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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인재양성을 위한

사회적 플랫폼의 한국사회 적용

   가능성에 대한 고찰



      2011 년 12 월




      SW 정책연구센터




  KAIST 소프트웨어정책연구센터

      연구원 김국현

       교수 김진형
요약


 노동시장에서는 수요가 부족하면 임금이 오르고 임금이 높으면 우수 인재가 모
이는 효과가 있다. 그런데 한국 소프트웨어 노동 시장은 이 시장경제의 원리가
작동하지 않는다.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시장에서의 소프트
웨어 전문 인력의 보상은 미흡하여 우수 인재가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보상
이 충분치 못하여 우수 인력이 기피하고 우수 인력 공급 부족으로 기업의 성과는
오르지 못하여 수익이 감소된다. 기업은 수익을 올리지 못해 다시 보상도 낮아진
다. 이러한 악순환의 순환구조에 우리 소프트웨어 산업이 지금 빠져있다.

 노동시장이 경쟁적이고 연속적이라면 실질임금은 한계노동생산성과 같아지고
경쟁적인 시장 속에서 각 기업은 이 시점에 도달할 때까지 채용하겠지만 현실은
달랐다. 숙련 노동은 기술 습득에 더 많은 수고가 들어 가기에 더 많은 보수를
받게 되고, 이 동기부여에 의해 인재가 육성되고 성장한다는 이 상식이 한국의
소프트웨어 인력 수급에 있어서는 현실적으로 성립하지 않고 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고도성장기에는 효율적으로 기능해 온 일련의 인재육성 방
식들이 지식사회의 변화기에는 비경쟁적 요소들로 작용하게 된 원인들을 살펴 본
바 노동시장이 이중화되고 내부노동시장의 존속하게 된 것이 대표적 원인이자 결
과로 거론할 수 있다. 장기적 커리어 형성 기회의 장으로서 대기업, 공기업만이
목격되고, 그 결과 취업 시즌에 도래하는 청년기에게 ‘ 안정적인 다음 단계 ’ 만을
찾는 인식이 고착화된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와 더불어 소프트웨어 인력과 같은
미래 지향적인 인재가 요구되는 사회상에 있어 취업과 채용의 심각한 미스매치가
벌어지고, 이는 청년기의 고용가능능력(Employability)을 제한해 사회 전체의 피로
를 누적시키는 계기가 된다.

 그 변화된 시대의 대표적 노동 수요라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직군 노동 시장
의 현황과 과제에 대한 이론적 분석을 시도하고, 취업과 채용의 미스매치를 해소
하기 위해 산관학 모두가 책임을 갖고 고민하고 마련해야 할 사회적 플랫폼의 모

                                               2 / 37
습에 대한 제안이 필요하다.

 인재육성을 위한 사회적 플랫폼의 전제조건으로 산관학의 공동 책임에 의한 1)
인재와 고용의 합리적 정책 설계, 2) 인재의 사회적 관찰과 평가 축적, 3) 실업 및
직업 교육의 사회화 및 현장화라는 요소들을 파악하고, 각각에 있어 사회적 인재
육성 플랫폼의 구체적 구성요소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3 / 37
목차
요약 ........................................................................................................................................ 2

I.        서론 ............................................................................................................................. 5

II.       한국 소프트웨어 고용 시장의 문제 ................................................................... 10

        1.     문제의 제기........................................................................................................ 10

        2.     한국 소프트웨어 직군의 개관........................................................................ 16

        3.     인재육성을 위한 사회적 플랫폼의 부재...................................................... 18

III.      인재육성을 위한 사회적 플랫폼에 대하여 ....................................................... 24

        1. 사회적 인재육성 플랫폼이란............................................................................. 24

        2.     인재와 고용의 합리적 정책 설계.................................................................. 26

        3.     인재의 사회적 관찰/평가와 축적 .................................................................. 28

        4.     실업/직업 교육의 사회화 및 현장화 ............................................................ 31

IV.       결론 ........................................................................................................................... 34

V.        참고 문헌 ................................................................................................................. 37




                                                                                                                                     4 / 37
I. 서론


  세계화와 정보화의 시대에 있어 이 두 변화의 촉매이자 동시에 주체라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인재의 중요성은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특히 북미와 유럽
의 지식 산업을 이끈 성장 동력으로 지목되어 온 소프트웨어이지만, 한국 사회에
있어서 직업으로서의 선호도 및 사회적 인식은 이들 국가의 수준에 비해 현저히
낮은 편이다. 특히 소프트웨어산업 1 중에서 정보산업의 꽃이라고 불리는 IT 서비
스 분야와 소프트웨어 패키지 분야는 고급 인재가 기피하는 영역이 되었다. 이는
인재의 경쟁력은 물론 나아가 그 변화 동인의 특성상 사회 구조의 경쟁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한국이 참고할만한 북구 국가들의 성장에는 ‘북구식 접
근(Scandinavian Approach)’이라 불릴 만한 지역 특유의 사회문화적 동인이 소프트
웨어와 상호작용하면서 함께 만들어져 왔다는 특징이 있었음이 이미 알려져 왔다.
(FloydChristiane, MehlWolf-Michael, ReisinFanny-Michaela, SchmidtGerhard, WolfGregor,
1989)

  반면 현 시점의 한국 사회를 조망해 볼 때 성장 인자로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
과 이를 가능하게 할 인재 양성의 미비에는 부분적 공감이 사회적으로 이루어지
고도 있지만, 그 해결책에 대해서는 이론적 분석도 사회적 동의도 충분히 이루어
지지 않고 있다.

  소프트웨어 인재 육성은 단일 산업으로서 소프트웨어 분야의 중흥이라는 의미
도 있지만, 국가 단위의 성장을 위한 사회 문화적 동인을 형성하는데 소프트웨어
의 영향이 중차대하고, 이 인재 육성 방식의 시도가 사회 전체의 인재 육성 방향
의 테스트베드로 기능할 수 있다는 더 큰 기대를 가질 수 있음을 고려할 때 이
연구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를 위해 우선 소프트웨어 관련 직업의 경쟁력과 선호도가 하락하게 된 이유

  1
      소프트웨어 산업은 IT 서비스산업, 소프트웨어 패키지 산업, 내장형 소프트웨어 산업,
게임 및 디지털 콘텐츠 산업, 인터넷 서비스 산업으로 구분할 수 있다.

                                                                                5 / 37
를 한국의 인사 및 노동 시장의 특이성에서 모색해 보고, 그 특이성의 해소를 위
한 정부의 정책 방향 및 민간의 역할을 고찰해 본다.

 본고에서는 지금까지 한국 사회에서 대학과 기업에 의해 이루어져 온 인재 육
성의 역할 분담이 왜 소프트웨어에 대해서는 충분히 기능하고 있지 않은지 구조
적 원인을 짚어 보고, 그 차이의 해소 방안을 고찰해 보려 한다.

 향후 한국 기업 경쟁력의 중추가 될 소프트웨어 인재 육성의 현실적 성공 여부
는, 고도 성장기에 특화된 대기업발 인재 육성 방식과 그 결과로 나타난 한정적
대기업 내부노동시장의 틀을 벗어나, 중소 중견 기업 및 스타트업을 포함한 커리
어 형성의 다양성에 있다고 본다. 또 이를 위하여 조직과 사회의 니즈에 부합한
인재를 제공하는 인재육성의 사회적 프레임워크 마련과 그리고 그 결과로서 조직
과 사회의 니즈에 부합한 인재를 제공하는 열린 노동 시장 플랫폼의 형성이 가능
하다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수 있을지 여부에 있음을 본고를 통해 재확
인하는 것이 본 연구의 목표이다.



 인재의 확보를 포함한 인사 풍토가 기업의 경영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학문적
으로 체계화되어 있지만, 사회 전체에 있어서 소프트웨어 인재의 확보를 가능하
게 하는 사회적 인사 제도 및 시스템을 어떻게 구성할지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다.

 본고에서 취하게 될 시점은 지금까지 대기업과 그룹사, 공기업에 한해 형성되
어 왔던 ‘내부 노동 시장(內部勞動市場, Internal Labor Market)’ 개념을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을 포함하여 사회 전반으로 외연을 넓혀 공유, 개방하는 일이 가능한지
에 대한 관점이다. 내부 노동 시장이란 장기적인 고용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기
업의 합의된 제도와 규칙에 의해 노동 시장의 기능을 대체하고 내부화하는 것을
말한다. 즉 노동자의 훈련, 승진, 재배치 등을 통해 시장의 기능을 대신, 요소로서
의 임금을 포함한 노동요소를 재편하게 된다.

 전통적 노동경제학에서 노동시장은 기술능력, 임금수준, 고용안정성을 기준으로
구별되는 일차노동시장과 이차노동시장으로 구분한다. 이차노동시장은 일차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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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비하여 낮은 수준의 임금과 복지혜택, 불안정한 고용 형태를 지니는 것이
특징이다. 이 경우 일차노동시장은 내부노동시장을 지닌 기업군을 위주로 형성되
는 셈이다. 내부노동시장은 1) 지식과 직능의 기업 특수성(skill specificity) 2)
OJT(On the Job Training) 3) 관습(Custom) 등의 원인에 의해 형성된다고 논하고 있
다. (Doeringer & Piore, 1971)

  기업은 그 기업에 특수한 지식과 직능을 지닌 고숙련 노동자를 유지하고 싶기
에 고용 안정성과 같은 인센티브를 직원을 위해 설정한다. 기업 입장에서도 이미
투입된 실지(實地) 직업 훈련(OJT, on the job training)을 비롯한 교육투자에 대한 회
수와 기업 특유의 관습을 유지 보호하기 위해 내부노동시장을 형성하여 외부노동
시장의 시장원리의 침입을 방어할 동기를 갖게 된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대기업이나 공기업의 내부노동시장을 배제하더라도 업(業)
으로서의 소프트웨어 직군은 그 업계 및 직군 내부에서 기업 특수성, OJT, 관습이
라는 내부노동시장의 형성 요소가 필요하고 또 요구될 수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그 방증으로는 특히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지난 30여년간 기업가 정신의 표상
이 늘 소프트웨어 스타트업과 연결되어 있었고, 그 결과로서 산업의 역동성을 제
공한 사실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및 운용 기술은 오픈 소스 및
오픈 API 등 ‘오픈’의 추세와 함께 개방적 직업 문화의 정착에 따라 직능 특수적
(skill specificity) 형태가 특정 기업에 국한되지 않고 해당 업계 전체에 적용되는
특유의 모습으로 성장하였다. 글로벌 기업에서 목격되는 활발하고 잦은 이직을
이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OJT 즉 일을 통한 직업 훈련도 굳이 기업에 소속되지
않아도 인터넷과 PC의 소유만으로도 독립 개발 및 오픈 소스 활동 참여가 가능
한지 오래되었다. 이러한 것들을 모두 가능하게 하는 소프트웨어 특유의 ‘오픈’의
행동 규칙과 도덕률은 의사소통양식은 물론 독특한 커뮤니티를 실제로 형성하여
업계의 독특한 관습을 유지해 갈 수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에 밀결합된 내
부노동시장이 아니더라도 ‘산별 내부노동시장’에 의해 대기업에서 볼 수 있었던
내부노동시장의 기능이 대체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2차 산업 중심의 고도 성장기에 있어서 내부노동시장의 존재 의미는 앞서 다룬
                                                        7 / 37
바와 같이 성장 국면의 기업측이 장기적 고용관계를 유지하려는 동기라 읽을 수
도 있지만, 그보다도 노동의 배분이나 가격 설정을 시장에 의해서가 아닌 관리상
절차에 의해 통제할 수 있는 관리상 이점에 기인하는 이유도 크다. 내부노동시장
으로의 참여를 공채와 같은 공식적 참여로 제한함으로써 고유의 직무를 외부노동
시장의 과당 경합으로부터 차단할 수 있게 된다. 해고에 의해 내부노동시장에서
퇴장되기 전까지는 기업간 이동보다는 내부 승진 및 전근에 의한 노동 수요와 공
급을 충족하게 되므로 사측의 안정적 인력 운용이 가능하게 된다.

  그 결과 노동력이란 변동적 생산요소가 아니라 훈련과 채용이라는 초기 고정비
를 포함한 고정적 생산요소로 보는 관습이 정착된다. 이 때 노동력의 한계생산력
과 임금의 등가관계는 기능하지 않게 된다. 내부노동시장이란 기본적으로 열린
시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폐쇄적 한계는 사회 변화기의 인재 유동성에 있어서 내부노동시장이 걸
림돌이 되고 그 축소가 다시 노동자의 후생을 압박하는 결과로 이어지곤 한다.
성장기에는 인재의 보호막 역할을 했지만, 불황 하에서는 고용 유지가 가능한 일
부에게 안도감을 제공할 뿐 이직과 창업과 같은 개인의 능력과 경험 극대화를 위
한 적극적인 커리어 이행의 동기를 막게 된다. 그 상황하에서 기업은 채용폭을
줄이거나 조기퇴직의 권고 등 유연하지 못한 고용 전략을 취할 수 밖에 없고, 시
대 변화에 임하는 인사 전략이란 기껏 정규직의 고용조정, 혹은 구조조정 후의
외부영입과 같은 형태가 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내부노동시장이 폐쇄적 형태로 유지되고 내부노동시장이 팽창할 수록
‘잡 마켓(Job Market) 2 이 축소되는 결과를 낳게 되는데, 지금까지의 한국의 노동
시장은 그 대표적 예가 되어 왔다3.



  2
      잡 마켓은 임금이 결정되는 전통적 경제학의 임금 시장과는 구분되는 개념이다.
(KerrClark, 1977)
  3
      “한국은 세계 헤드헌팅 업체들이 주목하는 매력적인 고용 시장입니다. 경제 발전에
따른 직업 세분화와 ‘평생직장’ 개념 약화로 이직 가능성은 계속 커지고 있지만 그걸 지
                                                   8 / 37
기업에서의 경험이 내부노동시장에서 숙련 수준으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경
력이라는 교환 가치를 지니게 될 때 잡 마켓은 형성될 수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 경력은 상호 인지하는 기업군간, 예컨대 경쟁사 또는 대기업 용어로 ‘선진사
(先進社)’에서의 경력만 인정하는 풍토가 강하기에 그룹사가 과점화되어 있는 한
국사회에서는 잡 마켓이 형성되기 힘든 것이다.

 하물며 커리어의 시작이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인 경우 대기업으로의 이직시
상당한 할인을 감내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경험의 가치 교환이 투명하지 못
한 것이 그 이유다.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에서의 경험 축적은 물론 실용적 OJT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계량화할 수 없기 때문에 전직자의 능력이 저평가 되는 것
이다. OJT의 존재 자체가 기업 특수적인 상황을 보호해 왔기에 당연하다고 볼 수
도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는 어떻게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에서 발생한
OJT의 성과를 가시화하여 투명하게 축적할 것인가의 문제를 해결 하여야 한다.
이미 내부노동시장의 원론에서 지적되었듯이 단순한 기업특수적 직능이 아닌 산
업계 공통적 또는 동종 단체에 공통적으로 정의되는 직능으로 내부노동시장이 형
성될 수 있다면 소프트웨어 노동자의 능력을 계량화할 수 있을 것이다.

 특정 기업에 국한되지 않으면서도 내부노동시장의 특성을 발휘할 수 있는 플랫
폼으로서의 산별 노동시장은 가능한가? 내부노동시장이 암시하는 수준의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산별 노동시장은 어떠한 방법으로 구축아 가능할까? 본 연구
에서는 그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 성공 여부는 직업 일반의 노동시장 발전
방향을 놓고 볼 때 의미 있는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원하는 고용 컨설팅은 아직 자리잡지 못했기 때문이죠.” - 글로벌 고용 컨설팅업체 로버
트 월터스의 리처드 파넬 아시아·퍼시픽 최고경영자 (한국경제 12월 11일자)

                                              9 / 37
II. 한국 소프트웨어 고용 시장의 문제


       1.   문제의 제기

 현재 한국 사회의 노동 시장에는 크게 두 가지의 두드러진 그러나 이율배반적
인 움직임이 있다. 하나는 고도성장기를 구가한 대기업 그룹에서 시행해 온 대규
모 공채와 기수로 대변되는 연공 서열 및 장기 고용을 강조하는 정규직 채용에
대한 여전한 선호, 또 하나는 계약직 시간제 노동 등 새로운 고용형태로 대변되
는 비정규직의 현저한 증가로 인한 정규직 채용의 실질적 축소다.

 통계청의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 (2011년 5월)자료에 의하면 정규직은 1129
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7만6000명이 증가했음에 반하여 비정규직은 577만
1000명으로 27만3000명(5.0%)이 증가했고, 무엇보다 10대(代) 비정규직 근로자의
증가율이 24.2%로 가장 높았고, 20대 비정규직은 101만4천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28.2%를 차지하였다는 점은 한국의 청년기가 당면한 문제를 알려 준다. 사회보험
가입률을 포함한 비정규직의 근로복지 수혜율의 저조함을 고려할 때 청년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는 급속한 속도로 위축되고 있음이 가시화되고 있다.




