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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여성
2010•봄•여든두번째
일 하 는 여 성 들 이
함 께 만 드 는 희 망 찬 세 상
www.kwwnet.org
서울여성노동자회 인천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노동자회 마창여성노동자회
부 산 여 성 회 전북여성노동자회 안산여성노동자회 부천여성노동자회
대구여성노동자회 수원여성노동자회 경주여성노동자회
일하는여성 통권 제82호(계간지/회원용)
발행일 2010년 4월 30일 발행인 정문자 편집위원 배진경, 장수진, 신혜정 표지사진 정경원
발행처 한국여성노동자회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351-28 3층 Tel.02-325-6822 Fax.02-325-6839
디자인·제작 제이커뮤니케이션즈 Tel.02-542-3085
04	 특집❶	
	 위기의 여성고용! 무엇을 할 것인가?
	 - 경제위기가 여성고용에 미친 영향과 한국여노 사업방향
12	 특집❷	
	 2010 지방선거, 밥·일·강을 살리자!
16	 기획❶	
	 102번째 3·8 세계여성의날, 여성들의 힘찬 함성
24	 기획❷	
	 일하는 여성들의 행복한 삶을 위한 2010년 우리들의 바램과 해야할 일
28	 기획❸	
	 3·8 세계여성의날 기념	
	 ‘민생살리고 일자리살리는 생생여성행동’ 기자회견을 다녀와서
30	 더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스핑크쓰가 떴다! 해방촌 게스츠하우스 빈집 탐방기
36	 평등의전화	
	 ‘일하는 엄마 행복 프로젝트’ 시동!
41	 현장의 이모저모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백혈병 피해노동자 故 박지연
	 - ‘70년대 여공’이 삼성에서 재현되고 있다!
46	 세계의 창	
	 대만 찍고, 홍콩에서 치룬 출판기념식
50	 현장의 여성들	
	 만남의 기쁨
52	 여성노동자회 소식
표지설명 이화여대에서 열린
3·8 세계여성의날 기념식을
마치고 행진 중인 참석자들.
맨 앞 열에 각 여성단체 대표
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12
41
46
일하는
여성2010•봄•여든두번째
일 하 는 여 성 들 이
함 께 만 드 는 희 망 찬 세 상
www.kwwnet.org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이에게 존경을 받고
아이들에게서 사랑을 받는 것
정직한 비평가의 찬사를 듣고
친구의 배반을 참아 내는 것
아름다움을 식별할 줄 알며
다른 사람에게서 최선의 것을 발견하는 것
건강한 아이를 낳든
한 뙈기의 정원을 가꾸든
사회 환경을 개선하든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자신의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지난 3월 24일 유권자희망연대는 4대강을 살리고 아이들에게 친환경 무상급식을 실시하자는 ‘밥과
강을 위한 유권자 권리선언’을 했습니다. 6월 2일은 지방선거가 있는 날입니다. ‘자기가 태어나기 전
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을 만들기 위해 이번 지방선거에서 우리의 소중한 한 표를 뜻깊
게 행사합시다.
무엇이 성공인가? 랄프 왈도 에머슨
04 일하는 여성 05봄•여든두번째
여성 취업자는 전년보다 21만1000명이나 감소하여 취업자 수가 3만 1천명 증가
한 남성과 비교해볼 때 여성이 경기침체의 영향을 훨씬 더 많이 받아 여성고용 현
실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음을 알 수 있다.1
즉 똑같이 경제위기로 인한 고용한파를 겪고 있지만 금융위기에 따른 고용 충격
이 여성 등 취약 노동계층에 집중되고 있고 회복국면에서도 남, 녀가 다르게 회복
되고 있다는 것이 이번 경제위기의 한 특징인 것이다.
이는 1999년 IMF 경제위기 때와는 다른 양상으로 볼 수 있다. 외환위기 때는 국
민경제의 주력부대인 대기업과 금융부문 등에서 대규모 실업자가 발생하여 실업
율이 상승하고 자영업자가 대폭 증가하여 ▶ 노동유연화 본격화, 대기업 외주화
로 비정규직 양산 ▶ 자영업자 영세화 ▶ 임금과 노동조건의 전반적 악화 ▶ 청년
실업, 사회 양극화 심화라는 고용구조의 변화를 초래하게 되었다.
그러나 만 10년만에 다시 닥친 이번 경제위기는 정규직이 아니라 비정규직, 임시,
일용직, 자영업, 여성, 청년 등 취업취약계층에게 그 피해가 집중됨으로써 IMF
때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 이번 경제위기는 한국의 고용구조에 어
떤 변화를 초래할 것이며 특히 여성 고용은 어떤 변화를 맞이할 것인가?
이에 이 글에서는 2009년 한국 고용 동향과 여성 고용 동향을 살펴보고 벼랑끝
으로 몰리고 있는 여성 고용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지 논
의해 보고자 한다.
2 0 0 9 년 연 간 고 용 동 향 과 여 성 고 용 동 향 의 특 징
2009년 경제활동참가율은 60.8%로 전년대비 0.7% 하락하였으나 이를 성별
로 보면 남자는 73.1%로 0.4% 하락하였고 여성은 49.2%로 0.8% 하락하였다.
2009년 취업자는 23,506천명으로 전년대비 7만2천명 감소하였는데 남자는 3만
1천명 증가(0.2%)하였고 여자는 10만3천명이 감소(-1.0%)하여 취업자 중 여성
비율은 41.6%에 불과하다. 또한 남, 녀 취업 증감률 격차는 무려 5배에 이른다.
반면 여성 비경제활동인구는 천만명을 넘어서 전체 비경제활동인구의 66.4%를
차지하고 있다.
1	 2009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 2010년 1월, 통계청
들 어 가 는 글
‘여성고용 최악… 금융위기에 집중타, 작년 여성비경제활동인구 사상 최대 1,042만명, 6년만에 여
성취업자 첫 감소’ (경향신문, 3.8일자)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OECD 최하위권, 한국은 54.7%로 세번째로 낮은 국가, OECD 평균
61.3%에 비해 6.6%포인트나 떨어져’ (연합뉴스, 3.18일자)
‘한국 남녀 임금격차 OECD 최대… 38% 벌어져, OECD 평균은 17.6%로 한국이 남녀 임금 격
차 가장 심해’ (연합뉴스, 4.2일자)
‘여성 10명 중 4명 저임금 근로자, 저임금 근로자 비중 女 37.6% - 男 18.3%, 고임금은 男
41.3% - 女 14.9% (연합뉴스, 4.6일자)
위 글은 최근 두 달 동안 신문에 보도된 여성고용 관련 기사 제목들이다. 대충 훑
어만 보아도 2010년 현재 여성고용이 어떤 수준에 와 있으며 세계 속에서 한국의
여성 고용의 주소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남녀 임금격차는 OECD 1위이며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OECD 최하위권이고 2009년 경제위기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계층은 여성이라는 것이다. 특히 희망근로 등 ‘공공부문’ 일자리를 제외하면
위기의 여성고용!
무엇을 할 것인가?
경제위기가 여성고용에 미친 영향과 한국여노 사업방향
임 윤 옥 한국여성노동자회 정책실장
특 집 ❶
06 일하는 여성 07봄•여든두번째
성은 정규직이 240만명(34,4%), 비정규직이 457만명(65.6%)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남자는 2007년 3월 47.4%를 정점으로 2009년 8월에는 41.8%로 비정규
직 비율이 감소한 반면 여성은 2008년 8월 64.5%로 감소하다가 2009년 8월에
는 65.6%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즉 2008년에는 여성 비정규직이 남성 비정
규직보다 29만명(21.2%) 많았지만 2009년 8월에는 59만명(23.8%)으로 그 격차
가 더욱 크게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2
[ 표 2 ] 남녀별 비정규직 규모(2009년 8월) (자료 : 통계청)
수(천명) 비중(%) 분포(%)
남자 여자 남자 여자 남자 여자
임금노동자 9,515 6,964 100.0 100.0 57.7 42.3
정규직 5,539 2,395 58.2 34.4 69.8 30.2
비정규직 3,976 4,569 41.8 65.6 46.5 53.5
그리고 [그림 3]을 통해 이를 남, 녀 연령계층별 고용형태별로 살펴보면 남자 정
규직은 완만한 역U자형 곡선을 보이고 있는데 비해 여자 정규직은 역V자를 보
이고 있다.
비
정
규
직
수
천
명
[ 그림 2 ] 남녀별 비정규직 규모 추이(자료 : 통계청)
2	 김유선, 2009년 비정규직 규모와 실태, 노동과 사회 12월호
특히 취업자 감소를 연령대별로 보면 남, 녀 모두 50세 이상은 취업률이 증가하
였고 20대~40대까지는 감소하였는데 가장 큰 폭으로 취업률이 감소한 것은 여
성 30대임을 알 수 있다.
[ 표 1 ] 전년대비 성별, 연령계층별 취업률 증감(자료 : 통계청, 단위 : %)
20~29세 30~39세 40~49세 50~59세 60세 이상
남자 -2.3 -1.8 -0.3 4.6 3.0
여자 -3.6 -4.8 -0.4 4.7 0.8
또 산업별로 보면 여성의 경우 사업, 개인, 공공서비스업에서 5.8%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전 산업에서 취업자가 감소하였는데 특히 제조업 -8.6%, 건설업 -6.6%,
도소매숙박음식업 -4.5%순으로 감소하였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자영업자, 무급
가족종사자 등 비임금근로자 감소가 두드러졌으며 임금근로자 중에는 일용노동
자는 감소폭이 컸다.
그러나 2009년 8월 통계청에서 실시한 경제활동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단연 주
목할 것은 여성비정규직 증가이다. [표 2]와 [그림 2]를 보면 우리나라 전체 비정
규직 규모는 855만명으로 전체 임금노동자의 51.9%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성별
로 보면 남성은 정규직이 554만명(58.2%), 비정규직이 398만명(41.8%)인데 여
[ 그림 1 ] 2009년 노동인구(자료 : 통계청)
08 일하는 여성 09봄•여든두번째
경제위기에서 남성보다 5배 이상의 취업자 감소율을 보여 양적 하락이 두드러졌
다. 또한 남성은 비정규직 비율이 감소하였는데 여성은 비정규직 비율이 증가하
여 일자리 질의 하락이 동시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이번 경제위기는 여성 고용의 양, 질의 동반 하락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진행
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여성이 대규모의 잠재적 실업군으로 전락하는 결과를 초
래하고 있다. 이는 여성 고용의 반(半)실업에 의한 상시적 불안정화라는 구조적
특성으로 고착화될 위험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 하겠다.
2 0 1 0 년 이 명 박 정 부 의 여 성 고 용 대 책 의 문 제 점
상황이 이러한데도 이명박 정부의 여성고용대책은 한숨만 나오는 상황이다. ‘국
가고용전략회의’를 설치해 ‘고용과 일자리’를 국정의 최대 화두로 삼겠다고 말은
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서비스산업 선진화,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등으로 더욱
해고를 용이하게 하고 친기업적인 정책을 폄으로써 노동조건 하락을 가속화 시키
는 정책을 펼 계획임을 밝히고 있다.
특히 복수노조 및 전임자 급여 관련 법령 개정 작업, 교섭 비용 축소, 공공부문 파
업 시 필수 공익사업 대체근로제도 도입 등 노조활동을 억압하고 비정규직 확대
를 초래할 단시간 근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여성 인력 활용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퍼플잡’이란 이름으로 단시
간 근로를 확산시킬 계획인데 그렇지 않아도 양, 질의 동반하락이라는 여성고용
의 위급한 상황에서 단시간 근로 확대 정책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는 뻔
한 일이다.
결론적으로 정부는 노동부를 고용노동부로 개칭하면서까지 최고 국정목표가 일
자리 창출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미 재정지원 일자리 창출은 80만명에서 55만
명으로 축소된 상태이며 사회적 일자리 창출 예산은 40%가 삭감된 상태인데다
노동시장 유연화 및 시장화, 개방화, 단시간 근로 확대 등을 통해 정규직을 축소
하고 결과적으로 비정규직 확대를 촉진하여 여성고용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가
능성이 매우 높다 하겠다.
반면 남자 비정규직은 25~29세 정점을 이루었다가 55~59세에 최저점을 지나
다시 비정규직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여자 비정규직은 30~34세
를 지나면서 급격히 비정규직 비율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여성 30~34세는 정규직, 비정규직 할 것 없이 고용률 자체가 급격히 떨어졌다
가 이후 정규직은 감소하고 비정규직 비율만 다시 높아지는 결절점인 것이다.
그러면 이제 이번 경제위기가 여성에게 미친 영향을 정리하여 보자. 먼저 여성은
[ 그림 3 ] 남녀 고용형태별 연령계층별 분포(2009년 8월) (자료 : 통계청, 단위 : 천명)
10 일하는 여성 11봄•여든두번째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노동력을 상실할 위험에 대비한 위 4가지 사
유는 남성 중심적이며 젠더 관점을 결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여성은 여성이
전담하고 있는 임신·출산·양육의 부담으로 인해 노동시장 참여 자체가 어렵고
참여한다 하더라도 지속적인 참여가 보장이 되지 않기 때문에 경력단절을 경험할
수 밖에 없는데, 임신·출산·양육이 여성 개인의 몫이지 사회적 위험으로 인식되
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임신·출산·양육은 실업, 질병 등과 같이 너무나 당연하게 노
동력을 상실하게 되는 사회적 위험으로 인식되어야 하고 이에 대한 사회정책이
제5의 사회보험으로 구축되어야 한다.
특히 임신·출산·양육이 본래 여성의 역할로 고정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가
부장적 사고와 사회적 성역할을 더욱 견고하게 하는 이데올로기는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성평등 사회’로 이제 바뀌어야 한다.
물론 지난 10년간 우리 사회는 90일 산전후휴가, 육아휴직, 소득에 따른 차등보
육료 지원제도 등을 도입하여 일정 부분 사회화를 추진해왔지만 현실에서는 이러
한 제도가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법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적용
대상자체가 매우 한정되어 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러므로 여성노동자회는 2010년을 기점으로 임신·출산·양육의 어려움과 위험
을 완전사회화 하기 위한 정책 대안을 마련하고 요구할 것이다. 이를 위해 산전후
휴가, 육아휴직 사용실태 드러내기, 보육 시설 만족도 및 욕구도 조사를 통해 일
하는 엄마들이 겪는 보육 고충 드러내기 등을 추진할 것이며 사회적 인식 개선 캠
페인도 동시 진행할 것이다.
여성노동자회의 목소리는 아직은 작지만 여성고용의 양, 질의 동반 하락이라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한국사회의 질적 발전과 지속가능성이 담보되지 않기
때문에 결국은 커다란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2010년 여성노동자회는 임신·출산·양육의 완전 사회화를 통해 여성일자리의 양
과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첫걸음을 힘차게 내딛는다.
우 리 는 무 엇 을 할 것 인 가 ?
경력단절의 원인 - 임신·출산·양육 위험을 완전 사회화하여 여성일자리의 양과 질
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자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여성고용의 양, 질의 동반 하락과 이로 인해 반(半)실업의
특징을 강하게 보이는 상황에서 이를 타파하고 여성고용의 양, 질의 동반 상승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여기에서 일단 이번 경제위기 최대 피해자가 30대 여성임을 주목하자. 또한 연령
대별 여성 비정규직 비율에서 알 수 있듯이 여성은 30~34세를 기점으로 비정규
직이 급증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위 두 가지 사실은 결국 무엇을 얘기하는가?
이는 현재 경제위기 상황에서 임신·출산·양육 부담에 의해 30대 여성이 가장 먼
저 일자리를 잃고 있고 경력단절을 경험하는 순간 다시 노동시장으로 돌아올 때
는 질 낮은 일자리, 비정규직 일자리 밖에 주어지지 않아 여성 개인이 짊어지고
있는 임신·출산·양육 부담이 여성 고용의 양, 질의 동반하락의 근본원인이 됨
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여성노동자회에서는 이번 경제위기에서 악화되는 여성고용 현실과 맞
서 여성 일자리 질의 하락의 원인이며 여성 취업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는 경
력단절 문제를 사회적으로 제기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미 이
문제는 이심전심으로 여성에게 이렇게 불이익을 주고 아무런 대책도 없는 상황
에서는 출산할 수 없다는 출산파업이라는 문제로 사회화 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
실이다.
사실 자본주의는 시장경제의 무한확장을 통한 이윤의 극대화를 통해 성장해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실업, 질병, 노령, 산재 등을 이유로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
이 노동력을 상실한 채 시장 경쟁에 노출될 경우, 개인이 겪어야 될 생존의 위험
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회보험을 제도화해왔다.
즉 자본주의는 근대 국민국가와 짝을 이루어 한편으로는 시장의 무한확장을 추
구하지만 동시에 시장의 원활한 작동을 위해 국가권력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
입하여 위험을 사회화하기 위한 제도를 구축해온 것이다. 이는 시장 근본주의자
들이 말하는 ‘모든 것을 시장에 맡겨라. 그러면 시장이 해결해 줄 것이다’라는 구
호가 허구임을 알게 한다.
12 일하는 여성 13봄•여든두번째
이슈가 등장하여 지방선거의 공간이 지방정치, 생활정치의 무대라기보다 전국적
인 사안이 지역선거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셋째, 한나라당을 위시한 보수 세력과 개혁, 진보 성향의 연합세력의 결집여부가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여야 모두 후보 단일화, 시민단체들과의 정책 협약
이 선거 승패의 관건이 된다.
넷째, 교육자치 실현을 위해 처음으로 전국의 교육감과 교육의원을 동시에 선출
하여 사상 유례 없이 여덟 번의 투표를 하는 선거이며 특히 교육감은 진보 진영의
단일후보가 가시화 되고 있어 보수와 진보의 대결이 선명해지고 있다.
다섯째, 지방선거에서 정치연합을 위해 야 5당과 4개의 시민·사회단체들(민주통
합 시민행동, 시민주권 소통과 연대, 희망과 대안, 2010 연대)이 5+4 회의3
를 구
성하여 선거연합을 추진하고 있다.
3월 24일 ‘밥과 강을 위한 유권자권리선언 2010 유권자희망연대’ 출범식
3	 3월 8일 1차 합의를 하였으나 야 5당 중 진보신당이 탈퇴하고 민주당 최고위에서 수정을 요구하여 막판까
지 재협상을 하였으나 국민참여당이 이의 제기하고 민주당이 또다시 거부하여 4월 20일 결렬되었다. 그러
나 지역별로는 선거연합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6 . 2 지 방 선 거 의 특 징
선거는 주권자인 국민의 요구를 실현하고 잘못된 정책을 바로 잡고 견제할 수 있
도록 헌법이 보장한 행위이며 민주주의 꽃이다. 투표권은 국민의 주권으로 역사
적으로 투쟁을 통해 쟁취한 소중한 권리이다.
특히 여성 참정권을 요구하며 투쟁에 나선 지는 100여 년이 좀 넘는 수준이다. 우
리나라는 근대화와 더불어 해방 이후에야 비로소 참정권이 주어졌다. 이런 소중
한 주권을 포기하지 말고 제대로 행사해야만 국민의 삶의 질이 달라진다.
지방자치가 실시된 지 20년이 되는 올해의 6.2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한나
라 일당 독재인 정부를 심판하고 민주주의 회복과 먹고 살 걱정 없는 사회를 간
절히 원하고 있다.
올해 지방선거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어 어느 해보다 중요한 선거가 될 것
이다.
첫째, 10년 만에 집권을 한 이명박 보수 정권에 대한 중간 심판의 성격으로, MB
정권의 민주·민생·평화의 3대 위기에 대한 평가가 이번 선거를 통해 이루어 질
것이다.
둘째, 4대강 사업 중단, 세종시 수정 문제,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실시 등 굵직한
2010 지방선거,
밥·일·강을 살리자!
정 문 자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
특 집 ❷
14 일하는 여성 15봄•여든두번째
전 국 유 권 자 공 동 행 동 에 참 여 하 자
2010 유권자 희망연대6
가 중심이 되어 4대강 사업 중단을 위한 전국 유권자 공동
행동을 권역별로 진행하고 있다. 지역별로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이 파헤쳐
지는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4대강 사업 중단을 외치고 있다. 수경 스님이 “아이들
이 물에 빠지고 불에 타죽고 있는데 우리들은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호소하시
며 여주 남한강 가의 컨테이너 박스 안에서 농성을 하고 계신다.
한국여성노동자회를 포함해 전국 2,000여개 단체 가입으로 광우병 대책위원회
이후 사상 최대 연대조직체인 ‘친환경 무상급식 국민연대’를 발족하여 후보들과
정책협약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 확대 실시를 위한 서명운
동과 5월 5일 친환경 무상급식 실현을 위한 1만 가족 대행진을 준비하고 있다. 한
나라당은 무상급식 전면 실시는 부자 급식, 좌파적 발상이라며 반대하고 저소득
층만 무상급식을 하겠다고 한다.
여성계는 ‘2010 여성유권자희망연대’를 발족하여 밥·강·민주주의를 위한 선거
연합을 촉구하고 여성공약 요구 및 정책협약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정치 수
다방(일명 커피당 Coffee Party7
) 많이 만들기 및 투표참여 운동으로 여성유권자
정치 참여확대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좋 은 후 보 선 택 하 여 이 웃 과 함 께 투 표 하 자 !
이번 선거의 결과로 4년간 우리 지방 정부가 ‘누구를 위한 살림살이를 할 것인가?
누구를 위한 교육 정책을 펼 것인가?’가 결정된다. 이에 우리는 시민단체와 함께
하는 선거연합 후보, 4대강 사업 중단 및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 실시, 성폭력 없
는 사회 만들기,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사회에 동의하는 후보, 여성노동자를
위해 일할 후보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선택해야 한다.
젊은 유권자들은 정치에 대한 혐오와 무관심으로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다. 젊은
층의 투표율을 10% 더 올리고, 가족과 친지 그리고 이웃과 함께 투표에 참여하여
우리의 소중한 주권을 행사하자.
7	 커피당 카페 주소 : cafe.daum.net/coffeepartykorea
밥 · 일 · 강 을 살 리 는 지 방 선 거
한국여성노동자회는 2010 지방선거에 대한 방침으로 ‘밥·일·강을 살리는 여성
노동자 유권자운동’을 천명한다. 밥을 살리는 것은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아
이들이 차별 없이 모두가 친환경 무상급식으로 안전한 먹거리를 먹을 수 있게 하
는 것이다. 일을 살리는 것은 우리나라 47.7%의 낮은 여성취업률(OECD 평균
61%)의 현실에서 잘릴 걱정 없는 사회서비스 분야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용불
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여성의 일자리 안정화를 의미한다. 강을 살리는 것은 수
천 년 흘러온 강물을 인간의 욕심으로 가두고 파괴하는 4대강 사업 중단으로 환
경과 인간, 생태계를 살리는 생명 존중 운동이다. 이에 한국여성노동자회는 5대
지방선거 운동방향을 선정하였다.
운동방향 1 ▶ 보수세력이 시장, 시의회, 교육감을 독점하는 현실에서 이를 견제할 민주
세력 창출
운동방향 2 ▶ 소수 기득권층만 잘 사는 사회에서 국민 다수가 잘 사는 사회로 빈익빈, 부
익부를 줄일 수 있는 사회보장 등 사회임금4
정책 실현
운동방향 3 ▶ 재정 탕진, 환경 파괴하는 4대강 사업 대신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실시로
사람 살리는 복지경제 실현
운동방향 4 ▶ 여성과 청년의 일자리 창출 및 일하는 엄마가 행복한 사회5
만들기
운동방향 5 ▶ 여성과 아동의 안전과 인권이 존중되는 사회
4	 임금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첫째, 개인이 직장에 다니며 받는 시장임금과 둘째, 보육료지원, 주거, 의료,
교육지원 등 사회정책에 의해 간접적으로 받게 되는 사회임금이다. 선진국일수록 시장임금 차이를 사회정
책에 의해 사회임금을 높임으로써 소득 불평등을 줄이는 정책을 쓰고 있다.
