되더라고요. 누굴 만나게 다. 되면 귀찮으니까 평소에는 한마디라도 더 “제가 여기서 일한 뒤로 친구도 많이 못 듣고 같이 대화하고 그럴 수 있는데, 한 봤어요. 명절 때 가끔 보지. 예를 들어 친 귀로 흘린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 식으로 구들 일이 있을 때도 별로 못가요. 이렇게 귀찮고...” 주야간 하다 보니 시간도 없고, 그래서 못 가요. 연락하는 사람도 많이 줄었어요. 명 절 때 가면 ‘너 왜 이렇게 간만에 왔냐’,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이란 단순 ‘연락도 안 하냐' 그러고 다 명함을 줘요. 히 질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육체적, 정 근데 명함을 받아도 연락을 못해요. 간혹 신적, 사회적, (영적)으로 온전히 행복(안 연락도 해야 하는데 못하게 되더라고요.” 녕)한 상태’라고 말했다. 야간 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은 몸과 마음만이 아니라 사회적 ‘평소에는 한마디라도 더 들으려고 할텐데...’ 인터뷰를 위한 만난 노동자들 중 몇 안 으로도 건강하지 못한 상태에 있다. 야간 노동이 이들에게 빼앗아 가고 있는 것은 그들의 삶 자체인 것이다. ■ 41
  • 44. 교대제로 무너지는 일상 교대근무는 가정생활을 비롯한 사회생활 하기 어렵게 함으로써 부부생활에 지장을 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어린 자 준다. 핵발전소 노동자들의 부인들을 대상 녀를 둔 노동자들의 경우 자녀 양육 문제 으로 남편의 교대근무가 자신과 가족에게 때문에 교대근무를 포기하기도 한다. 보건 미치는 영향이 어떠한지를 조사한 외국의 의료산업에 종사하는 여성노동자들의 높은 한 연구(Smith and Folkard, 1991)에서 이직율이 주로 교대근무 때문이라는 것은 는 절반 이상이 남편의 근무스케줄에 불만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을 가지고 있었고 대부분(70% 이상)이 교 설령 교대근무가 수면과 건강에 미치는 대근무 때문에 가끔 혹은 자주 부부싸움을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했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 고안해 낼 수 있다고 하더라도 교대근무는 한 여전히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에 장애가 될 하다가 그만둔 노동자들이 교대근무를 하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 교대근무로 인한 지 않는 노동자들에 비해 이혼율이 높다고 사회생활의 파괴가 수면 장애보다 더 흔한 보고한 연구들도 있다(Koller 불만사항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1978). 교대근무는 배우자로서 주어진 역할을 42 현재 교대근무를 하거나 교대근무를 M 등, 부모로서의 역할 역시 교대근무로 인하
  • 45. 여 심각하게 지장을 받는다. 교대근무를 자녀가 없는 여성은 평균 6.5시간을 자는 하는 부모들은 자녀의 입학이나 졸업, 학 데 비하여, 자녀가 있는 여성은 평균 5.5시 부모 면담, 학교 행사 등 중요한 일정에 간밖에 잠을 자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 참석하기 어렵다. 어떤 경우에는 육아의 다. 이는 엄마들이 낮에 가사노동을 하느 책임을 다하기 위하여 일부러 교대근무를 라고 잠을 제대로 잘 수 없기 때문이었다. 선택하기도 한다. 야간노동을 하는 병원 이들 여성노동자들이 직장과 집에서 일하 여성노동자들에 대한 연구에서 85%의 노 는 총 노동시간은 일주일에 무려 84시간에 동자들이 가사노동을 위해 밤근무 하고 있 이르고 있었다.(Godbois C, 1981) ■ 었는데 낮 시간에 엄마 역할을 하기 위해 고정 밤근무를 원하는 경우가 많았 다.(Gadbois C, 1981) 가사와 육아를 개별 여성이 전담하는 사 회적 여건으로 인하여 여성들이 질 낮은 교대근무를 불가피하게 선택할 수밖에 없 는 현실은 여성노동자들의 건강에도 심각 한 악조건이 된다. 여성노동자들의 야간근 무 기간 중 수면시간을 조사한 연구에서 미혼여성의 수면시간은 평균 7.5시간인데 비하여, 기혼여성은 6.17시간으로 현저히 적게 나타났다. 또한 기혼여성들 중에서도 43
  • 46. <사진제공 = 금속노조 선전홍보실> “꿈꾸는 밤”을 위하여! - 교대노동으로 인한 수면장애 대처법 야간노동이나 교대노동으로 인한 건강의 영향은 야간노동을 더 이상 하지 않거나 노동시간을 줄이지 않는 이상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공익을 위한 병원이나 발전, 운수, 기타 필수 사업장에서 어쩔 수 없이 교대노동을 하고 있거나 혹은 기업 의 이윤을 위해서 불필요한 야간교대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이런 분들을 위해 수면위생에 대해 소개한다.‘수면에 영향을 주는 개인적이고 환 경적인 요인들에 대한 일련의 규칙 및 기본적인 정보를 수면위생’이라고 한다. ■ ■ 숙면을 위하여 신체의 향상성(Homeostasis)을 유지한다 - 낮잠을 피한다. 정말로 졸리는 경우는 아침기상 8시간 후에 10-15분 정도로 낮잠을 제 한한다. - 잠자리에 누워있는 시간을 일정하게 한다.(예를 들어 8시간으로 정하면, 그 이상 잠자리 에 누워있지 않는다) -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한다. 약 40분 정도가 좋으며, 잠자리에 들기 6시간 전에 운동을 마치는 것이 가장 좋다. 발가락, 발목, 허벅지 등의 근육을 손으로 풀어주는 것도 도움이 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