 표 1    20~29 신규 학졸자의 취업애로계층 규모 및 비중 (김복순, 2011)

 위와 같이 20% 가까운 청년기 구직자들이 취업에 애로를 겪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추산도 위의 조사와 맥을 같이 하는데, 우리가 흔히 이야
기하는 7~8%의 실업률 이외에 경제활동인구에 속하지 못하여 통계에 들어 오지

                                                   10 / 37
못하는 젊은 계층이 오히려 더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청년실업률      고용정보원 통계        통계청 통계

                                            2004          12.2           7.5
                                            2006          15.8           7.5
                                            2008              16         6.9
                                            2010          16.7           7.6




 표 2     청년 실업률 통계의 차이 (고용정보원, 통계청)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도 성장기에 형성되어 유지되어 온 한국의 인력 양성 제
도와 그 문화가 기능하기 쉽지 않아진다. 지금까지 대기업은 인력 양성의 큰 축
이었다. 한국의 일반적 대기업은 고도성장의 모델이 된 일본식 기업 문화의 영향
에 의해 가족의 메타포로서의 고용, 즉 종신고용4 및 연공서열의 고용관행을 차용
하게 된다. 강한 귀속의식(애사심)에 대한 교환 조건으로의 장기고용의 비전을 제
공해 주는 것으로, 이는 고도성장기 이래 지금까지 대기업 취업 선호현상으로 이
어지는 강한 인센티브가 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사측에게는 인재 유출의 우려 없이 장기간에 걸쳐 인재를 관찰할 수 있는 여유
를 주게 되고, 사측은 그 여유를 기반으로 하여 인재 풀(pool)의 양식장을 형성할
수 있게 된다. 이상적으로는 시장에 의해 이루어지리라 기대되는 노동력 배분 및
수급 재조정을 직무 훈련, 배치 전환, 승진 등의 메커니즘을 통해 기업 내부, 혹
은 그룹 내부에서 완전 소화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내부노동시장(Internal Labor Market) 또는 ILM이라 불리는 이 보호 장치는 이


 4
     종신고용 혹은 평생고용이란 말은 J. C. Abbeglen이 The Japanese Factory, 1958에서 일본
의 경영에 대해 A lifetime commitment라고 쓴 것이 번역되며 쓰이게 된다.

                                                                      11 / 37
렇게 노동자를 고용불안으로부터 해방시켜 안심하게 함으로써 장기적 시야의 커
리어 형성을 허락하게 하고, 내부 경쟁에 의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성과를
만들었다.

 내부적으로 시장의 경쟁면을 모방하여 기능시키는 이 내부노동시장은, 그 시장
기능이 기업의 효율성 및 혁신의 원천이었던 시대의 선형적 기능 형성에는 분명
히 유효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사회에 임박한 문제는 이중적이다. 우선
미경험자 채용 후 ‘내부 이동 및 전근 배치(Job rotation)’로 경험을 쌓게 하여 직업
훈련을 하는 식의 장기 육성에 의한 인재 양성의 전제 조건이었던 반복적 기능
축적에 의한 숙련과 선형적 예측이 불가능한 환경에 접어 들고 있다는 점. 또 하
나는 기업이 성장 국면에서 벗어나게 될 때 장기적 육성을 전제로 한 정규 고용
의 규모를 줄이게 되고, 전문 능력을 즉시 활용 할 수 있는 비정규 고용의 확대
방침을 취한다는데 있다. 기업에 특화된 숙련은 필연적으로 시장에서의 유동성이
결여되기 마련이고, 이 때 직업적 숙련 가능성이 기업에만 치중되어 있던 사회의
경우, 전문적 숙련이 가능해지게 되는 장이 줄어들고 수급의 미스매치가 생긴다
는 구조적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실제로 90년대 이후 지난 20여년간 웹과 인터넷을 필두로 하는 다양한 소프트
웨어 수요가 한국의 대다수 기업군을 압박하였으나, 반복적 기능 축적이 무의미
하고 선형적 예측이 불가능 5 한 소프트웨어 직능에 대한 무지-무관심 및 이와 함
께 도래한 IMF 경제 위기로 인해 기업의 핵심 직능으로 정착하지 못한 채 내부
노동시장에 의한 노동력 수급을 포기하고 외부화하게 된다. 그런데 이 공백은 완
전히 열린 노동시장이 아닌, 그룹 SI사의 급속한 성장을 위한 ‘연장된 내부노동시
장’을 마련하고, 실제 노동 인력은 외부노동시장에 의해 필요에 의해 수급하는 기
형적 구조로 발전해 가게 된다.

 각 계열사 중 장기적 육성 가능성이 있는 정규 고용의 교집합만을 채용폭으로


 5
     COBOL의 20년 기술자가 그 후 기업내에 도입된 자바에 적응하지 못한 사례, 클라이
언트/서버 패러다임의 개발자가 웹의 도래와 함께 도태되는 사례 등이 비근한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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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는 그룹 SI사는 해당 대기업 집단군, 즉 그룹을 위한 IT 인재 파견업으로 기능
하게 된다. 따라서 인재의 실사용자와 고용자가 달라지고, 하나의 인재에 대한 인
사기능의 분리가 일어난다.

 그 결과 개인도 조직도 커리어를 단기적이고 단락적으로 기획할 수 밖에 없는
난제에 부딪히게 된다. 실제 작업처이자 파견처에 해당하는 갑(甲) 6 기업과 인재파
견을 맡은 을(乙)기업 양쪽에게 직무와 인재의 미스매치가 발생하는 셈인데, 이
경우 양 기업 모두 시간과 비용을 써서 인재를 적응시킬 인센티브를 상실하게 된
다. 오히려 인력을 즉시 1:1 교체하는 편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노동자와의 직
접 소통의 수고를 하지 않고 관리업체에 교체 의뢰하는 편이 합리적인 것이다.

 이처럼 소프트웨어 인재의 조달, 육성, 평가, 처우에 있어 미스매치가 발생하게
되지만, 이 미스매치를 해소해야 할 동기부여가 기능을 외주한 파견처 기업(甲)에
도 또 조직을 유지해야 할 그룹 SI사(乙)에도 없는 현상은, 일하는 개인을 피폐하
게 하고 원래 응당 지니고 있으리라 기대된 그 역량조차 발휘하지 못하게 한다.

 사실 비정규 고용 트렌드가 종래의 변방 업무에서 전문성을 지닌 중핵 업무로
이행하는 현상은 기업 및 전체 사회의 입장에서 볼 때 필요한 인재가 필요한 기
간만큼 일할 수 있다는 유연한 기업 모델의 조장이라는 면에서 반드시 부정적이
라고만은 볼 수가 없다. (AtkinsonJ, 1985)

 그러나 시장을 통한 인재 조달에 의한 비용 삭감이라는 기업 입장에서의 장점
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그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시장으로의 인재 공급이 원활해
야 하는데, 현재의 이중화된 노동시장은 이를 저해하는 주된 요소가 되고 있다.

 한편 관리회사 을은 인재의 특수성이나 창의성보다는 투입 가능한 일반성을 확
보하는 편을 선호하고, 종업원에게 그럴듯한 정보만 제시하여 어떻게든 수주된


 6
     원래는 계약 관계에서의 Principal-Agent 관계를 묘사하는 말이었을 터이나, 한국 사회
에서는 고용 명령 계통의 상하 관계를 지칭하는 식으로 희화되었다. ‘갑을병정의 피라미
드, 먹이 사슬’이 대표적인 용례이며, IT업계는 물론 건설업 및 일부 서비스업에서 널리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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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에 참여하도록 하는 편이 기업 운영에 있어 효과적이다. 다만 이조차 여
의치 않기에 종업원이 아닌 재차 하도급을 비정규로 수급하게 된다. 노동의 최종
사용자인 갑에게 필요한 기업 특수적 역량과는 현저한 미스매치가 일어날 가능성
이 커지게 되고 이는 전체적 산업 생산성 저하로 이어진다.

 이렇게 실수요자인 해당 기업과 실공급자인 소프트웨어 인재간에 이루어져야
할 직접 고용 관계는 인재공급자의 중간자적 개입에 의해 고용자와 사용자가 분
리된 간접 고용으로 대체된다. 정규직은 무기한의 고용계약에 의한 노동자로서
내부노동시장을 통해 경험의 축적에 의한 직무 훈련의 기회를 갖게 되지만, 비정
규직은 그 기회의 장을 찾기 힘들게 되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그러나 시대는 변하여 ILO(국제노동기구, 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도 “불
안정 노동력의 보호를 지지하지만 그렇다고 탄력적 노동방식 자체를 비난하지도
않는다”는 입장으로 바뀌었고, 일본, 독일 등 전통적 간접 고용 입법 규율국도 용
인의 물꼬를 트고 있다. (문무기, 2005) 그러나 이렇게 고용의 유연성이 높아져 가
는 모든 과정에는 대전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인재의 차별 금지와 인재
의 사용자 책임의 확장이고, 이 전제가 의미하는 것은 직능인으로서의 개인의 성
장 여부다.

 사실 비정규의 일반적 직능으로는 기업특수적 과제를 해소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범용 직능을 지닌 인재가 기업특수적 적응을 해 가는 과정이 바로 '경력'이
자 '커리어'다. 그러나 이를 획득할 장(場)과 기회가 파견지에 해당하는 갑과 인재
파견업에 해당하는 일부 을에 의해 과점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다단계의 하청
을 통한 단순 반복적 업무 지시로는 도메인 지식을 포함한 통일적인 OJT가 이루
어지기 힘든 셈이다.

 사실 파견처 갑기업은 직무 경험의 OJT를 이들에게 제공할 수도 있을 수 있으
나 직무 훈련 관여의 책임이 없기에 파편적이고 단기적이될 수 밖에 없고, 결과
적으로 능력개발의 주체와 최종 책임이 개인으로 전부 이전된다. 즉 자신의 역량
을 자신 스스로 증명하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난관을 개인은 맞이하게 되는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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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적인 자기계발의 기회와 책임이 개인으로 귀속되는 것을 자립한 개인의 특
권이라 볼 수도 있을 것이나, 단기 파견 기간 동안의 단락적인 경험만으로는 도
메인 지식으로 상징되는 기업/업계 특수적 직능을 획득하기는 요원하다. OJT에 의
한 경험학습(Experiential learning) 7 의 혜택을 특정 규모의 기업군에서만 향유하는
내부노동시장의 습성이, 소프트웨어 직능으로 자연스럽게 파급 팽창한 사례라 볼
수 있다.

 자발적이라는 점에서 한국의 종래 비정규직 문제와는 비록 차이가 있기는 하나,
대다수의 소프트웨어 직군이 전통적 인사 관리 사이클, 즉 장기적으로 내부노동
시장의 구조에 의존적인 정규직 인사에서 제외된 채로 움직이고 있다. ‘프리랜서’
로 상징되는 특정 고용 형태가 단기적으로 그리고 다단계 재하청에 의해 고용되
고 실 사용자는 또 다른 기업이 되는 실태가 소프트웨어 직군에서는 일반적8이다.

 인재채용과 인력관리라는 인사시스템이 상호신뢰에 근거한 장기적 관계가 아닌
단기적 결제관계로 전락하는 지점이다. 그 결과 단기 성과 및 결과만 선호하게
되고, 인사(人事)를 금전적 보수로 쇼핑할 수 있는 도구화가 진행된다.

 체감적 공헌과 그에 합당한 보수에 있어서 납득하기 힘들어지는 지점에서 근로
의욕은 감퇴하고 전체 노동 생산성 저하로 이어진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우울
로 상징되는 동기 저하는 이와 같은 인재의 조달, 육성, 평가, 처우의 일련의 인
사기능에 있어 사전의 기대나 예상과 현실과의 갭에 불만이 있음을 의미한다. 특
히 이미 세계화의 세례에 의해 국제적 처우 비교가 용이한 소프트웨어 직군의 경
우, 미스매치는 더욱 가시화되기 쉬운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최종 고용자인 을에


 7
     (KolbD.A., 1984) David Kolb에 의한 경험학습(Experiential learning)은 현장에서의 구체적
인 경험에 대해 반성적으로 관찰(Reflective observation)하게 함으로써 학습활동에 적극 참
여하도록 하는 순환적인 학습 과정이라는 면에서 직장인의 OJT와 부합한다 할 수 있다.

 8
     가장 고용흡수력이 큰 일반 기업에 있어서의 소프트웨어 직군은 이와 같이 SI에 의
해 대변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별도로 웹 포털 및 게임 회사와 같이 소프트웨어 그 자
체가 기업의 존립 목적인 경우는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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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는 애초에 이러한 직무와 인재의 미스매치를 해소할 능력과 인센티브가 있기
힘든 것이 사실이고, 파견처 갑의 업태가 해당인의 적성에 맞지 않을 경우, 프로
젝트에서 제외시키는 것으로 신속히 대신하게 된다. 그리고 애초에 이 직군의 대
다수 비정규직 노동 형태가 또한 자발적이라는 점이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한다.

  경제적 자립은 물론 자기 스스로의 주도와 조율 9 에 의한 직능 교육을 통한 커
리어 형성을 자립한 개인으로 자율적으로 행하는 이들도 분명 존재하지만, 그 가
능성에 대한 사회적 규범도 마련되어 있지 않을뿐더러 또한 성공 사례의 홍보마
저 미흡하여, 소프트웨어 직능이 공학 분야에 있어서 대표적 3D 직업으로 인식되
게 된 계기가 되었다10.

  사실 모든 파견 노동자가 자율성을 지니고 있다고는 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지
만, 이 자율성을 촉진하기 위한 커리어 개발의 기회 제공도 부족하고, 또 이 전제
조건이 될 직무경험의 연속성 확보도 미비하다.

  물론 소프트웨어 직군의 직접 고용도 이루어지고는 있고 간접 고용으로도 만족
하는 개인이 있다고는 하나, 대부분의 고용 흡수가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에서의
실태를 볼 때 직업 시장에 참여하는 대다수의 개인이 소프트웨어에 있어서는 아
직 노동자의 평가와 처우에 있어서의 미스매치가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되는 것은
그렇기에 타당한 것이다.



           2.    한국 소프트웨어 직군의 개관

  앞에서 다룬 바와 같이 소프트웨어 직군에서 목격되는 고용 형태의 특이성은

  9
       성인교육학 관점에서는 자기주도학습(SDL, Self-Directed Learning), 심리학 관점에서는
자기조절학습(SRL, Self-Regulated Learning)의 일환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10
       IT Daily지는 2010년 말 전국 4개 지방대학 공과대학 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IT산업
전망’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0%학생이 IT산업 전망에 대해 긍
정적으로 평가했으나 80% 학생들은 여전히 IT가 3D업종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http://www.itdaily.kr/news/articleView.html?idxno=24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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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년간에 걸쳐 드러난 장기고용, 연공서열 중심의 정규직 중심 장기 육성책
의 한계가 세계화와 정보화, 그리고 국지적 경기침체라는 내외부적 압력에 의해
두드러지면서 미래 직업의 실질적 모습이 먼저 미리 선행적으로 드러난 실례라고
볼 수 있을 수도 있다. 즉 가장 낯선 고용 형태 중의 하나가 먼저 되어 버린 탓
에 혼선을 야기하는 것이라 볼 수도 있다.

 이 혼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다면성을 지니고 급성장한 이 직업군 전체
를 개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림 1 소프트웨어 직군의 종류와 고용 방식

 이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하나의 소프트웨어가 완성되고 또 비즈니스로 가동
되기까지 다양한 직능의 노력이 모아져야 함을 알 수 있고, 또 그렇게 모인 직능
들이 서로 다른 도메인 지식과 합쳐져서 거의 전 산업 분야에 파급될 수 있음도
알 수 있다. 특히 웹 기업과 게임 기업은 산업으로서의 한국의 소프트웨어를 견
인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 파급 회로가 건전히 기능해 왔다.

 그러나 이 두 신생 기업군의 고용 흡수력에 대한 통계가 아쉽게도 존재 하지
않기에, 개발자 마케팅에 정보를 지닌 외국계 벤더들의 추산에 의할 수 밖에 없
는데, 기껏해야 전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중 10% 내로 보고 있다. 고용 및 경제
활동 대다수를 차지하는 일반 기업군의 경우 점선과 같이 이루어져야 하는 인재
의 파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굵은 실선에서 보이듯 가장 넓은 고용폭을

                                            17 / 37
지닌 소프트웨어 직군인 응용 개발자 및 운용 기술자 분야에서 SI에 의한 두드러
진 간접 고용 추세가 진행되어 왔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전제에 두고, 동시에 소프트웨어 직군의 특성 덕에
엿보이는 확대된 산별 내부노동시장의 가능성에 입각한 ‘사회적 인재 육성 플랫
폼’의 구상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



      3.   인재육성을 위한 사회적 플랫폼의 부재

 현재 고용 주체들의 일관된 평가에 따르면 청년층의 안정 지향성은 한층 더 강
화된 것이 사실이다. 안정을 희구하는 열망은 한국식 ‘스펙’의 과도한 수집으로
점철된 청년기로 상징되고, 모순적이게도 한편에서는 “준비된 인재가 없다.”는 고
용주의 불만이 새어 나온다. 그러나 이는 고도 성장기 이래 장기간 지속되어 온
기업 채용의 획일화가 그 규모를 유지할 수 없을 때 벌어진 결과로서 드러난 것
에 불과하다.

 대학 교육이 보편화되어 대졸자가 양산되고, 또 IMF 이후 경기침체로 종신고용
과 대규모 공채 시스템이 기능부전에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인재의 공급과 수요
모두 이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을 하고 있지 않다는 현실에 본고의 시점이 있다.

 그간 가장 거대한 고용주로 한국 사회에 영향을 미쳐 온 ‘재계’는 전후 고도성
장기 동안 사실상 대학교육에 있어서의 직업 교육을 크게 기대하지 않았고, 대신
‘가능성이 많은 백지상태의 우수 인재’를 뽑아 범용 일반 인재로 양성하는 전략
을 취했다.

 한국의 상위 랭킹 대학은 아카데믹 혹은 교양 교육에 치중하고, 실업/직업 교육
에 대한 지향성이 현저히 낮다. 이는 한국 사회에 만연한 실업/직업 교육 기피현
상 덕으로 이러한 한국 특유의 ‘교육열’에 대해서는 사회학적, 경제학적, 역사적
으로도 중층적인 설명이 가능하다. (박태준, 외., 2003)

 상위 대학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명백한 사회적 욕구에 편승한 것 이외에, 학계
로 진출할 인재와 대기업의 재교육 코스로 들어갈 인재를 양성하는 기관으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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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매김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물론 기술에 대한 직업
훈련 이외에 커뮤니케이션 능력 및 개념화와 같은 메타 인지 능력의 함양은 교양
교육에 의해 잠재력이 증폭되기에 중요한 과정이지만, 여기에도 앞서 언급한 바
와 같이 고등 교육의 보편화와 선형화된 안정적 고도 성장기의 종료가 동시에 찾
아 온 지금 적용될 장을 찾을 수 없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 실제로 ‘눈높이’
로 표현되는 수급의 차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 수급 격차는 청년기의 안정 지향과 스펙 축적의 관행이 모든 대학에서 나타
나게 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즉 실업/직업 교육에 대한 기피현상이 두드러진 지금
대기업, 공기업 등 입사 희망자의 공급 과다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스펙의 상향 평
준화 현상에 청년기가 소모되기 시작한 것이다.