5	 일하는 엄마들은 임신·출산·양육의 삼중고 때문에 일자리를 그만두게 되거나 다시 일자리를 구해도 비정
규직, 저임금의 열악한 일자리밖에 주어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임신·출산·양육 부담을 개별 여성의 몫이
아니라 기업과 사회와 국가가 함께 책임지는 구조로 만들어가야 한다. 그러므로 일하는 엄마가 행복한 사
회란 임신·출산·양육을 완전히 사회가 책임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6	 지난 3월 24일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참여연대, YMCA 등 전국 400여 단체가 모여 발족
한 지방선거 대응기구
16 일하는 여성 17봄•여든두번째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사회!, 빈곤·폭력없는 안전한 세상!이라는 부제로
3·8 세계여성의날 기념 제 26회 한국여성대회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1천여명의 참석자들이 모인 가운데 한국여성단체연합 홍보대사인 배우 권해효
씨와 전문사회자 최광기 씨의 사회로 열린 기념식은 남윤인순 여성연합 상임대표
와 박영미 여성연합 공동대표의 “냉소와 분열을 극복하고, 가슴을 열고 서로의 차
이를 이해하고 포용하면서 아름다운 연대를 만들어 갑시다. 우리의 참여로 희망
을 현실로 만들어 냅시다. 희망을 만들고 현실이 바뀌는 그 곳에서 여러분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대회사로 시작했다.
이어, 2010년 성평등 걸림돌 발표 및 성평등 디딤돌 시상, ‘함께 일하고 함께 돌
보기 캠페인’ 선언 퍼포먼스, 가수 강허달림의 축하공연, 3·8 세계여성의날 기
념 여성선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기념식 후 회원단체 활동가와 회원 500여명
은 이화여대를 시작으로 신촌기차역, 신촌 창천공원으로 짜여진 세계여성행진 ‘빈
곤과 폭력없는 세계를 향해 걸어라!’를 함께 했다. ‘성평등한 공동체, 여성의 한표
로!’,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사회!’, ‘빈곤과 폭력없는 안전한 세상’ 세가지 주제
를 표현한 보라, 노랑, 빨강의 복색을 한 회원들이 우리의 요구를 시민들에게 알
리는 자리가 되었다. 
광 주 여 성 노 동 자 회
3월 6일 10여개 여성·시민·사회·문화·인권단체들이 모여 102주년 3·8 세계여
성의날을 맞아 광주YWCA 대강당
에서 ‘광주여성대회’가 열렸다.
이 날 행사는 2009년 ‘3·8여성상’ 시
상과 광주 여성 선언, 참가단체 회원
들의 공연 등의 순으로 진행됐으며
‘여성이 바꾼다 2010지방선거’ 회원
들의 작품전시 및 판매, 노동법에 대
한 OX퀴즈, 풍선아트 등 많은 부대
행사도 함께 펼쳐졌다. 광주지역 여
성단체가 수여하는 올해 ‘3·8여성상’
이번 기획에서는 102번째를 맞는 3·8 세계여성의날 전국의 표정과 다채로운 행사들을 담아 보았
다. 각 지역별 기념행사와 생생여성행동에서 진행한 기자회견, 한국여노와 전여노조가 발표한 올
해 일하는 여성들이 바라는 요구와 실현과제 등을 싣는다.편집자주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3월 6일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3·8 세계여성의날 제 26회 한국여성대회를 진행했
다. 사전 행사로 대강당 앞마당에서 각 참여 단체들의 의제 홍보, 회원확대 및 자
활공동체 물품판매를 통한 기금 모금
부스들을 한데 모은 ‘컬러풀 프리마
켓’을 진행했다. 면 생리대 판매, 유
방암 예방 파자마 캠페인, 생활한복
판매, 우울증 진단, 무상급식 서명운
동, 월남쌈 판매 등 참여 단체들의 특
징과 개성이 가득한 자리였다.
오후 2시부터 여성의 참여로, 희망
을 현실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성평등한 공동체, 여성의 한 표로!,
	1	 0	 2	 번	째
	 3	.	8		 세	계	여	성	의	날	 ,
	여	성	들	의		 힘	찬		 함	성
기 획 ❶
정리 장 수 진 한국여성노동자회 선전홍보부장
18 일하는 여성 19봄•여든두번째
홍보관, 체험관을 운영했다. 퍼플잡
의 문제점을 알리는 홍보관, 빈곤 현
실을 세상의 중심에서 빵꾸똥꾸를 외
치는 체험관, 몸을 살리는 면 생리대,
자연사랑 원예를 파는 프리마켓을 운
영하였다. 또 개사곡 경연대회를 통
해 시민들과 어울려 3·8의 의미도
알려내고 여성의 현실도 알려내는 흥
겨운 자리가 되었다.
뱃노래 개사
일자리도 부족한데 우째 아를 많이 낳노 일자리도 부족한데 육아휴직 어떻게 써~
어기야디여차 (빵꾸똥꾸) 어기야디여 어기여~차 뱃놀이 가잔다
단시간근로 퍼플잡은 말도안돼 빵꾸똥꾸야 이십대 태반이 백수란다 우짤끼고 빵꾸똥꾸야
어기야디여차 (빵꾸똥꾸) 어기야디여 어기여~차 뱃놀이 가잔다
부릅뜨고 잘보고 찍자 지방선거 참여하자 만들어라 여성일자리 걱정없는 살림살이
어기야디여차 (빵꾸똥꾸) 어기야디여 어기여~차 뱃놀이 가잔다
빈곤없는 세상으로 차별없는 세상으로 여성행복 평등세상 함께하자 3·8대회
어기야디여차 (빵꾸똥꾸) 어기야디여 어기여~차 뱃놀이 가잔다
부 천 여 성 노 동 자 회
부천여노 회원 10여명이 서울에서
진행된 3·8 한국여성대회에 참가하
였다.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자’라는
고깔모자를 함께 간 자녀들과 머리에
쓰고 신나게 노래도 부르며, 신촌거
리까지 행진했다.
여성대회에 처음 참가한다는 한 회원
은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권리를 요구
에는 미쓰비시중공업 근로정신대 양금덕(82) 할머니가 선정됐다.
8일에는 3·8 기념으로 여성영화 ‘땅의여자’가 광주 NGO 센터에서 상영되었다.
대학 때부터 농민운동가를 꿈꿔온 세 여자 대학 동창생이 살아가는 모습을 1년간
카메라에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로 농사를 짓고, 여성 농민회 활동을 하고, 그 가
운데 여성으로서의 자리를 만들어 가는 그녀들의 새로운 삶을 조명한 내용이다.
대 구 여 성 노 동 자 회
3·8 세계여성의날 기념 대구대회가
3월 5일 대구백화점 앞에서 진행되
었다.
오후 4시부터 사전행사로 6.2 지방선
거 후보자에게 요구하는 내용을 리본
에 직접 적어 플랭카드에 붙이는 작
업을 진행했는데, 많은 시민, 학생들
이 참여해서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일·가정양립이 가능한 사회’를 슬로
건으로 준비한 퍼포먼스로 시민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활동가와 보육사가 준비한 문화공연 ‘살다가끔’은 행사 참여자들과 함께 어우러지
면서 흥을 한껏 돋구었다. 풍물패를 선두로 거리행진을 진행한 뒤 마무리로 모두
가 촛불을 밝혀 만든 ‘여성이 나서자’ 글씨가 대구시내 한복판을 환하게 밝혔다. 
마 창 여 성 노 동 자 회
3월 6일 우천으로 민주노총 대강당에서 3·8 행사를 하였다. 기념식에서 마창여
노는 대림자동차노조의 해고 과정에서 있었던 여성노동자들의 현실을 말했다. 현
재 해고 상황과 해고 과정에 있어서의 부당함, 여성 노동자로서 겪는 어려움 등을
지난 대림자동차여성노동자들과의 간담회를 바탕으로 발언하였다.
부대행사로 여성 빈곤과 일자리 관련한 내용을 알리기 위한 ‘컬러풀 프리마켓’,
20 일하는 여성 21봄•여든두번째
프리마켓’에서 자활공동체 생산품인 참기름을 판매하고 홍보하는 자리가 마련
되었다.
무엇보다 지방선거 캠페인을 통해 회원과 일반시민들로부터 의견 수렴을 할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되었다. 이 밖에도 다채로운 프로그램, 거리행진의 선전물
을 통해 언론으로부터 본회가 핫이슈가 되어 참여의 의미를 확대하는데 좋은 기
회였다.
안 산 여 성 노 동 자 회
3월 5일 3·8 세계여성의날 102주년
기념행사 ‘여성의 참여로 희망을 현
실로’를 진행하였다.
1부 기념행사에서는 올해의 여성운
동상과 여성운동 걸림돌상을 선정하
여 발표하였다.
올해의 여성 운동상은 ‘전국여성노동
조합 경기지부 한양대 미화원분회’가
수상하였으며, 여성운동 걸림돌상은
‘한양대학교 안산캠퍼스’를 선정, 발
표하였다. 기념식을 마무리하며 함께 참여한 회원들과 여성노동자의 요구를 담
아 풍선 기둥을 만들어 세우는 퍼포먼스를 진행하였으며, 2부 행사로는 YH김경
숙 ‘역사를 넘어 아픔을 넘어’ 다큐멘터리를 상영하였다.
인 천 여 성 노 동 자 회
3월 4일 인천여성문화회관 대강당에서 3·8 세계여성의날 기념 제 23회 인천여
성노동자회대회를 진행했다. 본대회 전 인천여노 회원과 전여노조 인천지부, 민
노총인천본부 조합원 등 일하는 여성노동자 60명으로 구성된 젬베 공연팀이 모여
짧은 연습시간을 통해 호흡을 맞춘 공동체 음악을 공연하는 시간을 가졌다.
본대회 시작을 알리는 젬베 공연과 함께 진행된 인천여성노동자대회에서 ‘빈곤과
하며 당당하게 행진하는 모습이 뿌듯했다고 하였다. 큰 대회에 와서 많은 여성들
이 다양한 모습으로 신나게 권리를 주장하는 광경을 보는 것 자체로도 여성운동
의 영감을 얻는 기회가 되었다.
부 산 여 성 회
3·8 세계여성의날 기념 제 21회 부
산여성대회가 3월 6일 서면 밀리오
레 야외무대에서 진행됐다.
「여성의 참여로, 희망찬 부산을!」이라
는 슬로건 아래, ‘여성의 한 표로 성평
등한 공동체’,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
는 사회’, ‘빈곤·폭력 없는 안전한 세
상’, ‘고용안정, 비정규직 권익개선’,
‘민간교류 활성화를 통해 통일로 한
걸음 더’라는 5대 과제를 선언했다.
이 날 행사는 부산여성단체 연합 유영란 대표((사)부산여성회 상임대표)의 대회
사와 활동가들의 율동으로 힘차게 시작하였다. 아동 성폭력 없는 세상을 바라는
어린이들의 태권도 시범과 태권무 공연은 많은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또한 패
러디 콩트 ‘여보원(여성인권보장위원회)’을 통해 여성노동자 우선해고 반대, 여성
들의 정치참여에 대한 목소리를 높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서 울 여 성 노 동 자 회
서울여노는 3월 6일 서울에서 진행
된 3·8 한국여성대회에 참가하였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메인슬로건
을 ‘여성의 참여로 희망을 현실로!’로
정한 이번 대회의 시민난장 ‘컬러풀
22 일하는 여성
차별이 없는 세계를 향해 걸어라’라
는 주제로 선언문을 채택하고, 현장
여성노동자들이 일하면서 연습을 하
여 공연을 마련하였다. 이날 행사는
400여명이 참가하여 인천지역 여성
노동자들이 행복한 세상에서 살기 위
한 선언과 결의를 다지는 자리가 되
었다.
전 북 여 성 노 동 자 회
3월 8일 전북대 앞에서 3·8 세계여성의날 기념 전북여성대회를 진행했다. 여성
의 날이어서인지 그날은 여성들이 더욱 특별하고 밝고 당당하게 보였다. 우리는
무대의 주인공들이었다.
전북여성단체연합 박영숙 상임대표의 축사를 시작으로 각 지역여성단체에서 준
비한 퍼포먼스들이 이어졌다.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사회’, ‘여성의 참여로 희
망을 현실로’, ‘성평등한 공동체 여성의 한표로’ 등의 구호가 새겨진 띠를 양손에
치켜들고 흔들어댔다.
우리의 목소리가 저~기에 있는 사람들의 가슴속에 스며들도록… 지나가던 젊은
대학생보다 생물학적인 나이는 더 많았지만, 훨씬 더 생동감 있는 표정을 가진,
훨씬 더 의지에 차 있는 우리들의 모습
이 보였다.
참정권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선지 100
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깨어지며,
앞으로 계속 전진할 것이다. 여성들
이 성을 이유로 부당함이나 불평등함
을 겪는 일이 없어지는 그날까지 우리
는 그 바통을 받고 계속 달려나갈 것
이다.
프로그램 안내
1강 : 2010년 5월 6일(목) 오후 7시~9시 입학식 + 희망특강
“젊음, 변화와 희망을 상상하다”                   조한혜정 연세대학교 교수
2강 : 2010년 5월 13일(목) 오후 7시~9시 2030 여성담론
“불안한 삶, 어떻게 하면 달라질까?”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사무처장
3강 : 2010년 5월 20일(목) 오후 7시~9시    명랑청년좌담
“2030 여자들, 우리는 희망을 말한다”
김현진 에세이스트
김영경 청년유니온 위원장 
손민정 휴먼파탈 활동가
전아름, 박연 요새 젊은 것들 공동저자
4강 : 2010년 5월 27일(목) 오후 7시~9시    대안탐험
“나와 사회의 행복을 꿈꾸는 청년들의 멋진 데뷔”   김종휘 노리단 단장
5강 : 2010년 6월 3일(목) 오후 7시~9시     우리가 사는 방식
“폐현수막 디자인으로 더 좋은 사회 만들어요”    박미현 터치포굿 대표
“88만원 세대의 열정을 쏘다! 청년이그나이트”  김선경 청년Ignite 대표
6강 : 2010년 6월 10일(목) 오후 7시~9시    비젼  액션 프로그램 + 졸업식
“비전에 날개 달다”                     이주환 일하는여성아카데미 부소장
참가대상
20, 30대 여성의 삶과 노동 문제에 관심이 많은 누구나
불안과 절망을 딛고 새로운 활로와 대안을 찾고 싶은 청년 누구나
참가신청
이메일 접수(kwwa@paran.com으로 접수)
✽ 이름, 전화번호, 간단한 자기소개, 기대하는 바 등을 적어서 보내주세요.
참가비
15,000원(신한은행 140-003-348188 한국여성노동자회)
✽ 참가비를 입금하셔야 참가가 확정됩니다.
✽ 모든 강좌에 참가할 경우 참가비 전액을 돌려드립니다.
✽ 개별 강좌 신청 시 각 강좌는 3,000원입니다.
✽ 개별 강좌 신청 시 해당 강좌를 꼭 적어주세요.(단, 전체 강좌 신청자를 우선 접수)
장소 한국여성노동자회 지하 강당(홍대입구역 1번 출구 도보 5분)
문의
한국여성노동자회 Tel.02-325-6822(내선 0번) 담당 : 신혜정
www.kwwnet.org E-mail.kwwa@paran.com C.P.010-4871-9570
주최 후원
청 년 희 망 아 카 데 미
24 일하는 여성 25봄•여든두번째
지금 상황에서 필요한 대책은 서민생계 지원을 통한 내수 활성화이다. 이를 위해
서는 사회서비스 확대를 통한 여성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는 이렇
게 요구한다.
요구 01 ▶ 초등학교 방과후 아동보육, 교육시설 확대, 영아보육, 국공립 보육시설 확대
등을 통한 보육교육분야 14만개 일자리를 창출하라!
요구 02 ▶ 취약계층 아동보육 서비스 확대, 노인장기요양사업 확대, 산모신생아 돌봄
서비스 확대, 보호자 없는 간병 등 돌봄서비스 분야 확대로 36만개 일자리
를 창출하라!
2 . 여 성 일 자 리 의 질 을 높 여 라 !
간접고용(용역)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은 사실상 원청 사업주에 의하여 결정되나
이들에 대한 노동법 상의 책임은 고용(용역) 사업주에게만 있다. 가령 대학교 청
소용역 중장년 여성노동자들은 최저임금 85만 8천원을 받고 있으며 원청인 학교
가 용역업체를 바꾸면 사업체가 바뀌었다는 이유로 합법적인(?) 해고를 당하기도
한다. 노조가 있을 경우 노조 간부들이 주로 해고되기도 한다. 이들이 최저임금을
받는 이유도 원청인 학교가 용역업체와 그 가격으로 계약을 하기 때문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노동법상 원청 사업주의 책임 영역을 분명히 하여, 이들의 노
동기본권을 사실상 보장해야 한다.
그리고 경기보조원 등 특수고용노동자들을 노동조합법상의 노동자로 인정해서
사회적 기본권인 노동3권이 적용되도록 해야 한다.
2010년 현재 최저임금은 시간급 4,110원(40시간 기준 월 858,990원)이다. 최소
한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최저임금이 월 100만원은 되어야 한다.
대다수가 여성들인 가사·간병노동자들은 과도한 노동과 직업병으로 상시적인 질
병과 건강에 위협을 느끼며 일하고 있다. 그러나 4대 보험도 적용되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서 4대보험 적용을 해야 한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현행법에 기초해서 지속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예산
확보와 정부의 지원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래서 이렇게 요구한다.
1 . 잘 릴 걱 정 없 는 여 성 일 자 리 5 0 만 개 만 들 어 라 !
사상 최대인 청년 실업률 10% 등 우리나라 고용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1월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공식실업자만 120만명이고 취업준비생, 18시간미만 근로
자, 이유 없이 쉬었다는 사람까지 합치면 실질실업자는 440만명을 넘어서서 전
국민의 10명 중 1명이 실업자인 상황이다. 게다가 남자 취업자는 작년 1~5월 감
소세를 보이다 하반기 증가세로 돌아선데 비해 여자는 2010년 1월까지 14개월
째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감소폭도 확대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6개월짜리 희망근로와 같은 단기 일자리대책만 내놓고 있으며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사회서비스 부문보다 4대강 사업 같은 고용창출 효과도 낮
고 지구 환경도 파괴하는 건설토목공사를 벌이고 있다.
	일	하	는		 여	성	들	의	
			 행	복	한		 삶	을		 위	한
	20	10	년		 우	리	들	의	
			 바	램	과		 해	야	할		 일
기 획 ❷
이 혜 순 전국여성노동조합 사무처장
한국여성노동자회와 전국여성노동조합은 3월 8일 세계여성의날을 앞두고 일하는 여성들의 더 나
은 삶을 위한 우리들의 요구와 과제를 함께 정리하였다. 정부에 대한 요구가 대부분이지만 6월 2
일 지방선거가 있는 만큼 우리들의 실천을 함께 결의하자는 내용도 담았다. 크게 5가지 영역의 20
가지 내용으로 요약해 보았다.
26 일하는 여성 27봄•여든두번째
우리나라는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돈을 일을 해서 버는 임금소득에만 의
존하고 있다. 그러나 생활하는데 필요한 돈을 임금으로만 해결할 수 없기 때문
에 다른 사회복지(사회임금)로 보완을 해야 서민들도 돈 걱정없는 살림살이가 될
수 있다.
실직을 하거나 폐업을 해도 실업급여를 못 받는 여성노동자와 자영업자들에게 고
용보험이 적용하도록 해야 하며, 증가하고 있는 청년 실업자들에게 최소한의 생
계를 보장하고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을 촉진하기 위한 구직수당이 필요하다.
또 자녀 교육비와 내집 마련으로 가정 경제가 휘청거리는 것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이명박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건 반값 등록금, 반값 아파트 정책을 지켜야
한다.
요구 14 ▶ 특수고용노동자, 가사·간병 노동자, 영세자영업자들에게 고용보험을 적용
하라!
요구 15 ▶ 청년실업자, 경력단절 여성에게 구직 촉진수당을 지급하라!
요구 16 ▶ 초·중·고 무상 급식, 무상 교육을 실시하라!
요구 17 ▶ 반값 대학 등록금 공약을 이행하라!
요구 18 ▶ 반값 아파트 공약을 지켜라!
5 . 여 성 의 힘 으 로 지 방 선 거 승 리 하 자 !
세상은 세상의 변화를 요구하는 사람들의 실천만큼 변화해 간다. 6월 2일 지방
선거가 있다. 내가 사는 지방정부의 정치인들을 선출하는 날이다. 우리의 요구를
많이 수용하는 후보들을 선택하자. 우리의 정책과 많이 다른 후보들을 반대하자.
적어도 내 주변의 10명 유권자들에게 우리의 요구를 알리고 올바른 투표를 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자.
요구 19 ▶ 우리의 요구를 실현 할 후보 및 정당에게 투표하자!
요구 20 ▶ 내 주변 10명의 유권자에게 우리의 요구를 알리고 올바른 투표를 조직하자!
요구 03 ▶ 원청사업주의 책임을 분명히 하고 간접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라!
요구 04 ▶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3권을 보장하라!
요구 05 ▶ 최저임금 월100만원은 보장하라!
요구 06 ▶ 가사간병노동자들에게 4대보험을 적용하라!
요구 07 ▶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계속 추진하고 차별을 철폐하라!
3 . 일 · 가 정 양 립 이 가 능 한 사 회 로 !
2009년 여성취업자 수는 977만 2천명으로 전년대비 10만 3천명(-1.0%)이 감소
하였다. 이 중 30~39세 여성은 10만 6천명이 감소하여 4.8%가 감소하였다. 한
창 일할 나이의 30대 여성들의 일자리가 가장 많이 사라진 것이다. 경제위기를
빌미로 임신·출산·육아로 인해 자유롭지 못한 여성들을 가장 먼저 퇴출시킨 것
이다. 여성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 위해서는 임신·출산·육아가 여성만의 문
제가 아니라 가정과 기업, 국가가 함께 책임져야 할 것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가
정 내에서는 가사와 양육의 분담을, 기업은 여성노동력에 대한 인식 개선을, 국
가는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 마련에 힘써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
한 방법은 이렇다.
요구 08 ▶ 임신·출산·육아를 이유로 한 해고를 근절하라!
요구 09 ▶ 육아휴직급여를 인상하고 남성 육아휴직사용을 의무화하라!
요구 10 ▶ 국공립보육시설을 3배 늘리고, 영아보육시설과 가정보육사를 2배로 확충
하라!
요구 11 ▶ 모든 초등학교에 방과후 교육시설 설치를 확대하고 내실화하라!
요구 12 ▶ 출산여성에 대하여 3개월간 기초출산수당을 지급하라!
요구 13 ▶ 임신·출산·육아에 대한 기업과 가정의 인식을 개선하라!
!
4 . 사 회 복 지 확 충 으 로 돈 걱 정 없 는 사 회 만 들 자 !
28 일하는 여성 29봄•여든두번째
같아서 답답했다.
눈 감고 귀 닫고 오로지 자신들이 하
고 싶은 것만 이야기 할 것이 아니라,
입을 닫고 눈을 뜨고 귀를 열어 민생
을 위해, 차별받고 고통받는 여성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찾아 실
천해야 할 것이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20대 여성 구직
자는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 되는데
아르바이트조차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구하기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자녀출산
으로 인해 경력단절을 겪고 있는 30대 주부는 육아문제로 인해 경력을 살리는 직
업을 구하기보다 근무시간이 짧거나 출퇴근 시간 조정이 가능한 일자리를 찾게
된다고 했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유연근무제는 가뜩이나 불안한 여성노동자들의 노동
환경을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또한 비정규직의 확산을 통해서 임
신·출산·양육에 대한 권리를 가질 수 없는 여성노동자들의 확대를 가져올 수 밖
에 없다.
정부는 여성노동자의 생존권을 흔드는 이러한 정책을 철회하고, 돌봄노동을 사
회화하기 위한 안정적인 공공부문 일자리를 확대하는 것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
율을 높이고 일하는 여성을 지지하는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일자리가 불안한데 애를 낳으라니!!
일자리가 불안한데 육아휴직을 어떻게 쓰나!!
일자리도 불안한데 정부정책은 더 불안하다!!
