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신문기사
ELS 판매현장의 `불편한 진실`
①수익률 내세워 정기예금 대신 추천
②상품구조 이해 못해 `불완전 판매`
③"은행서 판매 더 안전" 황당 설명
최근 정기예금 상품에 가입하고자 하는
고객 입장으로 경기도 군포에 위치한
모 은행 지점을 방문했다. 계좌 개설 창구에서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을 가입하고 싶다"고
말하자 창구 직원은 "만기가 짧은 정기예금은
금리가 최대 3%대 후반밖에 나오지 않는다"며 "2~3년 자금 운용 여유가 있다면 연 10% 가까이 받을
수 있는 상품에 가입하는 게 좋지 않으냐"고 말했다.
직원이 내놓은 상품은 주가연계증권(ELS)이었다. 직원은 "연 수익이 9%로 예금에 비해 2배가 넘고 만
기가 3년이지만 1년 정도 되면 대부분 상환된다"고 강조했다. 설명을 마친 후 창구 직원은 판매 중인
ELS 설명서를 내밀었다.
정기예금을 대체할 상품이라면 원금 보장이 되는 상품이냐고 재차 물어보자 "원래부터 ELS 상품 중
원금 보장이 되는 상품은 없다"며 "하지만 손실을 보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3. 신문기사
ELS에도 원금 보장형 상품이 있다는 내용을 스마트폰을 통해 검색해 직원에게 보여주고 나서야 그
는 "원금 보장형을 직접 판매해 보지 않아 몰랐다"고 실토했다.
근처에 있는 다른 은행 지점으로 발길을 돌렸다. 창구 직원에게 `최대 원금 손실폭이 어느 정도 되느
냐`는 질문에 직원은 "최악이라도 원금 40%를 돌려받을 수 있는 것으로 돼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직원이 건네준 상품 설명 요약표에는 원금 손실폭이 아닌 `녹인(knock-in)`이 40%라고 기재돼 있었
다.
즉 원금을 40% 돌려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아니라 상품에 연계된 주가지수가 가입 당시 지수의
40% 수준까지 떨어지지(녹인되지) 않으면 약정된 수익을 제공하는 상품이라는 뜻이다. 원금 보장형
상품이 아니라 주가 급락 시 최대 손실률은 이론상 100%다.
또 다른 은행을 찾아 이번에는 상담 창구에서 ELS 상품 추천을 부탁했다. 창구 직원이 코스피200지
수와 미국 S&P500지수를 연계한 원금 비보장형 ELS를 추천했다. 상품 설명을 마친 직원에게 은행
ELS 상품과 증권사 ELS 간 차이가 무엇인지에 대해 묻자 이 직원은 "아무래도 증권사 ELS보다 은
행 ELS가 안전하다"고 답했다.
확인 결과 당시 이 은행에서 판매 중인 ELS 상품은 총 5개로 이 중 4개가 원금 비보장형 상품이었다.
모든 신탁 상품은 증권사에서 발행한 ELS다.
4. 신문기사
증권사 관계자는 "판매 창구와 관계없이 ELS는 구조나 내용상 다른 것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ELS 발행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ELS 상품구조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판매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은행 창구 판매가 늘면서 불완전 판매에 대한 염려가
더 커지고 있다. ELS는 펀드 같은 다른 상품에 비해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증권사 창구에서도
종종 불완전 판매가 이뤄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은행은 증권사보다 대중적인 고객을 상대하기 때문에 단 몇 마
디 설명으로 ELS를 권유하고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ELS가 정기예금과 같은
은행 상품보다 마진이 크다 보니 고객 상황과 수준을 생각하지 않고 판매를 밀어붙이고 있다"며 "자
칫 2006년과 2007년 발생했던 펀드 불완전 판매 같은 일이 ELS에서도 일어날 염려가 있다"고 지적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