 ‘스펙’은 교양 교육의 통일된 평가 척도를 자처해 왔다. 고도성장기 어느 시점
일련의 대기업들이 인재의 일반적 훈련 가능성에 공채 선발 기준을 암묵적으로
놓고 그에 맞는 획일화된 평가 척도를 마련한 것이 사회적으로 파급하고 장기간
잔존하게 된 기이한 현상에 불과한 것이 스펙이다. 창의성과 전문성과 같은 실전
력과 직결되는 능력은 수요와 공급 모두에 의해 사회적으로 배척되기 시작한 것
이다.

 그 결과 한국의 대다수 대학 교육은 교양 교육의 성격이 상당히 강한 형태로
유지되어, 학습성과를 달성하여도 당장의 사회적 자립과는 관련이 깊지 않을 수
있게 되어 버린다. 물론 대학 교육은 졸업 후 일정 기간 후에나 성과가 나타난다
는 대전제가 있었을 수도 있다. (HymanHerbert, WrightCharles, ReedJohn, 1975)

 그러나 이 전제와 더불어 실리콘벨리의 상위 랭킹 대학에서 연구실 기반의 창
업이 활성화되고 또 큰 성공을 거두게 된 점을 함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심
지어 명문대라 할지라도 대학 교육은 효과가 뒤늦게 나타나기에 유의미한 것이라
는 교양 교육 강조만에 머물지는 않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역설적으로 2011년 한국 사회에는 인문학 결핍 문제가 두드러지게 되는데, 대
학에 기대했던 교양 교육의 소임 조차 의문시되었다는 뜻일지도 모르기에 그 모
순이 흥미롭다. 그간 대기업은 신입 연수에서 시작 사실상 10여년 이상에 걸친
                                                                  19 / 37
장기간의 육성 과정을 마련하고, 이에 적응할 수 있는 ‘인재’의 선별(screening) 11
도구로만 대학을 이용했던 것이다.

 대학생이 스펙에 치중하게 된 계기 역시 공채 신입 선발 과정에서 서류 선별이
존재했었기 때문이고, 또한 더 거시적으로 볼 때 학력(學力)이 아닌 학력(學歷) 사
회로 고착하게 된 계기도 마찬가지 설명이 가능하다. 대학 교육에 의해 얻어진
스킬의 유무보다는 입사후 기업에 의한 재교육 및 적응력 측면에서 신뢰할만한
정보를 대기업 스스로 찾게 되었고 기업의 이러한 습성을 사회가 학습한 결과였
던 것이다.

 즉 장기적 커리어 형성을 할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서 대기업, 공기업만이 목
격되었기에, 취업 시즌에 도래하는 청년기에게는 ‘안정적인 다음 단계’로 인지된
대기업, 공기업으로만 진입하기 위해 과도한 스펙 경쟁이 매년 재연되고, 앞서 언
급한 바와 같이 ‘안정적 다음 단계’의 직군에서 지난 20년간 점진적으로 제외되
어 온 소프트웨어 직군의 가치는 두드러지게 저하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스마트 시대의 도래와 함께 모든 산업, 모든 기업에 있어서의 소프트웨
어의 가치가 재평가되게 된 후, 그 책임 소재를 인재 배출의 중심축으로서 기대
받아 온 대학에 찾기 시작하면서 대학교육 개선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에 있어서는 지난 고도 성장기 동안 범용 인재의 선발과 배출이라는 관점에
서 대학과 기업 양자의 이해관계가 사실상 일치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기에 모두
의 책임이 있다.

 정작 사회적 문제는 이 수급 균형이 붕괴한 이후 찾아 온다. 좁아진 범용 인재
풀에 들어 가기 위해 기업의 필터링을 통과해야 하나 모든 대학이 이에 특화된
스펙을 마련해 줄 수는 없다. 그렇다고 당장의 직업 훈련도 경험의 축적도 이루
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학생은 졸업 후 시장에 배출된다. 이 무책임은 현재 대
다수 대학이 안고 있는 고민이 되어 가고 있다.


 11
      교육이 지닌 신호/선별(signaling/screening)이 패턴화될 때 학벌사회가 발생한다. 인재
에 대한 학력(學歷) 이외의 다른 신호/선별 기재의 궁리를 사회 모두가 등한시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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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사상 최악의 청년 취업률의 저하의 원인에 대해 ‘3D를 기피하는 청년의
의식 변화’라는 시각과 ‘사회 구조가 인재의 고용가능성(Employability)을 함양해주
지 못했다’는 시각으로 나뉘어 사회적 합의조차 사실상 이루어지지 못하는 긴장
관계에 놓여 있다.

     청년의 사회적 자립이 늦어지는 문제란 점점 장기화되는 청년기에 부수적으로
따르는 사안으로 어떤 면에서는 선진국 공통의 문제 12 라고 볼 수도 있지만, 단순
한 미취업 청년의 문제뿐만 아니라 직업적 탁월성을 드러내는 즉 사회적 자립을
이룬 직능인의 연령대가 지연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실리콘벨리 스타트업의 평균 연령을 기준으로 소프트웨어 인재의 연령 분포를
놓고 볼 때는 한국식 대기업의 장기 숙련 모델은 특히 지연 현상이 강하다.

     삼성과 LG를 포함한 대기업군의 직급 모델에서는 인사권을 포함한 조직 운영
권한 13 을 수여하는 인사 발탁이 상당히 지연되어 있는데 이는 구미 기업에 비하
면 상당히 느린 편이며, 그 이유는 위와 같은 연공서열의 문화에 장기 육성 중시
의 문화가 상승 작용을 일으킨 결과이다.

                       삼성                 LG
               직급       일반체류연한      직급         연한   시작연령(예시)
               사원           4       연구원        4        26
               선임           4       주임         4        30
               책임           8       선임         4        34
                                    책임         4        38
               수석           8       수석                  42
               상무                 상무(연구위원)              50
               전무                   전무

                 표 3        삼성과 LG 기술 직군의 일반적 직급과 연령


     12
          (JonesG & WallaceC, 1992) 부모로부터 자립하는 연령이 점점 늦어지는 사회변화의 자
연스러운 현상

13
      ‘팀’이라는 형태로 인사권을 미리 임시 위임하는 경우도 있으나 인사 평가의 최종 결
     재권을 지닌 임원급조직장이 되는 발탁은 여전히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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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러한 숙련 직능인의 노령화는 여러 가지 문제를 동반한다. 제 외국의
경우 거대 글로벌 기업조차도 30대 임원 및 VP(Vice President)가 당연시되고 있지
만, 한국은 사회 참여가 늦고 또 내부 발탁에 시간이 걸리는 문화적 특성상 졸업
후 역량 발휘기에 이르기까지의 기간이 과도하게 길어진다.

 그 결과 노후화된 직능인들은 실제로 소프트웨어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커
리어 단계를 놓친 채로, 내부노동시장 이외에는 고용가능능력(Employability)이 떨
어져 버린 인재로 매몰되기 쉽다. 그리고 그 결과 소프트웨어 분야에 있어서의
직접적 가치 창출보다는 인재 소개업과 같은 보조업만을 성행시키게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그 정규직의 내부노동시장에 동참할 수 없는 청년들은 실질적 경력을 얻
을 수 있는 기회를 잃고 미성숙화하여 ‘알바 인생’으로 전전하게 되지만, 이들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 또한 부재하여 사회 문제로 급변할 가능성도 크다.

 고도성장기 동안 내부노동시장을 형성할 규모가 된 대기업은 장기 고용을 전제
로 한 내부직무교육을 통해 대학 교육의 소중한 경험 자체를 그 스스로 활용할
줄 몰랐고, 대학은 대학 교육은 취업 준비용이 아니라는 명제를 걸고 자위하는
동안, 사회 전체가 대학에서의 교육 성과가 아닌 차라리 대학 입학 당시의 변별
력을 믿어 버리는 무모한 학력사회가 완성된 것이다.

 모든 사회에서는 일련의 교육을 거쳐 직업 전선으로 넘어 가는 경계선이 존재
한다. 이 경계선에서 전문성 확립의 시행착오가 일어 나게 되는데, 이를 어떤 시
기에 어떤 과정을 거쳐 할 수 있도록 마련해 주는지가 그 사회의 성격을 규정한
다.

 또한 만약 “납득이 가는14 양질의 노동”, 즉 디슨트 워크(decent work)의 범주 안
에 소프트웨어와 같은 사회 구성의 요소, 혹은 사회 간접 자본의 소재를 만들 수

 14
      납득이 가는 노동이란 노동자로서의 일하는 보람이나 수월함. 또한 자신의 일에 대
한 평가와 보수의 합당함. 인재 가치 향상을 위한 능력개발의 기회의 유무, 인사에 대한
기대에 근거한 심리적 계약개념에 가깝다. (RousseauD.,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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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직군이 들어 갈 때, 그 사회는 변화를 선취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본고에서 실마리를 찾고자 했던 과제는 소프트웨어 인재가 되기 위한 인센티브
가 결여되어 있는 사회의 현상과 그 원인이 이상의 서술과 같을 때, 또한 전체
사회를 위한 인재 사관학교로서의 기능을 대기업이 포기하거나 역부족인 시대를
가정했을 때 어떠한 인재 육성 시스템이 가능할지에 대한 고찰을 통한 사고 실험
이다.

 지금까지 대기업의 내부노동시장에 의존해 온 인재 육성의 외연을 어떻게 넓히
고 확장하는가 혹은 완전 개방할 수 있는가의 과제는, 교양 교육의 한계를 넘어
선 사회적 솔루션 해결 능력을 갖춘 인재가 지금까지는 기업의 영역, 특히 OJT에
의해 양성되어 왔음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우리가 말하는
커리어나 경력/이력이란 바로 이러한 충실한 경험의 체계적 축적이다. 본고에서는
그 경험의 장을 사회적으로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당위적 명제 이외에, 오히
려 그러한 경험의 장이 플랫폼으로 기능하도록 마련할 때 비로소 사회 변화의 주
축이 될 소프트웨어 직군의 인재 양성이 가능해짐을 확인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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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인재육성을 위한 사회적 플랫폼에 대하여


  1. 사회적 인재육성 플랫폼이란

 대기업 편중의 내부노동시장이라는 큰 축에 학교가 영합하여 인재를 육성하는
방식이 더 이상 기능하기 힘든 사회적 변화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정책이 방
치한 일, 작금의 인력 문제와 사회 문제의 원인이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생애에 걸쳐 일어나야 할 인재육성이라는 기능을 기업으로부터 확장시켜서 사
회적으로 작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플랫폼의 마련이 그 해결책으로 제안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인재육성 플랫폼이란 기업과 학교, 그리고 정책 책임자로서의 정부의
세가지 구성요소가 그 위에서 사회를 위해 활약하게 될 개인이라는 모듈이 자립
할 수 있도록 연결하고 지원하는 사회적 장치다. 기반 장치들이 상호작용을 통해
연결 방식을 제공해 주고 이에 의존한 모듈이 더 큰 생태계를 마련한다는 의미에
서 플랫폼이라 부를 수 있고, 따라서 산관학이 각자의 역할을 넘어 상호 연동하
여 구성요소로 자리매김할 때 플랫폼은 기능하게 된다.

 먼저 이 플랫폼에는 기업과 정부가 함께 할 역할과 기능이 있다. 다단계의 중
간자들에 의해 경험 교육에 의한 커리어 성장이 저해되고 있는 왜곡된 고용 현황
에 대해 제도적으로 직접 고용을 유도하고, 여의치 않을 때에는 인사 파트너쉽에
의한 지속적 보호를 가능하게 하는 제도의 설계와 적극적 정책 운영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기업과 대학 사이의 역할도 있다. 인재 공급의 도구로 대학의 내실
이 없어지고 있다고 지탄할 것이 아니라, 실업 교육의 현장화와 사회화의 책임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성과를 모두가 함께 기억할 수 있도록 인재를 함께 관찰
하고 추적하여 육성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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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사회적 인재육성 플랫폼

 소프트웨어야 말로 이 사회적 인재육성 플랫폼의 가능성을 테스트 해 볼 적합
한 업태다. 업태가 지닌 자율적이고도 개방된 특성은 플랫폼 친화적일 뿐만 아니
라 내부노동시장의 장점을 특정 기업에 국한하지 않고 확장할 수 있게 한다는 가
설을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그 기능을 시뮬레이션하여 더 큰 규모의 사
회적 인재육성 플랫폼을 시도해 볼 수 있을만한 적절한 구성요소를 제안할 수 있
을 것이라는 점에 본 연구의 장기 목표가 있을 것이다.

 플랫폼은 구성요소들의 상호 작용과 그 위에서 기능할 모듈들의 적응에 의해
점진적으로 구축된다. 본고에서는 이 플랫폼의 점진적 구축 가설 하에서 어떠한
구성 요소들이 존재할 수 있을지 살펴 보고, 커리어가 조직내에서 양성 육성되는
한국형 인사 시스템과 그에 근거한 내부노동시장의 한계를 극복할 플랫폼으로 선
택될 수 있을지 살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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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인재와 고용의 합리적 정책 설계

   ①   직접 고용을 권장하는 제도

 수준 있는 경험 교육의 장은 지금까지 특정 기업 및 기업 집단에 한정되어 있
었다. 사회적으로 확장하고 또 보조할만한 경험 교육의 기회란 바로 기업에 국한
되어 있던 내실 있는 OJT다. 그리고 그 전제 조건은 바로 현장 도메인 지식의 접
근권과 노출빈도에 있고, 이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편은 바로 직접 고용이다.

 소프트웨어 직군의 파견처, 즉 갑기업에 의한 정규직 직접 고용 혹은 그에 준
하는 인재 육성의 장을 지원하는 을기업의 직접 고용은 단순하지만 가장 효과적
인 경험 교육을 보장한다. 특히 현재의 인재 파견업 구조 하에서 사용인과 고용
인이 다른 경우에 이를 일치시켜 관리되기만 해도 그 효과는 두드러질 것이다.

 제도 설계 주체로서 정부는 정부 조달 입찰시 사용인과 고용인이 일치한 경우
에는 입찰의 인센티브를 주는 식으로 유인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정부 공무원
이 직접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하기를 기대하는 일은 드물 것이기에 외주는 이
루어질 수 밖에 없게 되나, 적어도 다단계의 하청에 의한 고용 미스매치는 줄일
수 있게 된다.

   ②   인재 관리 주체 간의 파트너쉽

 직접 고용은 현재와 같은 정규직 과보호의 인사 구조하에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고, 소프트웨어 직군에 대한 통찰이 없는 조직에서 수행하기에는 현실적
으로 무리인 경우가 많다. 또한 일상에서의 자유를 선호하는 등 직무 의식 변화
에 따라 피고용인이 이를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갑기업과 을기업, 그리고 이 프리랜서의 실제 중개자로서의 병기
업 및 정기업 사이의 다중 관리주체간 적극적 상호작용이라는 대전제를 두는 것
이다. 즉 인재의 거간(居間)만이 아니라, OJT 및 도메인 특수적 지식의 확보를 갑
및 을기업의 책임으로 계약하여, 대기업 및 그룹사의 SI가 이 성장의 기회를 중
간에서 독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인재를 포함한 모든 투자의 최종 목적은 이익의 환수임을 잊어서는 안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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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지만, 파견 노동자의 인재육성과 능력개발은 개인의 스킬 향상뿐만 아니라
인적자본투자의 효율성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때, 사회적 인
재육성 플랫폼은 기능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직군의 특성은 전문적 직능을 지닌 소수의 숙련공이 다수의 미숙련
공을 월등히 능가하는 것이 증명된 지식 노동이라는 공감이 먼저 공유되어야 할
것이다. 또 제도설계의 관점에서도 이 공감은 대전제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
았기에 소프트웨어 개발자 노임 단가와 같은 제도가 재발될 수 있었던 것이었다.

     ③   중소/간접고용 소프트웨어 직군을 위한 정부지원 문제중심학습

 이상 대부분의 구성요소는 정부에게는 제도 설계의 역할을 민간에게는 적극적
참여 및 조율을 전제로 하고 있다. 한편 현재의 중복적 정부 출연 제도와 복수
기관에 산발적으로 배분되고 있는 관의 관심과 자원은 과도기적 역할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다룬 구조적 문제 때문에 재교육 및 OJT 모두가 부족했던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 및 하청 간접 고용 인력을 위한 사회인 직업/실업 교육을
보조할 수 있다.

 정부가 중간자로서 OJT를 대신하여 문제중심학습(PBL, Project Based Learning)을
사회적 코스로 리드할 수 있다. 그룹으로 과제 목표를 공유하고 이를 사회적 인
재육성 플랫폼 상에서 수행하는 것이다. 오픈소스 프로젝트나 튜닝, 코드 리뷰와
같은 일련의 과제를 연단위로 수행하고, 필요에 따라 학점 교환 및 학위 수여와
같은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 변화에는 산관학의 합의가 중요한데, 특히 여러 참여자를 아우르는 조율자
로서의 초기 지원에 있어서의 정부의 역할 중 특히 중요하다. 예컨대 유럽의
MOLOS (Master on Libre and Open source Software) 프로젝트의 한국판을 정부의 조
력으로 가동할 수도 있을 거이다. 오픈 소스를 이용하여 컴퓨터 과학 교육 석사
과정 커리큘럼을 EU 규모로 공유하고 학점을 교환하여 효율적인 오픈 소스 개발
교육을 실현해 온 프로젝트인데, 전산 전공이 아니라도 인문학 교육 코스 및 라
이선스 등을 위한 법학 등 다양한 배경을 대상으로 하고, 2년간 다양한 대학을 돌
도록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유럽에서는 이 뿐만 아니라 오픈 소스를 적극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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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대학의 제도 교육에 결합하여 즉시 활용 가능하지만 본질적인 교육을 추구
하고 있는 바, 우리 소프트웨어 공동체의 활성화에 시사점이 크다 할 수 있다.