3·8 세계여성의날을 맞이하여 여성들이 즐겁게 일하고, 많은 여성들이 행복한
삶을 누리길, 오늘의 외침이 희망이 아닌 현실이 되어 웃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
란다.
지난 3월 3일, ’민생살리고 일자리 살리는 생생여성행동’ 기자회견 참석을 위해
여의도로 향했다. 수원여성노동자회에서 와서 처음 맞이하는 3·8 세계여성의날
행사였다.
막상 여의도역에 도착해서 출구로 나갔는데 아무도 보이지 않고 전경 두 명만 나
를 쳐다보고 있어서 당황스러웠다. ‘아니, 여기가 아닌가?’ 목을 쭈욱 빼고 여기저
기를 둘러보니 저 건너편에 한 무리가 보였다.
횡단보도를 건너 쑥스러운 발걸음으로 가보니 반가운 얼굴들이 보인다. 피켓도
들고 카메라도 들고….
기자회견에 참여를 한다는 건 참 쑥스러운 일이다. 사람들이 나만 보는 것 같은
당황스러움, 또 곱지 않은 시선들…. 예전의 나였으면 나 또한 ‘저 사람들, 뭘 하는
거야?’하고 그냥 지나쳤을 텐데, 지금의 나는 이 자리에서 목소리를 높인다.
정문자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는 불안한 일자리와 여성노동자의 생존권 박탈에
대해 저출산정책을 위시로 한 정부정책의 허상을 폭로하고 여성노동자의 노동권
확보를 위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발언했다.
하지만 정부는 비정규직의 불안정한 일자리만 더 늘리고 있다. ‘퍼플잡’을 통해 잠
깐 고용이 늘 수도 있겠지만 정말 우리가 원하는 고용안정과는 너무 먼 얘기인 것
기 획 ❸
박 태 화 수원여성노동자회 활동가
	3	.	8	 세	계	여	성	의	날		 기	념
			 ‘민	생	살	리	고		 일	자	리
	살	리	는		 생	생	여	성	행	동’	 	
		 기	자	회	견	을		 다	녀	와	서
30 일하는 여성 31봄•여든두번째
‘해방촌 게스츠하우스(Guests’ house) 빈집/빈마을(이하 빈집)’는 그런 의미에서
주거 문제를 유쾌한 방식으로 풀어나가고 있는 반가운 공간이다. ‘빈집’은 게스츠
하우스의 의미 그대로 누구나 찾아오고 머물다 갈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사람들
이 자유롭게 들러서 먹고 마시고 놀고 쉬고 잔다. 단 손님을 맞이하는 주인은 없
다. 스스로 와서 공간을 사용하고 깨끗하게 정리하고 돌아가면 된다. 머물 수 있
는 기간도, 인원도 정해진 것은 없다. 잠깐 들를 수도, 장기 투숙을 할 수도 있다.
10명이 넘는 인원이 한 집에 북적거릴 때도 있다. ‘빈집’의 소개글에 공간의 성격
이 잘 드러나 있다. “게스츠하우스는 비어 있는 집, ‘빈집’입니다. 비어 있기 때문
에 누구든 넉넉하게 맞아들일 수 있고, 또 무엇이든 채울 수 있습니다. ‘빈집’은 이
름마저도 비어 있습니다. 당신이 그 이름을 지어주십시오.”
한국여노 ‘스스로핑크빛미래를쓰는 20대팀’(이하 스핑크쓰 팀)은 대안탐방의 일
환으로 ‘빈집’을 방문했다. 서울여노의 현정과 마창여노의 권주도 함께 했다. ‘빈
집’에 마침 지인이 장기투숙 중이라 쉽게 ‘옆집’8
의 문을 두드릴 수 있었다. ‘옆집’
의 구조는 일반 가정집과 별반 다르지 않았지만, 세 개의 방 중 하나에는 이층침
대가 양쪽에 나란히 놓여 있었고 거실에는 공용 책장과 공용 컴퓨터가, 부엌 싱크
대 위에는 ‘부엌 사용법’ 메모가 붙어 있었다.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겼다. 우리
는 방에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인터뷰에는 ‘빈집’ 초창기 멤버인 아규
와 1년 넘게 옆집에서 장기투숙 중인 달군이 함께 해주었다.
혜 정 요즘 청년 주거문제가 심각하고, 나 역시 오랫동안 주거 공간 때문에 힘들
었는데, ‘빈집’을 알게 되어 무척 반가웠고, 재밌는 시도라고 생각했다. 어
떤 배경에서 시도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아 규 2008년 2월에 시작해서 이제 2년이 막 넘었다. 시작은 장난 반, 진담 반이
었다. 그 때 당시에는 ‘사는 문제’가 중요한 코드였다. ‘앞으로 어떤 모습으
로 먹고 자고 놀고 할 것인가?’가 개인적으로 중요했고, 공간을 어떻게 꾸
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사람들이 사는 방식이 어떤 면에서는 비
효율적으로 보였다. 한 명이 살든, 두 명이 살든 상당한 공간에서 상당한
8	 빈집에는 현재 ‘옆집’과 ‘아랫집’이 있다. ‘윗집’은 최근에 문을 닫았고, 얼마 전 새로운 집이 막 탄생했다.
‘청년 세대’ 하면 따라붙는 수많은 수사어 중 ‘니트족’, ‘캥거루족’과 같은 말에는 경
제적으로 독립할 나이가 되었는데도 취업하지 않고, 부모님에게 경제적, 정서적
으로 의지하며 사는 청년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담겨있다. 그러나 청
년들은 독립된 공간과 부모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원한다. 단지 지독한 취업난과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저지르지 못할 뿐이다. 게다가 한국, 특히 서울에서 방 한
칸 얻는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당장 전세금을 마련하기 힘든 청년들은
독립하는 순간부터 다달이 40~50만원이나 하는 월세를 부담해야 한다. 그나마
도 반지하방이나 옥탑방 같이 주거 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첫 살림을 꾸리기 일쑤
다. ‘자유’를 얻기 위해 가히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큰 것이다.
하지만 청년들은 계속 ‘독립 중’이다. 학교나 직장 때문이건, 자발적이건, 청년들
은 부담과 위험을 감수하고 부모님 집을 나서 새로운 공간에 둥지를 튼다. 가족에
게 의존해왔던 먹고 사는 문제를 온전히 자기가 책임지는 것, 그것은 불안과 공포
이기도 하지만 스스로 결정하고 행위할 때의 성취감, 배움과 성장의 즐거움이기
도 하다. 공간과 시간을 자신의 의지대로 자유롭게 쓰는 기쁨도 있다. 만약 주변
에 마음 맞는 친구들이 여럿 포진해있다면, 그래서 외로움도 덜고, 서로 의지할
수 있다면, 독립은 더욱 매력적인 경험이 된다. 현실은 ‘싸구려 커피’와도 같을지
언정, 독립은 마음먹기에 따라 즐겁고 행복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더 나 은 세 계 는 가 능 하 다
신 혜 정 한국여성노동자회 교육부장
스핑크쓰가 떴다!
해방촌 게스츠하우스
빈집 탐방기
32 일하는 여성 33봄•여든두번째
이 부딪힌 것도, 배운 것도 있다. 그러면서 한 방에서 두 커플이 살 수도 있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우리는 신뢰가 구축된 상태에서 같은 방을
쓰는 것이고, ‘아랫집’은 더 열린 구조라 누가 언제 올지 모르기 때문에 우
리와는 경험과 속도가 조금 다르다. 어쨌든 우리도 손님들이 와서 지내기
도 하고, 두 커플이 한 방을 쓰기 때문에 오늘은 어디서 잘 것인가를 매일
상의해야 한다. 아직까지는 그런 과정이 재미있다.(웃음)
현 정 ‘빈집’ 구성원들끼리 어떤 규칙이 있나? ‘밥 같이 먹기’와 같은….
아 규 규칙이라고 할 것은 없고, 한 달 한 번 하는 마을회의에 참석해달라는 것뿐
이다. 그리고 공간을 깨끗하게, 다른 사람들 불편하지 않게 쓰고, 자기가
쓴 공간은 알아서 정리하고, 가능하면 세제 안 쓰고, 음식 남기지 말고. 이
런 게 규칙이라면 규칙이다.
달 군 밥을 같이 먹자는 게 따로 정해진 규칙은 아니고, 일주일에 한 번 반찬팀이
반찬 만들 때 ‘시간 되는 사람들은 같이 밥 먹자’ 그런 의미이다.
아 규 ‘아랫집’ 오픈 첫 해에는 사람들 사이에 갈등이 적었는데, 같이 밥을 자주 먹
어서 그런 것 같다. 따로 모임을 안 만들어도 밥 한 끼만 같이 먹으면 1~2
시간씩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부엌 쓰는 문제, 청소하는 문제 등은 사실
규칙을 만들기 어렵다. 밥을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껄
끄럽지 않게 문제들이 해결되곤 한다.
현 정 ‘빈집’의 구성원들은 어떤가?
아 규 10대에서 50대까지 있다. 성비는 여성이 약간 많다. 정규직으로 일하는 친
구는 많지 않다. 대부분 정규직으로 일하는 걸 싫어하고, 오히려 정규직에
서 벗어나려고 한다. 가난하게 산다는 것의 의미는 다양할 수 있는데, 생각
보다 많은 사람들이 풀타임으로 일하는 것보다 조금 덜 일하면서 돈을 덜
벌더라도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더 확보하는 것을 중요
하게 생각한다. 즉 필요한 만큼만 벌면서 사는 걸 선호한다.
달 군 사람들과 함께 모여 살면 적게 벌면서도 잘 먹고 잘 사는 게 가능하다. 사
람들이 “가난한 것들이 먹는 거 하나는 끝내주게 잘 먹네.”라고 하는데, 정
말 그렇다. 우리는 잡곡밥 먹고 쌀도 유기농이라 더 맛있다. 사실 잘 먹고
물건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데, 막상 그 공간에서 잠밖에 안 잔다. 그래서 ‘다
른 방식으로 살면 어떨까, 다른 사람들과 같이 살면 어떨까’ 생각했다. 마
침 집을 구하고 있던 때여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던 또 다른 친구와 함
께 돈을 모으고 일부는 대출받아 공간을 마련했다. 계약서에 서명하는 순
간부터 ‘놀자!’고 마음먹고 물건 하나 없는 빈집에서 ‘빈집들이’를 하게 됐
다. 그런데 예상 외로 많이 모여서 4~50명이 함께 놀았다. 처음 보는 사람
이 반이 넘었다. 그 날 모여서 마지막 사람이 집을 나선 게 3일 뒤였다. 그
걸 보면서 ‘우리가 놀 공간이 참 없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에도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래서 온 사람들에게 집 열쇠 공유하고, 집에 아무
도 없어도 공간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혜 정 사적인 공간을 다른 사람들에게 오픈한다는 게 부담되지는 않았나?
아 규 생각이 약간씩 변하고는 있는데, 처음에는 호기심, 기대감이 있어서 그런
생각은 없었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선의에 기반한 관계맺기를 할 것이
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광고하고 홍보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큰 가지만 잡아 놓으면 알아서 잘 될 거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1년
이 지나고 소문에 소문을 타고 오는 분들이 생기면서 공간에 대한 상이 서
로 조금씩 달라졌다. 사적 공간을 오픈한 것 자체에 대한 고민이라기보다,
서로의 공간을 어떻게 이해하면서 쓸 것인가의 문제인 것 같다.
혜 정 달군은 어떤 계기로, 언제부터 ‘빈집’에서 살게 되었나?
달 군 1년 정도 살았다. 처음에는 ‘빈집’에 들어와서 살 용기는 없었다. 친구와 반
지하방에서 살았었는데 친구가 나가면서 나도 거취를 정해야 했다. 아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이 근처에서 집을 알아보다가, 이 집이 그나마 가격이
괜찮았다. ‘빈집’을 자주 드나들었던 친구와 나, 애인, 세 명이서 집을 얻고
같이 살기 시작했다. ‘아랫집’과는 달리 이 집은 외부에서 사람들이 와서 집
을 얻고 그것이 ‘빈집’이 된 사례다. 지금 여기에는 두 커플과 아이가 한 명
있는 가족이 함께 살고 있다. 처음에는 사생활이 존중되는 방식으로 방을
나눠 썼었는데, 지금은 두 커플이 한 방에서 지내고, 아이가 있는 가족이
한 방을 쓰고, 나머지 방은 손님방으로 쓰고 있다. 방을 각자 나눠 쓸 때 많
34 일하는 여성 35봄•여든두번째
정리하고 ‘아랫집’과 공간을 합치면서 집이 꽉 차게 되었다. 그래도 손님들
이 드나들다보면 19명까지도 함께 있기도 한다. 오픈 1년 정도 되었을 때,
구성원들 사이에서 불편함, 문제점 등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아침에 눈 뜨
면 모르는 사람이 바로 옆에서 자고 있는 등, 항상 낯선 사람들과 부대껴야
하는 상황이 스트레스가 되었다. 그래서 지금 리모델링하면서 너무 스트레
스 받지 말고 살고 싶은 대로 살아보자고 하고 있다. 전보다는 장기투숙하
는 사람들의 개인 공간을 좀 더 보장하는 방식으로 굴러갈 것 같다.
혜 정 장기투숙의 경우 한 달에 얼마씩 부담하나?
아 규 ‘옆집’은 식비까지 8만원 정도인데, ‘아랫집’은 이자가 좀 더 나와서 12만원
씩 부담한다. 평균 8만원에서 12만원 정도다. 비용이 크지 않다보니 경제
적인 이유로 오는 사람들도 많다.
혜 정 장기투숙을 하고 싶으면 그냥 와서 살면 되나?
달 군 구성원들과 사전에 얘기해서 들어오면 된다. 그런데 여기서 살려면 날마다
어디서 잘 것인가를 상의하고, 잠자리가 시시각각 바뀌는데, 그런 걸 견디
는 사람만이 결국 장기투숙을 할 수 있는 것 같다.(웃음)
혜 정 ‘빈집’ 구경 잘 하고, 이야기도 잘 듣고 간다. 시간 내줘서 고맙다.
20대 블로그 : http://speakout88.tistory.com
스핑크쓰란 스스로 핑크빛 미래를 쓰는 세대(스핑크쓰 세대)로 거듭나기 위한 20대 여성
들의 모임입니다. 우리의 노동 현실과 삶을 신랄하게 되짚어보고, 대안적인 노동 모델(사
회적 기업 및 사회혁신기업, 1인 기업, 공동체 등)에 대해 연구하며 노동과 삶의 돌파구
를 찾기 위한 발랄한 모임입니다.
잘 사는 데 그렇게 돈이 많이 들지 않는다.
현 정 ‘빈집’ 내에 소모임이나 세미나 등이 있나?
달 군 현재 니체 강독 세미나, DIY워크샵 등을 진행하고 있다. ‘빈집’ 사람들 뿐
만 아니라 외부인들도 참여 가능하다. 소모임에는 공부팀, 반찬팀, 공작빈
(영상팀), 홈페이지팀 등이 있는데, 정기적으로 모임이 열린다기보다 ‘장
담그자’, ‘김치 담그자’, ‘◯◯행사가자’라고 판을 벌리면 관심 있는 사람들
이 알아서 모인다.
혜 정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배운 게 많았을 텐데?
달 군 일단 내가 이런 사람이구나, 깨닫게 되었다.(웃음) 무딘 성격인 줄 알았는
데 예민한 부분도 있더라. 사람들과 잠깐씩 스칠 때는 몰랐는데 같이 살다
보니까 부딪히는 일들이 종종 생겼다. 사실 말하면 해결될 문제들인데, 말
하지 못하고 속에 쌓아놨었다. 처음에는 그런 게 힘들었다. 사람들과 살면
서 ‘프라이버시라는 게 뭘까?’ 라는 생각을 아직도 한다. 잠자리가 정해지
면 내 자리에 이것저것 붙이면서 꾸미는데(일종의 영역표시랄까), ‘이건 뭐
지? 왜 그럴까?’ 전에 가족들과 살면서 뭐가 문제였는지 더 보이기도 한다.
여기서 살면서 관계에 대해 생각도 하고, 음식이나 청소 등 서로 몰랐던 살
림의 기술을 공유도 하고 많은 걸 배우는 것 같다. 특히 아이와 함께 생활
하면서 아이를 낳고 키운다는 게 마음먹으면 별 일은 아니구나, 혹은 반대
로 정말 보통 일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아빠가 함께 살지
않았고, 구성원들이 아이를 다루는 게 익숙하지 않았다. 아이 엄마도 아이
를 처음 키우는 거고, 특히 살림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어서 옆에서 지켜
보는 사람들이 더 애달아했다. 우리도 처음에는 철없게 공동육아니 했는
데, 지금은 각자 할 수 있는 만큼 서로 돌아가면서 봐주고, 아이와 함께 사
는 것에 많이 익숙해졌다.
혜 정 ‘아랫집’에 방문해보고 싶다. 지금 ‘아랫집’에는 몇 명이 지내고 있나? 어
떤 상황인가?
아 규 ‘아랫집’에 12명이 지내고 있다. 방이 3개가 있는데 꽉 찬 상태다. ‘윗집’을
36 일하는 여성 37봄•여든두번째
고용유형별로 보면 정규직이 산전후휴가에 대한 상담이 크게 증가(전년대비
35%)한데 반해 비정규직은 임신·출산·해고 상담이 약 2배(전년대비 106%) 증
가했다. 이는 비정규직의 경우 임신·출산·육아를 이유로 재계약이 되지 않기 때
문이다. 비정규직 여성에게 모성권은 여전히 요원한 것임을 보여주는 예로 전체
여성노동자의 64.9%가 비정규직인 현실에서 비정규직의 모성권이 실현될 수 있
는 방안마련이 시급하게 요구되는 현실이다.
8월초 출산 예정일이라 7월 1일부터 출산휴가 사용하고자 군청에 산전후휴가를 요청했다. 군청 측
에서는 계약직의 산전후휴가기간 동안에는 사람을 쓸 수 없으므로 퇴직해라. 사유는 개인적 사정
으로 하라는 구두 통보를 받았다.(서울여성노동자회 평등의전화)
출 산 휴 가 , 육 아 휴 직 의 확 보 가 중 요
지금처럼 힘들지 않게 일하는 엄마들이 직장과 가정의 양립을 보다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 첫 번째 조건이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의 확보이다. 우
리나라는 법상으로만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이 보장되어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법
보다 위에 있는 회사관행과 ‘사내눈치법’ 등으로 이러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 하고
있다. 특히 비정규직의 경우는 ‘출산=해고’라는 등식이 공식화되어 있는 실정이
다. 특수고용노동자나 가사서비스 노동자는 말할 것도 없다. 이러한 악순환을 막
으려면 법보다 위에 있는 ‘사내눈치법’을 없애고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이 당연한
사회를 만드는 방법 밖에 없다.
함 께 돌 봐 야 함 께 일 할 수 있 어
일하는 엄마들의 고충은 직장에서만 생기는 일은 아니다. 가정생활에도 심각한
함정은 도사리고 있다. 2010년 3월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9년 생활시간조
사 결과’에 따르면 20~60세 맞벌이 가구 아내의 음식준비, 청소, 집관리 등 가정
관리 노동 시간은 2시간 38분으로 남편의 24분보다 7배정도 많았다. 가족을 보
살피는 시간도 아내는 42분, 남편은 13분으로 3배가량 차이가 났다. 가사와 육
아가 여성에게 전담되어 있는 현실도 여성의 어깨 위에 놓인 짐의 무게를 더하
2 0 0 9 년 , 3 0 대 여 성 잔 혹 사
2009년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49.2%. OECD 평균보다 7.4%나
낮은 수치이다. 특히 여성취업자 수가 103천명 감소한데 비해 30~39세 여성은
106천명이 감소하여 전체 감소분보다 더 많은 숫자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8년 불어닥쳤던 경제위기의 여파로 출산과 육아로 노동시장에서 취약
한 지위에 놓인 여성들의 퇴출이 가시화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여성노
동자회에서 운영하는 여성노동상담실 평등의전화에 접수된 2009년 상담 중 임
신·출산·육아휴직관련 상담이 26.4%로 전년대비 2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
다. 상담 내용은 출산과 육아를 이유로 한 퇴직강요, 재계약 거부 등 다양한 형태
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임신 4개월이다. 2월 16일에 임신사실을 얘기하자 2월 20일에 본사에서 인사총무담당이 내
려와서는 “현재 여직원 2명이 거의 비슷한 시기에 들어와 임신도 비슷한 시기라 인력공백이 크니
어쩔 수 없다. 출산휴가는 안 된다.”라고 얘기하면서 본사에서 작년 11월부터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신한 여성 2명만 구조조정 대상이라 하니 어처구니가 없다. 그러면서
내게는 서울 발령을, 다른 한 명은 출산휴가 직전까지 근무하는 것으로 정리하자고 한다.
(부산여성회 평등의전화)
배 진 경 한국여성노동자회 사무처장
평 등 의 전 화
‘일하는 엄마
행복 프로젝트’ 시동!
38 일하는 여성 39봄•여든두번째
고 있다. 가사와 육아에 허덕이는 아내들이 직장에서 일할 엄두가 나지 않는 것
은 당연하다. 함께 돌보지 않으면 함께 일할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이제는 깨
달아야 할 시점이다.
국 공 립 보 육 시 설 확 충 시 급
현재 정부는 저출산이 문제라고만 이야기하면서 그 현실적인 대책에 대해서는 손
놓고 있는 현실이다. 2009년에 비해 국공립보육시설 예산 삭감, 아이돌보미 예
산 삭감 등으로 정작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시설마련과 지원에는 소홀히 하고 있
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국공립보육시설의 확충과 예산확보
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특히 영아보육시설의 확대는 절실한 문제이다. 국공립
보육시설에 아이들을 보내기 위해서 몇 년 전부터 대기표를 받고 접수 전날부터
이불을 들고 와서 줄을 서는 진풍경은 이제는 그만할 때가 되었다. 현재 5%에 머
물고 있는 국공립보육시설. 장기적으로는 30% 확보와 아이돌보미 등 보육예산
확충에 힘을 써야 한다.
4월 첫 주는 남녀고용평등주간이다. 한국여성노동자회와 11개 지부는 고용평등
주간을 맞아 ‘일하는 엄마 행복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여성노동자회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여성 고용의 문제, 그 중에서도 특히 임신·출산·양육의 3중고
로 인한 경력단절의 문제에 제동을 걸 계획이다.
고용평등주간 ‘추노 패러디’ 홍보물
한국여성노동자회와 11개 지부는 4월 고용평등주간을 맞아 ‘일하는 엄마 행복 프로젝트’ 캠페인
을 진행했다. 지역별로 ‘함께 일하고 함께 돌봐요’, ‘일·가정양립이 가능한 사회로’ 등의 주제로 임
신·출산·양육의 3중고로 인한 경력단절의 문제를 시민들에게 홍보하고 그 대안에 대해 고민해보
는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번 캠페인은 홍보물(추노패러디)과 UCC 등을 한국여성노동자
회에서 제작해 지역에 배포하여 통일된 내용으로 진행하였다.(편집자 주)
‘일하는 엄마 행복 프로젝트’ 캠페인
고 용 평 등 주 간
대구여성노동자회
4월 9일 대구백화점 앞에서 활동가들과 회원들
이 함께 선전홍보활동을 펼쳤다. 특히 한국여성
노동자회의 ‘추노패러디’ 홍보물이 시민들의 눈
길을 끌었다.
광주여성노동자회
4월 7일 광주 우체국 앞에서 지역연대단체들
과 함께 진행한 캠페인은 자유발언대, 출산·육
아휴직에 대한 퀴즈 등 시민들과 함께 하는 내
용으로 꾸며졌다.
마창여성노동자회
4월 2일 창원 청우상가 앞에서 ‘일하는 엄마의 일
상을 뒤집어라! Olleh~’캠페인을 진행했다. ‘일
하는 엄마의 일상을 뒤집어랏!’ 퍼포먼스는 미래
의 여성노동자들과 시민들의 주목을 받았다.
부산여성회
4월 20일 부산 서면 롯데백화점에서 진행한 캠
페인은 상황극 일하는 여성의 직장살이, 보육
현실 당사자 발언, 길거리 즉석 퀴즈 등 시민들
의 호응속에 다채로운 내용으로 진행됐다.