       ④    이행노동시장 시대의 노동 생활 질적 충실이라는 정책 목표

 이미 QWL(Quality of Working Life)15 밸리, QWL 캠퍼스와 같이 노동 생활의 질적
충실을 꾀해 인간 소외를 극복하고 노동의 인간화를 추구하려는 기획은 한국에서
도 가동중이다. 그러나 쇠락하거나 정체되어 있는 산업 단지의 부흥이 아니라 이
행노동시장(transitional labor market, TLM)16하에서, 특히 그 전제조건이나 완충장치
로서의 QWL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는 사회적 인재육성 플랫폼이 변화에 대한 ‘소극적인 반응’이 아닌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적응’을 전제로 한다는 선언이기도 한데, 여기에 인재가 적극적인
변화에 동참할 용기를 갖도록 하기 위한 정책 설계의 역할은 더 없이 중요하다.

 변화의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고용을 포함한 사회는 유연히 변해야 하지만 한
국 사회는 이에 더없이 불안해 하고 있다. 사회적 유동성의 전제 조건으로는 재
교육, 재취업의 활성화와 사회적 안전망의 확충과 같은 사회 계약이 필요하기 때
문이고, 이 점은 본 플랫폼의 가장 근본적인 비기능요소라 볼 수 있을 것이다.



           3.   인재의 사회적 관찰/평가와 축적

       ⑤    사회적 평판 시스템

 안정적 고용 하에서 장기적으로 임직원을 관찰하게 되면 개개인에 대한 암묵적


 15
      노동 생활의 질적 충실, 즉 QWL은 단조롭고 건조한 노동에서 야기되는 인간 소외
를 극복하자는 운동과 연구 이론. 노동자의 경영 참여에서부터 능력 계발 등 인간적인
면의 개선을 통해 노동 소외를 해소하는 것이 목적.

 16
      노동자 개인이 생애 단계별로 이직, 실업, 경력 단절, 은퇴 등 노동시장을 이동하게
되는 과정에서 겪는 위험 요소들을 함께 인정하고 예방·관리함으로써 적성에 맞는 노동
시장으로 이행하도록 지원하는 노동시장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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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를 자신의 시스템 안에서 평판으로 축적 가능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평판
은 닫힌 내부노동시장에서뿐만 아니라 열린 외부노동시장에서도 축적하고 계산할
수 있다. 소셜 네트워크 등을 통한 열린 평판 관리에 의한 직무 이력 축적 관리
로 대체 가능하다면, 내부노동시장에서의 발탁을 기다리지 않고 열린 평판 시스
템에서의 발탁을 통해 양질의 기회를 선택지로 거느리는 인재의 등장이 촉진될
것이다.

 웹과 인터넷과 SNS에서의 활동은 때로는 이력서나 포트폴리오, 급조된 평판보
다 더 구체적으로 인재를 묘사할 수 있다. 굳이 별도의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 없
이, 이미 빅데이터의 트렌드에 의해 범람하고 있는 평판 정보의 취합만으로도 그
가능성은 검증될 수 있다.

   ⑥   비정규 경험의 제도적 인정

 현재 소프트웨어 업계를 리드하고 있는 거의 대다수의 글로벌 기업의 창업 일
화에는 창업자의 선행 경험으로 프리랜서 및 아르바이트와 같은 비정규 경험이
꼽히고 있고, 이 기회와 과정은 사회적으로도 굉장히 유의미한 OJT 기회가 된다.

 그러나 한국의 기업 풍토에서는 양질의 OJT 기회가 수반되는 비정규직 기회의
공급은 많지 않고, 그 옥석 구분 역시 용이하지 않다. 그 결과 아르바이트는 물론
인턴직의 대다수도 단순 업무 보조 작업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무의미한 인턴쉽 권장에 의해, 모집 자체만으로 할당된 실적을 채우려
는 기업측의 속내에 브랜드에 의해 스펙을 완성하려는 구직자의 존재가 밸런스를
이루고 있을 뿐이다.

 지금 집중해야 할 것은 정말 양질의 비정규 노동의 기회를 늘리는 일이다. 예
컨대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실무 프로젝트에 실제로 참여하는 인턴쉽을 경험했다
면, 그 효과는 훌륭한 OJT가 될 수 있지만 단순히 용돈과 학비를 벌기 위한 아르
바이트, 인턴쉽이라면 귀중한 학업에 방해가 되기만 한다. 실제로 고가의 등록금
탓에 재학중의 취업 시간은 상당히 길지만, 유의미한 취업경험과 전문분야 및 전
공과의 관련성은 상당히 낮아 오히려 숙련도 형성에 장해가 되는 현상이 발생중

                                           29 / 37
이다.

 대학의 역할이 이러한 OJT의 안배를 솔선하고 그 성과를 인정하여, 아르바이트
와 같은 학생기의 취업형태에서 유의미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을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지도교수가 인정하는 취업형태에 한해 학점인정을 해주거나
인턴쉽을 기업과 공동주최하는 등, 교육과정을 대학과 기업이 분업할 수 있도록
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과도기 하에서는 기성 체제의 인증이란 불가결
하기 때문이다. 현재와 같이 대다수 기업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인턴쉽 및 아
르바이트 체험을 과소평가하거나 무시하는 것은 사회적 손실이며, 학생들이 생활
의 대부분을 할애하고 있는 고시 및 취업 준비 공부보다는 오히려 실사회적이라
는 면에서 대학의 적극적 참여가 필요할 것이다.

      ⑦   오픈 소스/앱마켓 활동에서의 평판 축적 활용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오픈 소스 활동의 가장 큰 인센티브는 그 열린 특성 덕
에 그 성과와 업적 역시 널리 공유되고 그 결과 개인의 평판 자본 형성에 효과적
이라는 점이다.

 특히 글로벌한 오픈 소스 활동의 경우 그 자체가 일종의 가상 글로벌 기업 체
험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완전한 내부노동시장의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다.
독자적인 기능 특수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OJT의 기회가 있고, 또한 관습 역시
형성되어 중견 기업 이상의 내부노동시장과의 호환성이 탁월한 만큼 개인의 자립
전략으로 오픈소스 활동의 참여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자기책임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스스로가 설계하기에는 힘이 부치는 것이 커
리어다. 현장에서의 직능 축적은 물론, 오픈 소스 커뮤니티 내에서의 승진과 발탁
과 같은 내부 경쟁의 존재 또한 활용 가능한 숙련의 기회가 된다. 실제로 글로벌
오픈 소스 프로젝트에 참가하여 체험하게 되면 그 개발 프로세스의 스타일 및 장
점, 문화를 배우고 또 이를 지역 사회로 환원할 수 있다.

 마찬가지 견지에서 앱스토어/마켓플레이스에서 확보된 실적 및 평판은 계산 가
능성이 매우 높은 지표로 플랫폼의 주된 파라미터로 기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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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실업/직업 교육의 사회화 및 현장화

       ⑧   대기업 내부노동시장의 확대와 포섭

 대기업은 다수의 내부노동시장 운영의 노하우가 있고, 별도의 아카데미 및 멤
버쉽 설립17 등으로 이를 확장하는 시도 또한 해 왔다.

 그리고 실제로 그룹 SI사를 운영해 왔기에 내부노동시장의 의도적 확장 경험도
풍부하다. 만약 그들의 이 경험이 아카데미 및 멤버쉽과 같은 중립적 확장 내부
노동시장의 조건을 충족한다면, 이들이 사회적 인재육성 플랫폼과 소통 가능한
인프라스트럭처로 기능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커뮤니티 공간의 공여 및 활동 보조를 통해 열린 자극의 공동
체로 기능할 수 있다면, 기업 이미지 제고의 측면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인력 빼가기’의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단점은 여전히 상존한다.

 이러한 우려를 이 공간의 기업간 결합에 의해 해소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
로 포털 업계를 중심으로 웹 업계에 한해서는 단발적인 행사의 연속이기는 하나
이러한 결합 커뮤니티의 움직임은 있어왔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이 공간이 새로
운 커리어의 모색이 장이 되어도 무방할 것이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간의 인재
이동은 매우 활발한데, 미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성장에는 이 유연한 인사(人事)
풍토와 인적 교류의 측면을 배제할 수 없다.

 그리고 대기업의 확장된 멤버쉽은 우수 비전공자들이 집중 교육과 집적된 경험
을 통해 소프트웨어 인재로 육성 전환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
서 소중하다.

       ⑨   온라인 교육 및 중소기업 밀집지역의 야학(夜學) 및 인터칼리지.

 한국에서도 지역 별로 소프트웨어에 특화된 ‘밸리’가 다수 형성되었다. 이 지역
특화된 산업 인프라로서의 사회인 교육의 장으로서 인터칼리지(Intercollege) 프로


 17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멤버쉽, NHN의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등이 이에 해당될 수 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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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램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다수의 대학이 별도의 교육장을 공유하며 다양한
핸즈온(Hands-on) 실습을 통한 실천적 교육을 제공하는 공간과 제도로, 가시적 산
학연계를 통해 실제 학위가 수여되는 코스, 혹은 단기집중 코스를 마련하고 교재,
커리큘럼의 축적과 공유 등을 시도할 수 있다. 그 성과는 기업내 재교육으로도
활용하여 직무 능력 특화에 일익을 담당할 수도 있다.

 또한 이 공간을 통해 공개 랩(lab)의 공개모집을 시행하고, 그 성과로 스타트업
이 형성되는 역동성을 기대할 수도 있게 된다.

 현재 인재 공급 능력을 의심 받는 각 대학의 컴퓨터 전공 교육도 이 현장 실습
중심 커리큘럼을 통해 양질의 자극을 주고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커뮤니
티 참여가 교수와 학생 모두에게 새로운 평가 제도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⑩   앙트레프레너쉽의 함양을 통한 인재의 자립, 자율 지원

 특정 연령대에는 어떤 일을 하는 편이 좋다는 고정관념, 한 회사에는 오래 일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내부노동시장이라는 기업 특수성이 고도성장기를 통해
형성된 한국의 기업문화와 결합한 결과다. 그리고 그 결과 노동시장에 있어서의
자유로운 노동 이동이 아닌 기업내 승진과 발탁의 정적인 경쟁은 필연적으로 내
부 발탁의 지연 효과를 발생시킨다. 즉 40세 전후에 이르러서야 비로서 리더쉽을
발휘할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가 주어지는 셈이다.

 한 번 입사하면 개인의 커리어 설계를 사측이 대행해줬다. 발탁이 늦어지는 현
상은 그 편리함의 대가이겠지만 고도성장이 멈춘 지금 모두의 인식 변화를 요구
받고 있다. 비정규직의 증가 추이를 볼 때 장기적 고용 관계하에서의 안도는 영
속적이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변화로의 두려움 이외에 개인 스스로의 자기 책
임하에서의 자기계발욕과 같은 본연의 욕구 충족 시스템으로 종래의 승진, 발탁
은 충분하지 않다는 직무 의식이 필요할 수도 있다.

 비자발적 비정규직이 아닌 자발적 비정규직의 가능성을 모색하여 자립한 개인
이 되는 것이 전통적 소프트웨어 직군의 특징이었다. 소프트웨어 직군에 기대되
는 비전산 스킬의 유형을 체계화 하고 이 앙트레프레너쉽을 교육 체제하여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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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교육으로의 피드백루프를 가동시키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또한 이스라엘
처럼 군복무 기간 등 청년기의 비자발적 의무 기간 중 소프트웨어 교육을 수행하
거나 포괄적 앙트레프레너쉽 교육을 통해 사회 복귀의 힌트를 주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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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결론


 통계청 통계에 의하면 2011년 현재 감소세로 들어 간 17, 18세 청년기 인구가
10년 연속 감소할 것으로 내다 봤다.   청년기에 해당하는 18세 인구는 올해 70만
3,000명에서 지속적으로 감소, 2035년에는 절반 이하인 34만5,000명으로 줄어들 전
망이다. 성장의 전제 조건인 생산 가능 사회 참여 인구가 매년 꾸준히 감소하게
되는데 이는 노동자는 물론 소비자의 감소도 의미하고, 판로의 확대와 노동 유입
의 양면성을 지닌 세계화는 정보화와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강화될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로 직업의 성격 자체에 근본적인 변화가 야기될 것이 기대되는
바, 지금과 같은 인구 성장 및 시장 성장기에 적용되었던 고용 모델의 한계는 빠
르게 찾아 오고 노동시장의 자발적/비자발적 이행은 불가피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세계화와 정보화라는 변화의 선단에서 일종의 테스트 베드로서 작동해 왔
던 직업으로서의 소프트웨어 직군은 그러한 의미에서 우리 사회 전반에 미래 직
업의 모습을 가늠하게 할 시금석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20세기에 시작된 소프트웨어의 도입은 각 업무 단위 별 자동화 및 품질 안정화
를 이룩하는 데에서 그쳤으나, 21세기 스마트 시대와 더불어 네트워크의 효용에
힘입은 보편적 노동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 과정을 통해 기존 업
무의 작업 방법이나 내용에 변화를 일으켰고, 그리고 새로운 산업과 관련 일자리
의 생성으로 이어지게 하였음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 소프트웨어의 힘은 바로 이
전(全) 산업 전 사회의 변화 촉매로서의 기능에 있고, 소프트웨어 인력의 정비란
바로 일하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초석임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소프트웨어란 다른 차원의 생산성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 이외에도 자본과 토지
에 귀속되기 쉬웠던 노동이라는 요소를 다른 차원으로 변화시켰고 그 과정이 바
로 21세기이기 때문이다.

 본고에서 제기한 사회적 인재육성 플랫폼의 역할을 사회적으로 검증하는 과정
은 따라서 그 요소들의 변화를 현 사회의 더 큰 노동 구조에 어떻게 적응하게 할
                                               34 / 37
것인가의 시금석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고도성장기 이후 장기간 연장되어 왔던 한국식 인재육성의 한계를 내부노동시
장론의 관점에서 검토한 후, 한국 소프트웨어 인력 시장의 특이성을 파악하고 그
발전 방안의 방향성을 도출하는 것이 본고의 과제였다. 본 연구의 기본 가설은,
직군으로서의 소프트웨어의 다양성 및 특이성은 그 해당 직군 뿐만 아니라 노동
시장 전체의 미래에 대한 점진적 발전 혹은 대안을 제시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었
다.

 전장에서 제시한 플랫폼의 10가지 구성요소이자 전제조건이 산관학의 참여에
의해 수행될 수 있다면, 더 보편적 인재육성의 조건을 사회 전체에 제시하는 효
과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상의 논의를 정리하여 구조를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다.




              그림 3 사회적 인재육성 플랫폼

 사회적 인재육성 플랫폼이 실제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향후 본 연구와 관련 정
량적 데이터에 의한 구체적 정책 설계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인사(人事)
에 대한 데이터가 기업 비밀의 영역에 속하고, 독특한 노동 구조의 장기화로 인
해 소프트웨어 직군 관련 통계가 미흡하다는 한계는 있으나 향후 SNS를 통한 자
                                         35 / 37
동 정보 수집 등으로 추적 조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선행 사례와 연구의 대상이 미국에 편중되어 있는 소프트웨어 정책 제안
과 관련 북구 소프트웨어 경쟁력의 원천으로 지적되어 온 요소들은 한국 상황에
서 심도 깊은 접목 시도는 가치가 있다. 특히 산업기 이후 관련 직능인의 지식과
경험을 가장 잘 보좌해 주기 위해 스스로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산별 조합주
의 혹은 노동권의 보호를 위한 길드를 형성한 역사가 소프트웨어의 발전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는 시사점은 인재육성의 역할을 대기업과 대학에 일임해 온 우리에
게 가치 있는 연구의 힌트를 준다. 이와 관련 본고에서 다룬 사회적 플랫폼의 제
안에 따른 적극적 노동 정책의 고려는 정부의 제도 설계와 자원 배분 기능의 제
안을 구체화할 때 유의미한 논의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36 / 37
V.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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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Brighton Institute of Manpower Studies”.

  Doeringer, & Piore. (1971). “Internal Labor Markets and Manpower.” Heath Lexington
Books.

  FloydChristiane,    MehlWolf-Michael,       ReisinFanny-Michaela,   SchmidtGerhard,   &
WolfGregor. (1989). Out of Scandinavia:Alternative Approaches to SoftwareDesign and
System Development. “HUMAN—COMPUTER INTERACTION”, 253-350.

  Harold Silver, & John Brennan. (1988). “A liberal Vocationalism.” Routledge.

  HymanH.Herbert, WrightR.Charles, & ReedSheltonJohn. (1975). “The enduring effects of
education.” University of Chicago Press.

  JonesG, & WallaceC. (1992). “Youth, Family and Citizenship.” Open University Press.

  KerrClark. (1977). “Labor markets and wage determination: The Balkanization of labor
markets and other essays.”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KolbD.A. (1984). “ Experiential learning: experience as the source of learning and
development.” Prentice Hall.

  RousseauMD. (1995). “Psychological Contracts in Organizations: Understanding Written
and Unwritten Agreements.” Sage Publications.

  김복순. (2011년 5월). 신규 학졸자의 취업자와 취업애로계층의 특성 분석. “노동
리뷰”, 페이지: 17-30.

  문무기. (2005년 4월). 간접고용(근로자공급ㆍ하도급ㆍ파견ㆍ용역) 규율의 법리.
“노동리뷰”, 페이지: 35-46.

  박태준, 박병진, 오성철, 이상학, 조혜영, & 김승연. (2003). “직업교육 기피현상의
사회문화적 접근.” 한국직업능력개발원.




                                                                                   37 /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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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인재양성을 위한 사회적 플랫폼의 한국사회 적용 가능성에 대한 고찰

  • 1. 소프트웨어 인재양성을 위한 사회적 플랫폼의 한국사회 적용 가능성에 대한 고찰 2011 년 12 월 SW 정책연구센터 KAIST 소프트웨어정책연구센터 연구원 김국현 교수 김진형
  • 2. 요약 노동시장에서는 수요가 부족하면 임금이 오르고 임금이 높으면 우수 인재가 모 이는 효과가 있다. 그런데 한국 소프트웨어 노동 시장은 이 시장경제의 원리가 작동하지 않는다.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시장에서의 소프트 웨어 전문 인력의 보상은 미흡하여 우수 인재가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보상 이 충분치 못하여 우수 인력이 기피하고 우수 인력 공급 부족으로 기업의 성과는 오르지 못하여 수익이 감소된다. 기업은 수익을 올리지 못해 다시 보상도 낮아진 다. 이러한 악순환의 순환구조에 우리 소프트웨어 산업이 지금 빠져있다. 노동시장이 경쟁적이고 연속적이라면 실질임금은 한계노동생산성과 같아지고 경쟁적인 시장 속에서 각 기업은 이 시점에 도달할 때까지 채용하겠지만 현실은 달랐다. 숙련 노동은 기술 습득에 더 많은 수고가 들어 가기에 더 많은 보수를 받게 되고, 이 동기부여에 의해 인재가 육성되고 성장한다는 이 상식이 한국의 소프트웨어 인력 수급에 있어서는 현실적으로 성립하지 않고 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고도성장기에는 효율적으로 기능해 온 일련의 인재육성 방 식들이 지식사회의 변화기에는 비경쟁적 요소들로 작용하게 된 원인들을 살펴 본 바 노동시장이 이중화되고 내부노동시장의 존속하게 된 것이 대표적 원인이자 결 과로 거론할 수 있다. 장기적 커리어 형성 기회의 장으로서 대기업, 공기업만이 목격되고, 그 결과 취업 시즌에 도래하는 청년기에게 ‘ 안정적인 다음 단계 ’ 만을 찾는 인식이 고착화된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와 더불어 소프트웨어 인력과 같은 미래 지향적인 인재가 요구되는 사회상에 있어 취업과 채용의 심각한 미스매치가 벌어지고, 이는 청년기의 고용가능능력(Employability)을 제한해 사회 전체의 피로 를 누적시키는 계기가 된다. 그 변화된 시대의 대표적 노동 수요라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직군 노동 시장 의 현황과 과제에 대한 이론적 분석을 시도하고, 취업과 채용의 미스매치를 해소 하기 위해 산관학 모두가 책임을 갖고 고민하고 마련해야 할 사회적 플랫폼의 모 2 / 37
  • 3. 습에 대한 제안이 필요하다. 인재육성을 위한 사회적 플랫폼의 전제조건으로 산관학의 공동 책임에 의한 1) 인재와 고용의 합리적 정책 설계, 2) 인재의 사회적 관찰과 평가 축적, 3) 실업 및 직업 교육의 사회화 및 현장화라는 요소들을 파악하고, 각각에 있어 사회적 인재 육성 플랫폼의 구체적 구성요소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3 / 37
  • 4. 목차 요약 ........................................................................................................................................ 2 I. 서론 ............................................................................................................................. 5 II. 한국 소프트웨어 고용 시장의 문제 ................................................................... 10 1. 문제의 제기........................................................................................................ 10 2. 한국 소프트웨어 직군의 개관........................................................................ 16 3. 인재육성을 위한 사회적 플랫폼의 부재...................................................... 18 III. 인재육성을 위한 사회적 플랫폼에 대하여 ....................................................... 24 1. 사회적 인재육성 플랫폼이란............................................................................. 24 2. 인재와 고용의 합리적 정책 설계.................................................................. 26 3. 인재의 사회적 관찰/평가와 축적 .................................................................. 28 4. 실업/직업 교육의 사회화 및 현장화 ............................................................ 31 IV. 결론 ........................................................................................................................... 34 V. 참고 문헌 ................................................................................................................. 37 4 / 37
  • 5. I. 서론 세계화와 정보화의 시대에 있어 이 두 변화의 촉매이자 동시에 주체라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인재의 중요성은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특히 북미와 유럽 의 지식 산업을 이끈 성장 동력으로 지목되어 온 소프트웨어이지만, 한국 사회에 있어서 직업으로서의 선호도 및 사회적 인식은 이들 국가의 수준에 비해 현저히 낮은 편이다. 특히 소프트웨어산업 1 중에서 정보산업의 꽃이라고 불리는 IT 서비 스 분야와 소프트웨어 패키지 분야는 고급 인재가 기피하는 영역이 되었다. 이는 인재의 경쟁력은 물론 나아가 그 변화 동인의 특성상 사회 구조의 경쟁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한국이 참고할만한 북구 국가들의 성장에는 ‘북구식 접 근(Scandinavian Approach)’이라 불릴 만한 지역 특유의 사회문화적 동인이 소프트 웨어와 상호작용하면서 함께 만들어져 왔다는 특징이 있었음이 이미 알려져 왔다. (FloydChristiane, MehlWolf-Michael, ReisinFanny-Michaela, SchmidtGerhard, WolfGregor, 1989) 반면 현 시점의 한국 사회를 조망해 볼 때 성장 인자로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 과 이를 가능하게 할 인재 양성의 미비에는 부분적 공감이 사회적으로 이루어지 고도 있지만, 그 해결책에 대해서는 이론적 분석도 사회적 동의도 충분히 이루어 지지 않고 있다. 소프트웨어 인재 육성은 단일 산업으로서 소프트웨어 분야의 중흥이라는 의미 도 있지만, 국가 단위의 성장을 위한 사회 문화적 동인을 형성하는데 소프트웨어 의 영향이 중차대하고, 이 인재 육성 방식의 시도가 사회 전체의 인재 육성 방향 의 테스트베드로 기능할 수 있다는 더 큰 기대를 가질 수 있음을 고려할 때 이 연구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를 위해 우선 소프트웨어 관련 직업의 경쟁력과 선호도가 하락하게 된 이유 1 소프트웨어 산업은 IT 서비스산업, 소프트웨어 패키지 산업, 내장형 소프트웨어 산업, 게임 및 디지털 콘텐츠 산업, 인터넷 서비스 산업으로 구분할 수 있다. 5 / 37
  • 6. 를 한국의 인사 및 노동 시장의 특이성에서 모색해 보고, 그 특이성의 해소를 위 한 정부의 정책 방향 및 민간의 역할을 고찰해 본다. 본고에서는 지금까지 한국 사회에서 대학과 기업에 의해 이루어져 온 인재 육 성의 역할 분담이 왜 소프트웨어에 대해서는 충분히 기능하고 있지 않은지 구조 적 원인을 짚어 보고, 그 차이의 해소 방안을 고찰해 보려 한다. 향후 한국 기업 경쟁력의 중추가 될 소프트웨어 인재 육성의 현실적 성공 여부 는, 고도 성장기에 특화된 대기업발 인재 육성 방식과 그 결과로 나타난 한정적 대기업 내부노동시장의 틀을 벗어나, 중소 중견 기업 및 스타트업을 포함한 커리 어 형성의 다양성에 있다고 본다. 또 이를 위하여 조직과 사회의 니즈에 부합한 인재를 제공하는 인재육성의 사회적 프레임워크 마련과 그리고 그 결과로서 조직 과 사회의 니즈에 부합한 인재를 제공하는 열린 노동 시장 플랫폼의 형성이 가능 하다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수 있을지 여부에 있음을 본고를 통해 재확 인하는 것이 본 연구의 목표이다. 인재의 확보를 포함한 인사 풍토가 기업의 경영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학문적 으로 체계화되어 있지만, 사회 전체에 있어서 소프트웨어 인재의 확보를 가능하 게 하는 사회적 인사 제도 및 시스템을 어떻게 구성할지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다. 본고에서 취하게 될 시점은 지금까지 대기업과 그룹사, 공기업에 한해 형성되 어 왔던 ‘내부 노동 시장(內部勞動市場, Internal Labor Market)’ 개념을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을 포함하여 사회 전반으로 외연을 넓혀 공유, 개방하는 일이 가능한지 에 대한 관점이다. 내부 노동 시장이란 장기적인 고용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기 업의 합의된 제도와 규칙에 의해 노동 시장의 기능을 대체하고 내부화하는 것을 말한다. 즉 노동자의 훈련, 승진, 재배치 등을 통해 시장의 기능을 대신, 요소로서 의 임금을 포함한 노동요소를 재편하게 된다. 전통적 노동경제학에서 노동시장은 기술능력, 임금수준, 고용안정성을 기준으로 구별되는 일차노동시장과 이차노동시장으로 구분한다. 이차노동시장은 일차노동 6 / 37
  • 7. 시장에 비하여 낮은 수준의 임금과 복지혜택, 불안정한 고용 형태를 지니는 것이 특징이다. 이 경우 일차노동시장은 내부노동시장을 지닌 기업군을 위주로 형성되 는 셈이다. 내부노동시장은 1) 지식과 직능의 기업 특수성(skill specificity) 2) OJT(On the Job Training) 3) 관습(Custom) 등의 원인에 의해 형성된다고 논하고 있 다. (Doeringer & Piore, 1971) 기업은 그 기업에 특수한 지식과 직능을 지닌 고숙련 노동자를 유지하고 싶기 에 고용 안정성과 같은 인센티브를 직원을 위해 설정한다. 기업 입장에서도 이미 투입된 실지(實地) 직업 훈련(OJT, on the job training)을 비롯한 교육투자에 대한 회 수와 기업 특유의 관습을 유지 보호하기 위해 내부노동시장을 형성하여 외부노동 시장의 시장원리의 침입을 방어할 동기를 갖게 된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대기업이나 공기업의 내부노동시장을 배제하더라도 업(業) 으로서의 소프트웨어 직군은 그 업계 및 직군 내부에서 기업 특수성, OJT, 관습이 라는 내부노동시장의 형성 요소가 필요하고 또 요구될 수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그 방증으로는 특히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지난 30여년간 기업가 정신의 표상 이 늘 소프트웨어 스타트업과 연결되어 있었고, 그 결과로서 산업의 역동성을 제 공한 사실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및 운용 기술은 오픈 소스 및 오픈 API 등 ‘오픈’의 추세와 함께 개방적 직업 문화의 정착에 따라 직능 특수적 (skill specificity) 형태가 특정 기업에 국한되지 않고 해당 업계 전체에 적용되는 특유의 모습으로 성장하였다. 글로벌 기업에서 목격되는 활발하고 잦은 이직을 이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OJT 즉 일을 통한 직업 훈련도 굳이 기업에 소속되지 않아도 인터넷과 PC의 소유만으로도 독립 개발 및 오픈 소스 활동 참여가 가능 한지 오래되었다. 이러한 것들을 모두 가능하게 하는 소프트웨어 특유의 ‘오픈’의 행동 규칙과 도덕률은 의사소통양식은 물론 독특한 커뮤니티를 실제로 형성하여 업계의 독특한 관습을 유지해 갈 수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에 밀결합된 내 부노동시장이 아니더라도 ‘산별 내부노동시장’에 의해 대기업에서 볼 수 있었던 내부노동시장의 기능이 대체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2차 산업 중심의 고도 성장기에 있어서 내부노동시장의 존재 의미는 앞서 다룬 7 / 37
  • 8. 바와 같이 성장 국면의 기업측이 장기적 고용관계를 유지하려는 동기라 읽을 수 도 있지만, 그보다도 노동의 배분이나 가격 설정을 시장에 의해서가 아닌 관리상 절차에 의해 통제할 수 있는 관리상 이점에 기인하는 이유도 크다. 내부노동시장 으로의 참여를 공채와 같은 공식적 참여로 제한함으로써 고유의 직무를 외부노동 시장의 과당 경합으로부터 차단할 수 있게 된다. 해고에 의해 내부노동시장에서 퇴장되기 전까지는 기업간 이동보다는 내부 승진 및 전근에 의한 노동 수요와 공 급을 충족하게 되므로 사측의 안정적 인력 운용이 가능하게 된다. 그 결과 노동력이란 변동적 생산요소가 아니라 훈련과 채용이라는 초기 고정비 를 포함한 고정적 생산요소로 보는 관습이 정착된다. 이 때 노동력의 한계생산력 과 임금의 등가관계는 기능하지 않게 된다. 내부노동시장이란 기본적으로 열린 시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폐쇄적 한계는 사회 변화기의 인재 유동성에 있어서 내부노동시장이 걸 림돌이 되고 그 축소가 다시 노동자의 후생을 압박하는 결과로 이어지곤 한다. 성장기에는 인재의 보호막 역할을 했지만, 불황 하에서는 고용 유지가 가능한 일 부에게 안도감을 제공할 뿐 이직과 창업과 같은 개인의 능력과 경험 극대화를 위 한 적극적인 커리어 이행의 동기를 막게 된다. 그 상황하에서 기업은 채용폭을 줄이거나 조기퇴직의 권고 등 유연하지 못한 고용 전략을 취할 수 밖에 없고, 시 대 변화에 임하는 인사 전략이란 기껏 정규직의 고용조정, 혹은 구조조정 후의 외부영입과 같은 형태가 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내부노동시장이 폐쇄적 형태로 유지되고 내부노동시장이 팽창할 수록 ‘잡 마켓(Job Market) 2 이 축소되는 결과를 낳게 되는데, 지금까지의 한국의 노동 시장은 그 대표적 예가 되어 왔다3. 2 잡 마켓은 임금이 결정되는 전통적 경제학의 임금 시장과는 구분되는 개념이다. (KerrClark, 1977) 3 “한국은 세계 헤드헌팅 업체들이 주목하는 매력적인 고용 시장입니다. 경제 발전에 따른 직업 세분화와 ‘평생직장’ 개념 약화로 이직 가능성은 계속 커지고 있지만 그걸 지 8 / 37
  • 9. 기업에서의 경험이 내부노동시장에서 숙련 수준으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경 력이라는 교환 가치를 지니게 될 때 잡 마켓은 형성될 수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 경력은 상호 인지하는 기업군간, 예컨대 경쟁사 또는 대기업 용어로 ‘선진사 (先進社)’에서의 경력만 인정하는 풍토가 강하기에 그룹사가 과점화되어 있는 한 국사회에서는 잡 마켓이 형성되기 힘든 것이다. 하물며 커리어의 시작이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인 경우 대기업으로의 이직시 상당한 할인을 감내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경험의 가치 교환이 투명하지 못 한 것이 그 이유다.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에서의 경험 축적은 물론 실용적 OJT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계량화할 수 없기 때문에 전직자의 능력이 저평가 되는 것 이다. OJT의 존재 자체가 기업 특수적인 상황을 보호해 왔기에 당연하다고 볼 수 도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는 어떻게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에서 발생한 OJT의 성과를 가시화하여 투명하게 축적할 것인가의 문제를 해결 하여야 한다. 이미 내부노동시장의 원론에서 지적되었듯이 단순한 기업특수적 직능이 아닌 산 업계 공통적 또는 동종 단체에 공통적으로 정의되는 직능으로 내부노동시장이 형 성될 수 있다면 소프트웨어 노동자의 능력을 계량화할 수 있을 것이다. 특정 기업에 국한되지 않으면서도 내부노동시장의 특성을 발휘할 수 있는 플랫 폼으로서의 산별 노동시장은 가능한가? 내부노동시장이 암시하는 수준의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산별 노동시장은 어떠한 방법으로 구축아 가능할까? 본 연구 에서는 그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 성공 여부는 직업 일반의 노동시장 발전 방향을 놓고 볼 때 의미 있는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원하는 고용 컨설팅은 아직 자리잡지 못했기 때문이죠.” - 글로벌 고용 컨설팅업체 로버 트 월터스의 리처드 파넬 아시아·퍼시픽 최고경영자 (한국경제 12월 11일자) 9 / 37