40 일하는 여성 41봄•여든두번째
故 박지연 님의 명복을 빕니다
•1987년생, 강경상고 3학년 재학 중 2004년 12월 27일 삼성반도체온양공장 입사
•품질검사그룹 검사과 1라인에서 여러 화학약품을 이용한 실험검사, 특히 엑스레이(방
사선)기계를 이용한 특성검사업무를 주로 함
•입사한지 32개월(근3년)만인 2007년 8월말에 갑자기 호흡곤란, 어지럼증, 구토, 하혈
•2007년 9월 12일 급성골수성백혈병 판정 받음(대전성모병원)
•2007년 10월 여의도성모병원으로 옮겨 4번의 항암치료
•2008년 4월 어렵게 골수이식수술
•2009년 9월 다시 백혈병 재발, 이후 2차례에 걸친 항암치료 실패
•2010년 3월 26일 금요일 밤에 급격히 악화되어 강남서울성모병원 응급실로 후송
•2010년 3월 27일 서울성모병원 20층 중환자실 BMT-ICU로 옮김
•2010년 3월 31일 오전 11시 경 사망(당시 23세)
삼성반도체에서 현재까지 밝혀진 것만 백혈병·림프종 등 조혈기계암(혈액암)이 최소 23명 이상
발병, 그중에 최소 9명 이상이 사망했다. 그 외에 흑색종이나 육아종 같은 희귀암, 뇌종양 등 피해
자가 있으며, 대부분 생리불순, 유산, 불임, 피부질환, 근골격계질환을 겪고 있고 선천성 장애아 출
산, 탈모, 백혈구나 혈소판 수치 이상 등을 호소하고 있다.
현 장 의 이 모 저 모
장 안 석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 ‘반올림’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백혈병 피해노동자 故 박지연
‘70년대 여공’이
삼성에서 재현되고 있다!
안산여성노동자회
4월 6일 2~30대 워킹맘들이 많이 이용하는 안
산 상록수역 앞에서 ‘일하는 엄마 행복 프로젝
트’ 전시물과 선전물을 시민들에게 나누어 주
었다.
수원여성노동자회
4월 9일 수원역 광장에서 임신·출산·양육 3중
고 해결을 위한 ‘일하는 엄마 행복 프로젝트’캠
페인과 더불어 수원여성노동자회 고용평등상담
실, 전국여성노동조합 알리기도 진행하였다.
전북여성노동자회
4월 7일 전주 객사 앞에서 진행한 캠페인은 직
장 내 남녀차별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출산정책
만 남발하는 정부정책을 꼬집는 내용으로 다양
한 이벤트와 홍보전을 펼쳤다.
인천여성노동자회
4월 8일 인천 백운역 앞에서 ‘우리도 시작해 봅
시다! 일하는 엄마가 행복한 나라!’의 주제로 캠
페인을 진행했다. 선전물 전시, 홍보물 배포와
더불어 ‘열린상담실’도 운영했다.
서울여성노동자회
4월 7일 서울 명동에서 진행한 캠페인은 성차별
을 뛰어넘자는 의미의 ‘단체 줄넘기’ 플레쉬몹으
로 주목을 끌었다. 더불어 화려하고 입체적인 전
시물은 시민들에게 많은 관심을 끌었다.
부천여성노동자회
4월 9일 부천 송내역 앞에서 회원들과 노동부
실무자들이 함께 캠페인을 진행했다. 특색있는
가면 분장과 재미있는 OX퀴즈로 시민들의 호
응이 좋았다.
42 일하는 여성 43봄•여든두번째
2 1 세 기 여 공 , 삼 성 반 도 체 여 성 노 동 자
삼성의 브랜드를 믿고 입사한 19세의 여성노동자들은 자기 권리에 대한 의식이
낮다. 자신이 어떠한 화학물질을 취급하는지 어떤 설비를 만지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유해요인에 노출되는지 그리고 사업주의 안전 또는 보건상의 의무는 무엇
인지 알지 못한다. 또한 삼성의 조직문화가 전부이자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회사는 이를 잘 악용한다. 70년대의 ‘먼지로 찬 닭장, 허리하나 제대로
펴기 힘든 작업장’은 아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화학가스, 방사선, 전자파, 화
학물질 등을 안전조치 없이 취급하게 한다. 겉으로 보기엔 하얀색 우주복(방진
복) 같은 것을 입고 쾌적해 보이지만, 그것은 반도체라는 예민한 제품을 생산하
기 위한 조건이었다. 화학가스, 화학물질, 방사선, 전자파 등은 방진복으로 보호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우주복(방진복)은 제품보호용이지 사람을 보호하는 용
도가 아니다.
삼성은 이윤생산을 위해, 제품은 보호하지만 노동자는 보호하지 않았고 그 결과
20대 초반에 대부분 생리불순을 겪고 유산과 불임을 경험한다. 또한 피부질환은
보통이고 탈모도 발생한다. 그리고 백혈병이나 림프종 같은 혈액암과 뇌종양에
걸리거나 흑색종과 같은 희귀암에 걸려 일터에서 쫓겨난다. 대부분 ‘백지 사직서’
를 쓰고 퇴사하거나 언론에 공개하지 않고 산재 신청을 안하는 조건으로 ‘병가를
2010년 5월 18일은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서
2004년에 고3의 나이로 입사하여 일하다가 백혈
병에 걸려 2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故박지연씨
의 49재이다. 故박지연씨와 같은 고통을 겪었던,
지금도 겪고 있는 많은 노동자들이 있다. 故박지연
씨를 포함하여, 지금 현재 초일류기업 ‘삼성’에 벌
어지는 일들을 알리고 싶다.
경 제 적 빈 곤 , 일 터 로 내 몰 린 여 학 생 . 그 리 고 삼 성
전자산업의 라인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은 대부분 여성노동자이다. 더구나 젊디
젊은, 젊다고 하기에는 ‘어린’ 여성노동자이다.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 병이 들거
나 아픈 노동자들 대부분은 ‘경제적 빈곤’으로 삼성에 들어왔다고 한다. 삼성반
도체 백혈병피해노동자 故박지연, 故황유미, 故이숙영 모두 마찬가지다. 생활비
혹은 동생의 학자금을 벌기 위해 고3때부터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믿으며 입사
를 하는 것이다. 주위에서 ‘잘 됐네. 삼성이라면서? 축하한다.’라는 얘기를 들으
면서 말이다.
고3, 19세의 나이에 입사해서 생산현장에 투입된다. 초·중·고에서 변변한 인
권 및 노동권 교육을 받지 못하고 시키는 대로 일만 하는 19세의 여성노동자들
인 것이다.
전자산업이 아니, 삼성이 고3때부터 여성노동자들을 고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첫째, 자기 권리에 대한 주장이 없고 삼성이 시키는 대로 일만하는 착한 이들이기
때문이다. 둘째, 아프거나 힘들면 어떠한 문제제기 없이 그만두게 하고 다른 이들
을 고용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셋째, 인건비가 적게 들기 때문이다. 넷째, 19세
부터 26, 7세까지 건강한 몸으로 일하다가 ‘결혼과 육아’로 퇴사하기 때문이다.
결국 너무도 건강했던 19세의 나이로 삼성에 고용되어, 20~30대에 아프고 병들
어서 퇴사하거나 육아의 문제로 퇴사하고 회사는 또 다시 19세의 학생들을 매년
대거 고용하는 구조가 반복된다. 굳이 중국으로 갈 이유가 아직까지는 없는 것
이다.
44 일하는 여성 45봄•여든두번째
세 계 적 으 로 반 복 되 는 역 사
노동자 건강권 운동이 사회화 됐던 계기 중 하나는 ‘원진레이온’이다. 1966년
조업을 시작해서 2010년 현재, 1,000여명의 이황화탄소 중독 직업병 노동자들
이 발생했다. 근데 원진레이온이라는 인조섬유 제조 설비는 이미 1900년대에
미국에서 똑같은 신경독성을 일으켜 추방되어 일본으로 넘어갔고 일본에서도
1920~1960년대에 같은 신경독성을 일으켜 한국으로 넘어온 설비였다. 그리고
이 설비는 1993년도에 중국으로 이전됐다.
‘이황화탄소 중독 설비’가 저임금에 안전보건 규제가 없는 후진 나라로 이전되고
그 책임은 고스란히 노동자들이 병들거나 죽어나가면서 물고 있는 것이다.
삼성반도체 역시 마찬가지다. 이미 전자산업이 성행했던, 미국과 영국의 내셔널
반도체, IBM 등에서 백혈병이나 뇌종양, 희귀암 등을 일으켰던 설비다. 그리고
해당 설비가 문제가 되어 한국, 대만으로 넘어온 것이다. 즉, 원진레이온과 같은
역사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2 1 세 기 여 공 , 반 복 되 는 역 사 를 바 꾸 자
21세기 여공의 삶과 반복되는 직업병의 역사를 바꾸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
그중에 우선 제보자를 찾는 일이 급하다. 삼성반도체 등 전자산업에 종사하다가
백혈병이나 혈액 이상, 뇌종양, 희귀암 등 예기치 못한 질병에 노출된 분들의 제
보를 받는 것이다. 아무리 삼성과 국가가 은폐하려고 해도, 은폐할 수 없을 정도
의 피해노동자들을 조직하면 된다.
두 번째는 각자 소속된 단위의 사람들에게 삼성반도체의 백혈병 문제를 알리거
나 ‘반올림’과 간담회를 갖거나 책모임 [삼성반도체와 백혈병 - 삶이보이는 창,
Challenging The Chip(CTC, 세계 전자산업의 노동권과 환경정의) - 메이데
이출판사]을 갖는 것이다.
세 번째는 반올림 까페(cafe.daum.net/samsunglabor)에 가입해서 정보를 공
유하고 ‘삼성의 직업병 인정과 안전하고 인간적인 노동조건 제공을 촉구하는 국
제청원운동’과 ‘천원계’ 활동을 함께 하는 것이다.
연장’하기도 한다. 이 흐름 속에 23명 이상의 백혈
병·림프종 등 조혈기계암 피해노동자와 9명 이상
의 사망자가 있다.
즉, 경제적 빈곤과 사회적 배제로 일터로 내몰리고
눈에 보이는 먼지와 좁은 작업장 등 열악한 환경과
작업조건, 저임금의 장시간 노동에 폐병으로 쫓겨
난 ‘70년대의 여공’이 삼성반도체에서 재현되고 있
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쾌적한 환경과 제품 보호
용 보호구로 겉모습은 다르지만, 저임금에 병들어 일하기 힘들 때까지 일하다가
쫓겨나는 현실은 같은 것이다.
오히려, 70년대의 자본이 열악한 환경을 은폐하지 못하는 만만한 상대였다면 ‘21
세기 여공’의 열악한 노동조건과 환경을 충분히 은폐할 수 있는 초일류기업-삼
성이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 정 부 는 삼 성 편 ’ 이 아 니 라 , 삼 성 이 곧 국 가
우리나라 4대보험 중 하나인 ‘산재보험’의 기본 취지는 일하다가 다치고 병든 노
동자에게 치료받을 권리를 신속하게 보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직업병인지 개인
질환인지는, ‘개인질환이라는 증거가 없다면, 직업병이다’가 원칙이다. 법원 역시
법의 취지를 그렇게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반도체에서 발생한 집단적인 백혈병 피해 노동자들은 전원 직업병
인정을 받지 못했다. 바꿔 말하면, ‘개인질환’이라는 것이다.
4명이 한 조로 일했던 부서에서 3명이 백혈병이나 희귀암에 걸리고 2명이 한 조
로 일했던 공정에서 2명 다 백혈병에 걸렸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산재보험업
무 담당)은 이를 ‘개인질환’이라며 불승인 했다.
국가 차원의 은폐인 것이다. 그리고 이 속에서, 삼성은 책임을 면하고 작업장의
유해요인들을 개선하는 것은 점점 요원해지는 것이다. 유해요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나 개선이 없기 때문에, ‘폐병으로 쫓겨나는 여공’들은 계속될 것이다. 국가가
곧 삼성이고 삼성이 곧 국가다.
(사진제공 : 반올림)
46 일하는 여성 47봄•여든두번째
그곳을 나와 가까이에 있는 대만노동당 사무실에서 도시락 점심을 먹으며, 20년
노동당 역사상 처음으로 노동자 이슈로 당선된 남성 시의원을 만났다. 카랑카랑
한 목소리에 열정적인 몸짓이, 타고난 투쟁가 같은 인상이었다. 그는 투쟁의 과정
에 여성노동자 합창단을 조직하기 위해 자신이 직접 피아노를 배웠다고 했다. 마
침 사무실에 피아노가 있어서 그가 직접 반주를 하며 모두들 ‘철의노동자’를 합창
하는 걸 보며 은근 감동스러웠다.
오후엔 타이페이시 산업총공회(노동조합 연맹)와 시민행동연맹 소속 여성활동가
들 8명을 만나 서로의 활동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처럼 어려서부
터 공장에 들어가 해고를 거듭 당하며 투쟁을 했거나, 대학을 졸업한 뒤 노동운동
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대만에는 전국적인 여성노동자회 조직이 없어서 한
국여성노동자회의 한국 내 역할에 대해 굉장히 부러워했다. 그리고 특히 전국여
성노동조합에 관해 자세한 질문을 거듭했다. 다소 남녀차별에 대한 인식과 정보
가 부족해 보이는 그들에게도 앞으로 남아 있는 과제들이 많아 보였다.
대만에서의 마지막 일정은 국립대만사회과학대학에서 치룬 출판기념식 및 간담
회였다. 노동운동에서의 여성활동가의 역할과 노동운동의 역사에 대한 기록을 주
제로 토론하는 자리였다. 이날은 대만에서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곽명주라는 여성활동가와 노동운동 연감을 만들고 있는 전정량이라는 남성 활동
가가 우리와 같은 자리에 앉아 토론을 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비정규직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비정규직 노동자를 조직화를 해야 하는지, 활동 자금은 어
대만여성활동가와의 간담회
5년 전, ‘가시철망 위의 넝쿨장미’의 출간을 기념해 서울여성플라자에서 행사를
가진 이후로 벌써 세 번째 출판기념식이다. 2007년 6월, 동경에서 일본어판 출
판기념식을 할 때만 해도 대만과 홍콩까지 가서 또 한번의 출판기념식을 할 줄
은 꿈에도 몰랐는데, 드디어 중국어판이 완성되어 3월 25일 타이페이행 비행기
를 탔다. 일본 기념식 때도 같이 갔던 이철순(일하는여성아카데미 원장), 윤혜련
(구로삶터지역자활센터장), 박성희(전 전국여성노동조합 경남지부 사무국장)와
함께였다.
대만에서는 노동자 교육과 다큐멘터리 제작 등의 활동을 하고 있는 진보 언론단
체 ‘Coolloud Collective’가 이번 중국어판 출판기념식 관련행사를 조직했다고
한다. 97년 창립해 현재는 대만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NGO단체로, ‘철
마영화제’를 개최하여 소외된 사람들의 투쟁을 소개하는 활동도 하고 있다.
첫날은 대만 최대의 첨단공업단지인 신주를 방문했다. 간담회장에 들어서니 신주
지역노동조합총연합 소속 간부들과 타우엔지역노동조합 간부들 30여명의 열기
가 자못 뜨거웠다. 노동자의 월급 100만원 중 조합비 2,500원으로는 노동조합을
운영할 수가 없어 정부 지원을 받고 있다는 그들은,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
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제도적인 측면이나 투쟁의 강도에서 훨씬 앞서가고 있
는 한국의 노동운동 상황에 대해 구체적인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최근엔 갈수록
노동조합에 여성간부들이 늘고 있고, 신주지역노동조합총연합의 위원장이 최초
로 여성이 되는 등 여성 활동가의 수가 늘어가고 있다고 한다.
박 민 나 ‘가시철망 위의 넝쿨장미’ 저자
세 계 의 창
대만 찍고,
홍콩에서 치룬
출판기념식
48 일하는 여성 49봄•여든두번째
린이집을 운영하며 이 지역 노동자와 주민들을 조직하고 있다.
저녁식사 후, 홍콩시립대학에서 한국노동운동에 있어서의 여성의 역할과 조직활
동을 주제로 세미나를 가졌다. 이곳에서는 한국과는 다른 홍콩에서의 정치상황
속에서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의 올바른 방향을 두고 토론을 하였고, 역시 비정
규직 노동자들의 조직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30일 오전에는 건설 중인 고속철도가 마을을 통과하도록 되어있어 새로운 보금
자리를 찾기 위해 투쟁하고 있는 최윤마을을 방문해, 그들만의 아름다운 공동체
를 찾도록 격려하고 돌아왔다.
홍콩에서의 마지막 일정은 지역여성노동자들 20여명과의 간담회였다. ‘홍콩여성
노동자회’와 의류산업과 가사도우미 관련 활동을 하는 ‘Industrial relations In-
stitute, Clothing Industry, Clerical and Retail Trade Employees General
Union’, 그리고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들의 조직인 ‘CSSA-ALLIANCE’, 중국 본
토에서 온 이주민 여성노동자 조직인 ‘New Women Arrival League’ 등에서 활
동하는 여성노동자들이었다. 현장에서 노동을 하면서 활동을 하고 있는 여성노동
자들이어서, 질문은 자기들이 처해있는 상황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것들이었
고 아주 생생한 이슈를 논의하는 활기 넘치는 자리가 되었다.
대만과 홍콩에서 6박7일 동안 진행되었던 중국어판 출판기념행사는 성황리에 잘
마쳤다. 조만간 같이 못 간 이총각(청솔의집 대표), 박태연(사회적기업 나눔과돌
봄 대표), 정선순(녹색환경운동), 박신미(재능노동조합), 원미정과도 함께 만나 그
동안 쌓아놓은 수다들을 실컷 풀어내자고 다짐했다.
홍콩지역여성노동자와의 간담회
떻게 조달하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이 이어졌다. 충분한 시간은 아니었지
만 대만의 노동운동의 현주소와 그들이 우리로부터 배우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
지가 절박하게 와 닿았다.
국립대만사회과학대학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서둘러 홍콩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
을 실었다. 이미 늦은 밤이 돼버린 공항에서는 키라는 이름의 젊고 활기찬 여성활
동가가 우리를 맞아주었다. 그는 넝쿨장미의 중국어판 번역을 조직하고 이번 출
판기념식을 기획한 ‘Worker Empowerment’라는 단체에 소속된 활동가였다.
그들은 홍콩에 지부를 두고 중국 노동자들이 스스로 권리를 되찾고 지역조직을
만들어가며 노동자들 간의 연대를 조직하는 활동을 지원하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Worker Empowerment’의 책임자인 욕과 홍콩 출판기념식의 또
다른 주관단체인 ‘Neighbourhood and Worker’s Service Centre(NWSC)’의
책임자 쏘와 함께 Hong Kong Reader라는 서점으로 가 출판기념식을 가졌
다. 행사에 대해 이미 알고 온 활동가도 있었지만 서점에 우연히 들른 홍콩시민들
과 함께 오붓하고 화기애애한 자리를 가졌다.
다음날 오전에는 콰이퐁의 공공임대아파트를 들러 그 곳에 살고 있는 주민을 만
나고 그 아파트 1층에 있는 NWSC 사무실을 방문하였다. 1960년대에는 공장 밀
집지대였던 이 지역은 1990년대 이후 공장들이 대부분 중국으로 이전해 가고, 현
재는 기능이 없거나 가난한 노동자들만이 남아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 1985년 이
지역에 들어온 NWSC는 현재 50명 정도의 활동가가 있으며 지역 주민과 노동자
를 위한 서비스센터로 청년센터, 교육센터, 기능교육센터, 일하는 여성을 위한 어
공공임대아파트 주민과의 만남
50 일하는 여성 51봄•여든두번째
마침 한국여노의 희망품앗이 나눔 장
터를 알게 되어 경제적으로 어렵고
외롭게 살아가고 있던 한부모, 일하
는 여성들이 모여서 희망 품앗이장터
를 열었다. 많은 생필품들을 장터에
서 씨앗으로 저렴한 금액으로 구입할
때,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낄 때, 더욱 힘이 생긴다고 하는 회원들을 보면 뿌듯했다. 몇몇
회원은  잘할 수 있는 재능을 찾아 장터 때 마다 물품을 만들어서 팔곤 하더니 아
예 된장, 고추장, 청국장 등을 만들어서 판매 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기도 했고,
장터에만 오면 즐겁고 재미있다는 회원들도 있다. 장터 때마다 품과 재능, 재활
용 물품들을 아낌없이 내어 줄때 정말 고맙고 감사했다. 지역농산물과 믿을 수
있는 안전한 먹거리들이 정기적으로 장터를 빛내주고 있어 회원들의 신뢰를 얻
고 있다.
“일자리가 필요한데 일할 곳을 찾아 주진 않나요?” 여성의 일자리가 계속하여 줄
다보니 상담자들 중에는 일자리를 찾는 분들이 많이 있었다. 경주지역의 특성상
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하루 10시간씩 힘들게 식당에서 서빙하
거나, 또는 조리사로 일하는 경우가 많다. 전국가정관리사협회 경주지부를 준비
하였고 적은 인원이지만 몇몇 분들이 가정관리사로 일하고 있다. 환경살림과 재
정사업으로 생활 속에서 나오는 쌀뜨물로 EM발효액을 만들고 있다. 이제 회원들
은 EM을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직접 만들어 쓰기도 한다.
5명이 시작하여  26명의 회원으로 2010년 1월 2일 경주여성노동자회 창립총회
를 할 수 있었고 제18차 한국여노 정기총회 때 경주지부로 인준 받았다. 회원모
두 정말 기뻐하였다. 우리 여노회원들은 조리사, 회사원, 학습지교사, 자활센터,
가정관리사, 장애도우미, 아이돌보미, 노인돌보미, 복지교사 등등… 각자의 현장
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어렵고 힘들지만 맡은 일 열심히 하고, 주위의 동료들
과 함께하며, 서로 도움을 주고받고 소통하는 회원들이다. 작게 시작했지만 함께
하는 회원들이 있으니 발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2008년 5월 경주에서는 작은 움직임들이 있었다. 대구여노의 선배님 두 분이 제
안하신 ‘여성노동자회’. 부담스럽고 두려웠던 게 사실이다. 섬유 노동자로 민주
노조를 지키려고 투쟁하다 감옥 가고 해고 되었던 다섯 아줌마가 22년이란 세월
이 흘렀지만 여전히 여성 노동자들이 어렵게 살아가는 현상을 보면서, 경주지역
에 그 어디에도 일하는 여성 노동자를 위한 곳은 없다는 사실에  ‘여성노동자회’
란 이름으로 다시 뭉쳤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으리라. 지역 어른의 도움으로 사
무실을 마련하고 경주여성노동자회(추) 활동을 시작하였다. 한국여노와 지역지
부의 도움, 특히 대구지부의 적극적인 도움을 받으면서 어설프게 한걸음씩 발을
떼어 나갔다.
여성가장 긴급지원 SOS대출 상담을 시작으로 지역의 여성노동자들을 만날 수 있
었다. 아이 데리고 당장에 갈 곳이 없는 경우, 추워진 날씨에 난방비가 없어 차가
운 방에서 웅크리며 전기장판으로 겨우 추위를 달래야 하는 가족들. 남편의 폭력
에 이혼소송중인데 아이를 빼앗아 가려는 시댁 쪽의 어른들 문제, 경제적으로 어
려운 상황에 처한 한부모 여성가장들을 만나며 함께 울고 웃기도 하였다. 한부모
이면서 한부모 지원제도를 알지 못해 지원을 받지 못하는 여성가장들과 직접 동
행하여 시청의 긴급지원 상담과 일자리와 숙식 거주지를 알아보기도 하였다. 거
주지, 일자리 등 자리가 잡히면 어려움을 딛고 아이들과 힘차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만들기 위해 한부모 역량강화 교육을 실시하기도 하였다.