  • 10. II. 한국 소프트웨어 고용 시장의 문제 1. 문제의 제기 현재 한국 사회의 노동 시장에는 크게 두 가지의 두드러진 그러나 이율배반적 인 움직임이 있다. 하나는 고도성장기를 구가한 대기업 그룹에서 시행해 온 대규 모 공채와 기수로 대변되는 연공 서열 및 장기 고용을 강조하는 정규직 채용에 대한 여전한 선호, 또 하나는 계약직 시간제 노동 등 새로운 고용형태로 대변되 는 비정규직의 현저한 증가로 인한 정규직 채용의 실질적 축소다. 통계청의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 (2011년 5월)자료에 의하면 정규직은 1129 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7만6000명이 증가했음에 반하여 비정규직은 577만 1000명으로 27만3000명(5.0%)이 증가했고, 무엇보다 10대(代) 비정규직 근로자의 증가율이 24.2%로 가장 높았고, 20대 비정규직은 101만4천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28.2%를 차지하였다는 점은 한국의 청년기가 당면한 문제를 알려 준다. 사회보험 가입률을 포함한 비정규직의 근로복지 수혜율의 저조함을 고려할 때 청년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는 급속한 속도로 위축되고 있음이 가시화되고 있다. 표 1 20~29 신규 학졸자의 취업애로계층 규모 및 비중 (김복순, 2011) 위와 같이 20% 가까운 청년기 구직자들이 취업에 애로를 겪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추산도 위의 조사와 맥을 같이 하는데, 우리가 흔히 이야 기하는 7~8%의 실업률 이외에 경제활동인구에 속하지 못하여 통계에 들어 오지 10 / 37
  • 11. 못하는 젊은 계층이 오히려 더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청년실업률 고용정보원 통계 통계청 통계 2004 12.2 7.5 2006 15.8 7.5 2008 16 6.9 2010 16.7 7.6 표 2 청년 실업률 통계의 차이 (고용정보원, 통계청)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도 성장기에 형성되어 유지되어 온 한국의 인력 양성 제 도와 그 문화가 기능하기 쉽지 않아진다. 지금까지 대기업은 인력 양성의 큰 축 이었다. 한국의 일반적 대기업은 고도성장의 모델이 된 일본식 기업 문화의 영향 에 의해 가족의 메타포로서의 고용, 즉 종신고용4 및 연공서열의 고용관행을 차용 하게 된다. 강한 귀속의식(애사심)에 대한 교환 조건으로의 장기고용의 비전을 제 공해 주는 것으로, 이는 고도성장기 이래 지금까지 대기업 취업 선호현상으로 이 어지는 강한 인센티브가 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사측에게는 인재 유출의 우려 없이 장기간에 걸쳐 인재를 관찰할 수 있는 여유 를 주게 되고, 사측은 그 여유를 기반으로 하여 인재 풀(pool)의 양식장을 형성할 수 있게 된다. 이상적으로는 시장에 의해 이루어지리라 기대되는 노동력 배분 및 수급 재조정을 직무 훈련, 배치 전환, 승진 등의 메커니즘을 통해 기업 내부, 혹 은 그룹 내부에서 완전 소화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내부노동시장(Internal Labor Market) 또는 ILM이라 불리는 이 보호 장치는 이 4 종신고용 혹은 평생고용이란 말은 J. C. Abbeglen이 The Japanese Factory, 1958에서 일본 의 경영에 대해 A lifetime commitment라고 쓴 것이 번역되며 쓰이게 된다. 11 / 37
  • 12. 렇게 노동자를 고용불안으로부터 해방시켜 안심하게 함으로써 장기적 시야의 커 리어 형성을 허락하게 하고, 내부 경쟁에 의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성과를 만들었다. 내부적으로 시장의 경쟁면을 모방하여 기능시키는 이 내부노동시장은, 그 시장 기능이 기업의 효율성 및 혁신의 원천이었던 시대의 선형적 기능 형성에는 분명 히 유효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사회에 임박한 문제는 이중적이다. 우선 미경험자 채용 후 ‘내부 이동 및 전근 배치(Job rotation)’로 경험을 쌓게 하여 직업 훈련을 하는 식의 장기 육성에 의한 인재 양성의 전제 조건이었던 반복적 기능 축적에 의한 숙련과 선형적 예측이 불가능한 환경에 접어 들고 있다는 점. 또 하 나는 기업이 성장 국면에서 벗어나게 될 때 장기적 육성을 전제로 한 정규 고용 의 규모를 줄이게 되고, 전문 능력을 즉시 활용 할 수 있는 비정규 고용의 확대 방침을 취한다는데 있다. 기업에 특화된 숙련은 필연적으로 시장에서의 유동성이 결여되기 마련이고, 이 때 직업적 숙련 가능성이 기업에만 치중되어 있던 사회의 경우, 전문적 숙련이 가능해지게 되는 장이 줄어들고 수급의 미스매치가 생긴다 는 구조적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실제로 90년대 이후 지난 20여년간 웹과 인터넷을 필두로 하는 다양한 소프트 웨어 수요가 한국의 대다수 기업군을 압박하였으나, 반복적 기능 축적이 무의미 하고 선형적 예측이 불가능 5 한 소프트웨어 직능에 대한 무지-무관심 및 이와 함 께 도래한 IMF 경제 위기로 인해 기업의 핵심 직능으로 정착하지 못한 채 내부 노동시장에 의한 노동력 수급을 포기하고 외부화하게 된다. 그런데 이 공백은 완 전히 열린 노동시장이 아닌, 그룹 SI사의 급속한 성장을 위한 ‘연장된 내부노동시 장’을 마련하고, 실제 노동 인력은 외부노동시장에 의해 필요에 의해 수급하는 기 형적 구조로 발전해 가게 된다. 각 계열사 중 장기적 육성 가능성이 있는 정규 고용의 교집합만을 채용폭으로 5 COBOL의 20년 기술자가 그 후 기업내에 도입된 자바에 적응하지 못한 사례, 클라이 언트/서버 패러다임의 개발자가 웹의 도래와 함께 도태되는 사례 등이 비근한 예다. 12 / 37
  • 13. 삼는 그룹 SI사는 해당 대기업 집단군, 즉 그룹을 위한 IT 인재 파견업으로 기능 하게 된다. 따라서 인재의 실사용자와 고용자가 달라지고, 하나의 인재에 대한 인 사기능의 분리가 일어난다. 그 결과 개인도 조직도 커리어를 단기적이고 단락적으로 기획할 수 밖에 없는 난제에 부딪히게 된다. 실제 작업처이자 파견처에 해당하는 갑(甲) 6 기업과 인재파 견을 맡은 을(乙)기업 양쪽에게 직무와 인재의 미스매치가 발생하는 셈인데, 이 경우 양 기업 모두 시간과 비용을 써서 인재를 적응시킬 인센티브를 상실하게 된 다. 오히려 인력을 즉시 1:1 교체하는 편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노동자와의 직 접 소통의 수고를 하지 않고 관리업체에 교체 의뢰하는 편이 합리적인 것이다. 이처럼 소프트웨어 인재의 조달, 육성, 평가, 처우에 있어 미스매치가 발생하게 되지만, 이 미스매치를 해소해야 할 동기부여가 기능을 외주한 파견처 기업(甲)에 도 또 조직을 유지해야 할 그룹 SI사(乙)에도 없는 현상은, 일하는 개인을 피폐하 게 하고 원래 응당 지니고 있으리라 기대된 그 역량조차 발휘하지 못하게 한다. 사실 비정규 고용 트렌드가 종래의 변방 업무에서 전문성을 지닌 중핵 업무로 이행하는 현상은 기업 및 전체 사회의 입장에서 볼 때 필요한 인재가 필요한 기 간만큼 일할 수 있다는 유연한 기업 모델의 조장이라는 면에서 반드시 부정적이 라고만은 볼 수가 없다. (AtkinsonJ, 1985) 그러나 시장을 통한 인재 조달에 의한 비용 삭감이라는 기업 입장에서의 장점 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그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시장으로의 인재 공급이 원활해 야 하는데, 현재의 이중화된 노동시장은 이를 저해하는 주된 요소가 되고 있다. 한편 관리회사 을은 인재의 특수성이나 창의성보다는 투입 가능한 일반성을 확 보하는 편을 선호하고, 종업원에게 그럴듯한 정보만 제시하여 어떻게든 수주된 6 원래는 계약 관계에서의 Principal-Agent 관계를 묘사하는 말이었을 터이나, 한국 사회 에서는 고용 명령 계통의 상하 관계를 지칭하는 식으로 희화되었다. ‘갑을병정의 피라미 드, 먹이 사슬’이 대표적인 용례이며, IT업계는 물론 건설업 및 일부 서비스업에서 널리 쓰인다. 13 / 37
  • 14. 프로젝트에 참여하도록 하는 편이 기업 운영에 있어 효과적이다. 다만 이조차 여 의치 않기에 종업원이 아닌 재차 하도급을 비정규로 수급하게 된다. 노동의 최종 사용자인 갑에게 필요한 기업 특수적 역량과는 현저한 미스매치가 일어날 가능성 이 커지게 되고 이는 전체적 산업 생산성 저하로 이어진다. 이렇게 실수요자인 해당 기업과 실공급자인 소프트웨어 인재간에 이루어져야 할 직접 고용 관계는 인재공급자의 중간자적 개입에 의해 고용자와 사용자가 분 리된 간접 고용으로 대체된다. 정규직은 무기한의 고용계약에 의한 노동자로서 내부노동시장을 통해 경험의 축적에 의한 직무 훈련의 기회를 갖게 되지만, 비정 규직은 그 기회의 장을 찾기 힘들게 되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그러나 시대는 변하여 ILO(국제노동기구, 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도 “불 안정 노동력의 보호를 지지하지만 그렇다고 탄력적 노동방식 자체를 비난하지도 않는다”는 입장으로 바뀌었고, 일본, 독일 등 전통적 간접 고용 입법 규율국도 용 인의 물꼬를 트고 있다. (문무기, 2005) 그러나 이렇게 고용의 유연성이 높아져 가 는 모든 과정에는 대전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인재의 차별 금지와 인재 의 사용자 책임의 확장이고, 이 전제가 의미하는 것은 직능인으로서의 개인의 성 장 여부다. 사실 비정규의 일반적 직능으로는 기업특수적 과제를 해소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범용 직능을 지닌 인재가 기업특수적 적응을 해 가는 과정이 바로 '경력'이 자 '커리어'다. 그러나 이를 획득할 장(場)과 기회가 파견지에 해당하는 갑과 인재 파견업에 해당하는 일부 을에 의해 과점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다단계의 하청 을 통한 단순 반복적 업무 지시로는 도메인 지식을 포함한 통일적인 OJT가 이루 어지기 힘든 셈이다. 사실 파견처 갑기업은 직무 경험의 OJT를 이들에게 제공할 수도 있을 수 있으 나 직무 훈련 관여의 책임이 없기에 파편적이고 단기적이될 수 밖에 없고, 결과 적으로 능력개발의 주체와 최종 책임이 개인으로 전부 이전된다. 즉 자신의 역량 을 자신 스스로 증명하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난관을 개인은 맞이하게 되는 것 이다. 14 / 37
  • 15. 최종적인 자기계발의 기회와 책임이 개인으로 귀속되는 것을 자립한 개인의 특 권이라 볼 수도 있을 것이나, 단기 파견 기간 동안의 단락적인 경험만으로는 도 메인 지식으로 상징되는 기업/업계 특수적 직능을 획득하기는 요원하다. OJT에 의 한 경험학습(Experiential learning) 7 의 혜택을 특정 규모의 기업군에서만 향유하는 내부노동시장의 습성이, 소프트웨어 직능으로 자연스럽게 파급 팽창한 사례라 볼 수 있다. 자발적이라는 점에서 한국의 종래 비정규직 문제와는 비록 차이가 있기는 하나, 대다수의 소프트웨어 직군이 전통적 인사 관리 사이클, 즉 장기적으로 내부노동 시장의 구조에 의존적인 정규직 인사에서 제외된 채로 움직이고 있다. ‘프리랜서’ 로 상징되는 특정 고용 형태가 단기적으로 그리고 다단계 재하청에 의해 고용되 고 실 사용자는 또 다른 기업이 되는 실태가 소프트웨어 직군에서는 일반적8이다. 인재채용과 인력관리라는 인사시스템이 상호신뢰에 근거한 장기적 관계가 아닌 단기적 결제관계로 전락하는 지점이다. 그 결과 단기 성과 및 결과만 선호하게 되고, 인사(人事)를 금전적 보수로 쇼핑할 수 있는 도구화가 진행된다. 체감적 공헌과 그에 합당한 보수에 있어서 납득하기 힘들어지는 지점에서 근로 의욕은 감퇴하고 전체 노동 생산성 저하로 이어진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우울 로 상징되는 동기 저하는 이와 같은 인재의 조달, 육성, 평가, 처우의 일련의 인 사기능에 있어 사전의 기대나 예상과 현실과의 갭에 불만이 있음을 의미한다. 특 히 이미 세계화의 세례에 의해 국제적 처우 비교가 용이한 소프트웨어 직군의 경 우, 미스매치는 더욱 가시화되기 쉬운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최종 고용자인 을에 7 (KolbD.A., 1984) David Kolb에 의한 경험학습(Experiential learning)은 현장에서의 구체적 인 경험에 대해 반성적으로 관찰(Reflective observation)하게 함으로써 학습활동에 적극 참 여하도록 하는 순환적인 학습 과정이라는 면에서 직장인의 OJT와 부합한다 할 수 있다. 8 가장 고용흡수력이 큰 일반 기업에 있어서의 소프트웨어 직군은 이와 같이 SI에 의 해 대변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별도로 웹 포털 및 게임 회사와 같이 소프트웨어 그 자 체가 기업의 존립 목적인 경우는 제외된다. 15 / 37
  • 16. 게는 애초에 이러한 직무와 인재의 미스매치를 해소할 능력과 인센티브가 있기 힘든 것이 사실이고, 파견처 갑의 업태가 해당인의 적성에 맞지 않을 경우, 프로 젝트에서 제외시키는 것으로 신속히 대신하게 된다. 그리고 애초에 이 직군의 대 다수 비정규직 노동 형태가 또한 자발적이라는 점이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한다. 경제적 자립은 물론 자기 스스로의 주도와 조율 9 에 의한 직능 교육을 통한 커 리어 형성을 자립한 개인으로 자율적으로 행하는 이들도 분명 존재하지만, 그 가 능성에 대한 사회적 규범도 마련되어 있지 않을뿐더러 또한 성공 사례의 홍보마 저 미흡하여, 소프트웨어 직능이 공학 분야에 있어서 대표적 3D 직업으로 인식되 게 된 계기가 되었다10. 사실 모든 파견 노동자가 자율성을 지니고 있다고는 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지 만, 이 자율성을 촉진하기 위한 커리어 개발의 기회 제공도 부족하고, 또 이 전제 조건이 될 직무경험의 연속성 확보도 미비하다. 물론 소프트웨어 직군의 직접 고용도 이루어지고는 있고 간접 고용으로도 만족 하는 개인이 있다고는 하나, 대부분의 고용 흡수가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에서의 실태를 볼 때 직업 시장에 참여하는 대다수의 개인이 소프트웨어에 있어서는 아 직 노동자의 평가와 처우에 있어서의 미스매치가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되는 것은 그렇기에 타당한 것이다. 2. 한국 소프트웨어 직군의 개관 앞에서 다룬 바와 같이 소프트웨어 직군에서 목격되는 고용 형태의 특이성은 9 성인교육학 관점에서는 자기주도학습(SDL, Self-Directed Learning), 심리학 관점에서는 자기조절학습(SRL, Self-Regulated Learning)의 일환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10 IT Daily지는 2010년 말 전국 4개 지방대학 공과대학 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IT산업 전망’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0%학생이 IT산업 전망에 대해 긍 정적으로 평가했으나 80% 학생들은 여전히 IT가 3D업종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http://www.itdaily.kr/news/articleView.html?idxno=24595 16 / 37
  • 17. 지난 20년간에 걸쳐 드러난 장기고용, 연공서열 중심의 정규직 중심 장기 육성책 의 한계가 세계화와 정보화, 그리고 국지적 경기침체라는 내외부적 압력에 의해 두드러지면서 미래 직업의 실질적 모습이 먼저 미리 선행적으로 드러난 실례라고 볼 수 있을 수도 있다. 즉 가장 낯선 고용 형태 중의 하나가 먼저 되어 버린 탓 에 혼선을 야기하는 것이라 볼 수도 있다. 이 혼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다면성을 지니고 급성장한 이 직업군 전체 를 개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림 1 소프트웨어 직군의 종류와 고용 방식 이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하나의 소프트웨어가 완성되고 또 비즈니스로 가동 되기까지 다양한 직능의 노력이 모아져야 함을 알 수 있고, 또 그렇게 모인 직능 들이 서로 다른 도메인 지식과 합쳐져서 거의 전 산업 분야에 파급될 수 있음도 알 수 있다. 특히 웹 기업과 게임 기업은 산업으로서의 한국의 소프트웨어를 견 인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 파급 회로가 건전히 기능해 왔다. 그러나 이 두 신생 기업군의 고용 흡수력에 대한 통계가 아쉽게도 존재 하지 않기에, 개발자 마케팅에 정보를 지닌 외국계 벤더들의 추산에 의할 수 밖에 없 는데, 기껏해야 전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중 10% 내로 보고 있다. 고용 및 경제 활동 대다수를 차지하는 일반 기업군의 경우 점선과 같이 이루어져야 하는 인재 의 파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굵은 실선에서 보이듯 가장 넓은 고용폭을 17 / 37
  • 18. 지닌 소프트웨어 직군인 응용 개발자 및 운용 기술자 분야에서 SI에 의한 두드러 진 간접 고용 추세가 진행되어 왔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전제에 두고, 동시에 소프트웨어 직군의 특성 덕에 엿보이는 확대된 산별 내부노동시장의 가능성에 입각한 ‘사회적 인재 육성 플랫 폼’의 구상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 3. 인재육성을 위한 사회적 플랫폼의 부재 현재 고용 주체들의 일관된 평가에 따르면 청년층의 안정 지향성은 한층 더 강 화된 것이 사실이다. 안정을 희구하는 열망은 한국식 ‘스펙’의 과도한 수집으로 점철된 청년기로 상징되고, 모순적이게도 한편에서는 “준비된 인재가 없다.”는 고 용주의 불만이 새어 나온다. 그러나 이는 고도 성장기 이래 장기간 지속되어 온 기업 채용의 획일화가 그 규모를 유지할 수 없을 때 벌어진 결과로서 드러난 것 에 불과하다. 대학 교육이 보편화되어 대졸자가 양산되고, 또 IMF 이후 경기침체로 종신고용 과 대규모 공채 시스템이 기능부전에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인재의 공급과 수요 모두 이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을 하고 있지 않다는 현실에 본고의 시점이 있다. 그간 가장 거대한 고용주로 한국 사회에 영향을 미쳐 온 ‘재계’는 전후 고도성 장기 동안 사실상 대학교육에 있어서의 직업 교육을 크게 기대하지 않았고, 대신 ‘가능성이 많은 백지상태의 우수 인재’를 뽑아 범용 일반 인재로 양성하는 전략 을 취했다. 한국의 상위 랭킹 대학은 아카데믹 혹은 교양 교육에 치중하고, 실업/직업 교육 에 대한 지향성이 현저히 낮다. 이는 한국 사회에 만연한 실업/직업 교육 기피현 상 덕으로 이러한 한국 특유의 ‘교육열’에 대해서는 사회학적, 경제학적, 역사적 으로도 중층적인 설명이 가능하다. (박태준, 외., 2003) 상위 대학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명백한 사회적 욕구에 편승한 것 이외에, 학계 로 진출할 인재와 대기업의 재교육 코스로 들어갈 인재를 양성하는 기관으로 자 18 / 37
  • 19. 리매김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물론 기술에 대한 직업 훈련 이외에 커뮤니케이션 능력 및 개념화와 같은 메타 인지 능력의 함양은 교양 교육에 의해 잠재력이 증폭되기에 중요한 과정이지만, 여기에도 앞서 언급한 바 와 같이 고등 교육의 보편화와 선형화된 안정적 고도 성장기의 종료가 동시에 찾 아 온 지금 적용될 장을 찾을 수 없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 실제로 ‘눈높이’ 로 표현되는 수급의 차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 수급 격차는 청년기의 안정 지향과 스펙 축적의 관행이 모든 대학에서 나타 나게 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즉 실업/직업 교육에 대한 기피현상이 두드러진 지금 대기업, 공기업 등 입사 희망자의 공급 과다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스펙의 상향 평 준화 현상에 청년기가 소모되기 시작한 것이다. ‘스펙’은 교양 교육의 통일된 평가 척도를 자처해 왔다. 고도성장기 어느 시점 일련의 대기업들이 인재의 일반적 훈련 가능성에 공채 선발 기준을 암묵적으로 놓고 그에 맞는 획일화된 평가 척도를 마련한 것이 사회적으로 파급하고 장기간 잔존하게 된 기이한 현상에 불과한 것이 스펙이다. 창의성과 전문성과 같은 실전 력과 직결되는 능력은 수요와 공급 모두에 의해 사회적으로 배척되기 시작한 것 이다. 그 결과 한국의 대다수 대학 교육은 교양 교육의 성격이 상당히 강한 형태로 유지되어, 학습성과를 달성하여도 당장의 사회적 자립과는 관련이 깊지 않을 수 있게 되어 버린다. 물론 대학 교육은 졸업 후 일정 기간 후에나 성과가 나타난다 는 대전제가 있었을 수도 있다. (HymanHerbert, WrightCharles, ReedJohn, 1975) 그러나 이 전제와 더불어 실리콘벨리의 상위 랭킹 대학에서 연구실 기반의 창 업이 활성화되고 또 큰 성공을 거두게 된 점을 함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심 지어 명문대라 할지라도 대학 교육은 효과가 뒤늦게 나타나기에 유의미한 것이라 는 교양 교육 강조만에 머물지는 않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역설적으로 2011년 한국 사회에는 인문학 결핍 문제가 두드러지게 되는데, 대 학에 기대했던 교양 교육의 소임 조차 의문시되었다는 뜻일지도 모르기에 그 모 순이 흥미롭다. 그간 대기업은 신입 연수에서 시작 사실상 10여년 이상에 걸친 19 / 37
  • 20. 장기간의 육성 과정을 마련하고, 이에 적응할 수 있는 ‘인재’의 선별(screening) 11 도구로만 대학을 이용했던 것이다. 대학생이 스펙에 치중하게 된 계기 역시 공채 신입 선발 과정에서 서류 선별이 존재했었기 때문이고, 또한 더 거시적으로 볼 때 학력(學力)이 아닌 학력(學歷) 사 회로 고착하게 된 계기도 마찬가지 설명이 가능하다. 대학 교육에 의해 얻어진 스킬의 유무보다는 입사후 기업에 의한 재교육 및 적응력 측면에서 신뢰할만한 정보를 대기업 스스로 찾게 되었고 기업의 이러한 습성을 사회가 학습한 결과였 던 것이다. 즉 장기적 커리어 형성을 할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서 대기업, 공기업만이 목 격되었기에, 취업 시즌에 도래하는 청년기에게는 ‘안정적인 다음 단계’로 인지된 대기업, 공기업으로만 진입하기 위해 과도한 스펙 경쟁이 매년 재연되고, 앞서 언 급한 바와 같이 ‘안정적 다음 단계’의 직군에서 지난 20년간 점진적으로 제외되 어 온 소프트웨어 직군의 가치는 두드러지게 저하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스마트 시대의 도래와 함께 모든 산업, 모든 기업에 있어서의 소프트웨 어의 가치가 재평가되게 된 후, 그 책임 소재를 인재 배출의 중심축으로서 기대 받아 온 대학에 찾기 시작하면서 대학교육 개선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에 있어서는 지난 고도 성장기 동안 범용 인재의 선발과 배출이라는 관점에 서 대학과 기업 양자의 이해관계가 사실상 일치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기에 모두 의 책임이 있다. 정작 사회적 문제는 이 수급 균형이 붕괴한 이후 찾아 온다. 좁아진 범용 인재 풀에 들어 가기 위해 기업의 필터링을 통과해야 하나 모든 대학이 이에 특화된 스펙을 마련해 줄 수는 없다. 그렇다고 당장의 직업 훈련도 경험의 축적도 이루 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학생은 졸업 후 시장에 배출된다. 이 무책임은 현재 대 다수 대학이 안고 있는 고민이 되어 가고 있다. 11 교육이 지닌 신호/선별(signaling/screening)이 패턴화될 때 학벌사회가 발생한다. 인재 에 대한 학력(學歷) 이외의 다른 신호/선별 기재의 궁리를 사회 모두가 등한시한 탓이다. 20 / 37
  • 21. 더불어 사상 최악의 청년 취업률의 저하의 원인에 대해 ‘3D를 기피하는 청년의 의식 변화’라는 시각과 ‘사회 구조가 인재의 고용가능성(Employability)을 함양해주 지 못했다’는 시각으로 나뉘어 사회적 합의조차 사실상 이루어지지 못하는 긴장 관계에 놓여 있다. 청년의 사회적 자립이 늦어지는 문제란 점점 장기화되는 청년기에 부수적으로 따르는 사안으로 어떤 면에서는 선진국 공통의 문제 12 라고 볼 수도 있지만, 단순 한 미취업 청년의 문제뿐만 아니라 직업적 탁월성을 드러내는 즉 사회적 자립을 이룬 직능인의 연령대가 지연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실리콘벨리 스타트업의 평균 연령을 기준으로 소프트웨어 인재의 연령 분포를 놓고 볼 때는 한국식 대기업의 장기 숙련 모델은 특히 지연 현상이 강하다. 삼성과 LG를 포함한 대기업군의 직급 모델에서는 인사권을 포함한 조직 운영 권한 13 을 수여하는 인사 발탁이 상당히 지연되어 있는데 이는 구미 기업에 비하 면 상당히 느린 편이며, 그 이유는 위와 같은 연공서열의 문화에 장기 육성 중시 의 문화가 상승 작용을 일으킨 결과이다. 삼성 LG 직급 일반체류연한 직급 연한 시작연령(예시) 사원 4 연구원 4 26 선임 4 주임 4 30 책임 8 선임 4 34 책임 4 38 수석 8 수석 42 상무 상무(연구위원) 50 전무 전무 표 3 삼성과 LG 기술 직군의 일반적 직급과 연령 12 (JonesG & WallaceC, 1992) 부모로부터 자립하는 연령이 점점 늦어지는 사회변화의 자 연스러운 현상 13 ‘팀’이라는 형태로 인사권을 미리 임시 위임하는 경우도 있으나 인사 평가의 최종 결 재권을 지닌 임원급조직장이 되는 발탁은 여전히 늦다. 21 / 37
  • 22. 사실 이러한 숙련 직능인의 노령화는 여러 가지 문제를 동반한다. 제 외국의 경우 거대 글로벌 기업조차도 30대 임원 및 VP(Vice President)가 당연시되고 있지 만, 한국은 사회 참여가 늦고 또 내부 발탁에 시간이 걸리는 문화적 특성상 졸업 후 역량 발휘기에 이르기까지의 기간이 과도하게 길어진다. 그 결과 노후화된 직능인들은 실제로 소프트웨어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커 리어 단계를 놓친 채로, 내부노동시장 이외에는 고용가능능력(Employability)이 떨 어져 버린 인재로 매몰되기 쉽다. 그리고 그 결과 소프트웨어 분야에 있어서의 직접적 가치 창출보다는 인재 소개업과 같은 보조업만을 성행시키게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그 정규직의 내부노동시장에 동참할 수 없는 청년들은 실질적 경력을 얻 을 수 있는 기회를 잃고 미성숙화하여 ‘알바 인생’으로 전전하게 되지만, 이들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 또한 부재하여 사회 문제로 급변할 가능성도 크다. 고도성장기 동안 내부노동시장을 형성할 규모가 된 대기업은 장기 고용을 전제 로 한 내부직무교육을 통해 대학 교육의 소중한 경험 자체를 그 스스로 활용할 줄 몰랐고, 대학은 대학 교육은 취업 준비용이 아니라는 명제를 걸고 자위하는 동안, 사회 전체가 대학에서의 교육 성과가 아닌 차라리 대학 입학 당시의 변별 력을 믿어 버리는 무모한 학력사회가 완성된 것이다. 모든 사회에서는 일련의 교육을 거쳐 직업 전선으로 넘어 가는 경계선이 존재 한다. 이 경계선에서 전문성 확립의 시행착오가 일어 나게 되는데, 이를 어떤 시 기에 어떤 과정을 거쳐 할 수 있도록 마련해 주는지가 그 사회의 성격을 규정한 다. 또한 만약 “납득이 가는14 양질의 노동”, 즉 디슨트 워크(decent work)의 범주 안 에 소프트웨어와 같은 사회 구성의 요소, 혹은 사회 간접 자본의 소재를 만들 수 14 납득이 가는 노동이란 노동자로서의 일하는 보람이나 수월함. 또한 자신의 일에 대 한 평가와 보수의 합당함. 인재 가치 향상을 위한 능력개발의 기회의 유무, 인사에 대한 기대에 근거한 심리적 계약개념에 가깝다. (RousseauD., 1995) 22 / 37
  • 23. 있는 직군이 들어 갈 때, 그 사회는 변화를 선취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본고에서 실마리를 찾고자 했던 과제는 소프트웨어 인재가 되기 위한 인센티브 가 결여되어 있는 사회의 현상과 그 원인이 이상의 서술과 같을 때, 또한 전체 사회를 위한 인재 사관학교로서의 기능을 대기업이 포기하거나 역부족인 시대를 가정했을 때 어떠한 인재 육성 시스템이 가능할지에 대한 고찰을 통한 사고 실험 이다. 지금까지 대기업의 내부노동시장에 의존해 온 인재 육성의 외연을 어떻게 넓히 고 확장하는가 혹은 완전 개방할 수 있는가의 과제는, 교양 교육의 한계를 넘어 선 사회적 솔루션 해결 능력을 갖춘 인재가 지금까지는 기업의 영역, 특히 OJT에 의해 양성되어 왔음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우리가 말하는 커리어나 경력/이력이란 바로 이러한 충실한 경험의 체계적 축적이다. 본고에서는 그 경험의 장을 사회적으로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당위적 명제 이외에, 오히 려 그러한 경험의 장이 플랫폼으로 기능하도록 마련할 때 비로소 사회 변화의 주 축이 될 소프트웨어 직군의 인재 양성이 가능해짐을 확인하고자 한다. 23 / 37
  • 24. III. 인재육성을 위한 사회적 플랫폼에 대하여 1. 사회적 인재육성 플랫폼이란 대기업 편중의 내부노동시장이라는 큰 축에 학교가 영합하여 인재를 육성하는 방식이 더 이상 기능하기 힘든 사회적 변화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정책이 방 치한 일, 작금의 인력 문제와 사회 문제의 원인이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생애에 걸쳐 일어나야 할 인재육성이라는 기능을 기업으로부터 확장시켜서 사 회적으로 작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플랫폼의 마련이 그 해결책으로 제안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인재육성 플랫폼이란 기업과 학교, 그리고 정책 책임자로서의 정부의 세가지 구성요소가 그 위에서 사회를 위해 활약하게 될 개인이라는 모듈이 자립 할 수 있도록 연결하고 지원하는 사회적 장치다. 기반 장치들이 상호작용을 통해 연결 방식을 제공해 주고 이에 의존한 모듈이 더 큰 생태계를 마련한다는 의미에 서 플랫폼이라 부를 수 있고, 따라서 산관학이 각자의 역할을 넘어 상호 연동하 여 구성요소로 자리매김할 때 플랫폼은 기능하게 된다. 먼저 이 플랫폼에는 기업과 정부가 함께 할 역할과 기능이 있다. 다단계의 중 간자들에 의해 경험 교육에 의한 커리어 성장이 저해되고 있는 왜곡된 고용 현황 에 대해 제도적으로 직접 고용을 유도하고, 여의치 않을 때에는 인사 파트너쉽에 의한 지속적 보호를 가능하게 하는 제도의 설계와 적극적 정책 운영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기업과 대학 사이의 역할도 있다. 인재 공급의 도구로 대학의 내실 이 없어지고 있다고 지탄할 것이 아니라, 실업 교육의 현장화와 사회화의 책임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성과를 모두가 함께 기억할 수 있도록 인재를 함께 관찰 하고 추적하여 육성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24 / 37
  • 25. 그림 2 사회적 인재육성 플랫폼 소프트웨어야 말로 이 사회적 인재육성 플랫폼의 가능성을 테스트 해 볼 적합 한 업태다. 업태가 지닌 자율적이고도 개방된 특성은 플랫폼 친화적일 뿐만 아니 라 내부노동시장의 장점을 특정 기업에 국한하지 않고 확장할 수 있게 한다는 가 설을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그 기능을 시뮬레이션하여 더 큰 규모의 사 회적 인재육성 플랫폼을 시도해 볼 수 있을만한 적절한 구성요소를 제안할 수 있 을 것이라는 점에 본 연구의 장기 목표가 있을 것이다. 플랫폼은 구성요소들의 상호 작용과 그 위에서 기능할 모듈들의 적응에 의해 점진적으로 구축된다. 본고에서는 이 플랫폼의 점진적 구축 가설 하에서 어떠한 구성 요소들이 존재할 수 있을지 살펴 보고, 커리어가 조직내에서 양성 육성되는 한국형 인사 시스템과 그에 근거한 내부노동시장의 한계를 극복할 플랫폼으로 선 택될 수 있을지 살펴 보기로 한다. 25 / 37
  • 26. 2. 인재와 고용의 합리적 정책 설계 ① 직접 고용을 권장하는 제도 수준 있는 경험 교육의 장은 지금까지 특정 기업 및 기업 집단에 한정되어 있 었다. 사회적으로 확장하고 또 보조할만한 경험 교육의 기회란 바로 기업에 국한 되어 있던 내실 있는 OJT다. 그리고 그 전제 조건은 바로 현장 도메인 지식의 접 근권과 노출빈도에 있고, 이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편은 바로 직접 고용이다. 소프트웨어 직군의 파견처, 즉 갑기업에 의한 정규직 직접 고용 혹은 그에 준 하는 인재 육성의 장을 지원하는 을기업의 직접 고용은 단순하지만 가장 효과적 인 경험 교육을 보장한다. 특히 현재의 인재 파견업 구조 하에서 사용인과 고용 인이 다른 경우에 이를 일치시켜 관리되기만 해도 그 효과는 두드러질 것이다. 제도 설계 주체로서 정부는 정부 조달 입찰시 사용인과 고용인이 일치한 경우 에는 입찰의 인센티브를 주는 식으로 유인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정부 공무원 이 직접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하기를 기대하는 일은 드물 것이기에 외주는 이 루어질 수 밖에 없게 되나, 적어도 다단계의 하청에 의한 고용 미스매치는 줄일 수 있게 된다. ② 인재 관리 주체 간의 파트너쉽 직접 고용은 현재와 같은 정규직 과보호의 인사 구조하에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고, 소프트웨어 직군에 대한 통찰이 없는 조직에서 수행하기에는 현실적 으로 무리인 경우가 많다. 또한 일상에서의 자유를 선호하는 등 직무 의식 변화 에 따라 피고용인이 이를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갑기업과 을기업, 그리고 이 프리랜서의 실제 중개자로서의 병기 업 및 정기업 사이의 다중 관리주체간 적극적 상호작용이라는 대전제를 두는 것 이다. 즉 인재의 거간(居間)만이 아니라, OJT 및 도메인 특수적 지식의 확보를 갑 및 을기업의 책임으로 계약하여, 대기업 및 그룹사의 SI가 이 성장의 기회를 중 간에서 독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인재를 포함한 모든 투자의 최종 목적은 이익의 환수임을 잊어서는 안될 26 / 37
  • 27. 것이지만, 파견 노동자의 인재육성과 능력개발은 개인의 스킬 향상뿐만 아니라 인적자본투자의 효율성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때, 사회적 인 재육성 플랫폼은 기능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직군의 특성은 전문적 직능을 지닌 소수의 숙련공이 다수의 미숙련 공을 월등히 능가하는 것이 증명된 지식 노동이라는 공감이 먼저 공유되어야 할 것이다. 또 제도설계의 관점에서도 이 공감은 대전제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 았기에 소프트웨어 개발자 노임 단가와 같은 제도가 재발될 수 있었던 것이었다. ③ 중소/간접고용 소프트웨어 직군을 위한 정부지원 문제중심학습 이상 대부분의 구성요소는 정부에게는 제도 설계의 역할을 민간에게는 적극적 참여 및 조율을 전제로 하고 있다. 한편 현재의 중복적 정부 출연 제도와 복수 기관에 산발적으로 배분되고 있는 관의 관심과 자원은 과도기적 역할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다룬 구조적 문제 때문에 재교육 및 OJT 모두가 부족했던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 및 하청 간접 고용 인력을 위한 사회인 직업/실업 교육을 보조할 수 있다. 정부가 중간자로서 OJT를 대신하여 문제중심학습(PBL, Project Based Learning)을 사회적 코스로 리드할 수 있다. 그룹으로 과제 목표를 공유하고 이를 사회적 인 재육성 플랫폼 상에서 수행하는 것이다. 오픈소스 프로젝트나 튜닝, 코드 리뷰와 같은 일련의 과제를 연단위로 수행하고, 필요에 따라 학점 교환 및 학위 수여와 같은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 변화에는 산관학의 합의가 중요한데, 특히 여러 참여자를 아우르는 조율자 로서의 초기 지원에 있어서의 정부의 역할 중 특히 중요하다. 예컨대 유럽의 MOLOS (Master on Libre and Open source Software) 프로젝트의 한국판을 정부의 조 력으로 가동할 수도 있을 거이다. 오픈 소스를 이용하여 컴퓨터 과학 교육 석사 과정 커리큘럼을 EU 규모로 공유하고 학점을 교환하여 효율적인 오픈 소스 개발 교육을 실현해 온 프로젝트인데, 전산 전공이 아니라도 인문학 교육 코스 및 라 이선스 등을 위한 법학 등 다양한 배경을 대상으로 하고, 2년간 다양한 대학을 돌 도록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유럽에서는 이 뿐만 아니라 오픈 소스를 적극적 27 / 37
  • 28. 으로 대학의 제도 교육에 결합하여 즉시 활용 가능하지만 본질적인 교육을 추구 하고 있는 바, 우리 소프트웨어 공동체의 활성화에 시사점이 크다 할 수 있다. ④ 이행노동시장 시대의 노동 생활 질적 충실이라는 정책 목표 이미 QWL(Quality of Working Life)15 밸리, QWL 캠퍼스와 같이 노동 생활의 질적 충실을 꾀해 인간 소외를 극복하고 노동의 인간화를 추구하려는 기획은 한국에서 도 가동중이다. 그러나 쇠락하거나 정체되어 있는 산업 단지의 부흥이 아니라 이 행노동시장(transitional labor market, TLM)16하에서, 특히 그 전제조건이나 완충장치 로서의 QWL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는 사회적 인재육성 플랫폼이 변화에 대한 ‘소극적인 반응’이 아닌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적응’을 전제로 한다는 선언이기도 한데, 여기에 인재가 적극적인 변화에 동참할 용기를 갖도록 하기 위한 정책 설계의 역할은 더 없이 중요하다. 변화의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고용을 포함한 사회는 유연히 변해야 하지만 한 국 사회는 이에 더없이 불안해 하고 있다. 사회적 유동성의 전제 조건으로는 재 교육, 재취업의 활성화와 사회적 안전망의 확충과 같은 사회 계약이 필요하기 때 문이고, 이 점은 본 플랫폼의 가장 근본적인 비기능요소라 볼 수 있을 것이다. 3. 인재의 사회적 관찰/평가와 축적 ⑤ 사회적 평판 시스템 안정적 고용 하에서 장기적으로 임직원을 관찰하게 되면 개개인에 대한 암묵적 15 노동 생활의 질적 충실, 즉 QWL은 단조롭고 건조한 노동에서 야기되는 인간 소외 를 극복하자는 운동과 연구 이론. 노동자의 경영 참여에서부터 능력 계발 등 인간적인 면의 개선을 통해 노동 소외를 해소하는 것이 목적. 16 노동자 개인이 생애 단계별로 이직, 실업, 경력 단절, 은퇴 등 노동시장을 이동하게 되는 과정에서 겪는 위험 요소들을 함께 인정하고 예방·관리함으로써 적성에 맞는 노동 시장으로 이행하도록 지원하는 노동시장체제. 28 / 37