현 장 의 여 성 들
만남의 기쁨
김 태 분 경주여성노동자회 회장
경주여노의 희망품앗이 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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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여성82

  • 1. 일하는 여성 2010•봄•여든두번째 일 하 는 여 성 들 이 함 께 만 드 는 희 망 찬 세 상 www.kwwnet.org 서울여성노동자회 인천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노동자회 마창여성노동자회 부 산 여 성 회 전북여성노동자회 안산여성노동자회 부천여성노동자회 대구여성노동자회 수원여성노동자회 경주여성노동자회
  • 2. 일하는여성 통권 제82호(계간지/회원용) 발행일 2010년 4월 30일 발행인 정문자 편집위원 배진경, 장수진, 신혜정 표지사진 정경원 발행처 한국여성노동자회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351-28 3층 Tel.02-325-6822 Fax.02-325-6839 디자인·제작 제이커뮤니케이션즈 Tel.02-542-3085 04 특집❶ 위기의 여성고용! 무엇을 할 것인가? - 경제위기가 여성고용에 미친 영향과 한국여노 사업방향 12 특집❷ 2010 지방선거, 밥·일·강을 살리자! 16 기획❶ 102번째 3·8 세계여성의날, 여성들의 힘찬 함성 24 기획❷ 일하는 여성들의 행복한 삶을 위한 2010년 우리들의 바램과 해야할 일 28 기획❸ 3·8 세계여성의날 기념 ‘민생살리고 일자리살리는 생생여성행동’ 기자회견을 다녀와서 30 더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스핑크쓰가 떴다! 해방촌 게스츠하우스 빈집 탐방기 36 평등의전화 ‘일하는 엄마 행복 프로젝트’ 시동! 41 현장의 이모저모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백혈병 피해노동자 故 박지연 - ‘70년대 여공’이 삼성에서 재현되고 있다! 46 세계의 창 대만 찍고, 홍콩에서 치룬 출판기념식 50 현장의 여성들 만남의 기쁨 52 여성노동자회 소식 표지설명 이화여대에서 열린 3·8 세계여성의날 기념식을 마치고 행진 중인 참석자들. 맨 앞 열에 각 여성단체 대표 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12 41 46 일하는 여성2010•봄•여든두번째 일 하 는 여 성 들 이 함 께 만 드 는 희 망 찬 세 상 www.kwwnet.org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이에게 존경을 받고 아이들에게서 사랑을 받는 것 정직한 비평가의 찬사를 듣고 친구의 배반을 참아 내는 것 아름다움을 식별할 줄 알며 다른 사람에게서 최선의 것을 발견하는 것 건강한 아이를 낳든 한 뙈기의 정원을 가꾸든 사회 환경을 개선하든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자신의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지난 3월 24일 유권자희망연대는 4대강을 살리고 아이들에게 친환경 무상급식을 실시하자는 ‘밥과 강을 위한 유권자 권리선언’을 했습니다. 6월 2일은 지방선거가 있는 날입니다. ‘자기가 태어나기 전 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을 만들기 위해 이번 지방선거에서 우리의 소중한 한 표를 뜻깊 게 행사합시다. 무엇이 성공인가? 랄프 왈도 에머슨
  • 3. 04 일하는 여성 05봄•여든두번째 여성 취업자는 전년보다 21만1000명이나 감소하여 취업자 수가 3만 1천명 증가 한 남성과 비교해볼 때 여성이 경기침체의 영향을 훨씬 더 많이 받아 여성고용 현 실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음을 알 수 있다.1 즉 똑같이 경제위기로 인한 고용한파를 겪고 있지만 금융위기에 따른 고용 충격 이 여성 등 취약 노동계층에 집중되고 있고 회복국면에서도 남, 녀가 다르게 회복 되고 있다는 것이 이번 경제위기의 한 특징인 것이다. 이는 1999년 IMF 경제위기 때와는 다른 양상으로 볼 수 있다. 외환위기 때는 국 민경제의 주력부대인 대기업과 금융부문 등에서 대규모 실업자가 발생하여 실업 율이 상승하고 자영업자가 대폭 증가하여 ▶ 노동유연화 본격화, 대기업 외주화 로 비정규직 양산 ▶ 자영업자 영세화 ▶ 임금과 노동조건의 전반적 악화 ▶ 청년 실업, 사회 양극화 심화라는 고용구조의 변화를 초래하게 되었다. 그러나 만 10년만에 다시 닥친 이번 경제위기는 정규직이 아니라 비정규직, 임시, 일용직, 자영업, 여성, 청년 등 취업취약계층에게 그 피해가 집중됨으로써 IMF 때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 이번 경제위기는 한국의 고용구조에 어 떤 변화를 초래할 것이며 특히 여성 고용은 어떤 변화를 맞이할 것인가? 이에 이 글에서는 2009년 한국 고용 동향과 여성 고용 동향을 살펴보고 벼랑끝 으로 몰리고 있는 여성 고용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지 논 의해 보고자 한다. 2 0 0 9 년 연 간 고 용 동 향 과 여 성 고 용 동 향 의 특 징 2009년 경제활동참가율은 60.8%로 전년대비 0.7% 하락하였으나 이를 성별 로 보면 남자는 73.1%로 0.4% 하락하였고 여성은 49.2%로 0.8% 하락하였다. 2009년 취업자는 23,506천명으로 전년대비 7만2천명 감소하였는데 남자는 3만 1천명 증가(0.2%)하였고 여자는 10만3천명이 감소(-1.0%)하여 취업자 중 여성 비율은 41.6%에 불과하다. 또한 남, 녀 취업 증감률 격차는 무려 5배에 이른다. 반면 여성 비경제활동인구는 천만명을 넘어서 전체 비경제활동인구의 66.4%를 차지하고 있다. 1 2009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 2010년 1월, 통계청 들 어 가 는 글 ‘여성고용 최악… 금융위기에 집중타, 작년 여성비경제활동인구 사상 최대 1,042만명, 6년만에 여 성취업자 첫 감소’ (경향신문, 3.8일자)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OECD 최하위권, 한국은 54.7%로 세번째로 낮은 국가, OECD 평균 61.3%에 비해 6.6%포인트나 떨어져’ (연합뉴스, 3.18일자) ‘한국 남녀 임금격차 OECD 최대… 38% 벌어져, OECD 평균은 17.6%로 한국이 남녀 임금 격 차 가장 심해’ (연합뉴스, 4.2일자) ‘여성 10명 중 4명 저임금 근로자, 저임금 근로자 비중 女 37.6% - 男 18.3%, 고임금은 男 41.3% - 女 14.9% (연합뉴스, 4.6일자) 위 글은 최근 두 달 동안 신문에 보도된 여성고용 관련 기사 제목들이다. 대충 훑 어만 보아도 2010년 현재 여성고용이 어떤 수준에 와 있으며 세계 속에서 한국의 여성 고용의 주소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남녀 임금격차는 OECD 1위이며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OECD 최하위권이고 2009년 경제위기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계층은 여성이라는 것이다. 특히 희망근로 등 ‘공공부문’ 일자리를 제외하면 위기의 여성고용! 무엇을 할 것인가? 경제위기가 여성고용에 미친 영향과 한국여노 사업방향 임 윤 옥 한국여성노동자회 정책실장 특 집 ❶
  • 4. 06 일하는 여성 07봄•여든두번째 성은 정규직이 240만명(34,4%), 비정규직이 457만명(65.6%)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남자는 2007년 3월 47.4%를 정점으로 2009년 8월에는 41.8%로 비정규 직 비율이 감소한 반면 여성은 2008년 8월 64.5%로 감소하다가 2009년 8월에 는 65.6%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즉 2008년에는 여성 비정규직이 남성 비정 규직보다 29만명(21.2%) 많았지만 2009년 8월에는 59만명(23.8%)으로 그 격차 가 더욱 크게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2 [ 표 2 ] 남녀별 비정규직 규모(2009년 8월) (자료 : 통계청) 수(천명) 비중(%) 분포(%) 남자 여자 남자 여자 남자 여자 임금노동자 9,515 6,964 100.0 100.0 57.7 42.3 정규직 5,539 2,395 58.2 34.4 69.8 30.2 비정규직 3,976 4,569 41.8 65.6 46.5 53.5 그리고 [그림 3]을 통해 이를 남, 녀 연령계층별 고용형태별로 살펴보면 남자 정 규직은 완만한 역U자형 곡선을 보이고 있는데 비해 여자 정규직은 역V자를 보 이고 있다. 비 정 규 직 수 천 명 [ 그림 2 ] 남녀별 비정규직 규모 추이(자료 : 통계청) 2 김유선, 2009년 비정규직 규모와 실태, 노동과 사회 12월호 특히 취업자 감소를 연령대별로 보면 남, 녀 모두 50세 이상은 취업률이 증가하 였고 20대~40대까지는 감소하였는데 가장 큰 폭으로 취업률이 감소한 것은 여 성 30대임을 알 수 있다. [ 표 1 ] 전년대비 성별, 연령계층별 취업률 증감(자료 : 통계청, 단위 : %) 20~29세 30~39세 40~49세 50~59세 60세 이상 남자 -2.3 -1.8 -0.3 4.6 3.0 여자 -3.6 -4.8 -0.4 4.7 0.8 또 산업별로 보면 여성의 경우 사업, 개인, 공공서비스업에서 5.8%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전 산업에서 취업자가 감소하였는데 특히 제조업 -8.6%, 건설업 -6.6%, 도소매숙박음식업 -4.5%순으로 감소하였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자영업자, 무급 가족종사자 등 비임금근로자 감소가 두드러졌으며 임금근로자 중에는 일용노동 자는 감소폭이 컸다. 그러나 2009년 8월 통계청에서 실시한 경제활동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단연 주 목할 것은 여성비정규직 증가이다. [표 2]와 [그림 2]를 보면 우리나라 전체 비정 규직 규모는 855만명으로 전체 임금노동자의 51.9%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성별 로 보면 남성은 정규직이 554만명(58.2%), 비정규직이 398만명(41.8%)인데 여 [ 그림 1 ] 2009년 노동인구(자료 : 통계청)
  • 5. 08 일하는 여성 09봄•여든두번째 경제위기에서 남성보다 5배 이상의 취업자 감소율을 보여 양적 하락이 두드러졌 다. 또한 남성은 비정규직 비율이 감소하였는데 여성은 비정규직 비율이 증가하 여 일자리 질의 하락이 동시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이번 경제위기는 여성 고용의 양, 질의 동반 하락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진행 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여성이 대규모의 잠재적 실업군으로 전락하는 결과를 초 래하고 있다. 이는 여성 고용의 반(半)실업에 의한 상시적 불안정화라는 구조적 특성으로 고착화될 위험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 하겠다. 2 0 1 0 년 이 명 박 정 부 의 여 성 고 용 대 책 의 문 제 점 상황이 이러한데도 이명박 정부의 여성고용대책은 한숨만 나오는 상황이다. ‘국 가고용전략회의’를 설치해 ‘고용과 일자리’를 국정의 최대 화두로 삼겠다고 말은 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서비스산업 선진화,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등으로 더욱 해고를 용이하게 하고 친기업적인 정책을 폄으로써 노동조건 하락을 가속화 시키 는 정책을 펼 계획임을 밝히고 있다. 특히 복수노조 및 전임자 급여 관련 법령 개정 작업, 교섭 비용 축소, 공공부문 파 업 시 필수 공익사업 대체근로제도 도입 등 노조활동을 억압하고 비정규직 확대 를 초래할 단시간 근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여성 인력 활용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퍼플잡’이란 이름으로 단시 간 근로를 확산시킬 계획인데 그렇지 않아도 양, 질의 동반하락이라는 여성고용 의 위급한 상황에서 단시간 근로 확대 정책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는 뻔 한 일이다. 결론적으로 정부는 노동부를 고용노동부로 개칭하면서까지 최고 국정목표가 일 자리 창출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미 재정지원 일자리 창출은 80만명에서 55만 명으로 축소된 상태이며 사회적 일자리 창출 예산은 40%가 삭감된 상태인데다 노동시장 유연화 및 시장화, 개방화, 단시간 근로 확대 등을 통해 정규직을 축소 하고 결과적으로 비정규직 확대를 촉진하여 여성고용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가 능성이 매우 높다 하겠다. 반면 남자 비정규직은 25~29세 정점을 이루었다가 55~59세에 최저점을 지나 다시 비정규직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여자 비정규직은 30~34세 를 지나면서 급격히 비정규직 비율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여성 30~34세는 정규직, 비정규직 할 것 없이 고용률 자체가 급격히 떨어졌다 가 이후 정규직은 감소하고 비정규직 비율만 다시 높아지는 결절점인 것이다. 그러면 이제 이번 경제위기가 여성에게 미친 영향을 정리하여 보자. 먼저 여성은 [ 그림 3 ] 남녀 고용형태별 연령계층별 분포(2009년 8월) (자료 : 통계청, 단위 : 천명)
  • 6. 10 일하는 여성 11봄•여든두번째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노동력을 상실할 위험에 대비한 위 4가지 사 유는 남성 중심적이며 젠더 관점을 결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여성은 여성이 전담하고 있는 임신·출산·양육의 부담으로 인해 노동시장 참여 자체가 어렵고 참여한다 하더라도 지속적인 참여가 보장이 되지 않기 때문에 경력단절을 경험할 수 밖에 없는데, 임신·출산·양육이 여성 개인의 몫이지 사회적 위험으로 인식되 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임신·출산·양육은 실업, 질병 등과 같이 너무나 당연하게 노 동력을 상실하게 되는 사회적 위험으로 인식되어야 하고 이에 대한 사회정책이 제5의 사회보험으로 구축되어야 한다. 특히 임신·출산·양육이 본래 여성의 역할로 고정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가 부장적 사고와 사회적 성역할을 더욱 견고하게 하는 이데올로기는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성평등 사회’로 이제 바뀌어야 한다. 물론 지난 10년간 우리 사회는 90일 산전후휴가, 육아휴직, 소득에 따른 차등보 육료 지원제도 등을 도입하여 일정 부분 사회화를 추진해왔지만 현실에서는 이러 한 제도가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법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적용 대상자체가 매우 한정되어 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러므로 여성노동자회는 2010년을 기점으로 임신·출산·양육의 어려움과 위험 을 완전사회화 하기 위한 정책 대안을 마련하고 요구할 것이다. 이를 위해 산전후 휴가, 육아휴직 사용실태 드러내기, 보육 시설 만족도 및 욕구도 조사를 통해 일 하는 엄마들이 겪는 보육 고충 드러내기 등을 추진할 것이며 사회적 인식 개선 캠 페인도 동시 진행할 것이다. 여성노동자회의 목소리는 아직은 작지만 여성고용의 양, 질의 동반 하락이라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한국사회의 질적 발전과 지속가능성이 담보되지 않기 때문에 결국은 커다란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2010년 여성노동자회는 임신·출산·양육의 완전 사회화를 통해 여성일자리의 양 과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첫걸음을 힘차게 내딛는다. 우 리 는 무 엇 을 할 것 인 가 ? 경력단절의 원인 - 임신·출산·양육 위험을 완전 사회화하여 여성일자리의 양과 질 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자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여성고용의 양, 질의 동반 하락과 이로 인해 반(半)실업의 특징을 강하게 보이는 상황에서 이를 타파하고 여성고용의 양, 질의 동반 상승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여기에서 일단 이번 경제위기 최대 피해자가 30대 여성임을 주목하자. 또한 연령 대별 여성 비정규직 비율에서 알 수 있듯이 여성은 30~34세를 기점으로 비정규 직이 급증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위 두 가지 사실은 결국 무엇을 얘기하는가? 이는 현재 경제위기 상황에서 임신·출산·양육 부담에 의해 30대 여성이 가장 먼 저 일자리를 잃고 있고 경력단절을 경험하는 순간 다시 노동시장으로 돌아올 때 는 질 낮은 일자리, 비정규직 일자리 밖에 주어지지 않아 여성 개인이 짊어지고 있는 임신·출산·양육 부담이 여성 고용의 양, 질의 동반하락의 근본원인이 됨 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여성노동자회에서는 이번 경제위기에서 악화되는 여성고용 현실과 맞 서 여성 일자리 질의 하락의 원인이며 여성 취업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는 경 력단절 문제를 사회적으로 제기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미 이 문제는 이심전심으로 여성에게 이렇게 불이익을 주고 아무런 대책도 없는 상황 에서는 출산할 수 없다는 출산파업이라는 문제로 사회화 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 실이다. 사실 자본주의는 시장경제의 무한확장을 통한 이윤의 극대화를 통해 성장해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실업, 질병, 노령, 산재 등을 이유로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 이 노동력을 상실한 채 시장 경쟁에 노출될 경우, 개인이 겪어야 될 생존의 위험 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회보험을 제도화해왔다. 즉 자본주의는 근대 국민국가와 짝을 이루어 한편으로는 시장의 무한확장을 추 구하지만 동시에 시장의 원활한 작동을 위해 국가권력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 입하여 위험을 사회화하기 위한 제도를 구축해온 것이다. 이는 시장 근본주의자 들이 말하는 ‘모든 것을 시장에 맡겨라. 그러면 시장이 해결해 줄 것이다’라는 구 호가 허구임을 알게 한다.
  • 7. 12 일하는 여성 13봄•여든두번째 이슈가 등장하여 지방선거의 공간이 지방정치, 생활정치의 무대라기보다 전국적 인 사안이 지역선거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셋째, 한나라당을 위시한 보수 세력과 개혁, 진보 성향의 연합세력의 결집여부가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여야 모두 후보 단일화, 시민단체들과의 정책 협약 이 선거 승패의 관건이 된다. 넷째, 교육자치 실현을 위해 처음으로 전국의 교육감과 교육의원을 동시에 선출 하여 사상 유례 없이 여덟 번의 투표를 하는 선거이며 특히 교육감은 진보 진영의 단일후보가 가시화 되고 있어 보수와 진보의 대결이 선명해지고 있다. 다섯째, 지방선거에서 정치연합을 위해 야 5당과 4개의 시민·사회단체들(민주통 합 시민행동, 시민주권 소통과 연대, 희망과 대안, 2010 연대)이 5+4 회의3 를 구 성하여 선거연합을 추진하고 있다. 3월 24일 ‘밥과 강을 위한 유권자권리선언 2010 유권자희망연대’ 출범식 3 3월 8일 1차 합의를 하였으나 야 5당 중 진보신당이 탈퇴하고 민주당 최고위에서 수정을 요구하여 막판까 지 재협상을 하였으나 국민참여당이 이의 제기하고 민주당이 또다시 거부하여 4월 20일 결렬되었다. 그러 나 지역별로는 선거연합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6 . 2 지 방 선 거 의 특 징 선거는 주권자인 국민의 요구를 실현하고 잘못된 정책을 바로 잡고 견제할 수 있 도록 헌법이 보장한 행위이며 민주주의 꽃이다. 투표권은 국민의 주권으로 역사 적으로 투쟁을 통해 쟁취한 소중한 권리이다. 특히 여성 참정권을 요구하며 투쟁에 나선 지는 100여 년이 좀 넘는 수준이다. 우 리나라는 근대화와 더불어 해방 이후에야 비로소 참정권이 주어졌다. 이런 소중 한 주권을 포기하지 말고 제대로 행사해야만 국민의 삶의 질이 달라진다. 지방자치가 실시된 지 20년이 되는 올해의 6.2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한나 라 일당 독재인 정부를 심판하고 민주주의 회복과 먹고 살 걱정 없는 사회를 간 절히 원하고 있다. 올해 지방선거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어 어느 해보다 중요한 선거가 될 것 이다. 첫째, 10년 만에 집권을 한 이명박 보수 정권에 대한 중간 심판의 성격으로, MB 정권의 민주·민생·평화의 3대 위기에 대한 평가가 이번 선거를 통해 이루어 질 것이다. 둘째, 4대강 사업 중단, 세종시 수정 문제,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실시 등 굵직한 2010 지방선거, 밥·일·강을 살리자! 정 문 자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 특 집 ❷