  • 29. 평가를 자신의 시스템 안에서 평판으로 축적 가능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평판 은 닫힌 내부노동시장에서뿐만 아니라 열린 외부노동시장에서도 축적하고 계산할 수 있다. 소셜 네트워크 등을 통한 열린 평판 관리에 의한 직무 이력 축적 관리 로 대체 가능하다면, 내부노동시장에서의 발탁을 기다리지 않고 열린 평판 시스 템에서의 발탁을 통해 양질의 기회를 선택지로 거느리는 인재의 등장이 촉진될 것이다. 웹과 인터넷과 SNS에서의 활동은 때로는 이력서나 포트폴리오, 급조된 평판보 다 더 구체적으로 인재를 묘사할 수 있다. 굳이 별도의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 없 이, 이미 빅데이터의 트렌드에 의해 범람하고 있는 평판 정보의 취합만으로도 그 가능성은 검증될 수 있다. ⑥ 비정규 경험의 제도적 인정 현재 소프트웨어 업계를 리드하고 있는 거의 대다수의 글로벌 기업의 창업 일 화에는 창업자의 선행 경험으로 프리랜서 및 아르바이트와 같은 비정규 경험이 꼽히고 있고, 이 기회와 과정은 사회적으로도 굉장히 유의미한 OJT 기회가 된다. 그러나 한국의 기업 풍토에서는 양질의 OJT 기회가 수반되는 비정규직 기회의 공급은 많지 않고, 그 옥석 구분 역시 용이하지 않다. 그 결과 아르바이트는 물론 인턴직의 대다수도 단순 업무 보조 작업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무의미한 인턴쉽 권장에 의해, 모집 자체만으로 할당된 실적을 채우려 는 기업측의 속내에 브랜드에 의해 스펙을 완성하려는 구직자의 존재가 밸런스를 이루고 있을 뿐이다. 지금 집중해야 할 것은 정말 양질의 비정규 노동의 기회를 늘리는 일이다. 예 컨대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실무 프로젝트에 실제로 참여하는 인턴쉽을 경험했다 면, 그 효과는 훌륭한 OJT가 될 수 있지만 단순히 용돈과 학비를 벌기 위한 아르 바이트, 인턴쉽이라면 귀중한 학업에 방해가 되기만 한다. 실제로 고가의 등록금 탓에 재학중의 취업 시간은 상당히 길지만, 유의미한 취업경험과 전문분야 및 전 공과의 관련성은 상당히 낮아 오히려 숙련도 형성에 장해가 되는 현상이 발생중 29 / 37
  • 30. 이다. 대학의 역할이 이러한 OJT의 안배를 솔선하고 그 성과를 인정하여, 아르바이트 와 같은 학생기의 취업형태에서 유의미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을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지도교수가 인정하는 취업형태에 한해 학점인정을 해주거나 인턴쉽을 기업과 공동주최하는 등, 교육과정을 대학과 기업이 분업할 수 있도록 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과도기 하에서는 기성 체제의 인증이란 불가결 하기 때문이다. 현재와 같이 대다수 기업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인턴쉽 및 아 르바이트 체험을 과소평가하거나 무시하는 것은 사회적 손실이며, 학생들이 생활 의 대부분을 할애하고 있는 고시 및 취업 준비 공부보다는 오히려 실사회적이라 는 면에서 대학의 적극적 참여가 필요할 것이다. ⑦ 오픈 소스/앱마켓 활동에서의 평판 축적 활용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오픈 소스 활동의 가장 큰 인센티브는 그 열린 특성 덕 에 그 성과와 업적 역시 널리 공유되고 그 결과 개인의 평판 자본 형성에 효과적 이라는 점이다. 특히 글로벌한 오픈 소스 활동의 경우 그 자체가 일종의 가상 글로벌 기업 체 험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완전한 내부노동시장의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다. 독자적인 기능 특수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OJT의 기회가 있고, 또한 관습 역시 형성되어 중견 기업 이상의 내부노동시장과의 호환성이 탁월한 만큼 개인의 자립 전략으로 오픈소스 활동의 참여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자기책임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스스로가 설계하기에는 힘이 부치는 것이 커 리어다. 현장에서의 직능 축적은 물론, 오픈 소스 커뮤니티 내에서의 승진과 발탁 과 같은 내부 경쟁의 존재 또한 활용 가능한 숙련의 기회가 된다. 실제로 글로벌 오픈 소스 프로젝트에 참가하여 체험하게 되면 그 개발 프로세스의 스타일 및 장 점, 문화를 배우고 또 이를 지역 사회로 환원할 수 있다. 마찬가지 견지에서 앱스토어/마켓플레이스에서 확보된 실적 및 평판은 계산 가 능성이 매우 높은 지표로 플랫폼의 주된 파라미터로 기능할 수 있다. 30 / 37
  • 31. 4. 실업/직업 교육의 사회화 및 현장화 ⑧ 대기업 내부노동시장의 확대와 포섭 대기업은 다수의 내부노동시장 운영의 노하우가 있고, 별도의 아카데미 및 멤 버쉽 설립17 등으로 이를 확장하는 시도 또한 해 왔다. 그리고 실제로 그룹 SI사를 운영해 왔기에 내부노동시장의 의도적 확장 경험도 풍부하다. 만약 그들의 이 경험이 아카데미 및 멤버쉽과 같은 중립적 확장 내부 노동시장의 조건을 충족한다면, 이들이 사회적 인재육성 플랫폼과 소통 가능한 인프라스트럭처로 기능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커뮤니티 공간의 공여 및 활동 보조를 통해 열린 자극의 공동 체로 기능할 수 있다면, 기업 이미지 제고의 측면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인력 빼가기’의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단점은 여전히 상존한다. 이러한 우려를 이 공간의 기업간 결합에 의해 해소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 로 포털 업계를 중심으로 웹 업계에 한해서는 단발적인 행사의 연속이기는 하나 이러한 결합 커뮤니티의 움직임은 있어왔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이 공간이 새로 운 커리어의 모색이 장이 되어도 무방할 것이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간의 인재 이동은 매우 활발한데, 미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성장에는 이 유연한 인사(人事) 풍토와 인적 교류의 측면을 배제할 수 없다. 그리고 대기업의 확장된 멤버쉽은 우수 비전공자들이 집중 교육과 집적된 경험 을 통해 소프트웨어 인재로 육성 전환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 서 소중하다. ⑨ 온라인 교육 및 중소기업 밀집지역의 야학(夜學) 및 인터칼리지. 한국에서도 지역 별로 소프트웨어에 특화된 ‘밸리’가 다수 형성되었다. 이 지역 특화된 산업 인프라로서의 사회인 교육의 장으로서 인터칼리지(Intercollege) 프로 17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멤버쉽, NHN의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등이 이에 해당될 수 있 다. 31 / 37
  • 32. 그램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다수의 대학이 별도의 교육장을 공유하며 다양한 핸즈온(Hands-on) 실습을 통한 실천적 교육을 제공하는 공간과 제도로, 가시적 산 학연계를 통해 실제 학위가 수여되는 코스, 혹은 단기집중 코스를 마련하고 교재, 커리큘럼의 축적과 공유 등을 시도할 수 있다. 그 성과는 기업내 재교육으로도 활용하여 직무 능력 특화에 일익을 담당할 수도 있다. 또한 이 공간을 통해 공개 랩(lab)의 공개모집을 시행하고, 그 성과로 스타트업 이 형성되는 역동성을 기대할 수도 있게 된다. 현재 인재 공급 능력을 의심 받는 각 대학의 컴퓨터 전공 교육도 이 현장 실습 중심 커리큘럼을 통해 양질의 자극을 주고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커뮤니 티 참여가 교수와 학생 모두에게 새로운 평가 제도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⑩ 앙트레프레너쉽의 함양을 통한 인재의 자립, 자율 지원 특정 연령대에는 어떤 일을 하는 편이 좋다는 고정관념, 한 회사에는 오래 일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내부노동시장이라는 기업 특수성이 고도성장기를 통해 형성된 한국의 기업문화와 결합한 결과다. 그리고 그 결과 노동시장에 있어서의 자유로운 노동 이동이 아닌 기업내 승진과 발탁의 정적인 경쟁은 필연적으로 내 부 발탁의 지연 효과를 발생시킨다. 즉 40세 전후에 이르러서야 비로서 리더쉽을 발휘할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가 주어지는 셈이다. 한 번 입사하면 개인의 커리어 설계를 사측이 대행해줬다. 발탁이 늦어지는 현 상은 그 편리함의 대가이겠지만 고도성장이 멈춘 지금 모두의 인식 변화를 요구 받고 있다. 비정규직의 증가 추이를 볼 때 장기적 고용 관계하에서의 안도는 영 속적이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변화로의 두려움 이외에 개인 스스로의 자기 책 임하에서의 자기계발욕과 같은 본연의 욕구 충족 시스템으로 종래의 승진, 발탁 은 충분하지 않다는 직무 의식이 필요할 수도 있다. 비자발적 비정규직이 아닌 자발적 비정규직의 가능성을 모색하여 자립한 개인 이 되는 것이 전통적 소프트웨어 직군의 특징이었다. 소프트웨어 직군에 기대되 는 비전산 스킬의 유형을 체계화 하고 이 앙트레프레너쉽을 교육 체제하여 대학, 32 / 37
  • 33. 대학원교육으로의 피드백루프를 가동시키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또한 이스라엘 처럼 군복무 기간 등 청년기의 비자발적 의무 기간 중 소프트웨어 교육을 수행하 거나 포괄적 앙트레프레너쉽 교육을 통해 사회 복귀의 힌트를 주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33 / 37
  • 34. IV. 결론 통계청 통계에 의하면 2011년 현재 감소세로 들어 간 17, 18세 청년기 인구가 10년 연속 감소할 것으로 내다 봤다. 청년기에 해당하는 18세 인구는 올해 70만 3,000명에서 지속적으로 감소, 2035년에는 절반 이하인 34만5,000명으로 줄어들 전 망이다. 성장의 전제 조건인 생산 가능 사회 참여 인구가 매년 꾸준히 감소하게 되는데 이는 노동자는 물론 소비자의 감소도 의미하고, 판로의 확대와 노동 유입 의 양면성을 지닌 세계화는 정보화와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강화될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로 직업의 성격 자체에 근본적인 변화가 야기될 것이 기대되는 바, 지금과 같은 인구 성장 및 시장 성장기에 적용되었던 고용 모델의 한계는 빠 르게 찾아 오고 노동시장의 자발적/비자발적 이행은 불가피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세계화와 정보화라는 변화의 선단에서 일종의 테스트 베드로서 작동해 왔 던 직업으로서의 소프트웨어 직군은 그러한 의미에서 우리 사회 전반에 미래 직 업의 모습을 가늠하게 할 시금석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20세기에 시작된 소프트웨어의 도입은 각 업무 단위 별 자동화 및 품질 안정화 를 이룩하는 데에서 그쳤으나, 21세기 스마트 시대와 더불어 네트워크의 효용에 힘입은 보편적 노동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 과정을 통해 기존 업 무의 작업 방법이나 내용에 변화를 일으켰고, 그리고 새로운 산업과 관련 일자리 의 생성으로 이어지게 하였음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 소프트웨어의 힘은 바로 이 전(全) 산업 전 사회의 변화 촉매로서의 기능에 있고, 소프트웨어 인력의 정비란 바로 일하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초석임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소프트웨어란 다른 차원의 생산성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 이외에도 자본과 토지 에 귀속되기 쉬웠던 노동이라는 요소를 다른 차원으로 변화시켰고 그 과정이 바 로 21세기이기 때문이다. 본고에서 제기한 사회적 인재육성 플랫폼의 역할을 사회적으로 검증하는 과정 은 따라서 그 요소들의 변화를 현 사회의 더 큰 노동 구조에 어떻게 적응하게 할 34 / 37
  • 35. 것인가의 시금석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고도성장기 이후 장기간 연장되어 왔던 한국식 인재육성의 한계를 내부노동시 장론의 관점에서 검토한 후, 한국 소프트웨어 인력 시장의 특이성을 파악하고 그 발전 방안의 방향성을 도출하는 것이 본고의 과제였다. 본 연구의 기본 가설은, 직군으로서의 소프트웨어의 다양성 및 특이성은 그 해당 직군 뿐만 아니라 노동 시장 전체의 미래에 대한 점진적 발전 혹은 대안을 제시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었 다. 전장에서 제시한 플랫폼의 10가지 구성요소이자 전제조건이 산관학의 참여에 의해 수행될 수 있다면, 더 보편적 인재육성의 조건을 사회 전체에 제시하는 효 과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상의 논의를 정리하여 구조를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다. 그림 3 사회적 인재육성 플랫폼 사회적 인재육성 플랫폼이 실제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향후 본 연구와 관련 정 량적 데이터에 의한 구체적 정책 설계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인사(人事) 에 대한 데이터가 기업 비밀의 영역에 속하고, 독특한 노동 구조의 장기화로 인 해 소프트웨어 직군 관련 통계가 미흡하다는 한계는 있으나 향후 SNS를 통한 자 35 / 37
  • 36. 동 정보 수집 등으로 추적 조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선행 사례와 연구의 대상이 미국에 편중되어 있는 소프트웨어 정책 제안 과 관련 북구 소프트웨어 경쟁력의 원천으로 지적되어 온 요소들은 한국 상황에 서 심도 깊은 접목 시도는 가치가 있다. 특히 산업기 이후 관련 직능인의 지식과 경험을 가장 잘 보좌해 주기 위해 스스로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산별 조합주 의 혹은 노동권의 보호를 위한 길드를 형성한 역사가 소프트웨어의 발전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는 시사점은 인재육성의 역할을 대기업과 대학에 일임해 온 우리에 게 가치 있는 연구의 힌트를 준다. 이와 관련 본고에서 다룬 사회적 플랫폼의 제 안에 따른 적극적 노동 정책의 고려는 정부의 제도 설계와 자원 배분 기능의 제 안을 구체화할 때 유의미한 논의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36 / 37
  • 37. V. 참고 문헌 AtkinsonJ. (1985). Flexibility Uncertainty and Manpower Management. “IMS Report No. 89 Brighton Institute of Manpower Studies”. Doeringer, & Piore. (1971). “Internal Labor Markets and Manpower.” Heath Lexington Books. FloydChristiane, MehlWolf-Michael, ReisinFanny-Michaela, SchmidtGerhard, & WolfGregor. (1989). Out of Scandinavia:Alternative Approaches to SoftwareDesign and System Development. “HUMAN—COMPUTER INTERACTION”, 253-350. Harold Silver, & John Brennan. (1988). “A liberal Vocationalism.” Routledge. HymanH.Herbert, WrightR.Charles, & ReedSheltonJohn. (1975). “The enduring effects of education.” University of Chicago Press. JonesG, & WallaceC. (1992). “Youth, Family and Citizenship.” Open University Press. KerrClark. (1977). “Labor markets and wage determination: The Balkanization of labor markets and other essays.”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KolbD.A. (1984). “ Experiential learning: experience as the source of learning and development.” Prentice Hall. RousseauMD. (1995). “Psychological Contracts in Organizations: Understanding Written and Unwritten Agreements.” Sage Publications. 김복순. (2011년 5월). 신규 학졸자의 취업자와 취업애로계층의 특성 분석. “노동 리뷰”, 페이지: 17-30. 문무기. (2005년 4월). 간접고용(근로자공급ㆍ하도급ㆍ파견ㆍ용역) 규율의 법리. “노동리뷰”, 페이지: 35-46. 박태준, 박병진, 오성철, 이상학, 조혜영, & 김승연. (2003). “직업교육 기피현상의 사회문화적 접근.” 한국직업능력개발원. 37 / 37