  • 8. 14 일하는 여성 15봄•여든두번째 전 국 유 권 자 공 동 행 동 에 참 여 하 자 2010 유권자 희망연대6 가 중심이 되어 4대강 사업 중단을 위한 전국 유권자 공동 행동을 권역별로 진행하고 있다. 지역별로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이 파헤쳐 지는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4대강 사업 중단을 외치고 있다. 수경 스님이 “아이들 이 물에 빠지고 불에 타죽고 있는데 우리들은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호소하시 며 여주 남한강 가의 컨테이너 박스 안에서 농성을 하고 계신다. 한국여성노동자회를 포함해 전국 2,000여개 단체 가입으로 광우병 대책위원회 이후 사상 최대 연대조직체인 ‘친환경 무상급식 국민연대’를 발족하여 후보들과 정책협약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 확대 실시를 위한 서명운 동과 5월 5일 친환경 무상급식 실현을 위한 1만 가족 대행진을 준비하고 있다. 한 나라당은 무상급식 전면 실시는 부자 급식, 좌파적 발상이라며 반대하고 저소득 층만 무상급식을 하겠다고 한다. 여성계는 ‘2010 여성유권자희망연대’를 발족하여 밥·강·민주주의를 위한 선거 연합을 촉구하고 여성공약 요구 및 정책협약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정치 수 다방(일명 커피당 Coffee Party7 ) 많이 만들기 및 투표참여 운동으로 여성유권자 정치 참여확대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좋 은 후 보 선 택 하 여 이 웃 과 함 께 투 표 하 자 ! 이번 선거의 결과로 4년간 우리 지방 정부가 ‘누구를 위한 살림살이를 할 것인가? 누구를 위한 교육 정책을 펼 것인가?’가 결정된다. 이에 우리는 시민단체와 함께 하는 선거연합 후보, 4대강 사업 중단 및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 실시, 성폭력 없 는 사회 만들기,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사회에 동의하는 후보, 여성노동자를 위해 일할 후보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선택해야 한다. 젊은 유권자들은 정치에 대한 혐오와 무관심으로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다. 젊은 층의 투표율을 10% 더 올리고, 가족과 친지 그리고 이웃과 함께 투표에 참여하여 우리의 소중한 주권을 행사하자. 7 커피당 카페 주소 : cafe.daum.net/coffeepartykorea 밥 · 일 · 강 을 살 리 는 지 방 선 거 한국여성노동자회는 2010 지방선거에 대한 방침으로 ‘밥·일·강을 살리는 여성 노동자 유권자운동’을 천명한다. 밥을 살리는 것은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아 이들이 차별 없이 모두가 친환경 무상급식으로 안전한 먹거리를 먹을 수 있게 하 는 것이다. 일을 살리는 것은 우리나라 47.7%의 낮은 여성취업률(OECD 평균 61%)의 현실에서 잘릴 걱정 없는 사회서비스 분야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용불 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여성의 일자리 안정화를 의미한다. 강을 살리는 것은 수 천 년 흘러온 강물을 인간의 욕심으로 가두고 파괴하는 4대강 사업 중단으로 환 경과 인간, 생태계를 살리는 생명 존중 운동이다. 이에 한국여성노동자회는 5대 지방선거 운동방향을 선정하였다. 운동방향 1 ▶ 보수세력이 시장, 시의회, 교육감을 독점하는 현실에서 이를 견제할 민주 세력 창출 운동방향 2 ▶ 소수 기득권층만 잘 사는 사회에서 국민 다수가 잘 사는 사회로 빈익빈, 부 익부를 줄일 수 있는 사회보장 등 사회임금4 정책 실현 운동방향 3 ▶ 재정 탕진, 환경 파괴하는 4대강 사업 대신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실시로 사람 살리는 복지경제 실현 운동방향 4 ▶ 여성과 청년의 일자리 창출 및 일하는 엄마가 행복한 사회5 만들기 운동방향 5 ▶ 여성과 아동의 안전과 인권이 존중되는 사회 4 임금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첫째, 개인이 직장에 다니며 받는 시장임금과 둘째, 보육료지원, 주거, 의료, 교육지원 등 사회정책에 의해 간접적으로 받게 되는 사회임금이다. 선진국일수록 시장임금 차이를 사회정 책에 의해 사회임금을 높임으로써 소득 불평등을 줄이는 정책을 쓰고 있다. 5 일하는 엄마들은 임신·출산·양육의 삼중고 때문에 일자리를 그만두게 되거나 다시 일자리를 구해도 비정 규직, 저임금의 열악한 일자리밖에 주어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임신·출산·양육 부담을 개별 여성의 몫이 아니라 기업과 사회와 국가가 함께 책임지는 구조로 만들어가야 한다. 그러므로 일하는 엄마가 행복한 사 회란 임신·출산·양육을 완전히 사회가 책임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6 지난 3월 24일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참여연대, YMCA 등 전국 400여 단체가 모여 발족 한 지방선거 대응기구
  • 9. 16 일하는 여성 17봄•여든두번째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사회!, 빈곤·폭력없는 안전한 세상!이라는 부제로 3·8 세계여성의날 기념 제 26회 한국여성대회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1천여명의 참석자들이 모인 가운데 한국여성단체연합 홍보대사인 배우 권해효 씨와 전문사회자 최광기 씨의 사회로 열린 기념식은 남윤인순 여성연합 상임대표 와 박영미 여성연합 공동대표의 “냉소와 분열을 극복하고, 가슴을 열고 서로의 차 이를 이해하고 포용하면서 아름다운 연대를 만들어 갑시다. 우리의 참여로 희망 을 현실로 만들어 냅시다. 희망을 만들고 현실이 바뀌는 그 곳에서 여러분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대회사로 시작했다. 이어, 2010년 성평등 걸림돌 발표 및 성평등 디딤돌 시상, ‘함께 일하고 함께 돌 보기 캠페인’ 선언 퍼포먼스, 가수 강허달림의 축하공연, 3·8 세계여성의날 기 념 여성선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기념식 후 회원단체 활동가와 회원 500여명 은 이화여대를 시작으로 신촌기차역, 신촌 창천공원으로 짜여진 세계여성행진 ‘빈 곤과 폭력없는 세계를 향해 걸어라!’를 함께 했다. ‘성평등한 공동체, 여성의 한표 로!’,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사회!’, ‘빈곤과 폭력없는 안전한 세상’ 세가지 주제 를 표현한 보라, 노랑, 빨강의 복색을 한 회원들이 우리의 요구를 시민들에게 알 리는 자리가 되었다.  광 주 여 성 노 동 자 회 3월 6일 10여개 여성·시민·사회·문화·인권단체들이 모여 102주년 3·8 세계여 성의날을 맞아 광주YWCA 대강당 에서 ‘광주여성대회’가 열렸다. 이 날 행사는 2009년 ‘3·8여성상’ 시 상과 광주 여성 선언, 참가단체 회원 들의 공연 등의 순으로 진행됐으며 ‘여성이 바꾼다 2010지방선거’ 회원 들의 작품전시 및 판매, 노동법에 대 한 OX퀴즈, 풍선아트 등 많은 부대 행사도 함께 펼쳐졌다. 광주지역 여 성단체가 수여하는 올해 ‘3·8여성상’ 이번 기획에서는 102번째를 맞는 3·8 세계여성의날 전국의 표정과 다채로운 행사들을 담아 보았 다. 각 지역별 기념행사와 생생여성행동에서 진행한 기자회견, 한국여노와 전여노조가 발표한 올 해 일하는 여성들이 바라는 요구와 실현과제 등을 싣는다.편집자주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3월 6일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3·8 세계여성의날 제 26회 한국여성대회를 진행했 다. 사전 행사로 대강당 앞마당에서 각 참여 단체들의 의제 홍보, 회원확대 및 자 활공동체 물품판매를 통한 기금 모금 부스들을 한데 모은 ‘컬러풀 프리마 켓’을 진행했다. 면 생리대 판매, 유 방암 예방 파자마 캠페인, 생활한복 판매, 우울증 진단, 무상급식 서명운 동, 월남쌈 판매 등 참여 단체들의 특 징과 개성이 가득한 자리였다. 오후 2시부터 여성의 참여로, 희망 을 현실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성평등한 공동체, 여성의 한 표로!, 1 0 2 번 째 3 . 8 세 계 여 성 의 날 , 여 성 들 의 힘 찬 함 성 기 획 ❶ 정리 장 수 진 한국여성노동자회 선전홍보부장
  • 10. 18 일하는 여성 19봄•여든두번째 홍보관, 체험관을 운영했다. 퍼플잡 의 문제점을 알리는 홍보관, 빈곤 현 실을 세상의 중심에서 빵꾸똥꾸를 외 치는 체험관, 몸을 살리는 면 생리대, 자연사랑 원예를 파는 프리마켓을 운 영하였다. 또 개사곡 경연대회를 통 해 시민들과 어울려 3·8의 의미도 알려내고 여성의 현실도 알려내는 흥 겨운 자리가 되었다. 뱃노래 개사 일자리도 부족한데 우째 아를 많이 낳노 일자리도 부족한데 육아휴직 어떻게 써~ 어기야디여차 (빵꾸똥꾸) 어기야디여 어기여~차 뱃놀이 가잔다 단시간근로 퍼플잡은 말도안돼 빵꾸똥꾸야 이십대 태반이 백수란다 우짤끼고 빵꾸똥꾸야 어기야디여차 (빵꾸똥꾸) 어기야디여 어기여~차 뱃놀이 가잔다 부릅뜨고 잘보고 찍자 지방선거 참여하자 만들어라 여성일자리 걱정없는 살림살이 어기야디여차 (빵꾸똥꾸) 어기야디여 어기여~차 뱃놀이 가잔다 빈곤없는 세상으로 차별없는 세상으로 여성행복 평등세상 함께하자 3·8대회 어기야디여차 (빵꾸똥꾸) 어기야디여 어기여~차 뱃놀이 가잔다 부 천 여 성 노 동 자 회 부천여노 회원 10여명이 서울에서 진행된 3·8 한국여성대회에 참가하 였다.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자’라는 고깔모자를 함께 간 자녀들과 머리에 쓰고 신나게 노래도 부르며, 신촌거 리까지 행진했다. 여성대회에 처음 참가한다는 한 회원 은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권리를 요구 에는 미쓰비시중공업 근로정신대 양금덕(82) 할머니가 선정됐다. 8일에는 3·8 기념으로 여성영화 ‘땅의여자’가 광주 NGO 센터에서 상영되었다. 대학 때부터 농민운동가를 꿈꿔온 세 여자 대학 동창생이 살아가는 모습을 1년간 카메라에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로 농사를 짓고, 여성 농민회 활동을 하고, 그 가 운데 여성으로서의 자리를 만들어 가는 그녀들의 새로운 삶을 조명한 내용이다. 대 구 여 성 노 동 자 회 3·8 세계여성의날 기념 대구대회가 3월 5일 대구백화점 앞에서 진행되 었다. 오후 4시부터 사전행사로 6.2 지방선 거 후보자에게 요구하는 내용을 리본 에 직접 적어 플랭카드에 붙이는 작 업을 진행했는데, 많은 시민, 학생들 이 참여해서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일·가정양립이 가능한 사회’를 슬로 건으로 준비한 퍼포먼스로 시민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활동가와 보육사가 준비한 문화공연 ‘살다가끔’은 행사 참여자들과 함께 어우러지 면서 흥을 한껏 돋구었다. 풍물패를 선두로 거리행진을 진행한 뒤 마무리로 모두 가 촛불을 밝혀 만든 ‘여성이 나서자’ 글씨가 대구시내 한복판을 환하게 밝혔다.  마 창 여 성 노 동 자 회 3월 6일 우천으로 민주노총 대강당에서 3·8 행사를 하였다. 기념식에서 마창여 노는 대림자동차노조의 해고 과정에서 있었던 여성노동자들의 현실을 말했다. 현 재 해고 상황과 해고 과정에 있어서의 부당함, 여성 노동자로서 겪는 어려움 등을 지난 대림자동차여성노동자들과의 간담회를 바탕으로 발언하였다. 부대행사로 여성 빈곤과 일자리 관련한 내용을 알리기 위한 ‘컬러풀 프리마켓’,
  • 11. 20 일하는 여성 21봄•여든두번째 프리마켓’에서 자활공동체 생산품인 참기름을 판매하고 홍보하는 자리가 마련 되었다. 무엇보다 지방선거 캠페인을 통해 회원과 일반시민들로부터 의견 수렴을 할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되었다. 이 밖에도 다채로운 프로그램, 거리행진의 선전물 을 통해 언론으로부터 본회가 핫이슈가 되어 참여의 의미를 확대하는데 좋은 기 회였다. 안 산 여 성 노 동 자 회 3월 5일 3·8 세계여성의날 102주년 기념행사 ‘여성의 참여로 희망을 현 실로’를 진행하였다. 1부 기념행사에서는 올해의 여성운 동상과 여성운동 걸림돌상을 선정하 여 발표하였다. 올해의 여성 운동상은 ‘전국여성노동 조합 경기지부 한양대 미화원분회’가 수상하였으며, 여성운동 걸림돌상은 ‘한양대학교 안산캠퍼스’를 선정, 발 표하였다. 기념식을 마무리하며 함께 참여한 회원들과 여성노동자의 요구를 담 아 풍선 기둥을 만들어 세우는 퍼포먼스를 진행하였으며, 2부 행사로는 YH김경 숙 ‘역사를 넘어 아픔을 넘어’ 다큐멘터리를 상영하였다. 인 천 여 성 노 동 자 회 3월 4일 인천여성문화회관 대강당에서 3·8 세계여성의날 기념 제 23회 인천여 성노동자회대회를 진행했다. 본대회 전 인천여노 회원과 전여노조 인천지부, 민 노총인천본부 조합원 등 일하는 여성노동자 60명으로 구성된 젬베 공연팀이 모여 짧은 연습시간을 통해 호흡을 맞춘 공동체 음악을 공연하는 시간을 가졌다. 본대회 시작을 알리는 젬베 공연과 함께 진행된 인천여성노동자대회에서 ‘빈곤과 하며 당당하게 행진하는 모습이 뿌듯했다고 하였다. 큰 대회에 와서 많은 여성들 이 다양한 모습으로 신나게 권리를 주장하는 광경을 보는 것 자체로도 여성운동 의 영감을 얻는 기회가 되었다. 부 산 여 성 회 3·8 세계여성의날 기념 제 21회 부 산여성대회가 3월 6일 서면 밀리오 레 야외무대에서 진행됐다. 「여성의 참여로, 희망찬 부산을!」이라 는 슬로건 아래, ‘여성의 한 표로 성평 등한 공동체’,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 는 사회’, ‘빈곤·폭력 없는 안전한 세 상’, ‘고용안정, 비정규직 권익개선’, ‘민간교류 활성화를 통해 통일로 한 걸음 더’라는 5대 과제를 선언했다. 이 날 행사는 부산여성단체 연합 유영란 대표((사)부산여성회 상임대표)의 대회 사와 활동가들의 율동으로 힘차게 시작하였다. 아동 성폭력 없는 세상을 바라는 어린이들의 태권도 시범과 태권무 공연은 많은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또한 패 러디 콩트 ‘여보원(여성인권보장위원회)’을 통해 여성노동자 우선해고 반대, 여성 들의 정치참여에 대한 목소리를 높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서 울 여 성 노 동 자 회 서울여노는 3월 6일 서울에서 진행 된 3·8 한국여성대회에 참가하였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메인슬로건 을 ‘여성의 참여로 희망을 현실로!’로 정한 이번 대회의 시민난장 ‘컬러풀
  • 12. 22 일하는 여성 차별이 없는 세계를 향해 걸어라’라 는 주제로 선언문을 채택하고, 현장 여성노동자들이 일하면서 연습을 하 여 공연을 마련하였다. 이날 행사는 400여명이 참가하여 인천지역 여성 노동자들이 행복한 세상에서 살기 위 한 선언과 결의를 다지는 자리가 되 었다. 전 북 여 성 노 동 자 회 3월 8일 전북대 앞에서 3·8 세계여성의날 기념 전북여성대회를 진행했다. 여성 의 날이어서인지 그날은 여성들이 더욱 특별하고 밝고 당당하게 보였다. 우리는 무대의 주인공들이었다. 전북여성단체연합 박영숙 상임대표의 축사를 시작으로 각 지역여성단체에서 준 비한 퍼포먼스들이 이어졌다.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사회’, ‘여성의 참여로 희 망을 현실로’, ‘성평등한 공동체 여성의 한표로’ 등의 구호가 새겨진 띠를 양손에 치켜들고 흔들어댔다. 우리의 목소리가 저~기에 있는 사람들의 가슴속에 스며들도록… 지나가던 젊은 대학생보다 생물학적인 나이는 더 많았지만, 훨씬 더 생동감 있는 표정을 가진, 훨씬 더 의지에 차 있는 우리들의 모습 이 보였다. 참정권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선지 100 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깨어지며, 앞으로 계속 전진할 것이다. 여성들 이 성을 이유로 부당함이나 불평등함 을 겪는 일이 없어지는 그날까지 우리 는 그 바통을 받고 계속 달려나갈 것 이다. 프로그램 안내 1강 : 2010년 5월 6일(목) 오후 7시~9시 입학식 + 희망특강 “젊음, 변화와 희망을 상상하다”                   조한혜정 연세대학교 교수 2강 : 2010년 5월 13일(목) 오후 7시~9시 2030 여성담론 “불안한 삶, 어떻게 하면 달라질까?”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사무처장 3강 : 2010년 5월 20일(목) 오후 7시~9시    명랑청년좌담 “2030 여자들, 우리는 희망을 말한다” 김현진 에세이스트 김영경 청년유니온 위원장  손민정 휴먼파탈 활동가 전아름, 박연 요새 젊은 것들 공동저자 4강 : 2010년 5월 27일(목) 오후 7시~9시    대안탐험 “나와 사회의 행복을 꿈꾸는 청년들의 멋진 데뷔”   김종휘 노리단 단장 5강 : 2010년 6월 3일(목) 오후 7시~9시     우리가 사는 방식 “폐현수막 디자인으로 더 좋은 사회 만들어요”    박미현 터치포굿 대표 “88만원 세대의 열정을 쏘다! 청년이그나이트”  김선경 청년Ignite 대표 6강 : 2010년 6월 10일(목) 오후 7시~9시    비젼 액션 프로그램 + 졸업식 “비전에 날개 달다”                     이주환 일하는여성아카데미 부소장 참가대상 20, 30대 여성의 삶과 노동 문제에 관심이 많은 누구나 불안과 절망을 딛고 새로운 활로와 대안을 찾고 싶은 청년 누구나 참가신청 이메일 접수(kwwa@paran.com으로 접수) ✽ 이름, 전화번호, 간단한 자기소개, 기대하는 바 등을 적어서 보내주세요. 참가비 15,000원(신한은행 140-003-348188 한국여성노동자회) ✽ 참가비를 입금하셔야 참가가 확정됩니다. ✽ 모든 강좌에 참가할 경우 참가비 전액을 돌려드립니다. ✽ 개별 강좌 신청 시 각 강좌는 3,000원입니다. ✽ 개별 강좌 신청 시 해당 강좌를 꼭 적어주세요.(단, 전체 강좌 신청자를 우선 접수) 장소 한국여성노동자회 지하 강당(홍대입구역 1번 출구 도보 5분) 문의 한국여성노동자회 Tel.02-325-6822(내선 0번) 담당 : 신혜정 www.kwwnet.org E-mail.kwwa@paran.com C.P.010-4871-9570 주최 후원 청 년 희 망 아 카 데 미
  • 13. 24 일하는 여성 25봄•여든두번째 지금 상황에서 필요한 대책은 서민생계 지원을 통한 내수 활성화이다. 이를 위해 서는 사회서비스 확대를 통한 여성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는 이렇 게 요구한다. 요구 01 ▶ 초등학교 방과후 아동보육, 교육시설 확대, 영아보육, 국공립 보육시설 확대 등을 통한 보육교육분야 14만개 일자리를 창출하라! 요구 02 ▶ 취약계층 아동보육 서비스 확대, 노인장기요양사업 확대, 산모신생아 돌봄 서비스 확대, 보호자 없는 간병 등 돌봄서비스 분야 확대로 36만개 일자리 를 창출하라! 2 . 여 성 일 자 리 의 질 을 높 여 라 ! 간접고용(용역)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은 사실상 원청 사업주에 의하여 결정되나 이들에 대한 노동법 상의 책임은 고용(용역) 사업주에게만 있다. 가령 대학교 청 소용역 중장년 여성노동자들은 최저임금 85만 8천원을 받고 있으며 원청인 학교 가 용역업체를 바꾸면 사업체가 바뀌었다는 이유로 합법적인(?) 해고를 당하기도 한다. 노조가 있을 경우 노조 간부들이 주로 해고되기도 한다. 이들이 최저임금을 받는 이유도 원청인 학교가 용역업체와 그 가격으로 계약을 하기 때문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노동법상 원청 사업주의 책임 영역을 분명히 하여, 이들의 노 동기본권을 사실상 보장해야 한다. 그리고 경기보조원 등 특수고용노동자들을 노동조합법상의 노동자로 인정해서 사회적 기본권인 노동3권이 적용되도록 해야 한다. 2010년 현재 최저임금은 시간급 4,110원(40시간 기준 월 858,990원)이다. 최소 한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최저임금이 월 100만원은 되어야 한다. 대다수가 여성들인 가사·간병노동자들은 과도한 노동과 직업병으로 상시적인 질 병과 건강에 위협을 느끼며 일하고 있다. 그러나 4대 보험도 적용되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서 4대보험 적용을 해야 한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현행법에 기초해서 지속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예산 확보와 정부의 지원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래서 이렇게 요구한다. 1 . 잘 릴 걱 정 없 는 여 성 일 자 리 5 0 만 개 만 들 어 라 ! 사상 최대인 청년 실업률 10% 등 우리나라 고용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1월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공식실업자만 120만명이고 취업준비생, 18시간미만 근로 자, 이유 없이 쉬었다는 사람까지 합치면 실질실업자는 440만명을 넘어서서 전 국민의 10명 중 1명이 실업자인 상황이다. 게다가 남자 취업자는 작년 1~5월 감 소세를 보이다 하반기 증가세로 돌아선데 비해 여자는 2010년 1월까지 14개월 째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감소폭도 확대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6개월짜리 희망근로와 같은 단기 일자리대책만 내놓고 있으며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사회서비스 부문보다 4대강 사업 같은 고용창출 효과도 낮 고 지구 환경도 파괴하는 건설토목공사를 벌이고 있다. 일 하 는 여 성 들 의 행 복 한 삶 을 위 한 20 10 년 우 리 들 의 바 램 과 해 야 할 일 기 획 ❷ 이 혜 순 전국여성노동조합 사무처장 한국여성노동자회와 전국여성노동조합은 3월 8일 세계여성의날을 앞두고 일하는 여성들의 더 나 은 삶을 위한 우리들의 요구와 과제를 함께 정리하였다. 정부에 대한 요구가 대부분이지만 6월 2 일 지방선거가 있는 만큼 우리들의 실천을 함께 결의하자는 내용도 담았다. 크게 5가지 영역의 20 가지 내용으로 요약해 보았다.
  • 14. 26 일하는 여성 27봄•여든두번째 우리나라는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돈을 일을 해서 버는 임금소득에만 의 존하고 있다. 그러나 생활하는데 필요한 돈을 임금으로만 해결할 수 없기 때문 에 다른 사회복지(사회임금)로 보완을 해야 서민들도 돈 걱정없는 살림살이가 될 수 있다. 실직을 하거나 폐업을 해도 실업급여를 못 받는 여성노동자와 자영업자들에게 고 용보험이 적용하도록 해야 하며, 증가하고 있는 청년 실업자들에게 최소한의 생 계를 보장하고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을 촉진하기 위한 구직수당이 필요하다. 또 자녀 교육비와 내집 마련으로 가정 경제가 휘청거리는 것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이명박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건 반값 등록금, 반값 아파트 정책을 지켜야 한다. 요구 14 ▶ 특수고용노동자, 가사·간병 노동자, 영세자영업자들에게 고용보험을 적용 하라! 요구 15 ▶ 청년실업자, 경력단절 여성에게 구직 촉진수당을 지급하라! 요구 16 ▶ 초·중·고 무상 급식, 무상 교육을 실시하라! 요구 17 ▶ 반값 대학 등록금 공약을 이행하라! 요구 18 ▶ 반값 아파트 공약을 지켜라! 5 . 여 성 의 힘 으 로 지 방 선 거 승 리 하 자 ! 세상은 세상의 변화를 요구하는 사람들의 실천만큼 변화해 간다. 6월 2일 지방 선거가 있다. 내가 사는 지방정부의 정치인들을 선출하는 날이다. 우리의 요구를 많이 수용하는 후보들을 선택하자. 우리의 정책과 많이 다른 후보들을 반대하자. 적어도 내 주변의 10명 유권자들에게 우리의 요구를 알리고 올바른 투표를 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자. 요구 19 ▶ 우리의 요구를 실현 할 후보 및 정당에게 투표하자! 요구 20 ▶ 내 주변 10명의 유권자에게 우리의 요구를 알리고 올바른 투표를 조직하자! 요구 03 ▶ 원청사업주의 책임을 분명히 하고 간접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라! 요구 04 ▶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3권을 보장하라! 요구 05 ▶ 최저임금 월100만원은 보장하라! 요구 06 ▶ 가사간병노동자들에게 4대보험을 적용하라! 요구 07 ▶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계속 추진하고 차별을 철폐하라! 3 . 일 · 가 정 양 립 이 가 능 한 사 회 로 ! 2009년 여성취업자 수는 977만 2천명으로 전년대비 10만 3천명(-1.0%)이 감소 하였다. 이 중 30~39세 여성은 10만 6천명이 감소하여 4.8%가 감소하였다. 한 창 일할 나이의 30대 여성들의 일자리가 가장 많이 사라진 것이다. 경제위기를 빌미로 임신·출산·육아로 인해 자유롭지 못한 여성들을 가장 먼저 퇴출시킨 것 이다. 여성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 위해서는 임신·출산·육아가 여성만의 문 제가 아니라 가정과 기업, 국가가 함께 책임져야 할 것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가 정 내에서는 가사와 양육의 분담을, 기업은 여성노동력에 대한 인식 개선을, 국 가는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 마련에 힘써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 한 방법은 이렇다. 요구 08 ▶ 임신·출산·육아를 이유로 한 해고를 근절하라! 요구 09 ▶ 육아휴직급여를 인상하고 남성 육아휴직사용을 의무화하라! 요구 10 ▶ 국공립보육시설을 3배 늘리고, 영아보육시설과 가정보육사를 2배로 확충 하라! 요구 11 ▶ 모든 초등학교에 방과후 교육시설 설치를 확대하고 내실화하라! 요구 12 ▶ 출산여성에 대하여 3개월간 기초출산수당을 지급하라! 요구 13 ▶ 임신·출산·육아에 대한 기업과 가정의 인식을 개선하라! ! 4 . 사 회 복 지 확 충 으 로 돈 걱 정 없 는 사 회 만 들 자 !
  • 15. 28 일하는 여성 29봄•여든두번째 같아서 답답했다. 눈 감고 귀 닫고 오로지 자신들이 하 고 싶은 것만 이야기 할 것이 아니라, 입을 닫고 눈을 뜨고 귀를 열어 민생 을 위해, 차별받고 고통받는 여성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찾아 실 천해야 할 것이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20대 여성 구직 자는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 되는데 아르바이트조차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구하기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자녀출산 으로 인해 경력단절을 겪고 있는 30대 주부는 육아문제로 인해 경력을 살리는 직 업을 구하기보다 근무시간이 짧거나 출퇴근 시간 조정이 가능한 일자리를 찾게 된다고 했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유연근무제는 가뜩이나 불안한 여성노동자들의 노동 환경을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또한 비정규직의 확산을 통해서 임 신·출산·양육에 대한 권리를 가질 수 없는 여성노동자들의 확대를 가져올 수 밖 에 없다. 정부는 여성노동자의 생존권을 흔드는 이러한 정책을 철회하고, 돌봄노동을 사 회화하기 위한 안정적인 공공부문 일자리를 확대하는 것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 율을 높이고 일하는 여성을 지지하는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일자리가 불안한데 애를 낳으라니!! 일자리가 불안한데 육아휴직을 어떻게 쓰나!! 일자리도 불안한데 정부정책은 더 불안하다!! 3·8 세계여성의날을 맞이하여 여성들이 즐겁게 일하고, 많은 여성들이 행복한 삶을 누리길, 오늘의 외침이 희망이 아닌 현실이 되어 웃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 란다. 지난 3월 3일, ’민생살리고 일자리 살리는 생생여성행동’ 기자회견 참석을 위해 여의도로 향했다. 수원여성노동자회에서 와서 처음 맞이하는 3·8 세계여성의날 행사였다. 막상 여의도역에 도착해서 출구로 나갔는데 아무도 보이지 않고 전경 두 명만 나 를 쳐다보고 있어서 당황스러웠다. ‘아니, 여기가 아닌가?’ 목을 쭈욱 빼고 여기저 기를 둘러보니 저 건너편에 한 무리가 보였다. 횡단보도를 건너 쑥스러운 발걸음으로 가보니 반가운 얼굴들이 보인다. 피켓도 들고 카메라도 들고…. 기자회견에 참여를 한다는 건 참 쑥스러운 일이다. 사람들이 나만 보는 것 같은 당황스러움, 또 곱지 않은 시선들…. 예전의 나였으면 나 또한 ‘저 사람들, 뭘 하는 거야?’하고 그냥 지나쳤을 텐데, 지금의 나는 이 자리에서 목소리를 높인다. 정문자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는 불안한 일자리와 여성노동자의 생존권 박탈에 대해 저출산정책을 위시로 한 정부정책의 허상을 폭로하고 여성노동자의 노동권 확보를 위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발언했다. 하지만 정부는 비정규직의 불안정한 일자리만 더 늘리고 있다. ‘퍼플잡’을 통해 잠 깐 고용이 늘 수도 있겠지만 정말 우리가 원하는 고용안정과는 너무 먼 얘기인 것 기 획 ❸ 박 태 화 수원여성노동자회 활동가 3 . 8 세 계 여 성 의 날 기 념 ‘민 생 살 리 고 일 자 리 살 리 는 생 생 여 성 행 동’ 기 자 회 견 을 다 녀 와 서
  • 16. 30 일하는 여성 31봄•여든두번째 ‘해방촌 게스츠하우스(Guests’ house) 빈집/빈마을(이하 빈집)’는 그런 의미에서 주거 문제를 유쾌한 방식으로 풀어나가고 있는 반가운 공간이다. ‘빈집’은 게스츠 하우스의 의미 그대로 누구나 찾아오고 머물다 갈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사람들 이 자유롭게 들러서 먹고 마시고 놀고 쉬고 잔다. 단 손님을 맞이하는 주인은 없 다. 스스로 와서 공간을 사용하고 깨끗하게 정리하고 돌아가면 된다. 머물 수 있 는 기간도, 인원도 정해진 것은 없다. 잠깐 들를 수도, 장기 투숙을 할 수도 있다. 10명이 넘는 인원이 한 집에 북적거릴 때도 있다. ‘빈집’의 소개글에 공간의 성격 이 잘 드러나 있다. “게스츠하우스는 비어 있는 집, ‘빈집’입니다. 비어 있기 때문 에 누구든 넉넉하게 맞아들일 수 있고, 또 무엇이든 채울 수 있습니다. ‘빈집’은 이 름마저도 비어 있습니다. 당신이 그 이름을 지어주십시오.” 한국여노 ‘스스로핑크빛미래를쓰는 20대팀’(이하 스핑크쓰 팀)은 대안탐방의 일 환으로 ‘빈집’을 방문했다. 서울여노의 현정과 마창여노의 권주도 함께 했다. ‘빈 집’에 마침 지인이 장기투숙 중이라 쉽게 ‘옆집’8 의 문을 두드릴 수 있었다. ‘옆집’ 의 구조는 일반 가정집과 별반 다르지 않았지만, 세 개의 방 중 하나에는 이층침 대가 양쪽에 나란히 놓여 있었고 거실에는 공용 책장과 공용 컴퓨터가, 부엌 싱크 대 위에는 ‘부엌 사용법’ 메모가 붙어 있었다.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겼다. 우리 는 방에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인터뷰에는 ‘빈집’ 초창기 멤버인 아규 와 1년 넘게 옆집에서 장기투숙 중인 달군이 함께 해주었다. 혜 정 요즘 청년 주거문제가 심각하고, 나 역시 오랫동안 주거 공간 때문에 힘들 었는데, ‘빈집’을 알게 되어 무척 반가웠고, 재밌는 시도라고 생각했다. 어 떤 배경에서 시도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아 규 2008년 2월에 시작해서 이제 2년이 막 넘었다. 시작은 장난 반, 진담 반이 었다. 그 때 당시에는 ‘사는 문제’가 중요한 코드였다. ‘앞으로 어떤 모습으 로 먹고 자고 놀고 할 것인가?’가 개인적으로 중요했고, 공간을 어떻게 꾸 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사람들이 사는 방식이 어떤 면에서는 비 효율적으로 보였다. 한 명이 살든, 두 명이 살든 상당한 공간에서 상당한 8 빈집에는 현재 ‘옆집’과 ‘아랫집’이 있다. ‘윗집’은 최근에 문을 닫았고, 얼마 전 새로운 집이 막 탄생했다. ‘청년 세대’ 하면 따라붙는 수많은 수사어 중 ‘니트족’, ‘캥거루족’과 같은 말에는 경 제적으로 독립할 나이가 되었는데도 취업하지 않고, 부모님에게 경제적, 정서적 으로 의지하며 사는 청년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담겨있다. 그러나 청 년들은 독립된 공간과 부모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원한다. 단지 지독한 취업난과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저지르지 못할 뿐이다. 게다가 한국, 특히 서울에서 방 한 칸 얻는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당장 전세금을 마련하기 힘든 청년들은 독립하는 순간부터 다달이 40~50만원이나 하는 월세를 부담해야 한다. 그나마 도 반지하방이나 옥탑방 같이 주거 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첫 살림을 꾸리기 일쑤 다. ‘자유’를 얻기 위해 가히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큰 것이다. 하지만 청년들은 계속 ‘독립 중’이다. 학교나 직장 때문이건, 자발적이건, 청년들 은 부담과 위험을 감수하고 부모님 집을 나서 새로운 공간에 둥지를 튼다. 가족에 게 의존해왔던 먹고 사는 문제를 온전히 자기가 책임지는 것, 그것은 불안과 공포 이기도 하지만 스스로 결정하고 행위할 때의 성취감, 배움과 성장의 즐거움이기 도 하다. 공간과 시간을 자신의 의지대로 자유롭게 쓰는 기쁨도 있다. 만약 주변 에 마음 맞는 친구들이 여럿 포진해있다면, 그래서 외로움도 덜고, 서로 의지할 수 있다면, 독립은 더욱 매력적인 경험이 된다. 현실은 ‘싸구려 커피’와도 같을지 언정, 독립은 마음먹기에 따라 즐겁고 행복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더 나 은 세 계 는 가 능 하 다 신 혜 정 한국여성노동자회 교육부장 스핑크쓰가 떴다! 해방촌 게스츠하우스 빈집 탐방기
  • 17. 32 일하는 여성 33봄•여든두번째 이 부딪힌 것도, 배운 것도 있다. 그러면서 한 방에서 두 커플이 살 수도 있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우리는 신뢰가 구축된 상태에서 같은 방을 쓰는 것이고, ‘아랫집’은 더 열린 구조라 누가 언제 올지 모르기 때문에 우 리와는 경험과 속도가 조금 다르다. 어쨌든 우리도 손님들이 와서 지내기 도 하고, 두 커플이 한 방을 쓰기 때문에 오늘은 어디서 잘 것인가를 매일 상의해야 한다. 아직까지는 그런 과정이 재미있다.(웃음) 현 정 ‘빈집’ 구성원들끼리 어떤 규칙이 있나? ‘밥 같이 먹기’와 같은…. 아 규 규칙이라고 할 것은 없고, 한 달 한 번 하는 마을회의에 참석해달라는 것뿐 이다. 그리고 공간을 깨끗하게, 다른 사람들 불편하지 않게 쓰고, 자기가 쓴 공간은 알아서 정리하고, 가능하면 세제 안 쓰고, 음식 남기지 말고. 이 런 게 규칙이라면 규칙이다. 달 군 밥을 같이 먹자는 게 따로 정해진 규칙은 아니고, 일주일에 한 번 반찬팀이 반찬 만들 때 ‘시간 되는 사람들은 같이 밥 먹자’ 그런 의미이다. 아 규 ‘아랫집’ 오픈 첫 해에는 사람들 사이에 갈등이 적었는데, 같이 밥을 자주 먹 어서 그런 것 같다. 따로 모임을 안 만들어도 밥 한 끼만 같이 먹으면 1~2 시간씩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부엌 쓰는 문제, 청소하는 문제 등은 사실 규칙을 만들기 어렵다. 밥을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껄 끄럽지 않게 문제들이 해결되곤 한다. 현 정 ‘빈집’의 구성원들은 어떤가? 아 규 10대에서 50대까지 있다. 성비는 여성이 약간 많다. 정규직으로 일하는 친 구는 많지 않다. 대부분 정규직으로 일하는 걸 싫어하고, 오히려 정규직에 서 벗어나려고 한다. 가난하게 산다는 것의 의미는 다양할 수 있는데, 생각 보다 많은 사람들이 풀타임으로 일하는 것보다 조금 덜 일하면서 돈을 덜 벌더라도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더 확보하는 것을 중요 하게 생각한다. 즉 필요한 만큼만 벌면서 사는 걸 선호한다. 달 군 사람들과 함께 모여 살면 적게 벌면서도 잘 먹고 잘 사는 게 가능하다. 사 람들이 “가난한 것들이 먹는 거 하나는 끝내주게 잘 먹네.”라고 하는데, 정 말 그렇다. 우리는 잡곡밥 먹고 쌀도 유기농이라 더 맛있다. 사실 잘 먹고 물건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데, 막상 그 공간에서 잠밖에 안 잔다. 그래서 ‘다 른 방식으로 살면 어떨까, 다른 사람들과 같이 살면 어떨까’ 생각했다. 마 침 집을 구하고 있던 때여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던 또 다른 친구와 함 께 돈을 모으고 일부는 대출받아 공간을 마련했다. 계약서에 서명하는 순 간부터 ‘놀자!’고 마음먹고 물건 하나 없는 빈집에서 ‘빈집들이’를 하게 됐 다. 그런데 예상 외로 많이 모여서 4~50명이 함께 놀았다. 처음 보는 사람 이 반이 넘었다. 그 날 모여서 마지막 사람이 집을 나선 게 3일 뒤였다. 그 걸 보면서 ‘우리가 놀 공간이 참 없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에도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래서 온 사람들에게 집 열쇠 공유하고, 집에 아무 도 없어도 공간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혜 정 사적인 공간을 다른 사람들에게 오픈한다는 게 부담되지는 않았나? 아 규 생각이 약간씩 변하고는 있는데, 처음에는 호기심, 기대감이 있어서 그런 생각은 없었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선의에 기반한 관계맺기를 할 것이 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광고하고 홍보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큰 가지만 잡아 놓으면 알아서 잘 될 거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1년 이 지나고 소문에 소문을 타고 오는 분들이 생기면서 공간에 대한 상이 서 로 조금씩 달라졌다. 사적 공간을 오픈한 것 자체에 대한 고민이라기보다, 서로의 공간을 어떻게 이해하면서 쓸 것인가의 문제인 것 같다. 혜 정 달군은 어떤 계기로, 언제부터 ‘빈집’에서 살게 되었나? 달 군 1년 정도 살았다. 처음에는 ‘빈집’에 들어와서 살 용기는 없었다. 친구와 반 지하방에서 살았었는데 친구가 나가면서 나도 거취를 정해야 했다. 아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이 근처에서 집을 알아보다가, 이 집이 그나마 가격이 괜찮았다. ‘빈집’을 자주 드나들었던 친구와 나, 애인, 세 명이서 집을 얻고 같이 살기 시작했다. ‘아랫집’과는 달리 이 집은 외부에서 사람들이 와서 집 을 얻고 그것이 ‘빈집’이 된 사례다. 지금 여기에는 두 커플과 아이가 한 명 있는 가족이 함께 살고 있다. 처음에는 사생활이 존중되는 방식으로 방을 나눠 썼었는데, 지금은 두 커플이 한 방에서 지내고, 아이가 있는 가족이 한 방을 쓰고, 나머지 방은 손님방으로 쓰고 있다. 방을 각자 나눠 쓸 때 많
  • 18. 34 일하는 여성 35봄•여든두번째 정리하고 ‘아랫집’과 공간을 합치면서 집이 꽉 차게 되었다. 그래도 손님들 이 드나들다보면 19명까지도 함께 있기도 한다. 오픈 1년 정도 되었을 때, 구성원들 사이에서 불편함, 문제점 등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아침에 눈 뜨 면 모르는 사람이 바로 옆에서 자고 있는 등, 항상 낯선 사람들과 부대껴야 하는 상황이 스트레스가 되었다. 그래서 지금 리모델링하면서 너무 스트레 스 받지 말고 살고 싶은 대로 살아보자고 하고 있다. 전보다는 장기투숙하 는 사람들의 개인 공간을 좀 더 보장하는 방식으로 굴러갈 것 같다. 혜 정 장기투숙의 경우 한 달에 얼마씩 부담하나? 아 규 ‘옆집’은 식비까지 8만원 정도인데, ‘아랫집’은 이자가 좀 더 나와서 12만원 씩 부담한다. 평균 8만원에서 12만원 정도다. 비용이 크지 않다보니 경제 적인 이유로 오는 사람들도 많다. 혜 정 장기투숙을 하고 싶으면 그냥 와서 살면 되나? 달 군 구성원들과 사전에 얘기해서 들어오면 된다. 그런데 여기서 살려면 날마다 어디서 잘 것인가를 상의하고, 잠자리가 시시각각 바뀌는데, 그런 걸 견디 는 사람만이 결국 장기투숙을 할 수 있는 것 같다.(웃음) 혜 정 ‘빈집’ 구경 잘 하고, 이야기도 잘 듣고 간다. 시간 내줘서 고맙다. 20대 블로그 : http://speakout88.tistory.com 스핑크쓰란 스스로 핑크빛 미래를 쓰는 세대(스핑크쓰 세대)로 거듭나기 위한 20대 여성 들의 모임입니다. 우리의 노동 현실과 삶을 신랄하게 되짚어보고, 대안적인 노동 모델(사 회적 기업 및 사회혁신기업, 1인 기업, 공동체 등)에 대해 연구하며 노동과 삶의 돌파구 를 찾기 위한 발랄한 모임입니다. 잘 사는 데 그렇게 돈이 많이 들지 않는다. 현 정 ‘빈집’ 내에 소모임이나 세미나 등이 있나? 달 군 현재 니체 강독 세미나, DIY워크샵 등을 진행하고 있다. ‘빈집’ 사람들 뿐 만 아니라 외부인들도 참여 가능하다. 소모임에는 공부팀, 반찬팀, 공작빈 (영상팀), 홈페이지팀 등이 있는데, 정기적으로 모임이 열린다기보다 ‘장 담그자’, ‘김치 담그자’, ‘◯◯행사가자’라고 판을 벌리면 관심 있는 사람들 이 알아서 모인다. 혜 정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배운 게 많았을 텐데? 달 군 일단 내가 이런 사람이구나, 깨닫게 되었다.(웃음) 무딘 성격인 줄 알았는 데 예민한 부분도 있더라. 사람들과 잠깐씩 스칠 때는 몰랐는데 같이 살다 보니까 부딪히는 일들이 종종 생겼다. 사실 말하면 해결될 문제들인데, 말 하지 못하고 속에 쌓아놨었다. 처음에는 그런 게 힘들었다. 사람들과 살면 서 ‘프라이버시라는 게 뭘까?’ 라는 생각을 아직도 한다. 잠자리가 정해지 면 내 자리에 이것저것 붙이면서 꾸미는데(일종의 영역표시랄까), ‘이건 뭐 지? 왜 그럴까?’ 전에 가족들과 살면서 뭐가 문제였는지 더 보이기도 한다. 여기서 살면서 관계에 대해 생각도 하고, 음식이나 청소 등 서로 몰랐던 살 림의 기술을 공유도 하고 많은 걸 배우는 것 같다. 특히 아이와 함께 생활 하면서 아이를 낳고 키운다는 게 마음먹으면 별 일은 아니구나, 혹은 반대 로 정말 보통 일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아빠가 함께 살지 않았고, 구성원들이 아이를 다루는 게 익숙하지 않았다. 아이 엄마도 아이 를 처음 키우는 거고, 특히 살림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어서 옆에서 지켜 보는 사람들이 더 애달아했다. 우리도 처음에는 철없게 공동육아니 했는 데, 지금은 각자 할 수 있는 만큼 서로 돌아가면서 봐주고, 아이와 함께 사 는 것에 많이 익숙해졌다. 혜 정 ‘아랫집’에 방문해보고 싶다. 지금 ‘아랫집’에는 몇 명이 지내고 있나? 어 떤 상황인가? 아 규 ‘아랫집’에 12명이 지내고 있다. 방이 3개가 있는데 꽉 찬 상태다. ‘윗집’을
  • 19. 36 일하는 여성 37봄•여든두번째 고용유형별로 보면 정규직이 산전후휴가에 대한 상담이 크게 증가(전년대비 35%)한데 반해 비정규직은 임신·출산·해고 상담이 약 2배(전년대비 106%) 증 가했다. 이는 비정규직의 경우 임신·출산·육아를 이유로 재계약이 되지 않기 때 문이다. 비정규직 여성에게 모성권은 여전히 요원한 것임을 보여주는 예로 전체 여성노동자의 64.9%가 비정규직인 현실에서 비정규직의 모성권이 실현될 수 있 는 방안마련이 시급하게 요구되는 현실이다. 8월초 출산 예정일이라 7월 1일부터 출산휴가 사용하고자 군청에 산전후휴가를 요청했다. 군청 측 에서는 계약직의 산전후휴가기간 동안에는 사람을 쓸 수 없으므로 퇴직해라. 사유는 개인적 사정 으로 하라는 구두 통보를 받았다.(서울여성노동자회 평등의전화) 출 산 휴 가 , 육 아 휴 직 의 확 보 가 중 요 지금처럼 힘들지 않게 일하는 엄마들이 직장과 가정의 양립을 보다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 첫 번째 조건이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의 확보이다. 우 리나라는 법상으로만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이 보장되어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법 보다 위에 있는 회사관행과 ‘사내눈치법’ 등으로 이러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 하고 있다. 특히 비정규직의 경우는 ‘출산=해고’라는 등식이 공식화되어 있는 실정이 다. 특수고용노동자나 가사서비스 노동자는 말할 것도 없다. 이러한 악순환을 막 으려면 법보다 위에 있는 ‘사내눈치법’을 없애고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이 당연한 사회를 만드는 방법 밖에 없다. 함 께 돌 봐 야 함 께 일 할 수 있 어 일하는 엄마들의 고충은 직장에서만 생기는 일은 아니다. 가정생활에도 심각한 함정은 도사리고 있다. 2010년 3월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9년 생활시간조 사 결과’에 따르면 20~60세 맞벌이 가구 아내의 음식준비, 청소, 집관리 등 가정 관리 노동 시간은 2시간 38분으로 남편의 24분보다 7배정도 많았다. 가족을 보 살피는 시간도 아내는 42분, 남편은 13분으로 3배가량 차이가 났다. 가사와 육 아가 여성에게 전담되어 있는 현실도 여성의 어깨 위에 놓인 짐의 무게를 더하 2 0 0 9 년 , 3 0 대 여 성 잔 혹 사 2009년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49.2%. OECD 평균보다 7.4%나 낮은 수치이다. 특히 여성취업자 수가 103천명 감소한데 비해 30~39세 여성은 106천명이 감소하여 전체 감소분보다 더 많은 숫자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8년 불어닥쳤던 경제위기의 여파로 출산과 육아로 노동시장에서 취약 한 지위에 놓인 여성들의 퇴출이 가시화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여성노 동자회에서 운영하는 여성노동상담실 평등의전화에 접수된 2009년 상담 중 임 신·출산·육아휴직관련 상담이 26.4%로 전년대비 2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 다. 상담 내용은 출산과 육아를 이유로 한 퇴직강요, 재계약 거부 등 다양한 형태 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임신 4개월이다. 2월 16일에 임신사실을 얘기하자 2월 20일에 본사에서 인사총무담당이 내 려와서는 “현재 여직원 2명이 거의 비슷한 시기에 들어와 임신도 비슷한 시기라 인력공백이 크니 어쩔 수 없다. 출산휴가는 안 된다.”라고 얘기하면서 본사에서 작년 11월부터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신한 여성 2명만 구조조정 대상이라 하니 어처구니가 없다. 그러면서 내게는 서울 발령을, 다른 한 명은 출산휴가 직전까지 근무하는 것으로 정리하자고 한다. (부산여성회 평등의전화) 배 진 경 한국여성노동자회 사무처장 평 등 의 전 화 ‘일하는 엄마 행복 프로젝트’ 시동!
  • 20. 38 일하는 여성 39봄•여든두번째 고 있다. 가사와 육아에 허덕이는 아내들이 직장에서 일할 엄두가 나지 않는 것 은 당연하다. 함께 돌보지 않으면 함께 일할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이제는 깨 달아야 할 시점이다. 국 공 립 보 육 시 설 확 충 시 급 현재 정부는 저출산이 문제라고만 이야기하면서 그 현실적인 대책에 대해서는 손 놓고 있는 현실이다. 2009년에 비해 국공립보육시설 예산 삭감, 아이돌보미 예 산 삭감 등으로 정작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시설마련과 지원에는 소홀히 하고 있 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국공립보육시설의 확충과 예산확보 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특히 영아보육시설의 확대는 절실한 문제이다. 국공립 보육시설에 아이들을 보내기 위해서 몇 년 전부터 대기표를 받고 접수 전날부터 이불을 들고 와서 줄을 서는 진풍경은 이제는 그만할 때가 되었다. 현재 5%에 머 물고 있는 국공립보육시설. 장기적으로는 30% 확보와 아이돌보미 등 보육예산 확충에 힘을 써야 한다. 4월 첫 주는 남녀고용평등주간이다. 한국여성노동자회와 11개 지부는 고용평등 주간을 맞아 ‘일하는 엄마 행복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여성노동자회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여성 고용의 문제, 그 중에서도 특히 임신·출산·양육의 3중고 로 인한 경력단절의 문제에 제동을 걸 계획이다. 고용평등주간 ‘추노 패러디’ 홍보물 한국여성노동자회와 11개 지부는 4월 고용평등주간을 맞아 ‘일하는 엄마 행복 프로젝트’ 캠페인 을 진행했다. 지역별로 ‘함께 일하고 함께 돌봐요’, ‘일·가정양립이 가능한 사회로’ 등의 주제로 임 신·출산·양육의 3중고로 인한 경력단절의 문제를 시민들에게 홍보하고 그 대안에 대해 고민해보 는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번 캠페인은 홍보물(추노패러디)과 UCC 등을 한국여성노동자 회에서 제작해 지역에 배포하여 통일된 내용으로 진행하였다.(편집자 주) ‘일하는 엄마 행복 프로젝트’ 캠페인 고 용 평 등 주 간 대구여성노동자회 4월 9일 대구백화점 앞에서 활동가들과 회원들 이 함께 선전홍보활동을 펼쳤다. 특히 한국여성 노동자회의 ‘추노패러디’ 홍보물이 시민들의 눈 길을 끌었다. 광주여성노동자회 4월 7일 광주 우체국 앞에서 지역연대단체들 과 함께 진행한 캠페인은 자유발언대, 출산·육 아휴직에 대한 퀴즈 등 시민들과 함께 하는 내 용으로 꾸며졌다. 마창여성노동자회 4월 2일 창원 청우상가 앞에서 ‘일하는 엄마의 일 상을 뒤집어라! Olleh~’캠페인을 진행했다. ‘일 하는 엄마의 일상을 뒤집어랏!’ 퍼포먼스는 미래 의 여성노동자들과 시민들의 주목을 받았다. 부산여성회 4월 20일 부산 서면 롯데백화점에서 진행한 캠 페인은 상황극 일하는 여성의 직장살이, 보육 현실 당사자 발언, 길거리 즉석 퀴즈 등 시민들 의 호응속에 다채로운 내용으로 진행됐다.
  • 21. 40 일하는 여성 41봄•여든두번째 故 박지연 님의 명복을 빕니다 •1987년생, 강경상고 3학년 재학 중 2004년 12월 27일 삼성반도체온양공장 입사 •품질검사그룹 검사과 1라인에서 여러 화학약품을 이용한 실험검사, 특히 엑스레이(방 사선)기계를 이용한 특성검사업무를 주로 함 •입사한지 32개월(근3년)만인 2007년 8월말에 갑자기 호흡곤란, 어지럼증, 구토, 하혈 •2007년 9월 12일 급성골수성백혈병 판정 받음(대전성모병원) •2007년 10월 여의도성모병원으로 옮겨 4번의 항암치료 •2008년 4월 어렵게 골수이식수술 •2009년 9월 다시 백혈병 재발, 이후 2차례에 걸친 항암치료 실패 •2010년 3월 26일 금요일 밤에 급격히 악화되어 강남서울성모병원 응급실로 후송 •2010년 3월 27일 서울성모병원 20층 중환자실 BMT-ICU로 옮김 •2010년 3월 31일 오전 11시 경 사망(당시 23세) 삼성반도체에서 현재까지 밝혀진 것만 백혈병·림프종 등 조혈기계암(혈액암)이 최소 23명 이상 발병, 그중에 최소 9명 이상이 사망했다. 그 외에 흑색종이나 육아종 같은 희귀암, 뇌종양 등 피해 자가 있으며, 대부분 생리불순, 유산, 불임, 피부질환, 근골격계질환을 겪고 있고 선천성 장애아 출 산, 탈모, 백혈구나 혈소판 수치 이상 등을 호소하고 있다. 현 장 의 이 모 저 모 장 안 석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 ‘반올림’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백혈병 피해노동자 故 박지연 ‘70년대 여공’이 삼성에서 재현되고 있다! 안산여성노동자회 4월 6일 2~30대 워킹맘들이 많이 이용하는 안 산 상록수역 앞에서 ‘일하는 엄마 행복 프로젝 트’ 전시물과 선전물을 시민들에게 나누어 주 었다. 수원여성노동자회 4월 9일 수원역 광장에서 임신·출산·양육 3중 고 해결을 위한 ‘일하는 엄마 행복 프로젝트’캠 페인과 더불어 수원여성노동자회 고용평등상담 실, 전국여성노동조합 알리기도 진행하였다. 전북여성노동자회 4월 7일 전주 객사 앞에서 진행한 캠페인은 직 장 내 남녀차별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출산정책 만 남발하는 정부정책을 꼬집는 내용으로 다양 한 이벤트와 홍보전을 펼쳤다. 인천여성노동자회 4월 8일 인천 백운역 앞에서 ‘우리도 시작해 봅 시다! 일하는 엄마가 행복한 나라!’의 주제로 캠 페인을 진행했다. 선전물 전시, 홍보물 배포와 더불어 ‘열린상담실’도 운영했다. 서울여성노동자회 4월 7일 서울 명동에서 진행한 캠페인은 성차별 을 뛰어넘자는 의미의 ‘단체 줄넘기’ 플레쉬몹으 로 주목을 끌었다. 더불어 화려하고 입체적인 전 시물은 시민들에게 많은 관심을 끌었다. 부천여성노동자회 4월 9일 부천 송내역 앞에서 회원들과 노동부 실무자들이 함께 캠페인을 진행했다. 특색있는 가면 분장과 재미있는 OX퀴즈로 시민들의 호 응이 좋았다.
  • 22. 42 일하는 여성 43봄•여든두번째 2 1 세 기 여 공 , 삼 성 반 도 체 여 성 노 동 자 삼성의 브랜드를 믿고 입사한 19세의 여성노동자들은 자기 권리에 대한 의식이 낮다. 자신이 어떠한 화학물질을 취급하는지 어떤 설비를 만지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유해요인에 노출되는지 그리고 사업주의 안전 또는 보건상의 의무는 무엇 인지 알지 못한다. 또한 삼성의 조직문화가 전부이자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회사는 이를 잘 악용한다. 70년대의 ‘먼지로 찬 닭장, 허리하나 제대로 펴기 힘든 작업장’은 아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화학가스, 방사선, 전자파, 화 학물질 등을 안전조치 없이 취급하게 한다. 겉으로 보기엔 하얀색 우주복(방진 복) 같은 것을 입고 쾌적해 보이지만, 그것은 반도체라는 예민한 제품을 생산하 기 위한 조건이었다. 화학가스, 화학물질, 방사선, 전자파 등은 방진복으로 보호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우주복(방진복)은 제품보호용이지 사람을 보호하는 용 도가 아니다. 삼성은 이윤생산을 위해, 제품은 보호하지만 노동자는 보호하지 않았고 그 결과 20대 초반에 대부분 생리불순을 겪고 유산과 불임을 경험한다. 또한 피부질환은 보통이고 탈모도 발생한다. 그리고 백혈병이나 림프종 같은 혈액암과 뇌종양에 걸리거나 흑색종과 같은 희귀암에 걸려 일터에서 쫓겨난다. 대부분 ‘백지 사직서’ 를 쓰고 퇴사하거나 언론에 공개하지 않고 산재 신청을 안하는 조건으로 ‘병가를 2010년 5월 18일은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서 2004년에 고3의 나이로 입사하여 일하다가 백혈 병에 걸려 2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故박지연씨 의 49재이다. 故박지연씨와 같은 고통을 겪었던, 지금도 겪고 있는 많은 노동자들이 있다. 故박지연 씨를 포함하여, 지금 현재 초일류기업 ‘삼성’에 벌 어지는 일들을 알리고 싶다. 경 제 적 빈 곤 , 일 터 로 내 몰 린 여 학 생 . 그 리 고 삼 성 전자산업의 라인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은 대부분 여성노동자이다. 더구나 젊디 젊은, 젊다고 하기에는 ‘어린’ 여성노동자이다.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 병이 들거 나 아픈 노동자들 대부분은 ‘경제적 빈곤’으로 삼성에 들어왔다고 한다. 삼성반 도체 백혈병피해노동자 故박지연, 故황유미, 故이숙영 모두 마찬가지다. 생활비 혹은 동생의 학자금을 벌기 위해 고3때부터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믿으며 입사 를 하는 것이다. 주위에서 ‘잘 됐네. 삼성이라면서? 축하한다.’라는 얘기를 들으 면서 말이다. 고3, 19세의 나이에 입사해서 생산현장에 투입된다. 초·중·고에서 변변한 인 권 및 노동권 교육을 받지 못하고 시키는 대로 일만 하는 19세의 여성노동자들 인 것이다. 전자산업이 아니, 삼성이 고3때부터 여성노동자들을 고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첫째, 자기 권리에 대한 주장이 없고 삼성이 시키는 대로 일만하는 착한 이들이기 때문이다. 둘째, 아프거나 힘들면 어떠한 문제제기 없이 그만두게 하고 다른 이들 을 고용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셋째, 인건비가 적게 들기 때문이다. 넷째, 19세 부터 26, 7세까지 건강한 몸으로 일하다가 ‘결혼과 육아’로 퇴사하기 때문이다. 결국 너무도 건강했던 19세의 나이로 삼성에 고용되어, 20~30대에 아프고 병들 어서 퇴사하거나 육아의 문제로 퇴사하고 회사는 또 다시 19세의 학생들을 매년 대거 고용하는 구조가 반복된다. 굳이 중국으로 갈 이유가 아직까지는 없는 것 이다.
  • 23. 44 일하는 여성 45봄•여든두번째 세 계 적 으 로 반 복 되 는 역 사 노동자 건강권 운동이 사회화 됐던 계기 중 하나는 ‘원진레이온’이다. 1966년 조업을 시작해서 2010년 현재, 1,000여명의 이황화탄소 중독 직업병 노동자들 이 발생했다. 근데 원진레이온이라는 인조섬유 제조 설비는 이미 1900년대에 미국에서 똑같은 신경독성을 일으켜 추방되어 일본으로 넘어갔고 일본에서도 1920~1960년대에 같은 신경독성을 일으켜 한국으로 넘어온 설비였다. 그리고 이 설비는 1993년도에 중국으로 이전됐다. ‘이황화탄소 중독 설비’가 저임금에 안전보건 규제가 없는 후진 나라로 이전되고 그 책임은 고스란히 노동자들이 병들거나 죽어나가면서 물고 있는 것이다. 삼성반도체 역시 마찬가지다. 이미 전자산업이 성행했던, 미국과 영국의 내셔널 반도체, IBM 등에서 백혈병이나 뇌종양, 희귀암 등을 일으켰던 설비다. 그리고 해당 설비가 문제가 되어 한국, 대만으로 넘어온 것이다. 즉, 원진레이온과 같은 역사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2 1 세 기 여 공 , 반 복 되 는 역 사 를 바 꾸 자 21세기 여공의 삶과 반복되는 직업병의 역사를 바꾸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 그중에 우선 제보자를 찾는 일이 급하다. 삼성반도체 등 전자산업에 종사하다가 백혈병이나 혈액 이상, 뇌종양, 희귀암 등 예기치 못한 질병에 노출된 분들의 제 보를 받는 것이다. 아무리 삼성과 국가가 은폐하려고 해도, 은폐할 수 없을 정도 의 피해노동자들을 조직하면 된다. 두 번째는 각자 소속된 단위의 사람들에게 삼성반도체의 백혈병 문제를 알리거 나 ‘반올림’과 간담회를 갖거나 책모임 [삼성반도체와 백혈병 - 삶이보이는 창, Challenging The Chip(CTC, 세계 전자산업의 노동권과 환경정의) - 메이데 이출판사]을 갖는 것이다. 세 번째는 반올림 까페(cafe.daum.net/samsunglabor)에 가입해서 정보를 공 유하고 ‘삼성의 직업병 인정과 안전하고 인간적인 노동조건 제공을 촉구하는 국 제청원운동’과 ‘천원계’ 활동을 함께 하는 것이다. 연장’하기도 한다. 이 흐름 속에 23명 이상의 백혈 병·림프종 등 조혈기계암 피해노동자와 9명 이상 의 사망자가 있다. 즉, 경제적 빈곤과 사회적 배제로 일터로 내몰리고 눈에 보이는 먼지와 좁은 작업장 등 열악한 환경과 작업조건, 저임금의 장시간 노동에 폐병으로 쫓겨 난 ‘70년대의 여공’이 삼성반도체에서 재현되고 있 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쾌적한 환경과 제품 보호 용 보호구로 겉모습은 다르지만, 저임금에 병들어 일하기 힘들 때까지 일하다가 쫓겨나는 현실은 같은 것이다. 오히려, 70년대의 자본이 열악한 환경을 은폐하지 못하는 만만한 상대였다면 ‘21 세기 여공’의 열악한 노동조건과 환경을 충분히 은폐할 수 있는 초일류기업-삼 성이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 정 부 는 삼 성 편 ’ 이 아 니 라 , 삼 성 이 곧 국 가 우리나라 4대보험 중 하나인 ‘산재보험’의 기본 취지는 일하다가 다치고 병든 노 동자에게 치료받을 권리를 신속하게 보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직업병인지 개인 질환인지는, ‘개인질환이라는 증거가 없다면, 직업병이다’가 원칙이다. 법원 역시 법의 취지를 그렇게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반도체에서 발생한 집단적인 백혈병 피해 노동자들은 전원 직업병 인정을 받지 못했다. 바꿔 말하면, ‘개인질환’이라는 것이다. 4명이 한 조로 일했던 부서에서 3명이 백혈병이나 희귀암에 걸리고 2명이 한 조 로 일했던 공정에서 2명 다 백혈병에 걸렸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산재보험업 무 담당)은 이를 ‘개인질환’이라며 불승인 했다. 국가 차원의 은폐인 것이다. 그리고 이 속에서, 삼성은 책임을 면하고 작업장의 유해요인들을 개선하는 것은 점점 요원해지는 것이다. 유해요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나 개선이 없기 때문에, ‘폐병으로 쫓겨나는 여공’들은 계속될 것이다. 국가가 곧 삼성이고 삼성이 곧 국가다. (사진제공 : 반올림)
  • 24. 46 일하는 여성 47봄•여든두번째 그곳을 나와 가까이에 있는 대만노동당 사무실에서 도시락 점심을 먹으며, 20년 노동당 역사상 처음으로 노동자 이슈로 당선된 남성 시의원을 만났다. 카랑카랑 한 목소리에 열정적인 몸짓이, 타고난 투쟁가 같은 인상이었다. 그는 투쟁의 과정 에 여성노동자 합창단을 조직하기 위해 자신이 직접 피아노를 배웠다고 했다. 마 침 사무실에 피아노가 있어서 그가 직접 반주를 하며 모두들 ‘철의노동자’를 합창 하는 걸 보며 은근 감동스러웠다. 오후엔 타이페이시 산업총공회(노동조합 연맹)와 시민행동연맹 소속 여성활동가 들 8명을 만나 서로의 활동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처럼 어려서부 터 공장에 들어가 해고를 거듭 당하며 투쟁을 했거나, 대학을 졸업한 뒤 노동운동 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대만에는 전국적인 여성노동자회 조직이 없어서 한 국여성노동자회의 한국 내 역할에 대해 굉장히 부러워했다. 그리고 특히 전국여 성노동조합에 관해 자세한 질문을 거듭했다. 다소 남녀차별에 대한 인식과 정보 가 부족해 보이는 그들에게도 앞으로 남아 있는 과제들이 많아 보였다. 대만에서의 마지막 일정은 국립대만사회과학대학에서 치룬 출판기념식 및 간담 회였다. 노동운동에서의 여성활동가의 역할과 노동운동의 역사에 대한 기록을 주 제로 토론하는 자리였다. 이날은 대만에서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곽명주라는 여성활동가와 노동운동 연감을 만들고 있는 전정량이라는 남성 활동 가가 우리와 같은 자리에 앉아 토론을 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비정규직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비정규직 노동자를 조직화를 해야 하는지, 활동 자금은 어 대만여성활동가와의 간담회 5년 전, ‘가시철망 위의 넝쿨장미’의 출간을 기념해 서울여성플라자에서 행사를 가진 이후로 벌써 세 번째 출판기념식이다. 2007년 6월, 동경에서 일본어판 출 판기념식을 할 때만 해도 대만과 홍콩까지 가서 또 한번의 출판기념식을 할 줄 은 꿈에도 몰랐는데, 드디어 중국어판이 완성되어 3월 25일 타이페이행 비행기 를 탔다. 일본 기념식 때도 같이 갔던 이철순(일하는여성아카데미 원장), 윤혜련 (구로삶터지역자활센터장), 박성희(전 전국여성노동조합 경남지부 사무국장)와 함께였다. 대만에서는 노동자 교육과 다큐멘터리 제작 등의 활동을 하고 있는 진보 언론단 체 ‘Coolloud Collective’가 이번 중국어판 출판기념식 관련행사를 조직했다고 한다. 97년 창립해 현재는 대만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NGO단체로, ‘철 마영화제’를 개최하여 소외된 사람들의 투쟁을 소개하는 활동도 하고 있다. 첫날은 대만 최대의 첨단공업단지인 신주를 방문했다. 간담회장에 들어서니 신주 지역노동조합총연합 소속 간부들과 타우엔지역노동조합 간부들 30여명의 열기 가 자못 뜨거웠다. 노동자의 월급 100만원 중 조합비 2,500원으로는 노동조합을 운영할 수가 없어 정부 지원을 받고 있다는 그들은,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 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제도적인 측면이나 투쟁의 강도에서 훨씬 앞서가고 있 는 한국의 노동운동 상황에 대해 구체적인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최근엔 갈수록 노동조합에 여성간부들이 늘고 있고, 신주지역노동조합총연합의 위원장이 최초 로 여성이 되는 등 여성 활동가의 수가 늘어가고 있다고 한다. 박 민 나 ‘가시철망 위의 넝쿨장미’ 저자 세 계 의 창 대만 찍고, 홍콩에서 치룬 출판기념식
  • 25. 48 일하는 여성 49봄•여든두번째 린이집을 운영하며 이 지역 노동자와 주민들을 조직하고 있다. 저녁식사 후, 홍콩시립대학에서 한국노동운동에 있어서의 여성의 역할과 조직활 동을 주제로 세미나를 가졌다. 이곳에서는 한국과는 다른 홍콩에서의 정치상황 속에서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의 올바른 방향을 두고 토론을 하였고, 역시 비정 규직 노동자들의 조직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30일 오전에는 건설 중인 고속철도가 마을을 통과하도록 되어있어 새로운 보금 자리를 찾기 위해 투쟁하고 있는 최윤마을을 방문해, 그들만의 아름다운 공동체 를 찾도록 격려하고 돌아왔다. 홍콩에서의 마지막 일정은 지역여성노동자들 20여명과의 간담회였다. ‘홍콩여성 노동자회’와 의류산업과 가사도우미 관련 활동을 하는 ‘Industrial relations In- stitute, Clothing Industry, Clerical and Retail Trade Employees General Union’, 그리고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들의 조직인 ‘CSSA-ALLIANCE’, 중국 본 토에서 온 이주민 여성노동자 조직인 ‘New Women Arrival League’ 등에서 활 동하는 여성노동자들이었다. 현장에서 노동을 하면서 활동을 하고 있는 여성노동 자들이어서, 질문은 자기들이 처해있는 상황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것들이었 고 아주 생생한 이슈를 논의하는 활기 넘치는 자리가 되었다. 대만과 홍콩에서 6박7일 동안 진행되었던 중국어판 출판기념행사는 성황리에 잘 마쳤다. 조만간 같이 못 간 이총각(청솔의집 대표), 박태연(사회적기업 나눔과돌 봄 대표), 정선순(녹색환경운동), 박신미(재능노동조합), 원미정과도 함께 만나 그 동안 쌓아놓은 수다들을 실컷 풀어내자고 다짐했다. 홍콩지역여성노동자와의 간담회 떻게 조달하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이 이어졌다. 충분한 시간은 아니었지 만 대만의 노동운동의 현주소와 그들이 우리로부터 배우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 지가 절박하게 와 닿았다. 국립대만사회과학대학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서둘러 홍콩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 을 실었다. 이미 늦은 밤이 돼버린 공항에서는 키라는 이름의 젊고 활기찬 여성활 동가가 우리를 맞아주었다. 그는 넝쿨장미의 중국어판 번역을 조직하고 이번 출 판기념식을 기획한 ‘Worker Empowerment’라는 단체에 소속된 활동가였다. 그들은 홍콩에 지부를 두고 중국 노동자들이 스스로 권리를 되찾고 지역조직을 만들어가며 노동자들 간의 연대를 조직하는 활동을 지원하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Worker Empowerment’의 책임자인 욕과 홍콩 출판기념식의 또 다른 주관단체인 ‘Neighbourhood and Worker’s Service Centre(NWSC)’의 책임자 쏘와 함께 Hong Kong Reader라는 서점으로 가 출판기념식을 가졌 다. 행사에 대해 이미 알고 온 활동가도 있었지만 서점에 우연히 들른 홍콩시민들 과 함께 오붓하고 화기애애한 자리를 가졌다. 다음날 오전에는 콰이퐁의 공공임대아파트를 들러 그 곳에 살고 있는 주민을 만 나고 그 아파트 1층에 있는 NWSC 사무실을 방문하였다. 1960년대에는 공장 밀 집지대였던 이 지역은 1990년대 이후 공장들이 대부분 중국으로 이전해 가고, 현 재는 기능이 없거나 가난한 노동자들만이 남아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 1985년 이 지역에 들어온 NWSC는 현재 50명 정도의 활동가가 있으며 지역 주민과 노동자 를 위한 서비스센터로 청년센터, 교육센터, 기능교육센터, 일하는 여성을 위한 어 공공임대아파트 주민과의 만남
  • 26. 50 일하는 여성 51봄•여든두번째 마침 한국여노의 희망품앗이 나눔 장 터를 알게 되어 경제적으로 어렵고 외롭게 살아가고 있던 한부모, 일하 는 여성들이 모여서 희망 품앗이장터 를 열었다. 많은 생필품들을 장터에 서 씨앗으로 저렴한 금액으로 구입할 때,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낄 때, 더욱 힘이 생긴다고 하는 회원들을 보면 뿌듯했다. 몇몇 회원은  잘할 수 있는 재능을 찾아 장터 때 마다 물품을 만들어서 팔곤 하더니 아 예 된장, 고추장, 청국장 등을 만들어서 판매 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기도 했고, 장터에만 오면 즐겁고 재미있다는 회원들도 있다. 장터 때마다 품과 재능, 재활 용 물품들을 아낌없이 내어 줄때 정말 고맙고 감사했다. 지역농산물과 믿을 수 있는 안전한 먹거리들이 정기적으로 장터를 빛내주고 있어 회원들의 신뢰를 얻 고 있다. “일자리가 필요한데 일할 곳을 찾아 주진 않나요?” 여성의 일자리가 계속하여 줄 다보니 상담자들 중에는 일자리를 찾는 분들이 많이 있었다. 경주지역의 특성상 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하루 10시간씩 힘들게 식당에서 서빙하 거나, 또는 조리사로 일하는 경우가 많다. 전국가정관리사협회 경주지부를 준비 하였고 적은 인원이지만 몇몇 분들이 가정관리사로 일하고 있다. 환경살림과 재 정사업으로 생활 속에서 나오는 쌀뜨물로 EM발효액을 만들고 있다. 이제 회원들 은 EM을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직접 만들어 쓰기도 한다. 5명이 시작하여  26명의 회원으로 2010년 1월 2일 경주여성노동자회 창립총회 를 할 수 있었고 제18차 한국여노 정기총회 때 경주지부로 인준 받았다. 회원모 두 정말 기뻐하였다. 우리 여노회원들은 조리사, 회사원, 학습지교사, 자활센터, 가정관리사, 장애도우미, 아이돌보미, 노인돌보미, 복지교사 등등… 각자의 현장 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어렵고 힘들지만 맡은 일 열심히 하고, 주위의 동료들 과 함께하며, 서로 도움을 주고받고 소통하는 회원들이다. 작게 시작했지만 함께 하는 회원들이 있으니 발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2008년 5월 경주에서는 작은 움직임들이 있었다. 대구여노의 선배님 두 분이 제 안하신 ‘여성노동자회’. 부담스럽고 두려웠던 게 사실이다. 섬유 노동자로 민주 노조를 지키려고 투쟁하다 감옥 가고 해고 되었던 다섯 아줌마가 22년이란 세월 이 흘렀지만 여전히 여성 노동자들이 어렵게 살아가는 현상을 보면서, 경주지역 에 그 어디에도 일하는 여성 노동자를 위한 곳은 없다는 사실에  ‘여성노동자회’ 란 이름으로 다시 뭉쳤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으리라. 지역 어른의 도움으로 사 무실을 마련하고 경주여성노동자회(추) 활동을 시작하였다. 한국여노와 지역지 부의 도움, 특히 대구지부의 적극적인 도움을 받으면서 어설프게 한걸음씩 발을 떼어 나갔다. 여성가장 긴급지원 SOS대출 상담을 시작으로 지역의 여성노동자들을 만날 수 있 었다. 아이 데리고 당장에 갈 곳이 없는 경우, 추워진 날씨에 난방비가 없어 차가 운 방에서 웅크리며 전기장판으로 겨우 추위를 달래야 하는 가족들. 남편의 폭력 에 이혼소송중인데 아이를 빼앗아 가려는 시댁 쪽의 어른들 문제, 경제적으로 어 려운 상황에 처한 한부모 여성가장들을 만나며 함께 울고 웃기도 하였다. 한부모 이면서 한부모 지원제도를 알지 못해 지원을 받지 못하는 여성가장들과 직접 동 행하여 시청의 긴급지원 상담과 일자리와 숙식 거주지를 알아보기도 하였다. 거 주지, 일자리 등 자리가 잡히면 어려움을 딛고 아이들과 힘차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만들기 위해 한부모 역량강화 교육을 실시하기도 하였다. 현 장 의 여 성 들 만남의 기쁨 김 태 분 경주여성노동자회 회장 경주여노의 희망품앗이 장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